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가 비명을 질렀다.“이거 놔! 안 그러면….”“물어 죽이려고?”반호영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사람을 홀릴 것 같은 매력적인 눈동자, 그리고 선이 고운 이목구비까지… 목소리가 굵지 않았으면 여자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었다.신세희마저 잠시 넋을 잃고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반호영이 말을 이었다.“나랑 함께하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야.”신세희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아, 나 그쪽보다 두 살 어려. 아직 여자친구 한번 사귀어본 적 없고. 하지만 그쪽은 다르잖아. 결혼도 해봤고 여섯 살 애까지 있다면서? 그러니 나 같은 연하남이랑 만나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지.”신세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당신….”참 어이없는 계산법이었다.그녀의 의견은 전혀 묻지도 않는 일방적인 선언.‘내 의중은 중요하지도 않은 거야?’힘만 있었으면 당장이라도 이 기고만장한 남자의 아랫도리를 걷어차고 싶었다!하지만 이미 민정연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기에 그의 품을 벗어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이거 놔! 반호영 이 개 같은 자식아! 그래도 가성섬 군주의 넷째 동생이잖아! 사람 구실 좀 하라고!”신세희는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럴수록 반호영은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신세희, 계속 반항하면 그 입을 확 덮쳐버릴 수도 있어!”신세희는 다급히 입을 다물었다.‘침착해. 반항할수록 나만 손해야. 이 남자는 도대체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남자가 과분한 스킨십을 시도한다면 따르는 척하다가 자결할 생각이었다.신세희가 조용해지자 반호영은 그녀를 안고 차에 태우고는 출발을 명령했다.신세희는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반호영이 그녀에게 안대를 씌웠다.“갑갑해도 참아. 당신 남편이랑 나, 사이가 최악이거든. 지금부터 전쟁 시작이야. 그놈이 죽든가 내가 죽든가 어쨌든 둘 중 하나는 죽을 거라고. 그러니 그놈 지역에서는 조심해야지.”차는 두 시간이나 달리더니 한곳에서 멈춰 섰
“너무 똑똑하다! 신세희, 너 너무 똑똑해!” 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 “그래서, 나는 아마 못 돌아가는 거겠지? 왜냐면 내가 네 탈출 터널을 알아냈으니, 넌 분명 나를 죽일 거 아니야, 맞지?” 반호영은 더 말을 하지 않았고, 신세희를 안은 채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별장 내부는 매우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다. 별장 안은 반호영이 말했던 것처럼, 개인 의사가 있었고, 의사는 반호영이 얼굴이 호빵처럼 부은 여자를 안고 들어온 걸 보았다. 여자의 입가엔 핏줄이 보였으며, 머리도 헝클어져 있는 걸 보고 의사가 물었다. “도련님, 이게…” “얼음팩 가져와서 얼굴에 찜질 좀 해주세요. 그리고 몸 안에 상처 입은 거 있나 검사 좀 해주시고, 피부나 머리쪽에 입은 상처도 최대한 좋은 약으로 치료해주세요.” 반호영은 가정의사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 가정의사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 “넵, 도련님!” 반호영은 신세희를 소파 위에 올려뒀고, 의사는 바쁘게 일을 시작했다. 우선은 얼음팩으로 찜질을 했다. 차가운 얼음팩 두 개가 신세희 얼굴 위로 올라왔을 때, 순간적으로 얼굴이 훨씬 편안해졌고, 머리까지 확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의사는 또 붓기를 빼주는 차가운 약을 그녀의 얼굴 위에 발랐다. 모든 걸 다 처리하고 나니 이미 시간은 새벽 2시였다. 반호영은 바로 신세희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올려준 뒤 말했다. “오늘 저녁은 푹 쉬어, 나중에 상처 다 나으면 그때 얘기하자.” 그녀를 향한 대우가 너무 좋은 거 아닌가? 그녀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려는 건가? 신경쓰지 말자! 우선 잠자고 내일 생각하고, 자고 일어나야 도망갈 정신도 있을 테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날이 밝아 있었고, 일어난 신세희는 자신의 얼굴 붓기가 이미 가라 앉음을 느꼈다. 그녀는 안방에 인테리어를 볼 새도 없이, 일어나서 거울 앞으로 가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손자국이 조금 남은 것 말고는 얼굴에 붓기는 사라져 있었고, 머리가 매우
신세희는 웃었다. 그녀는 웃을 때 머리를 갸우뚱했고, 아무리 봐도 눈 앞에 있는 남자가 너무 우습다고 생각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제가 그쪽을 아나요?”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 신세희는 직설적으로 반호영에게 물었다. “넌 내가 반호영인 거 알잖아.” “왜냐면 내 남편 때문이잖아!내 남편 때문이라고, 알아 들었어? 내 남편이 너네 가성섬 전체를 다 공격하려 했고, 그래서 내 남편이 너네 가성섬 주인이랑 그 주인의 가족들, 너희 반씨 가문에 대해서 다 알고 있지. 그래서 네 나이랑, 네 겉모습만 보고도 네가 반호영인 걸 알 수 있었어.” 신세희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너 똑똑하다고 한 거야.” 반호영은 신세희를 보며 인내심을 가졌고, 그는 그렇게 소파에 앉아 신세희를 직시하고 있었다. 신세희는 그의 눈빛에서 간절함을 느꼈다. 맞다. 반호영은 간절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몸에 닭살이 돋았고, 그녀는 말문이 막혀서 한참동안 말을 하지 못 했다. “…” 반호영은 오히려 평온했다. “신세희, 네가 우리 반씨 가문을 알고 있음과 동시에 나도 너를 알고 있어, 내 얘기도 좀 들어볼래?” “말해봐!” 신세희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어렸을 때부터 불행했지. 12살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도 네가 감옥생활 할 때 실종되셨잖아.” 반호영이 말했다. “임지강이 알려준 거지?” “그래서, 난 네가 감옥 살이 했던 거 알고, 결혼하기 전에 임신했던 것도 알고, 네가 부소경한테 6년 동안 쫓겼던 것도 알고, 너랑 네 오빠가 네 딸을 데리고 도망다닌 것도 알아.” “그건 임지강네 가족이 날 죽이려고 했던 거였어! 내 남편이 그런 게 아니야!” 신세희는 화가 나서 웃었다. “근데 너도 그때는 남편이 죽이려고 한다고 생각했었잖아, 아니야?” 반호영이 되물었다. 신세희:“......” “네가 왜 부소경이 널 죽일 거라고 생각했냐고?” 반호영은 혼자 질문하고 혼자 대답했
너무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큰 형이 임씨 가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사람을 파견해서 몰래 남성에 잠복할 때, 그도 따라왔다. 그는 신세희라는 여자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 처음 신세희를 봤을 땐, 신세희가 회사 밖에 있었을 때였고, 그러니까 어제 아침이었다. 그때 신세희는 막 뛰어다니면서 전체적으로 생기가 가득했고, 헐렁한 하얀색 맨투맨을 입고 있었어서 그녀가 전혀 27살의 성숙한 여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 속세를 모르는 여고생 같았다. 그녀의 때 타지 않은 모습은, 가성섬 전체에 있는 여자들을 모두 억누를 수 있었다. 반호영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번에 여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온 걸 알았기에, 그는 모습을 드러낼 수없었고,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신세희의 청순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외모에 매료되었어도, 반호영은 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는 똑같이 계획대로 일을 처리하고, 자신의 부하와 민정연을 시켜서 이 일을 처리해야 했다. 반호영이 신세희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됐을 때는, 그 허름한 창고에서 민정연이 신세희를 때렸을 때였다. 신세희의 굴복하지 않는 모습과 냉정함, 신세희는 이미 저렇게 맞아서 죄인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서 나오는 그 담담함과 거만함은, 여전히 민정연을 짓누를 수 있었다. 민정연이 위에서 신세희의 얼굴을 발로 밟고 있었어도, 반호영은 민정연의 실패와 초조함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신세희는 달랐다. 신세희는 늘 침착했다. 아무리 그녀의 얼굴이 부어서 터질 것 같았어도, 그녀는 똑같이 침착했다. 그 순간, 반호영은 신세희를 사랑하게 됐다. 그는 위풍당당하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고, 인맥과 권력이 남성에서 서울 그리고 해외까지 멀리 뻗어 나가 있는 부소경이, 왜 할아버지가 지지하는 임서아를 포기하고, 고집을 피우면서까지 2년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6년동안 도망 다닌 신세희와 결혼을
신세희는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았다. 그녀는 세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아이고, 아파라!”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문 앞에는 갑자기 신처럼 강림한 남자가 서 있었고, 정말 그녀의 남편 부소경이었다. “소경씨......”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아직 살아서 자신의 남편을 볼 수 있다고? 신세희는 미친듯이 부소경을 향해 달려갔다. “소경씨… 흑흑흑, 여보… 저… 저 아직 살아 있는 거죠?” 부소경은 마음이 무척 아팠다. “미안해, 내가 늦었어, 정말 미안해.” 그녀는 두 팔로 세게 신세희를 품 안에 앉았고, 소파에 앉아있는 반호영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부소경의 부하도 부소경과 같이 왔고, 아무 소리 없이 이 별장에 쳐 들어왔는데, 방금까지 분명 소파에 앉아 있던 반호영은 소파가 움직인 뒤에 갑자기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사라져 버렸고, 그들은 아무도 보지 못 했다. 엄선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련님… 큰 일입니다!” 부소경은 여전히 엉엉 울고 있는 신세희를 달래주고 있었고, 엄선우가 자신을 부르자 부소경은 소파를 보고 나서 멍해졌다. 어디갔지? 반호영은 직접 남성에 잠복을 하러 왔고, 게다가 오자마자 신세희를 노렸으니, 이건 부소경의 실수였다. 그래서, 부소경은 남성에서의 많은 소식들이 이미 가성섬까지 퍼진 걸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건, 다 임지강 일가에서 시작되었다. “뒤져!” 부소경이 명령했다. “땅을 다 파서 라도 찾아내!” 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던 눈으로 부소경을 보았다. “소경씨, 여긴 해변가라서 실내에 해저 통로가 있어요.” 부소경:“......” 신세희는 이어서 부소경에게 말했다. “소경씨, 이 반호영이라는 사람은 가성섬 반씨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그 사람들이 임지강네 가족한테서 저희의 많은 소식을 들었고요.” “나도 알아, 이미 찾아냈거든. 잘했어.” 부소경은 아내를 더욱 세게 안았다. “가자,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부
어쩔 수 없이 부소경은 바로 임실로 달려왔다. 임실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았지만 또 한 발 늦고 말았다. 그들이 올라가서 신세희의 방을 찾았을 때, 신세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남은 사람은 민정아 한 명이었고, 그녀는 쉬지 않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민정아는 부소경이 온 걸 보고 너무 다급해서 울 뻔했다. “도련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가… 제가 잠깐 전화 받으러 내려갔을 뿐인데, 호텔 프론트 아가씨가 저보고 전화를 받으라고 해서 제가 내려가서 이상한 전화를 받고 다시 올라와 보니, 세희씨가... 실종됐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에요, 흑흑흑, 도련님, 다 제 잘못이에요, 저를 죽이신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민정아는 죽음을 기다리듯이, 부소경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평온하게 말했다. “이건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다 하나로 묶여있는 일이에요. 지금 급한 건 일단 우리랑 호텔 감시카메라 조사해봐야 하고, 작은 구석 하나도 놓칠 수 없어요.” “네네!” 민정아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안 감시 카메라는 원리대로라면 외부인한테 보여줄 수 없었지만, 호텔 안에 사람 한 명이 사라져서 그들은 고객에게 안 보여줄 수도 없었고, 게다가 부소경이 여기 서 있으니 그 누구도 부소경을 정면으로 대항할 수 없었다. 그건 죽고싶을 때나 하는 짓이었다. 건축 회사에 모든 동료들은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는 걸 도와줬다. 송주혁은 조사를 하면서 울었다. 감시 카메라를 여러 번 돌려봤고, 신세희가 방에 있는 모습 밖에 안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려봤을 때, 부소경은 날카로운 눈썰미로 감시 카메라에 사각지대에 찍힌 부분을 보았고, 거기엔 검은 색 점이 있었다. 다시 확대를 해서 보니, 캐리어 밑에 달린 바퀴 같았다. 캐리어에 달린 바퀴였다. 부소경은 바로 그 이후 장면으로 돌려보았고, 복도 쪽에 캐리어가 있는지 보았다. 역시 캐리어가 있었다. 신세희가 실종된 5분 후에, 제일 큰 사이즈의 캐
신세희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라서 무기력하게 말했다. “민정연은 정말 너무 악랄해요!” 부소경:“......” 이 순간, 그의 눈에서 깊은 살기가 느껴졌다. 남자는 엄선우에게 말했다. “당장 병원으로 가.” “나… 괜찮아요, 그냥 민정연한테 맞아서 얼굴 좀 붓고 머리카락만 좀 뽑혀서 그렇지, 뼈 같은 곳은 안 다쳤어요.” 사실, 민정연이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육체적인 아픔은 신세희는 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캐리어 안에 들어가 있었을 때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신세희는 정말 민정연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너가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네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봐야지 아는 거야. 당장 병원으로 가!” 부소경은 다시 한번 엄선우에게 명령했다. 엄선우는 바로 대답했다. “네, 도련님!” 말이 끝난 후, 시동을 걸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소경은 핸드폰으로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누구한테 걸어요?” 신세희가 물었다. 부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전화가 언제 연결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화 너머, 잠들어 있던 구서준은 시끄러운 벨소리에 깼고, 그는 부소경의 전화인 걸 보고 바로 받았다. “삼촌, 어제 저녁에 정아씨 한테 얘기 들었어, 숙모가 실종되셨다며? 어제 저녁에 내가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 삼촌이 어딨는지도 모르니까 새벽 5시까지 기다리다가 겨우 잠들었어. 그래서, 숙모는 찾았어?” 구서준이 말한 상황은 사실이었다. 그는 어제 민정아 때문에 출장을 갔고, 그는 민정아가 보고싶어서 저녁에 민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민정아는 전화를 받고 울기 시작했다. “서준씨, 세희씨가… 납치 당했어요. 그래서 지금 행방불명 상태예요.” “지금은 전화 못 해요 세희씨 찾으러 가야하거든요.” 말을 끝낸 뒤, 민정아는 전화를 끊었다. 이쪽에 있던 구서준은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부소경은 받지 않았다. 구서준은 어
어제 그가 옷을 다 벗고 자는 바람에, 지금 당장 입어야 할 옷까지 찾아야 했다. 됐고, 일단 잡히는 대로 입자. 구서준은 바지를 입으면서 스피커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 삼촌 걱정하지 마, 내가 오늘 안에 민정연 못 찾으면, 내 머리라도 잘라서 받칠게!” 그리고 구서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속으로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제길! 겨우 목숨을 살려줬는데 감히 뒤돌아서 또 사람을 해치려 하다니! 그것도 내 여자친구의 베프를! 민정연! 나 구서준이 오늘 꼭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않는다면, 내 머리를 잘라서 너한테 받칠 거야. 시간도 부족하고, 부소경이 죄를 물을까 봐 두렵기도 하고, 자신도 너무 화가 나서, 구서준은 바지를 입었지만 상의를 입는 것도 깜빡한 채 그렇게 옷을 벗고 나왔다. 별장 밖에 있던 부하들은 이런 모습의 도련님을 보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련님?” 부하가 물었다. “시간 없어, 얼른, 우리도 다같이 움직여서 남성 구석구석을 다 뒤져서라도 민정연 그년을 찾아내야 해!” 구서준은 심지어 허리 벨트를 채울 시간도 없었고, 허둥대는 모습으로 부하에게 말했다. 정말 자신의 도련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며칠 전, 그들은 도련님이 부소경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하며, 민정연을 살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어떻게 며칠만에 사람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진 걸까? 하지만 부하들은 감히 물을 수 없었다. 도련님이 명령하는 거라면, 그들은 다 해야했다.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서 남성의 큰 길부터 작은 골목까지 다 샅샅이 뒤졌다. 그 시간에 민정연도 쥐처럼 도망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숨은 뒤, 임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아씨, 저 어떡하죠? 저 좀 살려주세요!” 민정연은 간곡히 애원했다. 가성섬에 멀리 있던 임서아는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니까 정연씨, 왜 또 죄를 지었어요? 진짜 운도 없네요!” 민정연은 임서아의 비웃음을 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