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981 - 챕터 990

2823 챕터

제981화

“솔직히 말씀드리죠. 제가 그 무기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알아요? 제 돈으로 그 무기들을 샀다면 거액을 들여야 할 테니 아마 엄청 마음 아팠을 거예요. 하지만 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모두 얻었어요! 당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 장장 6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어요. 그 기다림 끝에 당신은 정말 함정에 뛰어들었죠. 이 말 한마디는 꼭 해야겠네요. 정말 고마워요, 삼촌!”“너...”구성훈이 저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분노가 잔뜩 담긴 눈으로 부소경을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부소경의 머리를 터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그는 힘없이 손을 내렸다. 목숨이 아까우니 그럴 수밖에.지금 이 순간 구성훈은 부소경에게 대항할 능력을 모두 상실했다.“삼촌, 당신이 시시때때로 절 노리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그 3분의 1의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겠어요? 모두 당신이 자초한 거예요.”“당신은 그 3분의 1의 무기를 잃지 않았다고 해도 서울에서 구경민을 이길 수 없어요. 저 부소경도 이길 수 없고요! 구경민의 체면을 봐서 이번은 용서해 드릴게요.”그 말을 들은 구성훈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할 말을 모두 마친 부소경은 더이상 구성훈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가 아내에게 말했다.“세희야, 힘들지?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 여태껏 집에 돌아가지 못했잖아. 이제 가자.”신세희가 머리를 끄덕였다.“여보, 우리 집에 돌아가요.”두 사람이 구성훈을 뒤로하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그 자리엔 구성훈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그때 종업원이 계산서를 들고 와 구성훈에게 건넸다.“선생님, 계산 부탁드립니다.”구성훈이 일갈했다.“꺼져!”화가 잔뜩 난 종업원이 구성훈에게 말했다.“이보세요! 경우 없이 왜 이러세요! 여긴 소비가 높은 곳이에요! 이 룸 하나 쓰는 게 몇백만 원이 든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돈을 내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린다고요?”구성훈이 말했다.“꺼지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종업원은 귀신이라도 본 듯 깜짝 놀라고는 아래층으로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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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돌연 고윤희의 눈앞에 나타난 건 사람 절반만큼의 체격을 갖고 있는 몬스터 인형이었는데 그야말로 공포 영화에나 나올법한 흉악한 모양새였다.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고윤희는 너무 놀라 눈물까지 흘렸다.하지만 인형을 들고 있는 신유리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고윤희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모, 무서웠어요?”그 순수한 목소리를 들은 고윤희는 공포감을 애써 억누르며 고개를 숙인 다음 눈을 떴다. 신유리가 인형을 들고 고윤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이모, 이모에게 드리는 인형이에요.”신유리의 말에 고윤희가 어이없는 듯 말했다.“이 쪼그만 자식이. 이모를 이렇게까지 놀라게 해? 혼내줄 거야!”구경민이 신유리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그 모습에 고윤희가 다급히 말했다.“구경민, 애 놀라!”“이모, 이모한테 드리는 거예요. 마음에 들어요?”신유리가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물었다.고윤희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용기를 내 인형을 받은 다음 곧바로 구경민에게 안겨주었다. 너무도 공포스러워 도저히 만지고 싶지 않았다.어린아이의 생각은 정말 좀처럼 읽을 수가 없다. 구경민에게 시선을 돌려보니 그에겐 두려워하는 어떠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인형을 이리저리 훑어보고는 그 위에 달려있는 버튼을 눌렀다. 이어 귀신이 우는 듯한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고윤희는 순간 또다시 겁에 질렸지만 구경민은 흥미롭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이모, 안아주세요.”신유리가 고윤희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고윤희는 허리를 굽혀 신유리를 품에 안고는 애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과도 같이 자애롭고 따스했다.“널 그토록 놀라게 했는데도 그렇게 예뻐? 차라리 딸로 삼아.”구경민이 고윤희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고윤희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지!”그녀의 말을 들은 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언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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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이쁜 정아 이모...”민정아를 본 신유리가 고윤희의 품에서 나와 민정아에게 달려가며 말했다.“예쁜 정아 이모, 이건 제가 이모에게 드릴...”신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세희가 다급히 달려가 신유리를 끌어안고는 입을 틀어막았다.“그만해. 정아 이모까지 놀라게 하면 안 돼!”신유리는 잠시 멈칫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사옵니다! 어마마마!”말을 마친 신유리가 계속하여 민정아에게로 달려갔다.구서준도 열정적으로 소리쳤다.“유리야 안녕. 넷째 삼촌, 숙모! 전 공항에 마중 가려 했었는데 민정 씨가 말려서 이곳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민정아가 구서준의 어깨를 찰싹 두드렸다.“유리가 나를 정아 이모라고 불러요. 유리가 당신이 동생이면 당신은 날 깍듯하게 대하야 하지 않아요?”구서준이 민정아를 향해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민정아 씨, 오늘 밤 혼쭐을 내줄 거예요!”민정아가 곧바로 신세희에게 말했다.“언니, 저 사람 좀 보세요. 남편에게 혼내라고 해주세요.”신세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부소경이 구서준을 꾸짖었다.“이놈아! 질부한테 잘해!”구서준이 즉시 대답했다.“알았어! 삼촌!”그는 친삼촌인 구경민보다 부소경의 말에 더 복종하는 것 같았다.그때 구성훈이 잔뜩 화가나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씩씩거리며 다가왔다. 그의 눈앞엔 부소경 가족 외에도 구경민과 구서준까지 서 있었다. 그의 조카까지 이 자리에 온 것이다! 구성훈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붉어진 눈으로 차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들 앞에서 기조차 제대로 펼 수 없었다.구성훈이 제아무리 서울 구씨 집안 구성원이라고 할지라도 구경민의 권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더욱이 그는 3분의 1의 무기까지 잃었지 않은가.또한 설상가상으로 구경민과 부소경은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하늘을 찌를 듯한 권력을 쥐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하나의 국가에 버금가는 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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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핸드폰 너머로 구진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아빠가 시키신 일인데 당연히 찾았죠!”구성훈이 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다.“역시 내 딸이야!”구진선이 차갑게 말했다.“큰아버지와 오빠가 우릴 밀어내려고 하잖아요? 부소경은 아빠의 무기를 빼앗고 계속 그 간사한 년을 보호하고 있고요. 그러니 우린 죽더라도 한번 베어 물긴 해야 해요! 우리만 무너질 수는 없죠. 머지않아 그 여자가 올 테니 곧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길 거예요!”구성훈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마음 놓을게. 이만 끊자.”전화를 끊은 구성훈은 자신의 조카와 조카 손자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옆문으로 빠져나갔다. 하여 그 누구도 구성훈이 언제 이곳을 떠났는지 알 수 없었다. 구성훈이 조금 전 지독한 통화 한 통을 했다는 건 더더욱 몰랐다.부소경 쪽 사람들은 여전히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가성섬에서의 2주는 부소경에게 있어 큰 수확을 거둔 시간이었다. 구경민과 구서준 두 사람은 부소경이 가성섬을 손에 넣기로 한 1년 전부터 꾸준히 부소경과 손을 잡고 계획을 세우며 함께했다. 그 시간 동안 구서준은 삼촌에게 착실한 전달원이 되어주었다.때문에 그 어디에도 구경민과 구서준보다 간절히 부소경의 성공을 바란 사람은 없을 것이다.“축하해. 소경아.”여자들이 한바탕 떠들고 나서야 구경민이 부소경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하지만 부소경은 한숨을 내쉬었다.“수확이 있긴 하지만 아쉬움도 있네.”그가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동생이 있었더라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 동생이었어. 아마 동생은 아직까지도 자신이 부성웅의 아들이라는 걸 모를 거야. 부성웅 또한 자신의 아들이 가성섬에 남겨졌었다는 걸 모를 거고.”구경민이 화들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으니 말이다.그가 잠시 멈칫하고는 부소경에게 물었다.“그 동생은 지금 어디에 있어?”“동생은 반씨 가문과 모순이 있어 혼자 도망쳤어. 현재 행방은 불분명해.”부소경이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구경민은 순간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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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그때 민정아는 허리를 굽히고 신유리에게 묻고 있었다.“유리 아가씨, 조금 전 이모한테 무언가 말하려다가 엄마 때문에 끊겨버렸잖아. 혹시 가성섬에서 이모에게 주려고 선물 갖고 온 거 아니야?”민정아는 두려움과 궁금함이 담긴 표정으로 물었다. 민정아는 동년배들과 어울림에 있어 그들의 머리 위에 있지 못하지만 신유리 같은 어린아이를 대할 땐 자신의 총명함을 드러내곤 한다.민정아는 조금 전 구경민의 손에 쥐어져 있는 몬스터 인형을 보았었다.아주 못생기고 우둔하리만큼 뚱뚱했으며 어딘가 으스스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그 얼굴에 자라난 이는 하나하나의 건반이기도 했다.민정아는 그건 구경민과 같은 사람이 갖고 놀 장난감이 아니라는 걸 손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 그걸 산 사람은 구경민도, 다른 사람도 아닐 것이다. 민정아가 가장 익숙히 알고 있는 신세희도 저런 흉측한 장난감을 살 리가 없다. 그녀 역시 평소 엄숙하고 장난을 치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인형을 산 사람이 신유리라고 가정했을 땐 모든 실마리가 풀린다. 구경민이 안고 있는 인형은 사실 신유리가 고윤희에게 준 선물일 것이다. 고윤희는 분명 그 인형을 보고 깜짝 놀랐고 하여 지금 구경민의 손에 들려있을 것이다.하하! 정말 흥미로운 일이군.민정아는 다가가 그 인형을 만져보고 싶었다. 그 인형이 민정아에게 주는 선물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저건 신유리가 준 선물이지 않은가. 신유리가 준 건 무엇이든 좋다. 고윤희에게 이렇게 특이하고 예쁜 인형을 줬으니 그녀와 엄선희에게 주는 선물도 분명 아주 특별할 것이다.좋아!순간 기대감이 부풀어 올라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그 말에 신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네. 이모들한테도 선물을 사 왔어요.”신유리는 아까부터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민정아 일행을 만난 순간부터 자신이 준비한 서프라이즈를 보여주고 싶었었다.하지만 엄마가 제지해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민정아가 곧바로 흥분하며 말했다.“그래? 진짜? 무슨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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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민정아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널 혼낸다고?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아마 내가 손을 들기도 전에 네 아빠, 엄마, 엄 비서님, 그리고 엄선희까지, 모두 달려들어 날 가만두지 않을 텐데, 내가 널 어떻게 혼내?’“당연히 안 혼내지! 그러니까 어서 선물을 줘! 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낼 거야!”민정아가 포스를 내뿜으며 신유리를 쳐다보았다.신유리는 곧바로 머리를 쏙 집어넣었다.“그렇게 할게요.”말을 마친 신유리는 차 트렁크를 열어 민정아에게 줄 선물을 꺼냈다.“이거예요. 예쁜 정아 이모.”신유리가 작은 머리를 옆으로 젖히고는 민정아에게 선물을 건넸다.“으악...”민정아가 깜짝 놀라 구서준의 품 안에 숨어버렸다.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윤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고윤희를 아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 민정아의 선물과 비교해보니 자신의 것이 그렇게 예쁘고 따뜻해 보일 수가 없었다. 통통하니 얼마나 귀여운가.“너... 신유리! 이제 너와 안 놀아! 너... 이게 대체 뭐야!”“이건 가짜 해골이에요.”신유리가 으쓱하며 말했다.“이 해골엔 버튼이 하나 있어요. 이 버튼을 누르면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해요.”민정아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그리고 또 있어요. 여기에서 머리가 자라나면 그 머리도 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빨도 검은색으로 변할 수 있고요.”“이모, 보세요. 제가 지금 버튼을 누르면 이 해골의 머리는 붉은색이 되고 이도 붉은색으로 변해요. 정아 이모 보세요. 얼마나 이뻐요.”그 작은 입술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구서준의 품속에 숨은 민정아는 용기를 내어 조금씩 신유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녀의 눈에 해골의 모습이 들어왔다. 두 눈과 코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그 흉측한 해골엔 붉은색 머리카락과 커다란 이까지 자라나 있었다.민정아를 공포에 질리게 하려는 게 분명하다.“신유리... 너 취향이 왜 이래!”“신세희 씨, 살려줘. 빨리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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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신유리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먼저 이모한테 보여드릴게요.”“아니야! 엄선희 이모에게 줄 것이니 난 보지 않을게.”민정아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 웃었다.자신이 크게 놀랐으니 엄선희도 똑같이 놀라야 하지 않겠는가.헤헤.엄선희, 기대해!그러게 왜 신세희를 마중하러 같이 나오지 않았어.신유리는 그제야 선물을 꺼내고 싶어 안달 났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사실 신유리도 정아 이모에게 엄선희 이모에게 줄 선물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자고로 선물이란 신비함을 유지해야 하니 말이다.준비한 선물을 모두 줬으니 이제 세 식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엄선우가 차를 몰고 그들을 집에 데려다주었다.차에 앉은 세 식구는 오랜만에 친숙한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골목, 그리고 익숙한 가로등... 신세희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차가 그들의 아파트 단지에 거의 도착할 무렵, 신세희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한 쌍의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신세희는 그 한 쌍의 눈을 똑똑히 보았다. 그 여자는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허름하다 못해 더이상 허름할 수 없는 온갖 자국으로 얼룩져있는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신세희의 흐려진 눈빛 속에 걱정과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고 뒤이어 안심하는 듯한 감정이 내려앉았다.“세워요! 엄 비서, 차 세워요!”신세희가 다급히 소리쳤다.엄선우가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자 신세희는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다.그녀는 미친 듯이 맞은편 거리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했을 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그곳은 작은 골목 입구였는데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시장이 들어서 있다. 신세희는 골목 입구에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조금 전 그 여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때 옆으로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가 다가왔다.“아가씨, 뭘 찾는 거예요?”신세희는 순간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아주머니, 혹시... 1분 전 이곳에 서 있던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 한 분 못 보셨어요?”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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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신세희의 엄마였다.부소경은 신세희를 꼭 끌어안았다.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신세희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엄마, 보고 싶어요. 제 엄마잖아요. 왜 절 보러 나오지 않으세요. 엄마, 저와, 유리, 그리고 유리 아빠도 모두 보고 싶어 해요. 그러니까 나와주시면 안 돼요? 엄마...”서럽게 우는 그녀의 모습에 길 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고 있었다.신유리도 깜짝 놀라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부소경이 낮은 목소리로 신세희를 다독였다.“신세희, 유리가 놀라. 울지 마.”신세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신유리에게 시선을 돌렸다.“엄마...”신유리는 신세희에게 다가갔다.“엄마, 슬퍼하지 말아요. 네?”“아가...”신유리가 작은 손으로 엄마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사실 엄마에게 드릴 선물도 준비했어요. 집에 가서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었는데 이제 제가 무슨 선물을 샀는지 알려드릴게요.”신세희는 신유리를 꼭 끌어안았다.“미안해. 아가. 미안해. 엄마 때문에 많이 놀랐지?”신유리는 어른처럼 의젓하게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엄마, 엄마에게 드릴 선물은 할머니 인형이에요. 그 할머니 인형 진짜 자애롭게 생겼어요.”신세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엄마한테 그런 선물을 주는 거야?”“엄마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할머니 인형을 준비했어요. 집에 가서 드릴 테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알았죠?”신세희는 신유리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엄마는 슬프지 않아. 정말이야. 고마워. 우리 이제 집에 가자.”신세희는 신유리를 안고 길을 건넜다. 하지만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고개를 돌리고 골목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엄마! 제 엄마라면 꼭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무서워하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마세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전 딸도 있고 아이의 아빠도 저한테 잘해줘요.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고 있는 건 엄마예요. 며칠 전 남성에 큰비가 내렸다고 들었어요. 혼자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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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다.아파트 단지 밖에서 보았던 그 눈빛,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신세희는 분명 엄마의 눈빛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엄마와의 만남을 생각하기만 하면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그녀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샤워를 했다. 그녀는 신유리를 씻길 때에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지만 엄마를 배려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씻고 난 뒤 신세희는 신유리를 재우고는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몸은 너무나도 피곤했지만 왠지 잠은 오지 않았다.부소경 또한 피곤했지만 그에겐 잠을 잘 시간이 없었다.모녀가 잠든 모습을 본 뒤 부소경은 서재로 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2주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저 사인해야 할 파일들만 가득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가 일을 모두 마친다면 아마 식사가 끝나있을 것이다.부소경이 서재에서 나왔을 때 주방엔 신유리 혼자만 앉아있었다.“세희는요?”부소경이 이 아주머니에게 물었다.이 아주머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리가 아빠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아빠,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쉬셔야 해요. 엄마가 깨면 그때 다시 음식을 데워서 드리면 돼요.”부소경이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그래. 유리의 말대로 할게.”밥상에 앉은 그는 직접 신유리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많이 먹어야 키 커. 쑥쑥 커야 엄마를 보호하지.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6살의 어린 아이는 조금의 불평도 없이 아빠와 함께 얌전히 밥을 먹었다. 다 먹은 뒤 아이가 부소경에게 말했다.“아빠, 엄마한테 가세요. 전 할머니와 있으면 돼요.”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실로 향했다.신세희는 여전히 침대에 몸을 움츠리고 누운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부소경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태껏 그녀가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녀의 베개가 흠뻑 젖어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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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부소경이 의아한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이러지 말아요. 소경 씨, 이러지 말아요.”부소경이 신세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서씨 어르신께서 임서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 알면 다시는 임서아를 두둔하지 못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 마음대로 임씨 집안 사람들을 처리하면 돼.”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음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아직도 모르겠어요? 서씨 어르신은 절 싫어해요.”신세희가 처량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어르신은 뼛속 깊이 날 미워해요. 서준명 씨는 처음 절 보았을 때부터 그의 고모와 저의 외모가 정말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서준명 씨도 보아낼 수 있는 걸 서씨 어르신이 모를까요? 서씨 어르신이 임서아를 외손녀로 인정하는 건 그저 임서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그건 어르신에게 있어 일종의 자아 위안이에요. 내일 DNA 검사를 해 제가 어르신의 진짜 외손녀라는 빼도 박도 못 하는 증거를 들이민다고 해도 어르신은 여전히 절 미워할 거예요. 그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아요? 만약 제 엄마가 이 일을 안다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부소경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그 또한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다. 당시 부씨 집안에서 그와 그의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부소경은 자신이 부씨 집안의 넷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밖에서 떠돌아야 했었다. 부씨 집안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그때, 부소경 또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었다.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부소경과 부씨 집안 사람들, 친할아버지와 심지어 아버지 사이에도 조금의 친밀함도 존재하지 않는다.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엄마는 지금 이 도시에서 제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어요. 엄마는 분명 서씨 어르신이 몇 년 동안 계속하여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아실 거예요. 하지만 엄마는 왜 집에 돌아가 서씨 어르신을 뵙지 않았을까요?”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소경이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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