는 구택의 품에 기대며 말했다. “힘들면 옆방에서 자.”“싫어!” 구택은 단칼에 거부했다.“그럼 방해하지 마, 난 잘 거야.” 소희는 오늘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이제야 졸음이 몰려왔다. 그녀는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그럼 자, 나는 이렇게 안고 있을 테니까.” 구택이 낮게 말했다.“응.” 소희가 희미하게 대답했다.그녀가 잠이 들 무렵, 구택이 다시 그녀의 귓가에서 속삭였다. “소희야, 다시 한번 말해줘, 날 사랑한다고.”소희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사랑해.”“얼마나 사랑해?”“많이……, 사랑해.”“다시 말해봐.”“임구택, 입 좀 다물어, 아니면 당장 나가!” 소희는 구택을 밀어내고 이불을 쥐고 침대에서 일어나 옆방에서 자려고 하자 구택이 팔을 뻗어 소희를 다시 끌어당겼다. “알았어, 알았어, 잘게, 더 이상 널 괴롭히지 않을게.”소희는 불편한 마음으로 누웠지만, 다시 구택에게 안기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소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해는 이미 높이 떠 있었다. 소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침대에는 혼자여서 모든 것들이 혼란스러워 났다. 어젯밤이 꿈이었는지 확실하지 않아 휴대폰을 확인하자 구택이 보낸 문자가 와있었다.[조금 더 자, 난 할아버지 모시러 갈게.]문자를 확인한 소희는 가볍게 웃고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집을 나섰다. 그때 복도에서 설희가 짖었다.“왈왈!”소희는 작은 가방에서 몇 개의 해바라기씨를 꺼내 설희에게 던졌다. “할아버지 좀 보고 올게, 그러고 나서 놀자.”설희는 해바라기 씨를 물고 껍질을 벗겨내며 좋다고 날뛰었다.이윽고 소희는 앞마당으로 걸어갔는데 그때 할아버지 방문 앞에 서 있는 장의건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할아버지는 좀 어떠세요?”“막 깨셨어요,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의건은 웃으며 말했다.“수고하셨어요!” 소희는 감사했다.“제가 할 일을 한 건데요 뭘.”의건의 얼굴도 전날 밤보다 많이 좋아 보였다.“할아버지를 모시고 병원 가서 건강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