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831 - 챕터 840

2823 챕터

제831화

한줄기의 눈부신 광선이 비치자 신세희는 눈을 꼭 감았다.그러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낡은 폐공장 같았다.누군가가 거칠게 신세희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그 여자가 나한테 큰 선물을 줬군. 아주 추하고 더러운 여자라고 해서 몸 파는 여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청순하게 생겼을 줄이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대학생인 줄 알겠어. 당신 정말 여섯 살 애 엄마 맞아?”등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 보니 얼굴에 흉터가 있는 험한 인상의 남자가 그녀를 음흉하게 바라보고 있었다.큰 입에 쭉 째진 눈, 딱 봐도 좋은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꼴에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지만 마치 주워 온 옷처럼 전혀 그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신세희는 가소롭다는 듯이 대꾸했다.“죽을 땐 죽더라도 나를 죽인 놈이 누군지는 알아야겠어. 당신 누구야!”“무섭지도 않은가 봐?”남자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신세희는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대꾸했다.“두렵다고 해결되는 거 있어?”남자가 어깨를 으쓱했다.“해결되는 건 없지.”“그러니까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지?”신세희도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했다.일부러 강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두렵지 않았다.어려서부터 하도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어느새 강심장이 되어버렸다. 십 대 때는 살인범으로 오해받아 경찰에 잡혀간 적도 있었다. 사형일지 무기징역일지도 모르는 상황.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여자애가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상황이었다.그런 일까지 겪었으니 지금 상황은 우습기만 했다.어차피 사형을 면했으나 7년이나 살았지 않은가.신세희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피곤한 기색으로 심드렁하게 물었다.“내 예상대로라면 여기 남성이지? 나를 차에 태워서 남성으로 데려온 거야?”그녀의 질문에 남자가 자세를 바로 하더니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자세히 관찰했다.신세희는 차가운 미소를 짓고는 입을 다물었다.그녀의 예상이 정확했다.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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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가슴이 푹 파인 셔츠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걸친 민정연이 신세희에게 다가왔다. 자세를 숙이면 속옷이 보일 정도였다.신세희는 고개를 홱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정말 보기 역겹네요!”민정연은 발끈하는 대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세희, 내 손에 잡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 했지? 드디어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신세희도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물었다.“궁금한 게 있는데,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어요?”“하!”민정연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것 같아? 신세희, 넌 옥살이도 하고, 출소하고 나서는 부소경한테 오랫동안 쫓겨 다니기까지 했잖아. 심지어 남성에 돌아온 뒤론 임서아한테 갖은 꼴을 다 당하고. 이런 너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데 나라고 뭐, 그리 쉽게 죽을까?”신세희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요. 참 강한 사람이죠, 당신은.”“네가 어떻게 내 손에 잡혔는지 궁금하지 않아?”민정연이 의기양양하게 물었지만, 신세희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민정연 씨가 말해준다면 궁금하긴 하네요.”“듣고 싶어도 듣고, 듣기 싫어도 들어!”민정연은 신세희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기며 악에 받쳐서 말했다.“잘 들어. 내가 겪은 고통 전부 너 때문이니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렇게 말하는 민정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닷새 전, 서씨 어르신의 집에서 쫓겨난 뒤로 반항도 못 하고 여인숙 사장에게 끌려갔다. 그날 밤, 그녀는 일반인은 상상하지도 못할 고통을 치렀다. 세상을 원망하고 하늘에게 제발 그만하라고 빌어도 무용지물이었다.그날 밤 그녀를 겁탈한 남자는 무려 60여 명이었다.60 명!상상도 하지 못할 숫자였다.그녀를 끌고 온 사장은 그녀에게 잠잘 시간도 주지 않았다. 날이 밝을 때까지 그녀 방 앞에는 무려 백 명이 넘는 남자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민정연은 그만 죽고 싶었다.사장에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가족에게 전화해서 두 배의 돈을 지불하겠다고 애원했다.그제야 사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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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하지만 그들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그날 밤, 밤새 소낙비가 내렸다.하지만 그들에게는 모텔비용을 지불할 돈도 없었다.민정연은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그녀와 그녀의 부모님은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며 온밤을 떨었다.그때, 검은색 승용차가 그들의 앞에서 멈춰 섰다.“민정연 씨, 타시죠.”민정연은 온몸을 오들오들 떨며 생각했다. ‘그 여인숙으로 돌아가면 그래도 배는 곯지 않겠지? 남자를 즐겁게 하는 거? 아무것도 아니야!’“사장님이 보내서 왔어요? 내 집도 빼앗아 갔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이유로 다시 불러들이는 거죠? 가게 간판 자리를 나한테 주지 않으면 안 가요! 나 민정연, 그래도 전에는 서울에서 잘나가는 가문 아가씨였다고요!”“우린… 신세희에게 복수를 하려는 사람들입니다.”그 남자가 말했다.신세희 얘기가 나오자 민정연은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정말요? 거짓말 아니죠?”운전대를 잡은 남자가 차갑게 대꾸했다.“내가 그 쪽한테 거짓말을 왜 합니까? 그쪽 지금 오갈 데 없는 노숙자 신세 아닌가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우리랑 손을 잡죠. 혹시 알아요? 이걸 발판으로 다시 재기에 성공할지?”민정연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어차피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고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었다.그녀는 비장한 표정으로 차에 올랐다. 운전대를 잡은 남자는 그들 가족을 데리고 어느 호텔로 가서 방까지 잡아 주었다.두 시간 뒤, 호텔 커피숍에서 남자는 민정연과 마주 앉았다.“우리는 신세희를 납치하려 합니다. 하지만 가성 섬에서 이쪽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여자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부소경이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거처를 안다고 해도 경비가 삼엄해서 접근할 수가 없네요.”“가성섬이요?”가성 얘기가 나오자 민정연은 눈을 반짝였다.부소경의 오랜 라이벌이 조용히 남성에 잠입한 것이다. 이건 그녀에게도 좋은 기회였다.“어떻게 알고 저를 찾아오셨나요?”민정연이 물었다.“임서아 씨를 통해서요.”남자가 말했다.“임서아 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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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건축 디자인을 미끼로 디자인 디렉터에게 먼저 연락하라는 아이디어도 그녀의 머리에서 나온 계획이었다.가히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계획이었다.가성섬에 있는 임서아조차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남자는 임서아보다 더 악랄한 민정연의 수단에 속으로 감탄했다. 섬에 있는 그 여자는 아무런 능력도 없으면서 공주로 떠받들린다. 하지만 각자 타고난 팔자였다.민정연은 머리가 좋지만, 결국엔 임서아의 희생양일 뿐이었다.전쟁으로 비유하면 선봉대 역할이었다.그들이 가성섬에서 남성에 온 사실은 절대 부소경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그들이 당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남자는 민정연을 연막으로 쓰기로 결정했다.민정연의 계획을 들은 남자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아주 좋아요! 제가 모시는 도련님께 보고를 올리고 진행하도록 할게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민정연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쪽 뒤에 모시는 분이 따로 있어요?”남자가 말했다.“저는 그냥 심부름만 할 뿐입니다.”“그럼 그 모시는 분을 제가 한번 만나 뵐 수 있을까요?”“기회만 되면 그런 날도 오겠죠.”남자가 두리뭉실하게 말했다.민정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남자가 도련님이라고 했으니 분명 젊은 남자일 것이다. 게다가 가성섬을 쥐락펴락하는 존재라고 하니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신세희를 잡아서 당신 앞에 데려다 놓을게요. 하지만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신세희를 잡아다가 어쩌실 생각이신지….”“부소경을 협박하는 용도로 쓸 겁니다.”남자가 말했다.민정연의 눈에 살짝 실망이 스쳤다.“하지만….”남자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 여자는 민정연 씨가 하고 싶은 대로 처리하세요. 죽이지만 않으면 돼요.”민정연의 눈이 순간 반짝하고 빛났다.“정… 정말요?”“당연하죠!”“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이것이 민정연과 남자 사이의 거래였다.남자가 윗선에 보고를 올리자 그들의 계획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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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따로 움직이죠!”두 사람은 두 갈래로 찢어져서 계획을 실행했다.그렇게 민정연의 바람대로 신세희는 납치당한 뒤, 허름한 창고에 갇히게 된 것이다.민정연은 거만한 표정으로 신세희의 머리카락을 잡고 휘둘렀다.두피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신세희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민정연을 향해 미소를 짓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신세희! 여기가 어딘 줄 알아?”민정연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물었다.“남성이죠.”신세희가 담담하게 대꾸했다.“차로 세 시간 정도 왔고요. 내가 길을 잘 기억하거든요. 오는 길에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차가 어느 방향으로 트는지, 오르막길을 얼마나 가고 내리막길을 얼마나 갔는지 똑똑히 기억해요. 여긴 남성이에요.”사실 추측만 있을 뿐, 확신은 서지 않았다.그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싶어서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정연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신세희! 넌 너무 똑똑한 게 흠이야. 그래, 여기 남성 맞아! 하지만 네 남편은? 너를 죽도록 사랑하는 네 남편, 남성 사람들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 그 부소경은 우리가 남성으로 돌아온 것을 알까?”“무슨 뜻이죠?”신세희의 질문에 민정연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남편이잖아. 네가 가장 잘 알겠지. 너 홀로 지방에 내려갔으니 너를 사랑하는 네 남편은 분명 네가 가기로 했던 도시로 따라갔을 거야.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우리한테 납치당해서 다시 남성으로 돌아왔을 거라 꿈에도 모르겠지!”민정연의 말이 맞았다.부소경의 성격에 분명 그녀가 묵었던 호텔로 찾아갔을 것이다.그게 사실이라면 상황은 꽤 절망적이었다.속이 타들어 가고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소경 씨, 지금 어디 있어요? 이쪽은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절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가성 섬에서 사람이 내려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리지? 소경 씨, 꼭 무사해야 해요! 우리한테는 유리가 있잖아요.’신세희는 자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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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남자의 고함에 민정연은 움찔하며 뒤쪽을 돌아보았다.신세희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간절한 표정으로 민정연 등 뒤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기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얼굴에 흉한 상처가 있는 남자가 그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었다.‘출근할 때 지나가다가 본 사람 같은데….’회사에 출근할 때부터 이미 저들은 그녀를 미행하고 있었던 걸까?깊은 절망감이 몰려왔다.민정연이 짜증스럽게 말했다.“정신 사납게 소리는 왜 질러요? 그쪽이 나 때문에 번 돈이 얼마인데! 왜 아직도 내 앞에서 상사인 척하고 있어요? 보기 싫으면 밖에 나가버려요! 나는 오늘 이 년을 죽여버려야겠으니까! 아니, 죽이는 게 아니라 칼로 얼굴을 도려낼 거예요! 얼굴에 칼집이 잔뜩 난 얼굴로 돌아가면 부소경이 무슨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안 가네요!”민정연의 짜증에도 남자는 인내심 있게 그녀를 설득했다.“민정연 씨, 저희는 당연히 민정연 씨의 말을 따르죠. 하지만 이 여자한테 민정연 씨가 겪었던 고통을 돌려주고 싶지 않으세요? 4일 전 그날 밤 잊으셨어요?”남자의 말에 민정연은 그제야 뭔가 떠오른 듯, 잔인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노려보았다.“신세희! 하마터면 속을 뻔했네? 나를 자극해서 빨리 죽고 싶었던 거지? 하지만 너를 이렇게 쉽게 죽일 수는 없어. 그래도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죽기 전에 이벤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어? 너도 선물이 꽤 마음에 들 거야.”신세희는 얼굴에서 전해지는 얼얼한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 거울이 없어서 지금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주 못생겨졌다는 것은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거울이라면 필요 없어요. 내가 지금 볼품없는 모습이라는 건 나도 아니까.”“하!”민정연이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알면 됐어.”“이런 볼품없는 꼴을 한 나한테 이벤트를 해준다고 남자 백여 명을 준비했나 봐요.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겠네요. 내 예상이 맞죠? 정연 씨, 참 통이 큰 사람이었네요.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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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왜 그런 줄 알아요? 그들 중에서 내 편을 세 명 정도만 만들어도, 아니 열 명도 가능하려나? 그 사람들이 나를 구해서 밖으로 내보낼 거거든요. 그 과정에서 민정연 씨를 제거하는 건 일도 아니죠.”민정연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항상 말수가 적고 얌전하던 신세희였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그녀는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그녀가 이렇게 언변에 뛰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신세희의 말이 아주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었다.민정연은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입술은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다시 신세희를 향해 손을 높게 치켜들었다.“죽어 마땅한 년! 너 같은 건 죽어야 해!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어떤 처지인지 알아?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재벌 집 규수는 나였어! 나한테도 부소경 대표랑 결혼할 기회가 있었어! 못해도 조의찬 씨와 결혼할 수 있었다고! 내 사촌오빠는 항상 나를 예뻐해 주었어. 그런데 네가 그들을 전부 빼앗아 간 거야! 다 너 때문이야! 뻔뻔한 년이 입만 살아서! 오늘 네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면 무슨 수로 남자를 유혹하는지 지켜보겠어!”신세희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승리가 코앞이었다.민정연이 얼굴을 망가뜨리면 남자들은 그녀에게서 흥미를 잃을 것이다.얼굴이 망가지는 것 정도는 괜찮았다. 살아서 남편을 만날 수만 있다면, 남편에게 가성섬에서 내륙에 잠입해 들어왔다고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목숨만 붙어 있으면 자신의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그것으로도 충분했다.‘민정연, 어서 나를 망가뜨려 봐!’민정연의 손길을 점점 더 거칠어졌다.신세희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고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민정연을 바라보았다.창고 구석진 곳의 작은 창문가. 하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망원경을 들고 이 장면을 구경하고 있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렸다.“정말 아름답군. 캐주얼한 옷에 아무 액세서리도 걸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니.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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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그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남자의 뒤에서 그를 말리는 소리도 들렸다.“도련님, 얼굴을 보이시면 안 됩니다. 부소경의 여자가 도련님 얼굴을 보면 위험해요. 도련님….”도련님이라.또 어느 집 재벌 도련님일까?신세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민정연에게 맞아서 눈앞이 흐릿해진 상태라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멀지 않은 곳에 흰 바지에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누군가가 서 있었다.“도련님?”민정연도 고개를 돌렸다.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홀린 듯이 남자를 바라보았다.창고 입구에 180이 넘을 듯한 장신의 남자가 서 있었다. 조의찬이나 구서준보다도 키가 큰 것 같았다. 하얀색 정장은 그의 부드럽고 순수한 이미지를 더 강조하고 있었다.큰 키에 비해 남자는 몸이 꽤 마른 편이었다. 바람만 불면 날아갈 것처럼 위태로웠다.하지만 얼굴은 웬만한 여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남성에서 가장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부소경이었다.하지만 부소경은 남성적인 기질이 강하고 차가운 이미지였다.눈앞의 남자는 부소경과는 다른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이목구비는 부드러웠고 부소경처럼 남성미 넘치는 인상이 아닌 고전적이면서도 선이 고운 인상이었다.그리고 남자의 뒤로 스무 명이 넘는 부하가 따르고 있었다.모두가 남자를 공손히 대하고 있다.그들 중에는 맨 처음에 민정연을 찾아와서 협력을 제안했던 남자도 있었다.바보가 아닌 이상 눈앞의 이 남자가 그가 모시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가 말했던 공자님이 이 사람이 분명했다.민정연의 눈빛에 이채가 돌았다.여인숙에서 하룻밤 유린당하던 날, 다른 건 몰라도 남자를 다루는 기술은 수없이 익혔다.물론 그 남자들은 거칠고 형편없었지만.거칠게 유린당하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배웠다. 하룻밤에 백 명이 넘는 남자를 상대한 그녀였다. 남자를 다루는 것에는 자신 있었다.게다가 요즘은 기분도 좋아서 피부도 매끄러워졌다. 맞아서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신세희와 비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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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네.”민정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사실 말씀드릴 게 있어요. 이 향수는요… 은밀한 곳까지 향기롭게 하는 향수거든요. 그래서 말인데요….”“그러니까 향수랑 더러운 냄새가 합쳐져서 풍기는 냄새군.”“꽤 달콤하지 않아요?”민정연이 딴에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반호영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얼굴이 퍼렇게 멍이 든 신세희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이 여자한테서는 무슨 냄새가 날까?”순간 민정연은 가소롭다는 듯이 신세희를 째려보며 말했다.“아이고, 우리 공자님. 저 못난이는 왜 보고 있어요. 얼마나 못생겼어요? 맞아서 눈도 제대로 못 뜨네. 공자님 손님이란 건 다들 아니까 여기 있는 부하들도 목숨을 끊어놓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와이프 곁을 오래 떠나 있은 분들이잖아요. 남자 손 좀 탄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부하들 욕구나 풀게 던져주는 게 어때요? 죽이지는 않을 거예요. 이 여자 생각보다 목숨이 질기거든요. 글쎄 감방에서도 살아남은 여자라니까요? 임서아한테 그렇게 오랜 시간 추격당하고도 살아 있잖아요. 애 데리고 어찌나 잘 숨어 다니는지. 얼마 전에 구씨 가문 구자현 씨한테 된통 당하고도 죽지 않고 살아 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걸레 같은 몸, 남자들 좀 상대한다고 죽지는 않아요. 재미를 다 본 뒤에 가성섬에 데려가도 늦지 않잖아요.”민정연은 자신이 이렇게 말하면 반호영이 흡족해할 줄 알았다.어차피 맞아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진 얼굴, 허드렛일을 하는 부하들이나 탐내지 모든 걸 다 가진 남자가 이 여자한테 눈길을 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부소경이 와도 신세희의 지금 얼굴을 보면 고개를 돌릴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아! 상쾌해!’“말이 너무 많군!”반호영이 민정연을 쏘아보며 말했다.“입 냄새도 심하고. 역겨워서 들어줄 수가 없네.”민정연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빨갛게 물들었다.남자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바닥에 쓰러진 신세희를 보며 물었다.“그쪽은 어떻게 생각해?”신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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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신세희가 비명을 질렀다.“이거 놔! 안 그러면….”“물어 죽이려고?”반호영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사람을 홀릴 것 같은 매력적인 눈동자, 그리고 선이 고운 이목구비까지… 목소리가 굵지 않았으면 여자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었다.신세희마저 잠시 넋을 잃고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반호영이 말을 이었다.“나랑 함께하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야.”신세희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아, 나 그쪽보다 두 살 어려. 아직 여자친구 한번 사귀어본 적 없고. 하지만 그쪽은 다르잖아. 결혼도 해봤고 여섯 살 애까지 있다면서? 그러니 나 같은 연하남이랑 만나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지.”신세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당신….”참 어이없는 계산법이었다.그녀의 의견은 전혀 묻지도 않는 일방적인 선언.‘내 의중은 중요하지도 않은 거야?’힘만 있었으면 당장이라도 이 기고만장한 남자의 아랫도리를 걷어차고 싶었다!하지만 이미 민정연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기에 그의 품을 벗어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이거 놔! 반호영 이 개 같은 자식아! 그래도 가성섬 군주의 넷째 동생이잖아! 사람 구실 좀 하라고!”신세희는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럴수록 반호영은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신세희, 계속 반항하면 그 입을 확 덮쳐버릴 수도 있어!”신세희는 다급히 입을 다물었다.‘침착해. 반항할수록 나만 손해야. 이 남자는 도대체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남자가 과분한 스킨십을 시도한다면 따르는 척하다가 자결할 생각이었다.신세희가 조용해지자 반호영은 그녀를 안고 차에 태우고는 출발을 명령했다.신세희는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반호영이 그녀에게 안대를 씌웠다.“갑갑해도 참아. 당신 남편이랑 나, 사이가 최악이거든. 지금부터 전쟁 시작이야. 그놈이 죽든가 내가 죽든가 어쨌든 둘 중 하나는 죽을 거라고. 그러니 그놈 지역에서는 조심해야지.”차는 두 시간이나 달리더니 한곳에서 멈춰 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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