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큰 형이 임씨 가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사람을 파견해서 몰래 남성에 잠복할 때, 그도 따라왔다. 그는 신세희라는 여자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 처음 신세희를 봤을 땐, 신세희가 회사 밖에 있었을 때였고, 그러니까 어제 아침이었다. 그때 신세희는 막 뛰어다니면서 전체적으로 생기가 가득했고, 헐렁한 하얀색 맨투맨을 입고 있었어서 그녀가 전혀 27살의 성숙한 여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 속세를 모르는 여고생 같았다. 그녀의 때 타지 않은 모습은, 가성섬 전체에 있는 여자들을 모두 억누를 수 있었다. 반호영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번에 여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온 걸 알았기에, 그는 모습을 드러낼 수없었고,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신세희의 청순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외모에 매료되었어도, 반호영은 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는 똑같이 계획대로 일을 처리하고, 자신의 부하와 민정연을 시켜서 이 일을 처리해야 했다. 반호영이 신세희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됐을 때는, 그 허름한 창고에서 민정연이 신세희를 때렸을 때였다. 신세희의 굴복하지 않는 모습과 냉정함, 신세희는 이미 저렇게 맞아서 죄인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서 나오는 그 담담함과 거만함은, 여전히 민정연을 짓누를 수 있었다. 민정연이 위에서 신세희의 얼굴을 발로 밟고 있었어도, 반호영은 민정연의 실패와 초조함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신세희는 달랐다. 신세희는 늘 침착했다. 아무리 그녀의 얼굴이 부어서 터질 것 같았어도, 그녀는 똑같이 침착했다. 그 순간, 반호영은 신세희를 사랑하게 됐다. 그는 위풍당당하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고, 인맥과 권력이 남성에서 서울 그리고 해외까지 멀리 뻗어 나가 있는 부소경이, 왜 할아버지가 지지하는 임서아를 포기하고, 고집을 피우면서까지 2년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6년동안 도망 다닌 신세희와 결혼을
신세희는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았다. 그녀는 세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아이고, 아파라!”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문 앞에는 갑자기 신처럼 강림한 남자가 서 있었고, 정말 그녀의 남편 부소경이었다. “소경씨......”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아직 살아서 자신의 남편을 볼 수 있다고? 신세희는 미친듯이 부소경을 향해 달려갔다. “소경씨… 흑흑흑, 여보… 저… 저 아직 살아 있는 거죠?” 부소경은 마음이 무척 아팠다. “미안해, 내가 늦었어, 정말 미안해.” 그녀는 두 팔로 세게 신세희를 품 안에 앉았고, 소파에 앉아있는 반호영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부소경의 부하도 부소경과 같이 왔고, 아무 소리 없이 이 별장에 쳐 들어왔는데, 방금까지 분명 소파에 앉아 있던 반호영은 소파가 움직인 뒤에 갑자기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사라져 버렸고, 그들은 아무도 보지 못 했다. 엄선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련님… 큰 일입니다!” 부소경은 여전히 엉엉 울고 있는 신세희를 달래주고 있었고, 엄선우가 자신을 부르자 부소경은 소파를 보고 나서 멍해졌다. 어디갔지? 반호영은 직접 남성에 잠복을 하러 왔고, 게다가 오자마자 신세희를 노렸으니, 이건 부소경의 실수였다. 그래서, 부소경은 남성에서의 많은 소식들이 이미 가성섬까지 퍼진 걸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건, 다 임지강 일가에서 시작되었다. “뒤져!” 부소경이 명령했다. “땅을 다 파서 라도 찾아내!” 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던 눈으로 부소경을 보았다. “소경씨, 여긴 해변가라서 실내에 해저 통로가 있어요.” 부소경:“......” 신세희는 이어서 부소경에게 말했다. “소경씨, 이 반호영이라는 사람은 가성섬 반씨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그 사람들이 임지강네 가족한테서 저희의 많은 소식을 들었고요.” “나도 알아, 이미 찾아냈거든. 잘했어.” 부소경은 아내를 더욱 세게 안았다. “가자,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부
어쩔 수 없이 부소경은 바로 임실로 달려왔다. 임실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았지만 또 한 발 늦고 말았다. 그들이 올라가서 신세희의 방을 찾았을 때, 신세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남은 사람은 민정아 한 명이었고, 그녀는 쉬지 않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민정아는 부소경이 온 걸 보고 너무 다급해서 울 뻔했다. “도련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가… 제가 잠깐 전화 받으러 내려갔을 뿐인데, 호텔 프론트 아가씨가 저보고 전화를 받으라고 해서 제가 내려가서 이상한 전화를 받고 다시 올라와 보니, 세희씨가... 실종됐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에요, 흑흑흑, 도련님, 다 제 잘못이에요, 저를 죽이신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민정아는 죽음을 기다리듯이, 부소경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평온하게 말했다. “이건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다 하나로 묶여있는 일이에요. 지금 급한 건 일단 우리랑 호텔 감시카메라 조사해봐야 하고, 작은 구석 하나도 놓칠 수 없어요.” “네네!” 민정아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안 감시 카메라는 원리대로라면 외부인한테 보여줄 수 없었지만, 호텔 안에 사람 한 명이 사라져서 그들은 고객에게 안 보여줄 수도 없었고, 게다가 부소경이 여기 서 있으니 그 누구도 부소경을 정면으로 대항할 수 없었다. 그건 죽고싶을 때나 하는 짓이었다. 건축 회사에 모든 동료들은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는 걸 도와줬다. 송주혁은 조사를 하면서 울었다. 감시 카메라를 여러 번 돌려봤고, 신세희가 방에 있는 모습 밖에 안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려봤을 때, 부소경은 날카로운 눈썰미로 감시 카메라에 사각지대에 찍힌 부분을 보았고, 거기엔 검은 색 점이 있었다. 다시 확대를 해서 보니, 캐리어 밑에 달린 바퀴 같았다. 캐리어에 달린 바퀴였다. 부소경은 바로 그 이후 장면으로 돌려보았고, 복도 쪽에 캐리어가 있는지 보았다. 역시 캐리어가 있었다. 신세희가 실종된 5분 후에, 제일 큰 사이즈의 캐
신세희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라서 무기력하게 말했다. “민정연은 정말 너무 악랄해요!” 부소경:“......” 이 순간, 그의 눈에서 깊은 살기가 느껴졌다. 남자는 엄선우에게 말했다. “당장 병원으로 가.” “나… 괜찮아요, 그냥 민정연한테 맞아서 얼굴 좀 붓고 머리카락만 좀 뽑혀서 그렇지, 뼈 같은 곳은 안 다쳤어요.” 사실, 민정연이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육체적인 아픔은 신세희는 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캐리어 안에 들어가 있었을 때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신세희는 정말 민정연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너가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네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봐야지 아는 거야. 당장 병원으로 가!” 부소경은 다시 한번 엄선우에게 명령했다. 엄선우는 바로 대답했다. “네, 도련님!” 말이 끝난 후, 시동을 걸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소경은 핸드폰으로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누구한테 걸어요?” 신세희가 물었다. 부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전화가 언제 연결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화 너머, 잠들어 있던 구서준은 시끄러운 벨소리에 깼고, 그는 부소경의 전화인 걸 보고 바로 받았다. “삼촌, 어제 저녁에 정아씨 한테 얘기 들었어, 숙모가 실종되셨다며? 어제 저녁에 내가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 삼촌이 어딨는지도 모르니까 새벽 5시까지 기다리다가 겨우 잠들었어. 그래서, 숙모는 찾았어?” 구서준이 말한 상황은 사실이었다. 그는 어제 민정아 때문에 출장을 갔고, 그는 민정아가 보고싶어서 저녁에 민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민정아는 전화를 받고 울기 시작했다. “서준씨, 세희씨가… 납치 당했어요. 그래서 지금 행방불명 상태예요.” “지금은 전화 못 해요 세희씨 찾으러 가야하거든요.” 말을 끝낸 뒤, 민정아는 전화를 끊었다. 이쪽에 있던 구서준은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부소경은 받지 않았다. 구서준은 어
어제 그가 옷을 다 벗고 자는 바람에, 지금 당장 입어야 할 옷까지 찾아야 했다. 됐고, 일단 잡히는 대로 입자. 구서준은 바지를 입으면서 스피커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 삼촌 걱정하지 마, 내가 오늘 안에 민정연 못 찾으면, 내 머리라도 잘라서 받칠게!” 그리고 구서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속으로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제길! 겨우 목숨을 살려줬는데 감히 뒤돌아서 또 사람을 해치려 하다니! 그것도 내 여자친구의 베프를! 민정연! 나 구서준이 오늘 꼭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않는다면, 내 머리를 잘라서 너한테 받칠 거야. 시간도 부족하고, 부소경이 죄를 물을까 봐 두렵기도 하고, 자신도 너무 화가 나서, 구서준은 바지를 입었지만 상의를 입는 것도 깜빡한 채 그렇게 옷을 벗고 나왔다. 별장 밖에 있던 부하들은 이런 모습의 도련님을 보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련님?” 부하가 물었다. “시간 없어, 얼른, 우리도 다같이 움직여서 남성 구석구석을 다 뒤져서라도 민정연 그년을 찾아내야 해!” 구서준은 심지어 허리 벨트를 채울 시간도 없었고, 허둥대는 모습으로 부하에게 말했다. 정말 자신의 도련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며칠 전, 그들은 도련님이 부소경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하며, 민정연을 살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어떻게 며칠만에 사람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진 걸까? 하지만 부하들은 감히 물을 수 없었다. 도련님이 명령하는 거라면, 그들은 다 해야했다.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서 남성의 큰 길부터 작은 골목까지 다 샅샅이 뒤졌다. 그 시간에 민정연도 쥐처럼 도망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숨은 뒤, 임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아씨, 저 어떡하죠? 저 좀 살려주세요!” 민정연은 간곡히 애원했다. 가성섬에 멀리 있던 임서아는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니까 정연씨, 왜 또 죄를 지었어요? 진짜 운도 없네요!” 민정연은 임서아의 비웃음을 들은
민정연이 고개를 돌리자, 허리 벨트도 안 채우고 상의도 안 입은 구서준이 보였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서준 작은 도련님이라고 구서준을 부르지만, 사실상 구서준도 어리지 않았고, 이젠 20대였다. 게다가 구서준은 키가 180이 넘었고, 비록 보기엔 말라보이지만, 그의 근육은 단단하게 발달되어 있었다. 이때, 상의를 아무것도 안 입은 구서준은 그의 구릿빛 피부를 드러냈고, 게다가 그의 풀린 벨트를 보면 정말 넋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원래 살짝 수다스럽고 능글 맞아 보였던 구서준은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가 아무리 차갑게 웃으며 민정연을 보고 있어도 말이다. 그리고 그건 못된 웃음이었다. 원래 이미 궁지에 몰린 민정연은 이런 구서준을 보고 멍해지고 말았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옆에 있다는 것도 까먹은 채, 수치스러움도 모르는 듯이 웃으면서 구서준을 보았다. “오, 서준 도련님 모습이… 왜 이런 모습으로 계신지 제가 맞춰봐도 될까요?” 구서준은 너무 화가 나서 웃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미 민정연이 자신에게 잡힌 걸 생각하니, 민정연이 그 더러운 입으로 무슨 말을 뱉는지 들어나 볼 생각이었다. 그는 궁금해서 들어보고 싶었다. “왜인 거 같은데?” 구서준은 흥미롭다는 듯이 차갑게 웃었다. 민정연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로 구서준 앞으로 왔다. “서준 도련님, 도련님 약혼녀 민정아 있잖아요, 제가 걔를 제일 잘 알거든요. 걔는 완전 촌스러운 촌년이에요, 저희 집에서는 하녀 같은 존재고요, 보는 안목도 없고, 재미도 없는데 어떻게 도련님 곁에 있을 수 있겠어요? 제가 봤을 땐, 걔는 저녁에도 도련님을 만족시키지 못 할 거 같은데요? 그래서 제가 생각나신 거죠?” “하! 하하!” 구서준은 연속으로 두 번 웃었다. 이 순간, 그는 눈 앞에 이 아줌마가 정말 심한 착각병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준 도련님, 이런 일은 저를 찾아오시는 게 맞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보고 들은 게 많았
그런데 결국에는? 이 여자는 기회를 찾자마자 바로 사람을 해치려 했지. 신세희가 민정연한테 잘못한 게 대체 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신세희씨를 캐리어에 넣어서 하마터면 질식시킬 뻔했고, 게다가 신세희씨의 얼굴을 망가질 정도로 때린 것도 모자라, 몇 백명의 남자들을 찾아서 신세희씨를 갖고 놀게 만들려고 했다고! 아저씨! 아줌마! 이게 바로 당신들의 욕심이 만들어 낸 상황이야! 당시에 남의 걸 뺏으려고 하지만 않으셨어도, 그쪽 딸이 이렇게 변하진 않았을 거야. 이번에도 내가 이 여자를 용서하면, 나랑 정아씨 그리고 신세희씨 무덤을 파는 짓이 아닐까?” 구서준은 더 이상 그들을 보기 싫어서, 부하들에게 이 세 사람을 차에 태우라고 명령했다. 이렇게 되니 민정연 가족은 구서준의 의해 차에 태워져서 잡혀갔다. 가는 길, 그는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 명령을 내가 감히 거스를 수가 없어서, 삼촌명령 듣자마자 옷도 못 입고, 그냥 벗은 채로 민정연을 찾으러 다녔거든. 근데 진짜 내가 찾아냈어. 그럼… 이제 삼촌한테 가져다줄까?” 한편, 부소경의 차는 막 병원에 도착했고, 그는 지금 구서준을 상대한 겨를이 없었다. “나 지금 시간 없어. 병원이거든. 찾았으면 됐어, 우선 끊을게!” 전화를 끊은 후, 구서준은 몇 초 동안 어안이 벙벙해졌다. 신세희가 병원에 실려갔다고? 보아하니 정말 많이 다친 것 같다. 신세희가 또 괴롭힘을 당하고, 이번엔 본인 때문인 걸 생각하니, 구서준은 너무 화가 나서 그는 민정연을 또 무섭게 발로 차고 때렸다. 하도 맞은 민정연은 자신의 갈비뼈가 몇 대나 부러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녀는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이 순간, 민정연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 하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마지막에 그녀는 울부짖을 힘조차 없었고, 콩벌레처럼 웅크려 있었다. 좀 지나서 민정아가 도착했고, 구서준은 민정아 앞을 가로 막았다. “정아씨, 보지 말아요, 아니면 보고 나서 날 때리든가
의사는 평온하게 말했다. “아가씨, 우선 돌아가세요. 도련님께서 어떤 분도 사모님과 면회하지 못 하게 하셨습니다.” “저… 저도 안되나요?’ 민정아는 이미 신세희를 자신의 자매처럼 생각했기에, 이럴 때 신세희가 매우 걱정이 되었다. 의사는 살짝 웃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도련님 뜻이셔서요.” “저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세희씨는 이제 위험하지 않은 거죠?”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세요 아가씨, 사모님은 괜찮으십니다. 얼굴을 맞으셔서 살짝 붓긴 했지만, 지금은 붓기도 줄었고, 심적으로 많이 놀라신 것 같아서, 도련님이 사모님께서 며칠동안 안정을 취하게 하셨습니다.” “네, 알겠어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 게요, 감사해요.” 그리고 민정아는 자리를 떠났다. 신세희와 겨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건너편 방에는 신세희와 신세희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부소경이 있었다. “당신 하여간 너무 오버스러워요!”신세희는 부소경이 수저로 떠주는 죽을 거절했다. 부소경은 그래도 인내심이 있었다. “지금은 친구랑 만나지 않는 게 좋아, 좀 조용히 쉬어야 해.” “난 괜찮아요! 그냥 사람한테 얼굴 좀 맞았을 뿐이에요. 붓기는 하루만에 다 빠져서 별로 아프지도 않아요. 그리고 머리카락은 애초에 머리 숱이 많아서 한 손에 다 못 잡았어요. 민정연이 마침 몇 가닥 뽑아줘서 난 오히려 좋은 걸요.” 신세희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별로 큰 일도 아니었는데, 그녀를 무균 병실에서 지내게 만들었다. “좋다고? 넌 네 딸이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해 봤어?’ 부소경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물었다. 아이는 옆에 앉아서 웃으면서 아빠가 엄마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엄마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하고 맞았던 건, 이 꼬맹이가 알리 없었다. 딸은 그저 엄마가 차를 타다가 실수로 사고가 났는데, 다치지는 않고 그저 살짝 놀란 정도라고 알고 있었다. 이게 부소경이 신유리에게 말한 사건의 경위였다. 부소경은 유리에게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