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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한줄기의 눈부신 광선이 비치자 신세희는 눈을 꼭 감았다.

그러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낡은 폐공장 같았다.

누군가가 거칠게 신세희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그 여자가 나한테 큰 선물을 줬군. 아주 추하고 더러운 여자라고 해서 몸 파는 여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청순하게 생겼을 줄이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대학생인 줄 알겠어. 당신 정말 여섯 살 애 엄마 맞아?”

등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얼굴에 흉터가 있는 험한 인상의 남자가 그녀를 음흉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큰 입에 쭉 째진 눈, 딱 봐도 좋은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꼴에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지만 마치 주워 온 옷처럼 전혀 그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

신세희는 가소롭다는 듯이 대꾸했다.

“죽을 땐 죽더라도 나를 죽인 놈이 누군지는 알아야겠어. 당신 누구야!”

“무섭지도 않은가 봐?”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신세희는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대꾸했다.

“두렵다고 해결되는 거 있어?”

남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해결되는 건 없지.”

“그러니까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지?”

신세희도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했다.

일부러 강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두렵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하도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어느새 강심장이 되어버렸다. 십 대 때는 살인범으로 오해받아 경찰에 잡혀간 적도 있었다. 사형일지 무기징역일지도 모르는 상황.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여자애가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런 일까지 겪었으니 지금 상황은 우습기만 했다.

어차피 사형을 면했으나 7년이나 살았지 않은가.

신세희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피곤한 기색으로 심드렁하게 물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여기 남성이지? 나를 차에 태워서 남성으로 데려온 거야?”

그녀의 질문에 남자가 자세를 바로 하더니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자세히 관찰했다.

신세희는 차가운 미소를 짓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예상이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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