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푹 파인 셔츠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걸친 민정연이 신세희에게 다가왔다. 자세를 숙이면 속옷이 보일 정도였다.신세희는 고개를 홱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정말 보기 역겹네요!”민정연은 발끈하는 대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세희, 내 손에 잡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 했지? 드디어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신세희도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물었다.“궁금한 게 있는데,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어요?”“하!”민정연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것 같아? 신세희, 넌 옥살이도 하고, 출소하고 나서는 부소경한테 오랫동안 쫓겨 다니기까지 했잖아. 심지어 남성에 돌아온 뒤론 임서아한테 갖은 꼴을 다 당하고. 이런 너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데 나라고 뭐, 그리 쉽게 죽을까?”신세희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요. 참 강한 사람이죠, 당신은.”“네가 어떻게 내 손에 잡혔는지 궁금하지 않아?”민정연이 의기양양하게 물었지만, 신세희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민정연 씨가 말해준다면 궁금하긴 하네요.”“듣고 싶어도 듣고, 듣기 싫어도 들어!”민정연은 신세희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기며 악에 받쳐서 말했다.“잘 들어. 내가 겪은 고통 전부 너 때문이니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렇게 말하는 민정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닷새 전, 서씨 어르신의 집에서 쫓겨난 뒤로 반항도 못 하고 여인숙 사장에게 끌려갔다. 그날 밤, 그녀는 일반인은 상상하지도 못할 고통을 치렀다. 세상을 원망하고 하늘에게 제발 그만하라고 빌어도 무용지물이었다.그날 밤 그녀를 겁탈한 남자는 무려 60여 명이었다.60 명!상상도 하지 못할 숫자였다.그녀를 끌고 온 사장은 그녀에게 잠잘 시간도 주지 않았다. 날이 밝을 때까지 그녀 방 앞에는 무려 백 명이 넘는 남자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민정연은 그만 죽고 싶었다.사장에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가족에게 전화해서 두 배의 돈을 지불하겠다고 애원했다.그제야 사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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