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아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널 혼낸다고?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아마 내가 손을 들기도 전에 네 아빠, 엄마, 엄 비서님, 그리고 엄선희까지, 모두 달려들어 날 가만두지 않을 텐데, 내가 널 어떻게 혼내?’“당연히 안 혼내지! 그러니까 어서 선물을 줘! 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낼 거야!”민정아가 포스를 내뿜으며 신유리를 쳐다보았다.신유리는 곧바로 머리를 쏙 집어넣었다.“그렇게 할게요.”말을 마친 신유리는 차 트렁크를 열어 민정아에게 줄 선물을 꺼냈다.“이거예요. 예쁜 정아 이모.”신유리가 작은 머리를 옆으로 젖히고는 민정아에게 선물을 건넸다.“으악...”민정아가 깜짝 놀라 구서준의 품 안에 숨어버렸다.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윤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고윤희를 아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 민정아의 선물과 비교해보니 자신의 것이 그렇게 예쁘고 따뜻해 보일 수가 없었다. 통통하니 얼마나 귀여운가.“너... 신유리! 이제 너와 안 놀아! 너... 이게 대체 뭐야!”“이건 가짜 해골이에요.”신유리가 으쓱하며 말했다.“이 해골엔 버튼이 하나 있어요. 이 버튼을 누르면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해요.”민정아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그리고 또 있어요. 여기에서 머리가 자라나면 그 머리도 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빨도 검은색으로 변할 수 있고요.”“이모, 보세요. 제가 지금 버튼을 누르면 이 해골의 머리는 붉은색이 되고 이도 붉은색으로 변해요. 정아 이모 보세요. 얼마나 이뻐요.”그 작은 입술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구서준의 품속에 숨은 민정아는 용기를 내어 조금씩 신유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녀의 눈에 해골의 모습이 들어왔다. 두 눈과 코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그 흉측한 해골엔 붉은색 머리카락과 커다란 이까지 자라나 있었다.민정아를 공포에 질리게 하려는 게 분명하다.“신유리... 너 취향이 왜 이래!”“신세희 씨, 살려줘. 빨리 살려줘.
신유리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먼저 이모한테 보여드릴게요.”“아니야! 엄선희 이모에게 줄 것이니 난 보지 않을게.”민정아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 웃었다.자신이 크게 놀랐으니 엄선희도 똑같이 놀라야 하지 않겠는가.헤헤.엄선희, 기대해!그러게 왜 신세희를 마중하러 같이 나오지 않았어.신유리는 그제야 선물을 꺼내고 싶어 안달 났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사실 신유리도 정아 이모에게 엄선희 이모에게 줄 선물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자고로 선물이란 신비함을 유지해야 하니 말이다.준비한 선물을 모두 줬으니 이제 세 식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엄선우가 차를 몰고 그들을 집에 데려다주었다.차에 앉은 세 식구는 오랜만에 친숙한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골목, 그리고 익숙한 가로등... 신세희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차가 그들의 아파트 단지에 거의 도착할 무렵, 신세희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한 쌍의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신세희는 그 한 쌍의 눈을 똑똑히 보았다. 그 여자는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허름하다 못해 더이상 허름할 수 없는 온갖 자국으로 얼룩져있는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신세희의 흐려진 눈빛 속에 걱정과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고 뒤이어 안심하는 듯한 감정이 내려앉았다.“세워요! 엄 비서, 차 세워요!”신세희가 다급히 소리쳤다.엄선우가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자 신세희는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다.그녀는 미친 듯이 맞은편 거리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했을 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그곳은 작은 골목 입구였는데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시장이 들어서 있다. 신세희는 골목 입구에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조금 전 그 여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때 옆으로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가 다가왔다.“아가씨, 뭘 찾는 거예요?”신세희는 순간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아주머니, 혹시... 1분 전 이곳에 서 있던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 한 분 못 보셨어요?”아주
신세희의 엄마였다.부소경은 신세희를 꼭 끌어안았다.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신세희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엄마, 보고 싶어요. 제 엄마잖아요. 왜 절 보러 나오지 않으세요. 엄마, 저와, 유리, 그리고 유리 아빠도 모두 보고 싶어 해요. 그러니까 나와주시면 안 돼요? 엄마...”서럽게 우는 그녀의 모습에 길 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고 있었다.신유리도 깜짝 놀라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부소경이 낮은 목소리로 신세희를 다독였다.“신세희, 유리가 놀라. 울지 마.”신세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신유리에게 시선을 돌렸다.“엄마...”신유리는 신세희에게 다가갔다.“엄마, 슬퍼하지 말아요. 네?”“아가...”신유리가 작은 손으로 엄마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사실 엄마에게 드릴 선물도 준비했어요. 집에 가서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었는데 이제 제가 무슨 선물을 샀는지 알려드릴게요.”신세희는 신유리를 꼭 끌어안았다.“미안해. 아가. 미안해. 엄마 때문에 많이 놀랐지?”신유리는 어른처럼 의젓하게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엄마, 엄마에게 드릴 선물은 할머니 인형이에요. 그 할머니 인형 진짜 자애롭게 생겼어요.”신세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엄마한테 그런 선물을 주는 거야?”“엄마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할머니 인형을 준비했어요. 집에 가서 드릴 테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알았죠?”신세희는 신유리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엄마는 슬프지 않아. 정말이야. 고마워. 우리 이제 집에 가자.”신세희는 신유리를 안고 길을 건넜다. 하지만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고개를 돌리고 골목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엄마! 제 엄마라면 꼭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무서워하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마세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전 딸도 있고 아이의 아빠도 저한테 잘해줘요.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고 있는 건 엄마예요. 며칠 전 남성에 큰비가 내렸다고 들었어요. 혼자의 몸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다.아파트 단지 밖에서 보았던 그 눈빛,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신세희는 분명 엄마의 눈빛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엄마와의 만남을 생각하기만 하면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그녀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샤워를 했다. 그녀는 신유리를 씻길 때에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지만 엄마를 배려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씻고 난 뒤 신세희는 신유리를 재우고는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몸은 너무나도 피곤했지만 왠지 잠은 오지 않았다.부소경 또한 피곤했지만 그에겐 잠을 잘 시간이 없었다.모녀가 잠든 모습을 본 뒤 부소경은 서재로 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2주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저 사인해야 할 파일들만 가득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가 일을 모두 마친다면 아마 식사가 끝나있을 것이다.부소경이 서재에서 나왔을 때 주방엔 신유리 혼자만 앉아있었다.“세희는요?”부소경이 이 아주머니에게 물었다.이 아주머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리가 아빠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아빠,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쉬셔야 해요. 엄마가 깨면 그때 다시 음식을 데워서 드리면 돼요.”부소경이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그래. 유리의 말대로 할게.”밥상에 앉은 그는 직접 신유리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많이 먹어야 키 커. 쑥쑥 커야 엄마를 보호하지.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6살의 어린 아이는 조금의 불평도 없이 아빠와 함께 얌전히 밥을 먹었다. 다 먹은 뒤 아이가 부소경에게 말했다.“아빠, 엄마한테 가세요. 전 할머니와 있으면 돼요.”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실로 향했다.신세희는 여전히 침대에 몸을 움츠리고 누운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부소경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태껏 그녀가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녀의 베개가 흠뻑 젖어있다는
부소경이 의아한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이러지 말아요. 소경 씨, 이러지 말아요.”부소경이 신세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서씨 어르신께서 임서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 알면 다시는 임서아를 두둔하지 못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 마음대로 임씨 집안 사람들을 처리하면 돼.”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음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아직도 모르겠어요? 서씨 어르신은 절 싫어해요.”신세희가 처량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어르신은 뼛속 깊이 날 미워해요. 서준명 씨는 처음 절 보았을 때부터 그의 고모와 저의 외모가 정말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서준명 씨도 보아낼 수 있는 걸 서씨 어르신이 모를까요? 서씨 어르신이 임서아를 외손녀로 인정하는 건 그저 임서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그건 어르신에게 있어 일종의 자아 위안이에요. 내일 DNA 검사를 해 제가 어르신의 진짜 외손녀라는 빼도 박도 못 하는 증거를 들이민다고 해도 어르신은 여전히 절 미워할 거예요. 그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아요? 만약 제 엄마가 이 일을 안다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부소경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그 또한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다. 당시 부씨 집안에서 그와 그의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부소경은 자신이 부씨 집안의 넷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밖에서 떠돌아야 했었다. 부씨 집안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그때, 부소경 또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었다.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부소경과 부씨 집안 사람들, 친할아버지와 심지어 아버지 사이에도 조금의 친밀함도 존재하지 않는다.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씨, 엄마는 지금 이 도시에서 제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어요. 엄마는 분명 서씨 어르신이 몇 년 동안 계속하여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아실 거예요. 하지만 엄마는 왜 집에 돌아가 서씨 어르신을 뵙지 않았을까요?”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소경이 깜
오히려 신세희는 그를 포용하고 이해해주었다.그에게 하나도 따지지 않고 모든 일을 다 그를 위해 생각해주었다.이 순간, 부소경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그저 이 여자를 무섭게 품에 안고 세게 끌어안았다.그는 그녀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외로웠다.늘 외로웠다.그는 부 씨 집안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 못했었고, 부 씨 집안 사람들에 의해 해외로 추방을 당해서 엄마와 함께 서로 의지 하며 살아왔다. 그는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환경이 그를 독하고 차갑게 만들었다.그가 신세희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그는 아직도 신세희가 저녁에 주었던 그 전자담배 필터를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만들어 줬던 잔치국수, 그녀가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걸 해주면, 오직 그녀만 보여줄 수 있는 그 태양같이 밝은 미소.이 모든 건 신세희의 외로움과 진심을 갈망하는 모습을 깊게 드러냈다.그 또한 외롭고 진심을 갈망했다.그리고 오늘 날, 그 진심은 그의 품 안에 있었다.그녀는 두려움 없이 그를 따라서 가성섬에 왔고, 가성섬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서, 그녀는 심지어 가성섬 사람들이 그를 잡을까 봐 자신의 핸드폰도 이틀동안 꺼놨다.그녀가 그를 향한 이해와 포용 그리고 사랑은, 그가 그녀를 향한 사랑보다 훨씬 컸다.설사 자신의 원수가 여전히 잘 살고 있을지라도,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위해서 다 참을 수 있었다.이 순간, 부소경이 느낀 감동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꽉 안고, 한참을 안은 뒤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을 잡고 조금씩 그녀의 얼굴에 있던 눈물을 닦아주었다.눈물을 다 말려준 뒤, 그는 뚫어져라 그녀를 보며 아주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야, 사랑해.”신세희:“......”정말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강성시 전체를 주름잡고 얘기만 들어도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고 하룻밤 사이에 가성섬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남자. 그녀를 매우 아끼지
다음 날.날씨가 맑았다. 신세희는 눈을 뜨자마자 온 몸이 다 피곤한 것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컨디션이 오히려 좋았다. 전체적으로 정신이 맑은 느낌에 그녀의 얼굴엔 쑥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따지고 보면 두 사람은 오래된 부부였다. 단지 가성섬에 있었던 그동안은 바빴던 탓에 보름 정도 뜨거운 밤을 못 보냈을 뿐이지, 다시 집에 돌아와서 뜨거워진 두 사람은 정말 신혼부부 같았다.그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그녀도 생각이 많아졌다.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어쩌면 날씨와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비록 당분간은 엄마를 찾을 수 없지만, 신세희는 90프로 정도 엄마가 아직 살아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엄마가 살아있다면, 그것 조차도 희망이었다.적어도 이전 6년동안 엄마가 죽었다고 살아온 시간보다는 나았다.살아있다는 건 제일 큰 희망이었다.신세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 있던 남자는 이미 침대에 없었다.신세희도 이불 속에서 나온 뒤, 남자의 셔츠 한 장을 걸치고 부소경이 어딨는지 찾은 다음 오늘 조의찬을 보러갈지 말지 물어보려 했다.조의찬은 어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부소경이 파견한 사람의 의해 데려가졌고, 그 장면을 신세희가 보았다. 그날 조의찬을 데리러 나온 사람은 조의찬의 부모님이었고, 원래 그녀는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그래도 조의찬이 이번에 다친 건 자신 때문이니 말이다.그래서 조의찬의 부모가 아무리 신세희를 달가워하지 않아도, 신세희는 두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하지만, 서 씨 집안 어르신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신세희와 부소경은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따라갔기에, 그녀는 조의찬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기회가 없었다.신세희는 비몽사몽한 채로 화장실에 갔고, 화장실엔 사람이 없었다.거실로 나가보니 거실엔 이 씨 아주머니만 일을 하고 있었고, 부소경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그가 어디로 간 거지?신세희는 안방으로 돌아온 뒤, 핸드폰으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소경아......”작은 고모는 부소경이 절대 먼저 고개를 숙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의찬이 치료 다 되면 F그룹 와서 저랑 계약서 작성할 거예요. 남성시 거리에 있는 그 땅, F그룹이랑 조천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할 거거든요.” 부소경이 말했다.작은 고모와 작은 고모부 그리고 조의찬은 다 벙쪘다.그리고 조의찬은 눈시울을 붉혔다. “형…”부소경은 불쾌한 듯 조의찬을 보았다. “보잘 것 없는 놈.”조의찬은 웃었다. “그래, 형. 난 욕 먹어도 싸.”“얼른 몸이나 회복해. 유리가 자꾸 말 태워주는 삼촌 한 명이 줄었다고 칭얼대는데, 앞으로는 네가 해줘야 할 거야.”조의찬은 더 밝게 웃었다. “그 꼬맹이가 나한테 말 태워달라고 한다면 당연히 태워줘야지!”옆에서 계속 아무 말도 안 하던 반명선도 웃었다. “유리는 장난꾸러기라서 말 타는 걸 좋아하더라고요.”반명선의 목소리를 듣고, 부소경은 반명선을 힐끗 보았다.그는 조의찬에게 말했다. “어린 아가씨 혼자서 남성으로 와서, 오는 길 내내 널 보살폈어. 네가 아가씨 대학 가는 거 도와줘. 남성에서 대학 다니는 게 섬에서 다니는 것보단 낫겠지.”“형, 형이 말 안 해도 내가 명선이 잘 챙길게. 명선이는 착한 아이잖아.” 조의찬이 말했다.잠깐 망설이다가 그는 또 반명선을 보았다. “내가 다 나으면, 유리랑 놀게 해줄게. 둘이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니까, 둘이 같이 놀 수 있을 거야.”“저… 저는 유리보다 10살이나 많은 걸요!”“하하......”엄마아빠는 조의찬의 이런 모습을 보고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아들이 가성섬에 다녀와서 비록 그들을 매우 걱정시켰고, 놀랄만한 일은 있었지만 위험한 일은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조 씨 가문과 부소경의 사이가 좋아졌고, 아들도 훨씬 철이 들어 있었다.더 중요한 건,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까지 데려왔다.어린 아가씨는 비록 나이가 좀 어렸지만, 착하고 철도 들었다.조의찬의 부모는 볼수록 마음에 들어했다.마침 이때, 부소경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