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271 - 챕터 1280

2598 챕터

제1271화

청아는 가슴이 메어 허홍연과 더는 할 말이 없어 담담하게 끝인사를 했다.“그만 얘기해요. 더 이상 하온 씨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사람들한테 똑똑히 말해 주세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허홍연은 분명치 않은 말투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청아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바깥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온 하늘의 별들이 도시의 찬란한 불빛에 가려져 어릴 때처럼 달빛이 휘영청 한 밤하늘을 더는 볼 수 없었다.……이튿날 아침, 시원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부문의 주요 책임자를 불러들여 한바탕 꾸짖었다.두꺼운 문을 사이에 두고 사무실에서 퍼져 나오는 무거운 분위기가 39층 전체를 얼어붙게 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사장들은 의기소침한 얼굴로 사무실에서 숨도 크게 쉬지 못한 채 나왔다.이때 최결 책상 위의 고정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녀는 순간 안색이 굳어지고 전화를 들고 받아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네, 지금 바로 들어가겠습니다.”시원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최결은 급히 수중의 자료를 정리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갔다.청아는 39층에 온 후로부터 이렇게나 크게 성을 내는 시원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평소에 줄곧 침착하고 노련하게 모든 것에 임하던 최결마저 긴장하고 있으니 말이다.‘어제 그 여자하고 별로였나?’‘아니면 거절당했나?’‘아니면, 여전히 안 돼서 부끄러워서 화를 내는 건가?’청아는 눈꼬리가 펄쩍 뛰더니 바로 생각을 접어버렸다.‘내 일이나 똑바로 해서 욕먹지 않도록 정신 차리자!’한편, 최결은 대표 사무실에 서서 시선을 내리깔고 단정하게 그가 자료를 검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갑자기 시원은 눈살을 찌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기원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고 데이터도 완전하지 않던데, 어떻게 검토한 겁니까?”최결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자료가 부족하다고요?”시원은 말투가 냉혹하고 매서웠다.“저와 함께 일을 한 지도 벌써 몇 년이나 되는데, 이런 실수를 저지르면 어떡합니까!”최결은 당황하여 엉겁결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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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청아는 피하지도 않고 흩어진 종이를 사이에 두고 남자의 차가운 눈을 마주쳤다.그녀는 약간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드러냈다.시원은 전에 청아의 멍청하면서도 귀여운 이런 모습을 가장 좋아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장 싫증이 나는 모습으로 변해버렸다.그리하여 두 눈에서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뭘 봐요? 그런 억울하다는 표정 짓지 마세요! 역겨워요.”청아는 눈동자가 떨리자, 순식간에 사색이 되어 눈을 떨구고 땅에 흩어진 종이를 바라보며 쪼그리고 앉았다.그리고 천천히 서류를 한 페이지씩 정리하면서 살펴보았다.곧 최결이 이전에 정리한 자료 중의 일부 빠뜨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맨날 회사에 앉아서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 연애나 하고 데이트나 할 궁리만 하는 겁니까?”시원은 얼굴을 굳히고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연애할 때는 무척이나 적극적이죠? 남자한테 버림받고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아니면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만 있으면 덮치고 싶은 겁니까?”“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연애하는 겁니까?”청아는 반쯤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손에 든 자료 묶음을 꼭 쥐었다.그리고 눈물이 눈시울을 향해 솟구쳤지만 억지로 참아냈다.청아는 계속 흩어진 종이를 주웠는데, 수척해진 몸은 더욱 여려진 듯했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시원은 원래 계속 욕하려고 했는데,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가슴이 미어져 결국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다만 가슴의 울기가 가라앉지 않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몸을 돌려 보지 않으려고 했다.이때, 사무실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배강이 들어왔다.서류를 줍고 있는 청아를 한 번 보고 노한 얼굴의 시원도 한 번 보고는 작은 소리로 웃었다.“청아 씨가 무슨 실수라도 했어? 왜 이렇게 화내는 건데?”배강은 말하면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청아를 도와 땅에 흩어진 자료를 주우려고 했다.“혼자 줍게 놔둬! 상관하지 마!”시원은 무거운 소리로 외쳤다.배강은 고개를 들어 의아해했다.그는 시원과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여태껏 시원이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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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고개를 돌린 장시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배강을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야?”“부사장이 너한테 엄청 혼났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너 화내는 거 구경하려고 왔지.”배강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역시, 무섭긴 하네.’ 그 상황에서 울지 않은 우청아가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시원은 담배를 피우고 나서는 차분하게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다.“다 봤으면 이만 가지?”“그래, 간다 가.”배강은 웃으며 일어났고 이내 시원에게 당부했다.“청아 씨 좀 그만 괴롭혀. 저렇게 귀엽고 예쁜 사람 욕할 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 어?”“어.”하마터면 본인 친엄마에 의해 하온에게 팔릴 뻔했다. 더군다나 다른 남자랑 데이트까지 했는데 본인이 얼마나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청아를 보며 시원은 화를 안낼래야 안 낼 수가 없었다.‘하온이랑 사귀면 진짜 행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건가? 아니, 집안 배경은 알고나 있는 거야?’청아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게 분명했다. 정말 하온과 사귄다면 우씨 집안은 그녀를 호적에서 파고도 남았다.……청아는 자신의 의자 털썩 앉고는 멍해 있었다. 시원이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본 그의 분노는 자연스레 청아에게로 옮겨졌고 그녀를 많이 원망했을 것이었다.자신이 여자가 생기지 않는 한 청아도 연애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청아는 마침내 깨달았다. 이 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건 바로 그의 지병을 치료하는 것이라 판단했고 그녀는 시원으로 하여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도록 권고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필경 그는 미혼이었고 후사도 없는 게 문제이긴 했다. 그가 좋아진다면 아마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화가 단단히 나있어서 어찌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꼼짝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 청아를 보더니 최결은 서랍에서 반창고를 꺼내고는 그녀에게 건네주었다.“미안해요, 아까 프린트할 때 제가 빠뜨린 거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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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배강은 뒤를 힐끗 보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남자들이 저러는 날이 며칠 있긴 한데 장 사장은 그 가운데서도 심각하죠.”청아는 잠시 멍해있다가 이내 피식 웃었고 팔짱을 낀 채 서있던 배강도 따라 웃었다.“웃으면 됐습니다. 시원이도 곧 괜찮아질 거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네, 감사합니다.”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마침 청아 씨 같이 유능한 직원이 부족했는데 장 사장한테 잘 말해서 내 밑에서 일하게 할까 생각도 했어요. 아마 장담하건대, 지금보다 훨씬 편할 겁니다.”배강의 얘기에 청아는 놀랐다는 듯 눈이 커졌다.“진심으로 하시는 얘기세요?”“물론이죠, 청아 씨만 오케이 하신다면 당장 장 사장한테 말할 겁니다.”배강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청아를 바라보았지만 청아는 그 어떤 망설임도 없이 머리를 가로저었다.“저를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장 사장님이 성격이 날카로우시지만 저는 그분 덕분에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거든요. 사장님께서 화를 내신 건 확실히 제가 잘못을 했고 이는 사장님을 탓할 수가 없습니다. 저 또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감사하지만 부대표님의 제안은 거절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좀 더 생각하실 시간 필요하지 않나요?”“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다시 한번 붙잡는 배강 이였지만 청아는 고개를 저어 보였고 배강은 매우 아쉬워했다.“제 매력이 장 사장보단 못한가 봅니다.”“그건 아니에요! 저는 그저 이곳이 익숙해진 것뿐입니다. 부대표님의 능력이야 대단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바입니다.”긴장해하는 청아에 배강은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긴장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농담이거든요!”“장 사장님께서 저를 스카우트하셨고 사장님이 저보고 나가라고 하시긴 전까진 그 어디도 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부대표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고 하면 저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그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가서 일 보세요.”“네!”배강은 청아를 보며 웃더니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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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그는 배강의 말에 깜짝 놀랐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어투로 얘기했다.“진짜 그렇게 말했다고?”“어 그래서 나도 되게 아쉬웠어.”시원의 어두웠던 얼굴은 금세 환해졌고 입꼬리도 살살 올라갔다.“비서가 필요한거면 내가 찾아줄게. 이왕이면 예쁜 사람으로.”“내가 넌 줄 아냐? 내가 마음에 든 건 청아 씨의 능력이야.”“뭐가 마음에 들었든 간에 그 사람은 절대 너랑 일할 순 없을 거야. 그리고 너 청아한테서 떨어져!”시원의 경고에 배강은 이렇게까지 그녀를 감싸고도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설마 청아 씨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니지?”“아니야. 나랑 그 사람 사이에 얽힌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니까 넌 좀 빠져있어!”“그래 어쨌든 간에 청아 씨한테 잘해주고 자꾸 혼만 내지도 말고.”“내가 얼마나 잘해주는지 걔는 알고 있을 거야.”시원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일이나 해, 끊어!”“아 맞다, 청아 씨 이마 깨졌다.”“알았어!”전화를 끊고 나니 화가 많이 가라앉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확실히 지나치게 행동한 거 같아 그녀를 불러들여 많이 다쳤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날 밤 청아가 울면서 싫어하던 모습과 어제 하온과 데이트를 할 때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대조가 되더니 분노가 또다시 차오르고 있었다.‘내가 정말 너한테 잘해주고 있다는 걸 넌 알기나 할까?’정말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결론이 나오자 머리가 지끈 해졌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더 생각했다간 그녀를 달래주는 게 아닌 다시 한번 화를 낼 것 같아서였다.결국 그는 최결을 불러 지시를 내렸다.“우청아 씨 아까 보니 다쳤던데 소독약이랑 연고 사서 갖다주세요.”“네 알겠습니다.”이틀 뒤에 기원과의 협력이 성사되었고 최결은 계약서를 가지고 시원에게 가자 시원은 흘끗 보았다.“잘 됐네요.”“기원이 저희와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고 저희는 저희가 할 일만 했을 뿐 초기에 청아 씨의 공이 컸습니다.”시원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옆 책상에 올려져있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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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한 여름이라 아침부터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웠다. 실내에 에어컨이 있었지만 야외 촬영이 있었기에 파라솔 밑에 숨어 태양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매니저는 얼음을 선풍기 밑에 내려놓고 조금이라도 찬 바람이 나오길 바랬지만 마민영은 짜증을 내며 매니저에게 물었다.“소희한테 얼음 더 있어요? 아이스크림 많이 사서 보내주고 선풍기도 두 대 더 가져다줘요.”“지금 가져다드릴게요.”매니저는 바로 밖으로 나갔고 급하게 걷는 바람에 하마터면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던 소동이와 부딪힐 뻔했다.“그리 급히 어디를 가시는 거에요?”소동은 불쾌하다는 듯 물었다.“민영 씨가 소희에게 아이스크림이랑 선풍기 몇 대 가져다줘라고 했거든요.”소동은 질투가 나 아니꼬운 어투로 말했다.“마민영이랑 소희가 많이 친해졌나 봅니다. 마민영 눈엔 소희밖에 없는걸 보니 마민영 한 사람을 케어해주는 것도 부족해 한 명 더 느셨네요.”“민영 씨가 그러라 하는데 저희도 어쩔 수가 없죠.”매니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제가 보기엔 소희도 고의적인 것 같은데, 마민영 믿고 당신들한테 이래라저래라 마음대로 부려먹고, 나였으면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을 것 같은데.”소동이 말이 끝나자마자 뒤쪽에서 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소동 씨?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소동은 마음이 철렁했고 뒤를 돌아보자 언제 왔는지 모르는 민영이가 화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깜짝 놀란 매니저는 줄행랑을 쳤다.“불만이 있으시면 뒷담화 말고 앞에서 얘기하세요. 금수저 출신의 아가씨께서 상스럽게 뒷담화를 하시는 게 역겹지 않습니까?”소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럼 당신은 저를 존중해 주신 적은 있으십니까? 저야말로 당신의 디자이너인데 소희에게 디자인을 맡기신 당신의 안중에는 제가 있긴 합니까?”“당신의 디자인은 쓰레기 같아요. 만약 내 사촌 오빠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고용하지 않았을 겁니다.”그녀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거침없이 말하고 있었다.“그리고 본인이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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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넌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마민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고 소동은 눈앞에 있는 추소용을 보더니 표정이 민영이보다 더 안 좋았다.“난 이 사람 동생인데 네가 뭔데 우리 누나를 욕해? 진짜 한대 치는 수가 있어?”소용은 민영을 매섭게 바라봤고 이에 질세라 민영은 오히려 세게 나갔다.“날 친다고? 그래 어디 한번 쳐보시던지!”민영을 치려던 소용의 손이 소동에 의해 제지당했고 소동은 민영에게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우리의 협력은 없었던 걸로 하죠. 지훈 씨에게는 그만뒀다고 얘기할 거고 바로 제작진 팀에서 나가겠다고 할게요.”“나도 바라던 바에요!”민영은 차갑게 톡 쏘아붙였고 소용은 자신을 제지시키는 소동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누나 내가 누나 대신 한 대 쳐줄게!”“나를 친다고? 한번 쳐봐. 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면 당신은 물론이고 당신네 집안 가만히 놔두진 않을 거니까!”소동은 민영네 집안이 해성에서 끼치는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용을 끌고 자리를 떠났고 한참 지나자 소용이 물었다. “그 여자 누구야?”“여주인공, 마민영. 너 알아?”소용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지더니 아까까지만 해도 펄쩍 뛰며 난리를 치던 모습은 온데 간 데도 없이 차분해졌다.“그 사람 집안 배경 엄청 좋다고 들었는데.”“그래, 왜 때리러 가게? 가!”“아이, 됐어. 누나한테 피해 가면 안 되잖아!”소용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누나, 내가 사고를 사고 칠까 봐 그러는 거야 아니면 내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소동은 피식 웃으며 소용의 질문을 피해갔다. 그녀는 소용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었고 단지 일이 커져 소정인과 진연이 알게 될까 봐서였다.“근데 너 왜 온 거야?”“누나랑 상의할 일이 있어서 왔어.”소용은 소동에게 잘 보이려는 어투로 얘기를 꺼냈다.“누나 친구랑 술집을 차리기로 했는데 누나가 준 돈으론 턱도 없어. 1억 정도 모자란데 좀 더 빌려줄 수 있어?”소용의 말에 소동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술집 차리는 거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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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토요일 아침, 소희는 거실에서 소리가 나자 침실에서 나와서 슥 살펴봤더니 역시 이기택이었다. 셔츠 차림으로 부엌에서 따듯한 우유를 마시는 것 같았고 소희는 햇살을 만끽하며 기지개를 켜고는 씻으러 화장실로 갔다. 잠시 후 씻고 환복을 한 소희가 다이닝룸으로 갔다.“오늘 왜 런닝하러 가자고 안 깨웠어?”구택은 그를 흘끗 보더니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토요일엔 쉬게 해주려고.”이게 소희는 방긋 웃으며 인사치레를 했다.“고마워.”자신의 체구보다 더 큰 셔츠를 입고 어깨까지 드리운 다듬지 않은 머리, 예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눈썹과 눈이 햇빛 아래에서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소희였다. 구택은 그런 그녀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소희는 우유 한 모금을 마시자 눈살을 찌푸렸다.“설탕 안 넣었어?”“넣었는데 왜 안 달아?”구택이 다가와 두 손으로 식탁을 받치고 그녀를 쳐다보았고 소희는 머리를 가로저었다.“응, 안달아.”“그럼 내가 먹어볼게.”구택은 갑자기 몸을 숙이고는 키스를 하였고 소희가 깜짝 놀라 멍하니 있는 이 기회를 틈타 구택은 키스를 계속 이어나갔다. 한 손으로 식탁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소희의 뒤통수를 감쌌는데 그들의 키스는 점점 절정으로 다다르고 있었다.소희는 눈을 감는 것으로 구택의 키스에 응했고 우유 향이 치아사이를 맴돌고 향긋한 향이 숨결을 통해 퍼져 소희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고 구택의 눈에는 욕망이 이글거렸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아래턱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자 소희는 이내 뒤로 물러나 허스키한 목소리로 제지하였다.“안돼, 나 유민이 수업해 주러 가야 돼.”임유민, 눈치가 엄청 빨라 이미 그들이 결혼한 사실을 진즉 알고 있었다.“걔는 이미 알고 있어!”구택은 소희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 “그래도 선생님인데 단정한 이미지를 유지해야지!”소희는 머리를 살짝 들고 웃으면서 구택을 바라봤고 구택 또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그녀의 입술에 또 뽀뽀를 하였다.“넌 걔의 둘째 숙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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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웃으며 얘기했다.“이 사람이 완벽하다면 내가 가당키나 하겠니?”소희는 눈을 크게 부릅뜨고 손에 힘을 주며 유민의 앞에서 허튼소리 하지 말라고 암묵적으로 경고하자 유민은 풉!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렇긴 하네요. 소희 쌤은 확실히 너무 완벽한 거 같으니까 하느님한테 말해서 빈틈 한 스푼 추가해달라고 해야죠.”그는 말하면서 강아지를 안았다.“밤아, 둘째 숙모한테 인사해야지!”“이름이 밤이야?”유민은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맞아요, 제가 지은 건데 어때요? 잘 지었죠?”“그래 잘 지었네.”소희는 멋쩍어 하면서 유민의 말에 대답했고 유민은 가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소희를 하찮아하듯 말했다.“웃음에 영혼이 1도 없어요.”소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구택이 먼저 말을 꺼냈다.“어제 내가 상 준다고 하지 않았나? 내일 네가 마음에 들어 하는 거 몇 개 사놓을게.”유민은 소희가 구택의 뒤에 서서 웃는 것을 보고 둘이 화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은 제3자일뿐 둘이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잘못했어요, 쌤, 아까 진심으로 웃는 걸 봤는데 진짜 아름다우십니다!”유민은 그새 아첨을 해야 할 정확한 타깃을 정한 것 같았고 이에 소희는 웃으며 회답했다.“알겠으니까 수업하러 가자!”구택은 그녀의 손을 이끌고 별장으로 가며 입을 열었다.“유민인 데이비드가 보고 싶었나 봐. 내가 데이비드랑 설희를 떼어놓을 수가 없어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와서 유민이 보고 키워라고 했거든. 내가 집사님한테 말해서 주말에는 밤이를 우리에 가둬라고 할게.”고용일군 들이 다가오자 소희는 반사적으로 그의 손을 뿌려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웃었다.“괜찮아, 내가 무섭다 해도 조그마한 강아지를 뭐 어떻게 해놓을 정도는 아니야.”“널 무섭게 할 이유도 없어.”구택이 그윽하게 쳐다보자 소희는 마음 한켠이 살살 간지러운 느낌이 들더니 이에 입꼬리가 올라갔다.소씨네 본가.오늘 또한 본가에서 모임이 있는 날이라 진연은 아침 댓바람부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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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이때, 소동은 더 이상 숨길 방법이 없었고 민영을 부르지도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못했다. “큰아버지, 죄송한데 저 일 그만둬서 더는 마민영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그녀의 말 한마디에 떠들썩했던 거실은 금세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 진연은 믿기지 않다는 듯 물었다.“언제 관뒀는데? 왜 말하지 않은 거야?”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하순희가 해바라기씨를 먹으며 입을 열었다.“공교롭네. 큰오빠가 소동에게 부탁하려는데 소동이 일을 그만뒀다 하니.”이에 소정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혹시 큰 아버지를 돕고 싶지 않아 일부러 핑계 대는 건 아니냐?”“아니에요. 그만둔지 사나흘이나 됐어요.”“근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한 거야?”진연 또한 얼굴이 어두워져 물었고 소동은 얼굴이 창백하여 고개를 푹 숙였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소해덕의 질문에 소동은 울먹이며 사실대로 얘기했다.“저와 마민영의 관계는 좋았어요. 근데 소희가 제가 마민영의 개인 디자이너가 된 게 질투가 났는지 감독이랑 짜고 저를 무시하기 시작하더니 마민영과 제 사이를 이간질시키더라고요. 소희의 말에 넘어간 민영이 저한테 불만이 하나둘씩 쌓여갔고 저는 정말 하는 수없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말이 끝나자 해덕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또 소희야?!”진연은 독이 잔뜩 올랐다.“걔는 소동을 망치고 싶어서 안달 났나!”연경과 설아는 눈이 마주치더니 싱겁다는 듯 말을 보탰다.“소희 걔는 도대체 왜 그런다니?”소시연이 벌떡 일어나서 소동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소희가 너를 질투한다고? 뻥을 칠 거면 상대를 봐가면서 정도껏 쳐. 도대체 네가 소희보다 뭐가 더 잘났다고 걔가 너를 질투해?”이에 소찬호도 동의한다는 듯 말을 했다.“매번 거짓말하는 것도 지겹지 않아? 소희 누나가 여기 없다고 그렇게 말을 한다고? 어디서 가당치도 않는 피해자 코스프레야!”두 사람의 폭로에 소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순희는 그 둘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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