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결국에는? 이 여자는 기회를 찾자마자 바로 사람을 해치려 했지. 신세희가 민정연한테 잘못한 게 대체 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신세희씨를 캐리어에 넣어서 하마터면 질식시킬 뻔했고, 게다가 신세희씨의 얼굴을 망가질 정도로 때린 것도 모자라, 몇 백명의 남자들을 찾아서 신세희씨를 갖고 놀게 만들려고 했다고! 아저씨! 아줌마! 이게 바로 당신들의 욕심이 만들어 낸 상황이야! 당시에 남의 걸 뺏으려고 하지만 않으셨어도, 그쪽 딸이 이렇게 변하진 않았을 거야. 이번에도 내가 이 여자를 용서하면, 나랑 정아씨 그리고 신세희씨 무덤을 파는 짓이 아닐까?” 구서준은 더 이상 그들을 보기 싫어서, 부하들에게 이 세 사람을 차에 태우라고 명령했다. 이렇게 되니 민정연 가족은 구서준의 의해 차에 태워져서 잡혀갔다. 가는 길, 그는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 명령을 내가 감히 거스를 수가 없어서, 삼촌명령 듣자마자 옷도 못 입고, 그냥 벗은 채로 민정연을 찾으러 다녔거든. 근데 진짜 내가 찾아냈어. 그럼… 이제 삼촌한테 가져다줄까?” 한편, 부소경의 차는 막 병원에 도착했고, 그는 지금 구서준을 상대한 겨를이 없었다. “나 지금 시간 없어. 병원이거든. 찾았으면 됐어, 우선 끊을게!” 전화를 끊은 후, 구서준은 몇 초 동안 어안이 벙벙해졌다. 신세희가 병원에 실려갔다고? 보아하니 정말 많이 다친 것 같다. 신세희가 또 괴롭힘을 당하고, 이번엔 본인 때문인 걸 생각하니, 구서준은 너무 화가 나서 그는 민정연을 또 무섭게 발로 차고 때렸다. 하도 맞은 민정연은 자신의 갈비뼈가 몇 대나 부러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녀는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이 순간, 민정연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 하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마지막에 그녀는 울부짖을 힘조차 없었고, 콩벌레처럼 웅크려 있었다. 좀 지나서 민정아가 도착했고, 구서준은 민정아 앞을 가로 막았다. “정아씨, 보지 말아요, 아니면 보고 나서 날 때리든가
의사는 평온하게 말했다. “아가씨, 우선 돌아가세요. 도련님께서 어떤 분도 사모님과 면회하지 못 하게 하셨습니다.” “저… 저도 안되나요?’ 민정아는 이미 신세희를 자신의 자매처럼 생각했기에, 이럴 때 신세희가 매우 걱정이 되었다. 의사는 살짝 웃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도련님 뜻이셔서요.” “저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세희씨는 이제 위험하지 않은 거죠?”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세요 아가씨, 사모님은 괜찮으십니다. 얼굴을 맞으셔서 살짝 붓긴 했지만, 지금은 붓기도 줄었고, 심적으로 많이 놀라신 것 같아서, 도련님이 사모님께서 며칠동안 안정을 취하게 하셨습니다.” “네, 알겠어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 게요, 감사해요.” 그리고 민정아는 자리를 떠났다. 신세희와 겨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건너편 방에는 신세희와 신세희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부소경이 있었다. “당신 하여간 너무 오버스러워요!”신세희는 부소경이 수저로 떠주는 죽을 거절했다. 부소경은 그래도 인내심이 있었다. “지금은 친구랑 만나지 않는 게 좋아, 좀 조용히 쉬어야 해.” “난 괜찮아요! 그냥 사람한테 얼굴 좀 맞았을 뿐이에요. 붓기는 하루만에 다 빠져서 별로 아프지도 않아요. 그리고 머리카락은 애초에 머리 숱이 많아서 한 손에 다 못 잡았어요. 민정연이 마침 몇 가닥 뽑아줘서 난 오히려 좋은 걸요.” 신세희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별로 큰 일도 아니었는데, 그녀를 무균 병실에서 지내게 만들었다. “좋다고? 넌 네 딸이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해 봤어?’ 부소경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물었다. 아이는 옆에 앉아서 웃으면서 아빠가 엄마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엄마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하고 맞았던 건, 이 꼬맹이가 알리 없었다. 딸은 그저 엄마가 차를 타다가 실수로 사고가 났는데, 다치지는 않고 그저 살짝 놀란 정도라고 알고 있었다. 이게 부소경이 신유리에게 말한 사건의 경위였다. 부소경은 유리에게
“당연하지!” 부소경은 여전히 딱딱한 표정으로 있었다. 아무리 신세희라 해도 부소경을 이길수는 없었다. 조금 지나 신세희가 물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요?” 부소경은 생뚱맞은 대답을 했다. “당신 옷이 너무 많아.” 신세희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한번 바라봤다. “저기요... 저 지금 환자복 입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삼 일동안 환자복만 입어야 돼요. 근데 옷이 많다고요? 지금 딴 생각 하고 있죠!” 부소경은 화제를 돌렸다. “자고 있어, 유리 데리고 아침 먹고 올게. 30분이면 돌아와. 유리가 같이 있으니까 외롭진 않을 거야.” 말을 마치고 신세희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는 유리를 데리고 병실을 나갔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소리쳤다. “저기요, 부 씨 2명 돌아오세요!” 병실 밖에서 엄선우가 한마디 했다. “사모님, 공주님은 아직... 신씨 성입니다.” 이렇게 삼일 내내 신세희는 핍박에 의해 고급스러운 무균 병실에서 지냈다. 각종 검사를 해봤지만 경미한 타박상 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다만 얼굴에는 아직 민정연에게 맞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삼일 후, 신세희는 퇴원했다. 여전히 유리와 부소경, 엄선우 세 명이서 신세희를 데리러 왔다. 차에 타고나서 유리가 신비스럽게 신세희에게 말했다. “엄마, 우리 집에 조금 변화가 생겼어.” 그녀는 조금 기대되는 듯 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뭔데요? 무슨 변화예요? 당신도 참, 말보다는 행동이네요. 당신이 절 삼 일 동안 병실에 가둔 게 사실 절 위해서라는 거 알아요. 제가 건강했으면 하잖아요. 그래서 당신이 제게 사과하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어요. 음, 생각해 볼게요. 유리가 말한 우리 집의 변화가 또 당신이 설계한 굉장한 물건 아닐까요? 사과하려고 저를 위해 서재라도 만들었나요? 아니면 또 차를 샀나? 혹시 최고급 노트북?” 그녀는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지만 부소경은 그녀를 무시했
신세희의 반응에도 부소경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신세희는 몸을 돌려 부소경과 그와 손을 맞잡고 있는 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화가 나 팔짱을 끼고는 매서운 눈길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당신, 삼일전에 입원해 있을 때 옷이 너무 많다고 하던 게 무슨 뜻인지 그때는 몰랐는데 이젠 알겠어요. 당신 내 옷방에 있는 옷들을 다 치웠어요?” “엄마, 아직 몇 벌 남았어.” 유리는 좋은 마음으로 엄마한테 얘기해 줬다. 확실히 적어도 10벌은 돼 보이는 옷들이 남아있었다. “신유리, 넌 신 씨야, 부 씨야!” 신세희가 화를 내며 물었다. “신씨던 부씨던 어차피 내 딸이야.” 부소경은 조리 있게 얘기했다. 유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너 언제부터 아빠 편이 된 거야!” 예전에 유리는 엄마가 이쁘게 꾸미고 다니는 게 좋다고 했었다. 유리는 웃으면서 말했다. “엄마, 할머니가 계란찜 먹으러 오래, 나 갈게.” 그러고는 쌩하니 도망가 버렸다. 그녀는 화난 건 둘째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부소경의 넥타이를 움켜쥐었다. “저 이제야 알았어요. 병원에 삼일이나 입원해 있으라고 한 게 제가 아파서가 아니라 집에서 제 옷들을 처리하려고 그랬던 거죠? 맞죠! 왜 그런 거예요! 오늘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출근할 생각하지 마요!” 부소경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당신 이쁜 모습은 나만 볼 거야. 다시 한번 예쁘게 입고 나가기만 해봐. 일주일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해줄 테니까. 여유 시간도 없이 계속 유리 동생이 생길 거야. 어떻게 출근하나 보자. 난 말하면 말한 대로 해.” 말을 마치고 부소경은 그녀의 손에서 자신의 넥타이를 빼내고 유리에게 계란찜을 먹여주러 내려갔다. 신세희만 남겨두고... 그녀는 복도에서 복도에 한참을 그대로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웃었다. 그녀는 부소경과 신유리 앞으로 다가갔다. “유리 아빠, 혹시 절 잃을까 두려웠어요? 질투도 났고?” 부소
cctv를 보고 있던 부소경 조차도 깜짝 놀랐다. 그와 함께 cctv를 보던 엄선우도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다.“사모님은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꾸밈없는 타고난 아름다움이에요.”그 아름다움이 부소경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서준명도 신세희를 좋아했었고 조의찬도 신세희를 좋아했었고 서시언도 좋아했었고 심지어 구서준 그 자식도 처음에 신세희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그들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반호영 그가 신세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도 그윽했다. 부소경은 이제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 신세희를 바라보며 여전히 시크하게 말했다. “앞으로 출근할 때마다 꾸미지 말고 나가. 예쁜 옷도 입으면 안 돼. 옷은 촌스러울수록 좋겠군.” “왜요!” 신세희는 책상을 내리쳤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만 볼 수 있어.” 그는 굉장히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나!” 유리가 한마디 거들었다. 신세희는 유리를 살짝 째려봤다. “유리 너도 동의하는 거야?”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가 나랑 상의했어. 그래서 이번엔 아빠를 지지하기로 했어. 아빠 말이 맞는 거라고 생각해.” “넌 역시 부 씨 집안사람이다.” 신세희는 이를 악물었다. “히히, 아빠 나 계란찜 한입 더 줘.” “자, 아…” 이날 밤 신세희는 화가 나 부소경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소통과 교류는 사실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서로 통했다. 다음날, 신세희는 출근하기 전 옷방에서 아무리 뒤적거려도 마땅한 옷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펑퍼짐하고 조금 긴 검은색 스웨터를 입었다. 크고 넓은 스웨터는 전혀 이쁘지 않았다. 하지만 부소경은 매우 만족한듯했다. “그래, 이거 입으면 되겠다.” 신세희는 부소경을 째려봤다. “이렇게 입으면 회사에서 웃음거리가 될지도 몰라요.” “좋은데?” 그가 막무가내인 걸 알고 있었으나 요즘은 잊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이때 마침 신세희는 회사 입구에서 미녀 동기 두 명을 마주쳤다. “세희 씨, 오늘 이 원피스 괜찮은데요? 또 남편이 주문 제작해 준 거죠? 딱 봐도 그래 보여요. 심플한데 이 벨트가 포인트네요. 역시 좋은 옷은 과하지 않네요. 심플하고 멋져요.” 여동기는 말을 참 잘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한 것 모두 사실이긴 했다. 원래는 더없이 평범한, 몸을 부해 보이게 만드는 검은 스웨터였다. 모르는 사람들은 신세희가 임신이라도 했나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신세희가 벨트를 두르면서 옷이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국제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옷 같았다. 다른 여동기도 말을 보탰다. “사실 세희 씨 몸매가 좋으니까 뭘 입어도 예쁜 거지.” 신세희는 두 동기들을 보면서 기뻐하지도 침묵을 지키지도 않고 그저 온화하게 웃었다. “칭찬 고마워요.” 동기들 앞에서 그녀는 여전히 말이 많지 않았다. 그녀는 나대거나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토록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닌 그녀는 뒤에 서있는 부소경으로 하여금 더욱 넋을 잃게 하였다. 그는 또 삼일전 신세희가 반호영 손에 들어갔을 때 반호영이 신세희를 보던 눈빛과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그의 눈에는 갑자기 살기가 돌았다. “대표님.” 엄선우가 불렀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찾으시는 게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사모님과 공주님을 찾으시는데 장장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마음을 사모님도 잘 알고 계시기에 반호영 앞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으신 거 아닙니까. 사모님은 굉장히 굳건한 분이십니다. 6년 전에도 그랬지만 6년 후인 지금도요.” 엄선우는 진심으로 신세희를 존경했다. 엄선우는 대표님이 사모님을 점점 더 신경쓰고 있음을 느꼈다. 사모님이 금방 남성으로 왔을 때만 해도 항상 대표님이 먼저였고 사모님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였다. 엄선우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엄선우는 웃음이 나왔다. 기세등등하고 살인
그는 어쩔 수 없이 운전에만 집중했다. 차가 거의 도착할 무렵 부소경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한번 조사해 봐. 가성섬에 몇 명이나 잠복했었는지, 다 어떤 경로로 갔는지, 바다밑으로 도망가는 통로는 어디에 있는지.” “네, 대표님. 지금 바로 부하들한테 전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엄선우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부소경은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 “잠깐만.” “... 대표님?” 부소경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딱히 중요하진 않은 일이니까 조사하지 않아도 되겠어. 이러다 괜히 실수할라.” “네, 대표님.” 엄선우는 계속 일정한 속도로 운전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었다. 엄선우가 차 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부소경은 혼자 차에서 내려 가방을 들고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갔다. 회사 입구에 도착하자 또 누군가가 부소경을 불렀다. “소경...” 등 뒤에서 위축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고모가 보였다. F 그룹이 C 그룹을 합병한 후 부소경은 F 그룹 본부에서 고모와 고모부를 잘 만나지 못했었다. 근데 지금 왜 회사로 찾아온 걸까? “왜 그러시죠?” 부소경은 고모를 매우 존중했다. 고모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경아, 네 동생이... 의찬이가...” “걔가 왜요?” 부소경은 동요하지 않으며 말했다. 고모가 말을 계속하지 않아도 부소경은 알 수 있었다. 뭔가 큰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의찬이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고모가 부탁하러 올 리가 없었다. “의찬이가... 실종된 지 한 달이 됐어.” 고모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한 달 전에 내지로 고찰하러 간다고 했었어. 우리 C 그룹의 업무를 확대한다고. 나랑 네 고모부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다. 근래에 C 그룹은 계속 의찬이가 지탱하고 있었으니까. 전전긍긍하고 있긴 했지만 우리가 생각이나 했겠니. 그 애가... 가성섬에 갈 줄은.” 화가 나나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조의찬이 신세희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알고
조의찬이 가성섬에 간 일에 대해 신세희는 놀라기도 했지만 의외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조의찬은 전에도 그녀에게 자신이 도와줄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 신세희도 집에 일과 민정아네 일로 바쁘게 보낸 터라 한 달 가량 조의찬을 못 만났지만 딱히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필경 자신과 조의찬은 그저 보통 친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에 한 달이 뭔가, 일 년을 못 보더라도 정상인 게 아닐까. 그래서 신세희는 한 달 전에 조의찬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근데 조의찬이 정말 가성섬에서 전화를 걸어오자 신세희는 그제야 그가 한 달 동안 자신의 앞에 나타나지 않은건 정말 가성섬에 가서이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의찬 씨,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안 들을래요. 왜 가성섬에 갔는지나 말해요.” 조의찬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희 씨 부모님에 관한 얘기는 이미 들었어요. 세희 씨 가장 큰 원수가 임씨네인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가성섬에 잠복해 들어온 거예요. 임 씨네 찾아서 꼭 대신 복수해 줄게요.” 신세희는 갑자기 호통을 쳤다. “의찬 씨, 저랑 무슨 관계라도 돼요? 저희 무슨 관계인데요?”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그녀는 사무실의 동기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세희는 미안한 마음에 동기들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시끄러웠죠.” 말을 마치고 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구석진 곳으로 이동한 후 그제야 다시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의찬 씨!” 하지만 조의찬은 여전히 차분해 보였다. “세희 씨, 화난 건 알겠는데 먼저 이쪽 상황부터 얘기해 줄게요. 마음의 준비 좀 하고 다시 화내면 안 될까요?” “안돼요!” 신세희는 정말 화가 났다. “의찬 씨, 당신 부모님은 아들이 당신 하나뿐이에요. 그쪽이 C 그룹의 유일한 희망이라고요. 또 F 그룹의 유일한 외손자이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이 절 위해서 가성섬에 갔다고요? 의찬 씨, 부씨네던 조씨네던 사실 다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