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소희가 눈을 들어 바라보았다.“어젯밤에 집에 돌아왔는데, 네 물건이 다 없어져서 난 당신이 또 나를 떠났다고 생각했어.” 구택은 그녀의 눈과 눈썹을 쓰다듬으며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걸 보는데 심장이 뛰는 것 같지 않았어.”소희는 마음이 아파나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인정해, 그 며칠 동안 정말 많이 생각했어. 특히 구은서가 당신 침대에서 자는 걸 보고 마음이 불편했어.”“내가 잘못했어!” 구택이 바로 사과했다. “이미 사람 시켜서 침대도 바꿨어.”“푸흡.”소희는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뭐가 웃겨?” 구택도 씩 웃었다. “강성에 돌아가면 보여줄게.”소희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흔들며 웃었는데 눈이 반달 모양으로 휘어졌다.소희가 웃는 모습을 너무나 좋아하는 구택은 참지 못하고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리고 또 한 번 부드럽게 뽀뽀했다.한편 소희는 누군가가 볼까 봐 바삐 구택을 밀쳤다. “빨리 밥 먹으러 가.”“응!” 구택은 그녀의 손을 잡고 정원을 지나 긴 복도를 거쳐 함께 부엌으로 향했다.식사를 마친 후, 재석은 주사를 맞고 쉬어야 했기에 소희는 방에서 재석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잠 든 모습을 확인하고는 문을 닫고 나왔다.어젯밤 소희와 구택은 밤새 잠을 자지 못했고 때마침 오전에 할 일이 없었기에 두 사람은 다시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소희는 구택에게 옆방에서 잠을 자라고 했지만, 구택은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구택은 소희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약속하며, 그저 안고 잠만 잘 것이라고 했다. 소희도 구택과 헤어지기 싫어 마지못해 그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남자의 말은 전혀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을 소희는 곧 깨달았다. 구택이 단순한 뽀뽀에서 딥키스로, 그리고 소희의 턱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소희는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구택 씨, 나 어지러워.” 소희는 구택의 팔을 잡고 이마를 그의 어깨에 기대며 낮게 말했다.구택은 바로 멈추
이번에는 매우 편안하게 잠들었고, 그 어떤 꿈조차 꾸지 않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태양은 하늘 중간에 떠 있었다. 햇빛은 창문을 통해 방 안을 비췄는데 실로 따뜻해 났다.소희는 임구택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 빠져들었다. 소희의 눈썹과 눈에는 빛과 그림자가 서렸고 이윽고 소희는 환하게 웃었다.구택은 마음 한구석이 흔들리며, 소희의 눈매와 입술을 따라 입맞춤을 했다. 구택은 부드럽게 소희의 입술을 감싸며 말했다. “자기야, 사랑한다고 말해줘!”“사랑해!” 소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구택의 목소리는 더욱 섹시하게 울리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해봐.”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구택의 입술을 피하며 말했다.“구택, 그만 할 거야 아님 계속할 거야?”“계속할 거야!” 구택은 그녀의 턱을 깨물며 말했다.“네가 그전에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만큼 백 배로 사랑한다고 말해야 돼!”소희는 구택의 집요함에 못 이겨 말했다. “평생을 같이 보낼 텐데, 뭐가 그리 급해.”그 말을 들은 구택은 하려던 동작이 멈추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맞아, 우리는 평생 같이 있을 거라 천천히 말할 수 있지, 그저 약속 지키기만 하면 돼.”“약속 지킬게.” 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구택의 눈동자에 비치는 햇살에 반짝이는 빛을 보냈다.구택은 다시 소희에게 입맞춤을 했다.입맞춤을 하면서도 소희는 마음 한쪽으로 여전히 강재석을 걱정했기에 곧장 일어나 재석의 방으로 갔다.재석은 이미 깨어나 있었고, 어제보다 더 정신이 맑아 보였고 침대에 기대어 오석과 이야기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들어오자 재석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리 와봐, 너희들을 좀 보자.”소희는 의자를 끌어 다가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날 놀라게 하지 않는다면 난 매일 할아버지 곁을 지킬 거예요.”“그건 안 돼, 여자가 어느정도 성숙됐으면 시집가야지, 어떻게 매일 내 옆에 있을 수 있어?” 재석은 웃으며 구택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임구택은 소희의 이러한 생각을 없애버렸다. “소희가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없어, 결혼식은 반드시 치를 겁니다.”소희는 그런 구택을 쳐다보며 말했다. “알았어!”그리고는 강재석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결혼식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빨리 회복하는 겁니다, 할아버지만 괜찮아진다면 할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할게요.”“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너와 함께하는 30년 동안 문제없었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재석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약속 지켜야 해요!”구택은 말했다. “나는 증인이 될게요.”재석은 기쁘게 웃자 소희는 재석의 웃음소리를 듣고 마침내 안심하며 마음을 놓았다.재석은 정말로 회복이 빨랐는데 사흘째 되는 날에는 침대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아 구택과 바둑을 두었고 나흘째 되는 날, 뒷산으로 가려고 했지만 소희가 말렸다.그러자 재석이 구택에게 말했다.“네 아내를 빨리 데려가, 너희 둘 다 바쁘지 않아?”구택은 웃으며 말했다. “전 아내 말을 듣는 편이라서요.”“임씨 그룹의 사장이 아내를 두려워하다니, 카리스마 하나도 없네!” 재석은 맘에 들지 않는 어투로 말하자 구택은 침착하게 대응했다.“어쩔 수 없죠, 제 아내의 할아버지가 너무 대단해서 저는 그 분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거든요.”“…….”재석은 할 말을 잃었다.결국, 모든 것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었기에 재석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구택의 이런 교활한 기질은 구택의 아버지와 똑같았다.한편 소희는 두 사람이 어떻게 농담하는지는 신경 쓰지 않았고 어쨌든 재석을 집에 붙잡아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결국, 재석은 뒷산에 가지 못하고 구택과 함께 바둑을 계속 두었다.소희는 옆에서 잠시 바둑을 지켜보다가, 따뜻한 햇볕에 몸이 노곤노곤했다. 이윽고 졸음이 몰려오는 바람에 소희는 구택의 다리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구택은 얇은 담요를 소희에게 덮어주고, 눈은 바둑판을 주시하며 다음
바둑판 위의 바둑돌들이 서서히 채워지고, 흑돌과 백돌의 치열한 대결이 진행되고 있었다. 소희의 휴대폰이 옆에서 갑자기 진동하자, 임구택이 미간을 찌푸리며 무음으로 설정하려고 했는데 소희가 갑자기 깼다.소희는 금방 잠에서 깬 터라 정신이 몽롱한 채로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소희는 구택의 다리를 베개 삼아 휴대폰을 보자 소시연이 보낸 문자를 읽었다.[소희야, 어제 방송 봤어? 나랑 소유 이번에 일등 했어.]그리고 활짝 크게 웃는 이모티콘도 보냈다.소희는 맑은 눈과 입술을 다물고 가볍게 웃으며 축하 인사를 했다.[축하해.]이 며칠 동안 할아버지와 함께 있느라 시연의 방송을 보지 못했지만, 시연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듯싶었다. [구성혁 선생님 정말 대단하셔. 지금 인터넷에는 그의 수놓은 자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해. 봤어? 오늘 아침에 바로 실시간 검색어 1등에 올랐어.]이는 소희가 예상한 일이었다. 성혁의 자수 기술은 독특하고, 하루에 자수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는데, 모든 자수 모양이 다르고 생생하며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랬기에 국내에는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단언할 수가 있었다.소희는 성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반드시 화제가 될 것을 알았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를 보니, 정말 예상대로 실시간 검색어1위에 올랐고 댓글은 온통 찬양으로 가득했다.그리고 소동을 지지하는 댓글도 몇 개 있었다.[소동이 디자인한 옷도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나?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어.][맞아, 소동이 안단희를 위해 디자인한 옷을 봤을 때 정말 마음에 들었음. 동대문에서 카피 뜨면 바로 사러 간다. 소동이 디자인한 건 데일리로 입어도 괜찮을 듯.][사실 소시연이 마지막에 이길 수 있었던 건 완전 구성혁 덕분이지. 사실 구성혁의 자수가 없었으면 소동이 디자인한 옷이 1등 했을 거야.][나도 그렇게 생각 함.]……소희는 몇 가지 댓글을 훑어봤는데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계속 읽어 나갔다.그때 구택과 강재석 할아버지의
소희는 이해했다는 듯, 어디서 본 적 있는 듯한 여자의 얼굴을 보고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이미 가게의 매니저가 되어 있었고, 소희에게 서비스로 작은 사이즈 아이스크림을 큰 사이즈로 업그레이드해 주며 기뻐서 말했다. “업그레이드는 서비스요, 앞으로도 또 만나면 좋겠어요.”소희는 아이스크림 박스를 받고 환하게 웃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가게를 나올 때, 입구에서 두 여자가 길가에 앉아 있는 임구택을 쳐다보며 얘기하고 있었다.“정말 잘생겼어!”“아우라가 장난 아닌데, 혹시 연예인인가?”“아닐 거야, 그런 연예인이 있으면 우리가 모를 리 없어.”“전화번호를 물어볼까?”“무뚝뚝해 보여서 못 갈 것 같아!”“한번 시도해 봐. 혹시 알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지!”“그럼 같이 가자. 겁내지 말고!”소희는 걸음을 늦추며 그들의 대화를 듣다가, 유리창 너머의 구택을 보고 눈앞의 상황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소희는 발걸음을 돌려 두 여자 쪽으로 걸어갔고 두 사람이 일어나 구택에게 전화번호를 물으려 할 때, 소희가 갑자기 다가오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 “저 남자 잘생겼나요?” 청바지 점프수트를 입은 여자가 눈을 반짝이며 머리를 끄덕였다. “잘생겼어요!” “고마워요. 저 사람의 여자친구인 제가 여러분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드릴게요.” 소희가 웃으며 바로 두 사람의 아이스크림 값을 지불했다.소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멍해 있던 두 사람은 그제서야 당황스러워 말했다.“안 그러셔도 돼요. 저희는 여자친구가 있을 줄 몰라서 그런거여서. 정말 죄송해요!”“괜찮아요. 제 남자친구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소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자신의 것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여자들은 멍하니 쳐다보다가, 소희가 이런 방식으로 오해를 풀어준 것에 감사했다. 만약 그들이 정말로 가서 전화번호를 묻다가 여자친구가 짠 하고 나타나면 그것보다 더 어색할 수가 없었다.소희가 밖으로 나와 구택에게 레몬수를 건네며 말했다. “이건 네 것.” 하
2년이 지났지만, 이곳은 여전했고, 벤치의 위치조차 변하지 않았다.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도 있었고, 연을 날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해가 서서히 질 때, 노을 아래에서 퍼져나가는 웃음소리는 마치 이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 같았다.임구택은 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돌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소희랑 물었다.“도대체 지금 몇번째로 날 속이는 거야?”처음은 힐드랑 협업을 하던 때였다. 강씨 집안 본가에 가서 옥팔찌를 찾던 중 우연히 이 광장에 왔고, 그때 소희가 집이 근처에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추석 때였다. 소희는 이 곳에서 구택과 영상통화를 하며, 여전히 강씨 집안의 본가에 온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소희는 살짝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때 소씨 집안이랑 파혼하려고 혈안이었던 너랑, 이 얘기를 어떻게 하겠어?”노을에 비친 남자의 얼굴은 더욱 운치 있게 빛났다. 구택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니까 내 탓이라는 소리야?”“당연하지!”구택은 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나중에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언제 나랑 얘기할 생각이었어?”소희는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사실 그때 말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고 망설이었어.”소희는 구택과 함께할 때의 안정과 편안함을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면서도, 사실을 말하게 되면 둘 사이가 어색해질까 봐 걱정이었다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건 맞아, 내 잘못이지. 내가 널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너도 숨기지 않았겠지.”소희는 구택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가늘게 뜬 채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이 도와서 그나마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는데, 우린 또 서로를 의심하느라 쓸데없이 시간과 정력을 낭비했네.”구택은 소희를 감싸 안았고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난 무얼 의심한 적이 없어.”‘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 건 하늘의 도움이 아니라 내 노력이야. 내 노력의 결과를 의심할 리가 없지.’소희는 살짝 고개를 들어 구택의 눈을 바라봤다.“임구택,
“아니었어?”임구택은 농담으로 말했다.“아니, 인정하진 않을 거야!”소희는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매우 생기발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은 활기 넘치고 매력적이었다. “그래, 그럼 내가 먼저 널 좋아했고 넌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을 받아줬다고 얘기해줄게.”“그럼 날 위해 쉴드 쳐주고 있다고 생각하실 거야!”“우리 엄마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데, 네가 일부러 접근해도 엄청 기뻐하실거야.”“그럼 아버님은요?”소희는 그래도 안심하지 못했는지 계속 물었다.“그건 오해야. 추소용이 일부러 우리 아빠 앞에서 난동을 부려서 아빠가 우리 사이를 의심한 거였어. 지금은 오해도 풀렸으니 당연히 반대하시지 않을 거야.”“반대하시면 어떡해?”“그럴 리가. 내가 있는 한 그런 상황은 없을 거야.”구택의 말투는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았지만, 그의 확고함과 결단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말 한마디마다 확고한 의지와 결심이 묻어났다. “그나저나 네가 말하지 않았다면 추소용 그 자식을 잊을 뻔했어.”2년 전, 소희가 다친 후, 구택은 절망에 빠졌고, 이후 해외로 도주한 주시후와 불곰의 남은 세력을 상대로 복수하는 데 집중했다. 그 일로부터 눈을 떼고 소용을 생각하지 못한 채였다.소희는 입꼬리를 올렸다.“추소용은 상관하지 마, 아직 쓸모가 있어서 잠시 남겨뒀어.”“어디에 있는지 알아?”“알지, 소정인의 회사에 있어.”차는 계속 달려갔고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소희는 또 불안해졌다.“선물이라도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야?”‘오늘 구택의 여자 친구로서 찾아뵙는 건데 빈손으로 가면 안되지 않을까?’“아니, 우리 부모님도 알고 계셔, 금방 운성에서 와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걸 아니까 몸만 가면 돼.”소희는 내색하지 않았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신분을 속인 일이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불안감을 남겨두고 있었다.반 시간 후, 차가 멈췄다.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마당으로 들어갔고 하인들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 도련
예전 노정순은 소희를 잘 돌봐 주었지만, 소희는 오히려 그녀를 속였다.임지언이랑 임시호도 일어났고 옅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소희보고 먼저 앉으라고 해, 애가 불편하겠어.”“자, 내 옆에 앉아.”정순은 소희를 데리고 소파로 갔다.소희가 고개를 들자마자 자신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웃는 유민의 눈길을 마주쳤다. 이 순간 더욱 난처해졌다. 소희는 정순 옆에 앉았다. 정순은 신이 난 듯 소희에게 과일을 건네주며 물을 따라주었다. 그리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하인에게 분부했다. “소희가 단것을 좋아하니까 아까 만든 치크 케이크를 가져와 봐요.”구택은 맞은편에 앉아 낮게 웃으며 말했다.“엄마, 이러지 마요. 안 그래도 긴장한 애가 더 긴장하겠어요.”소희는 구택을 가볍게 째려봤다.‘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우정숙은 웃으며 말했다.“처음도 아니고 다 아는 사인데, 뭘 그렇게 긴장하겠어? 너무 걱정하는 거 아니야?”모두 웃기 시작했다.시호는 소희랑 묻기 시작했다.“강 어르신이 편찮으시다고? 우리도 오늘 금방 알았어. 원래 내일에 병문안하러 운성에 가려고 했는데 너희들이 마침 오늘에 돌아왔지. 뭐니.”소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이미 다 나으셨어요. 관심해 주셔서 감사해요.”“아버님이라고 해야지.”구택은 웃음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소희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입을 열지 못했다.정순은 자상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천천히 적응하게 놔둬. 호칭이야 뭐 급하지 않으니까, 소희가 익숙해지면 그때 가서 고쳐도 늦지 않아.”시호가 물었다.“결혼식은 언제 올리려고?”옆에 있던 정순이가 말했다.“당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좋죠. 두 사람 이미 결혼했으니까 식도 가능한 빨리 올려야죠.”구택은 소희가 결혼식을 빨리 올리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쑥스러워하거나 입을 열지 못할까 봐 먼저 얘기했다. 결혼식에 대한 소희의 마음을 고려하여 주는 모습이었다. “소희쪽 일이 아직 몇 달은 더 걸려야 해요.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