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다.아파트 단지 밖에서 보았던 그 눈빛,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신세희는 분명 엄마의 눈빛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엄마와의 만남을 생각하기만 하면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그녀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샤워를 했다. 그녀는 신유리를 씻길 때에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지만 엄마를 배려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씻고 난 뒤 신세희는 신유리를 재우고는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몸은 너무나도 피곤했지만 왠지 잠은 오지 않았다.부소경 또한 피곤했지만 그에겐 잠을 잘 시간이 없었다.모녀가 잠든 모습을 본 뒤 부소경은 서재로 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2주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저 사인해야 할 파일들만 가득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가 일을 모두 마친다면 아마 식사가 끝나있을 것이다.부소경이 서재에서 나왔을 때 주방엔 신유리 혼자만 앉아있었다.“세희는요?”부소경이 이 아주머니에게 물었다.이 아주머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리가 아빠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아빠,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쉬셔야 해요. 엄마가 깨면 그때 다시 음식을 데워서 드리면 돼요.”부소경이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그래. 유리의 말대로 할게.”밥상에 앉은 그는 직접 신유리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많이 먹어야 키 커. 쑥쑥 커야 엄마를 보호하지.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6살의 어린 아이는 조금의 불평도 없이 아빠와 함께 얌전히 밥을 먹었다. 다 먹은 뒤 아이가 부소경에게 말했다.“아빠, 엄마한테 가세요. 전 할머니와 있으면 돼요.”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실로 향했다.신세희는 여전히 침대에 몸을 움츠리고 누운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부소경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태껏 그녀가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녀의 베개가 흠뻑 젖어있다는
부소경이 의아한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이러지 말아요. 소경 씨, 이러지 말아요.”부소경이 신세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서씨 어르신께서 임서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 알면 다시는 임서아를 두둔하지 못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 마음대로 임씨 집안 사람들을 처리하면 돼.”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음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아직도 모르겠어요? 서씨 어르신은 절 싫어해요.”신세희가 처량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어르신은 뼛속 깊이 날 미워해요. 서준명 씨는 처음 절 보았을 때부터 그의 고모와 저의 외모가 정말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서준명 씨도 보아낼 수 있는 걸 서씨 어르신이 모를까요? 서씨 어르신이 임서아를 외손녀로 인정하는 건 그저 임서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그건 어르신에게 있어 일종의 자아 위안이에요. 내일 DNA 검사를 해 제가 어르신의 진짜 외손녀라는 빼도 박도 못 하는 증거를 들이민다고 해도 어르신은 여전히 절 미워할 거예요. 그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아요? 만약 제 엄마가 이 일을 안다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부소경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그 또한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다. 당시 부씨 집안에서 그와 그의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부소경은 자신이 부씨 집안의 넷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밖에서 떠돌아야 했었다. 부씨 집안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그때, 부소경 또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었다.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부소경과 부씨 집안 사람들, 친할아버지와 심지어 아버지 사이에도 조금의 친밀함도 존재하지 않는다.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엄마는 지금 이 도시에서 제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어요. 엄마는 분명 서씨 어르신이 몇 년 동안 계속하여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아실 거예요. 하지만 엄마는 왜 집에 돌아가 서씨 어르신을 뵙지 않았을까요?”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소경이 깜
오히려 신세희는 그를 포용하고 이해해주었다.그에게 하나도 따지지 않고 모든 일을 다 그를 위해 생각해주었다.이 순간, 부소경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그저 이 여자를 무섭게 품에 안고 세게 끌어안았다.그는 그녀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외로웠다.늘 외로웠다.그는 부 씨 집안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 못했었고, 부 씨 집안 사람들에 의해 해외로 추방을 당해서 엄마와 함께 서로 의지 하며 살아왔다. 그는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환경이 그를 독하고 차갑게 만들었다.그가 신세희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그는 아직도 신세희가 저녁에 주었던 그 전자담배 필터를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만들어 줬던 잔치국수, 그녀가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걸 해주면, 오직 그녀만 보여줄 수 있는 그 태양같이 밝은 미소.이 모든 건 신세희의 외로움과 진심을 갈망하는 모습을 깊게 드러냈다.그 또한 외롭고 진심을 갈망했다.그리고 오늘 날, 그 진심은 그의 품 안에 있었다.그녀는 두려움 없이 그를 따라서 가성섬에 왔고, 가성섬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서, 그녀는 심지어 가성섬 사람들이 그를 잡을까 봐 자신의 핸드폰도 이틀동안 꺼놨다.그녀가 그를 향한 이해와 포용 그리고 사랑은, 그가 그녀를 향한 사랑보다 훨씬 컸다.설사 자신의 원수가 여전히 잘 살고 있을지라도,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위해서 다 참을 수 있었다.이 순간, 부소경이 느낀 감동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꽉 안고, 한참을 안은 뒤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을 잡고 조금씩 그녀의 얼굴에 있던 눈물을 닦아주었다.눈물을 다 말려준 뒤, 그는 뚫어져라 그녀를 보며 아주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야, 사랑해.”신세희:“......”정말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강성시 전체를 주름잡고 얘기만 들어도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고 하룻밤 사이에 가성섬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남자. 그녀를 매우 아끼지
다음 날.날씨가 맑았다. 신세희는 눈을 뜨자마자 온 몸이 다 피곤한 것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컨디션이 오히려 좋았다. 전체적으로 정신이 맑은 느낌에 그녀의 얼굴엔 쑥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따지고 보면 두 사람은 오래된 부부였다. 단지 가성섬에 있었던 그동안은 바빴던 탓에 보름 정도 뜨거운 밤을 못 보냈을 뿐이지, 다시 집에 돌아와서 뜨거워진 두 사람은 정말 신혼부부 같았다.그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그녀도 생각이 많아졌다.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어쩌면 날씨와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비록 당분간은 엄마를 찾을 수 없지만, 신세희는 90프로 정도 엄마가 아직 살아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엄마가 살아있다면, 그것 조차도 희망이었다.적어도 이전 6년동안 엄마가 죽었다고 살아온 시간보다는 나았다.살아있다는 건 제일 큰 희망이었다.신세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 있던 남자는 이미 침대에 없었다.신세희도 이불 속에서 나온 뒤, 남자의 셔츠 한 장을 걸치고 부소경이 어딨는지 찾은 다음 오늘 조의찬을 보러갈지 말지 물어보려 했다.조의찬은 어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부소경이 파견한 사람의 의해 데려가졌고, 그 장면을 신세희가 보았다. 그날 조의찬을 데리러 나온 사람은 조의찬의 부모님이었고, 원래 그녀는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그래도 조의찬이 이번에 다친 건 자신 때문이니 말이다.그래서 조의찬의 부모가 아무리 신세희를 달가워하지 않아도, 신세희는 두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하지만, 서 씨 집안 어르신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신세희와 부소경은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따라갔기에, 그녀는 조의찬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기회가 없었다.신세희는 비몽사몽한 채로 화장실에 갔고, 화장실엔 사람이 없었다.거실로 나가보니 거실엔 이 씨 아주머니만 일을 하고 있었고, 부소경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그가 어디로 간 거지?신세희는 안방으로 돌아온 뒤, 핸드폰으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소경아......”작은 고모는 부소경이 절대 먼저 고개를 숙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의찬이 치료 다 되면 F그룹 와서 저랑 계약서 작성할 거예요. 남성시 거리에 있는 그 땅, F그룹이랑 조천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할 거거든요.” 부소경이 말했다.작은 고모와 작은 고모부 그리고 조의찬은 다 벙쪘다.그리고 조의찬은 눈시울을 붉혔다. “형…”부소경은 불쾌한 듯 조의찬을 보았다. “보잘 것 없는 놈.”조의찬은 웃었다. “그래, 형. 난 욕 먹어도 싸.”“얼른 몸이나 회복해. 유리가 자꾸 말 태워주는 삼촌 한 명이 줄었다고 칭얼대는데, 앞으로는 네가 해줘야 할 거야.”조의찬은 더 밝게 웃었다. “그 꼬맹이가 나한테 말 태워달라고 한다면 당연히 태워줘야지!”옆에서 계속 아무 말도 안 하던 반명선도 웃었다. “유리는 장난꾸러기라서 말 타는 걸 좋아하더라고요.”반명선의 목소리를 듣고, 부소경은 반명선을 힐끗 보았다.그는 조의찬에게 말했다. “어린 아가씨 혼자서 남성으로 와서, 오는 길 내내 널 보살폈어. 네가 아가씨 대학 가는 거 도와줘. 남성에서 대학 다니는 게 섬에서 다니는 것보단 낫겠지.”“형, 형이 말 안 해도 내가 명선이 잘 챙길게. 명선이는 착한 아이잖아.” 조의찬이 말했다.잠깐 망설이다가 그는 또 반명선을 보았다. “내가 다 나으면, 유리랑 놀게 해줄게. 둘이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니까, 둘이 같이 놀 수 있을 거야.”“저… 저는 유리보다 10살이나 많은 걸요!”“하하......”엄마아빠는 조의찬의 이런 모습을 보고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아들이 가성섬에 다녀와서 비록 그들을 매우 걱정시켰고, 놀랄만한 일은 있었지만 위험한 일은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조 씨 가문과 부소경의 사이가 좋아졌고, 아들도 훨씬 철이 들어 있었다.더 중요한 건,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까지 데려왔다.어린 아가씨는 비록 나이가 좀 어렸지만, 착하고 철도 들었다.조의찬의 부모는 볼수록 마음에 들어했다.마침 이때, 부소경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아이고, 착하지…” 고모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저편에서 신세희의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그녀와 부소경의 고모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안방으로 돌아와 세수를 하고, 유리에게 일어나서 밥을 먹으라고 말한 뒤, 신세희는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회사에 출근을 하려 했는데, 신세희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그녀는 수신인을 보고 웃었다.엄선희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신세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선희 아가씨, 왜 어제 나 데리러 공항에 안 왔어?”저편에서 엄선희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정아 씨랑 같이 공항에 데리러 가겠다고 했었는데, 세희 씨가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중요한 일로 찾는다고 말했잖아. 그래서 얘기는 잘 했어?”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했어.”엄선희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세희 씨, 그 노인네가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았지?”신세희는 작게 말했다. “선희 씨, 이제 서 씨 집안에 시집 갈 사람이, 나랑 똑같이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싫어하면 어떡해?”신세희는 지금까지 엄선희가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싫어하는 건 자신 때문인 줄 알았다.엄선희와 서준명의 연애는 좋게 발전하고 있었고, 앞으로 그녀는 서 씨 가문에 시집을 갈 예정이라, 신세희는 자신과 서 씨 집안 어르신 사이에 원한이 엄선희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길 바랐다.그러나 엄선희는 차갑게 웃었다. “난 미워하기 싫은데, 그 노인네가 날 놓아주질 않아!”“왜?”엄선희는 분노에 찬 상태로 말했다. “그 노인네가 내 앞에서 준명 씨한테 나랑 결혼하지 말라고 했어.”“만약에 준명 씨가 나랑 결혼하면, 어르신이 준명 씨랑 모든 관계를 끊을 거고, 그 뿐만 아니라 준명 씨 부모님이랑도 연을 끊으라고 할 거래. 그 노인네 왜 이렇게 악랄한 거야?”“어르신은 왜 결혼을 못 하게 하는 건데?”신세희는 어렴풋이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엄선희는 말을 살짝 더듬었다. “세희 씨랑은 상관없는 일이야.”“나 때문이지?”“그 인간 편견 때문이야! 어르신은 자기만 좋은
신세희:“......”민정아는 정말 친구를 해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저편에서 엄선희는 여전히 신나 있었다. “세희 씨, 어떻게 이렇게 착하고 사람 마음을 잘 아는 아이를 낳은 거야? 겨우 6살인데, 모든 사람들한테 선물 사다주는 것도 알고, 난 그 선물 빨리 보고 싶어서 미치겠어. 내가 분명 엄청 좋아할 거 같아.”신세희:“......”“얼른 내려와!” 엄선희가 재촉했다. “내가 어제 저녁부터 전화해서 선물이 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타지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되서 피곤하고 또 다른 것도 있으니까… 흐흐흐.”“그래서 내가 어제 저녁에 참고 방해 안 했어. 지금 당장 내려와, 나 오늘 세희 씨네 차 타고 같이 출근할 거야.”“알겠어.”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보았다. “유리야, 선희 이모 선물 챙겼어?”신유리 신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 챙겼어 엄마.”그녀는 검은 봉투를 흔들며 신세희에게 보여줬다.신세희는 한숨을 쉬었다. “에휴…”신유리는 눈동자를 굴리며 엄마를 보았다. “엄마! 한숨 좀 쉬지 마.”“엄마가 어제 내가 이 선물들 예쁜 이모들한테 주면 혼날 거라고 했었잖아, 근데 엄마 예상이 틀렸어. 윤희 이모도 날 안 혼냈고, 예쁜 정아 이모도 날 안 혼냈어. 다 내 선물을 좋아했다고!”“응. 그럼 네가 윤희 이모랑 정아 이모가 너 때문에 놀라서 기절할 뻔한 표정을 까먹은 거겠지.”“아이고, 진짜 왜 어른들은 놀라움도 못 참는지 모르겠어. 그런데 내가 봤을 때 선희 이모는 좀 나을 거 같아. 선희 이모는 작은 고추 같고 나랑 제일 성격이 비슷하잖아. 그러니까 절대 놀라지 않을 거야.”제일 중요한 건, 신유리는 이 선물이 절대 놀랍지 않다고 생각했다.“너를 말로 이길 수가 없네. 가자, 내려가서 선물 전달해야지.”모녀는 손을 잡고 아래로 내려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하는 곳에서 신세희는 신난 표정의 엄선희를 보았다.“신유리! 너 이 귀여운 것, 얼른 달려와서 나한테 선물 줘. 이모가 얼마나 기다렸
엄선희는 놀라서 양손을 떨고 있었다.그녀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려 했지만, 또 뛰어다닐 곳이 없어서 차 뒤로 숨었다.신유리는 무고한 표정으로 엄선희를 보았다. “선희 이모, 난 이모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유리야! 이모랑 너랑 이전에 쌓인 것도 없었고 최근에도 사이가 좋았었는데, 이게 무슨 짓이야? 이모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줘, 내가 고치면 되잖아.”신유리:“......”너무 비참했다.왜 모든 사람들은 신유리의 선물을 무서워하는 걸까?그렇게 무서운가?신세희는 어깨를 들썩이며 신유리를 보았다. “꼬마야, 다른 이모들이 널 혼내지 않은 건 다 엄마 때문이야. 그리고 너가 너무 어려서 혼낼 수 없으니까. 알겠지?”신유리는 인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그렇게 무고한 표정으로 엄선희를 보았다.엄선희는 놀라서 눈물까지 나왔다. “세희 씨, 유리 이 꼬맹이가 대체 나한테 뭘 주려고 하는 거야?”신세희는 허리를 숙이고 작은 상자를 꺼낸 뒤 인내심 있게 엄선희에게 말했다. “이 검은 상자는 흑금목이라는 나무로 만든 거야. 이 흑금목만 해도 가치가 100억은 넘지.”엄선희:“......”“이 흑금목은 가성섬에만 있어. 유리 말로는, 선희 씨가 곧 구 씨 가문에 시집을 갈 건데, 구 씨 가문은 문턱이 높으니까, 선희ㅜ씨한테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었어.”이 말은 사실 신세희가 한 말이었다.그녀는 사실 엄선희에게 흑금목 진주 목걸이를 만들어서 주고 싶었다.하지만 신유리가 검은 상자를 주겠다고 했다.검은 상자는 신유리가 주려던 선물도 아니었고, 그녀는 이 상자에 선물을 담아서 주려고 했었다.신세희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엄선희의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그녀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 정말이야?”망설이다가 그녀는 또 울먹이는 표정을 하고 말했다. “그래도 상자에 담으면 안되지, 그건 너무 사람 놀래키기 쉽잖아.”신유리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안에 있는 선물이 놀랄만한 건지는 이모가 우선 봐봐.”엄선희는 웅크린 채 보았다.유리는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