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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다.

아파트 단지 밖에서 보았던 그 눈빛,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신세희는 분명 엄마의 눈빛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엄마와의 만남을 생각하기만 하면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

그녀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샤워를 했다. 그녀는 신유리를 씻길 때에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지만 엄마를 배려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씻고 난 뒤 신세희는 신유리를 재우고는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몸은 너무나도 피곤했지만 왠지 잠은 오지 않았다.

부소경 또한 피곤했지만 그에겐 잠을 잘 시간이 없었다.

모녀가 잠든 모습을 본 뒤 부소경은 서재로 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2주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저 사인해야 할 파일들만 가득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가 일을 모두 마친다면 아마 식사가 끝나있을 것이다.

부소경이 서재에서 나왔을 때 주방엔 신유리 혼자만 앉아있었다.

“세희는요?”

부소경이 이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이 아주머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리가 아빠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아빠,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쉬셔야 해요. 엄마가 깨면 그때 다시 음식을 데워서 드리면 돼요.”

부소경이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래. 유리의 말대로 할게.”

밥상에 앉은 그는 직접 신유리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

“많이 먹어야 키 커. 쑥쑥 커야 엄마를 보호하지.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6살의 어린 아이는 조금의 불평도 없이 아빠와 함께 얌전히 밥을 먹었다. 다 먹은 뒤 아이가 부소경에게 말했다.

“아빠, 엄마한테 가세요. 전 할머니와 있으면 돼요.”

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실로 향했다.

신세희는 여전히 침대에 몸을 움츠리고 누운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부소경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태껏 그녀가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녀의 베개가 흠뻑 젖어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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