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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신유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먼저 이모한테 보여드릴게요.”

“아니야! 엄선희 이모에게 줄 것이니 난 보지 않을게.”

민정아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 웃었다.

자신이 크게 놀랐으니 엄선희도 똑같이 놀라야 하지 않겠는가.

헤헤.

엄선희, 기대해!

그러게 왜 신세희를 마중하러 같이 나오지 않았어.

신유리는 그제야 선물을 꺼내고 싶어 안달 났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사실 신유리도 정아 이모에게 엄선희 이모에게 줄 선물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자고로 선물이란 신비함을 유지해야 하니 말이다.

준비한 선물을 모두 줬으니 이제 세 식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엄선우가 차를 몰고 그들을 집에 데려다주었다.

차에 앉은 세 식구는 오랜만에 친숙한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골목, 그리고 익숙한 가로등... 신세희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차가 그들의 아파트 단지에 거의 도착할 무렵, 신세희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한 쌍의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신세희는 그 한 쌍의 눈을 똑똑히 보았다.

그 여자는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허름하다 못해 더이상 허름할 수 없는 온갖 자국으로 얼룩져있는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신세희의 흐려진 눈빛 속에 걱정과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고 뒤이어 안심하는 듯한 감정이 내려앉았다.

“세워요! 엄 비서, 차 세워요!”

신세희가 다급히 소리쳤다.

엄선우가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자 신세희는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녀는 미친 듯이 맞은편 거리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했을 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은 작은 골목 입구였는데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시장이 들어서 있다. 신세희는 골목 입구에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조금 전 그 여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때 옆으로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아가씨, 뭘 찾는 거예요?”

신세희는 순간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아주머니, 혹시... 1분 전 이곳에 서 있던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 한 분 못 보셨어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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