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부소경은 바로 임실로 달려왔다. 임실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았지만 또 한 발 늦고 말았다. 그들이 올라가서 신세희의 방을 찾았을 때, 신세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남은 사람은 민정아 한 명이었고, 그녀는 쉬지 않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민정아는 부소경이 온 걸 보고 너무 다급해서 울 뻔했다. “도련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가… 제가 잠깐 전화 받으러 내려갔을 뿐인데, 호텔 프론트 아가씨가 저보고 전화를 받으라고 해서 제가 내려가서 이상한 전화를 받고 다시 올라와 보니, 세희씨가... 실종됐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에요, 흑흑흑, 도련님, 다 제 잘못이에요, 저를 죽이신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민정아는 죽음을 기다리듯이, 부소경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평온하게 말했다. “이건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다 하나로 묶여있는 일이에요. 지금 급한 건 일단 우리랑 호텔 감시카메라 조사해봐야 하고, 작은 구석 하나도 놓칠 수 없어요.” “네네!” 민정아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안 감시 카메라는 원리대로라면 외부인한테 보여줄 수 없었지만, 호텔 안에 사람 한 명이 사라져서 그들은 고객에게 안 보여줄 수도 없었고, 게다가 부소경이 여기 서 있으니 그 누구도 부소경을 정면으로 대항할 수 없었다. 그건 죽고싶을 때나 하는 짓이었다. 건축 회사에 모든 동료들은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는 걸 도와줬다. 송주혁은 조사를 하면서 울었다. 감시 카메라를 여러 번 돌려봤고, 신세희가 방에 있는 모습 밖에 안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려봤을 때, 부소경은 날카로운 눈썰미로 감시 카메라에 사각지대에 찍힌 부분을 보았고, 거기엔 검은 색 점이 있었다. 다시 확대를 해서 보니, 캐리어 밑에 달린 바퀴 같았다. 캐리어에 달린 바퀴였다. 부소경은 바로 그 이후 장면으로 돌려보았고, 복도 쪽에 캐리어가 있는지 보았다. 역시 캐리어가 있었다. 신세희가 실종된 5분 후에, 제일 큰 사이즈의 캐
신세희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라서 무기력하게 말했다. “민정연은 정말 너무 악랄해요!” 부소경:“......” 이 순간, 그의 눈에서 깊은 살기가 느껴졌다. 남자는 엄선우에게 말했다. “당장 병원으로 가.” “나… 괜찮아요, 그냥 민정연한테 맞아서 얼굴 좀 붓고 머리카락만 좀 뽑혀서 그렇지, 뼈 같은 곳은 안 다쳤어요.” 사실, 민정연이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육체적인 아픔은 신세희는 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캐리어 안에 들어가 있었을 때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신세희는 정말 민정연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너가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네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봐야지 아는 거야. 당장 병원으로 가!” 부소경은 다시 한번 엄선우에게 명령했다. 엄선우는 바로 대답했다. “네, 도련님!” 말이 끝난 후, 시동을 걸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소경은 핸드폰으로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누구한테 걸어요?” 신세희가 물었다. 부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전화가 언제 연결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화 너머, 잠들어 있던 구서준은 시끄러운 벨소리에 깼고, 그는 부소경의 전화인 걸 보고 바로 받았다. “삼촌, 어제 저녁에 정아씨 한테 얘기 들었어, 숙모가 실종되셨다며? 어제 저녁에 내가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 삼촌이 어딨는지도 모르니까 새벽 5시까지 기다리다가 겨우 잠들었어. 그래서, 숙모는 찾았어?” 구서준이 말한 상황은 사실이었다. 그는 어제 민정아 때문에 출장을 갔고, 그는 민정아가 보고싶어서 저녁에 민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민정아는 전화를 받고 울기 시작했다. “서준씨, 세희씨가… 납치 당했어요. 그래서 지금 행방불명 상태예요.” “지금은 전화 못 해요 세희씨 찾으러 가야하거든요.” 말을 끝낸 뒤, 민정아는 전화를 끊었다. 이쪽에 있던 구서준은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부소경은 받지 않았다. 구서준은 어
어제 그가 옷을 다 벗고 자는 바람에, 지금 당장 입어야 할 옷까지 찾아야 했다. 됐고, 일단 잡히는 대로 입자. 구서준은 바지를 입으면서 스피커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 삼촌 걱정하지 마, 내가 오늘 안에 민정연 못 찾으면, 내 머리라도 잘라서 받칠게!” 그리고 구서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속으로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제길! 겨우 목숨을 살려줬는데 감히 뒤돌아서 또 사람을 해치려 하다니! 그것도 내 여자친구의 베프를! 민정연! 나 구서준이 오늘 꼭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않는다면, 내 머리를 잘라서 너한테 받칠 거야. 시간도 부족하고, 부소경이 죄를 물을까 봐 두렵기도 하고, 자신도 너무 화가 나서, 구서준은 바지를 입었지만 상의를 입는 것도 깜빡한 채 그렇게 옷을 벗고 나왔다. 별장 밖에 있던 부하들은 이런 모습의 도련님을 보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련님?” 부하가 물었다. “시간 없어, 얼른, 우리도 다같이 움직여서 남성 구석구석을 다 뒤져서라도 민정연 그년을 찾아내야 해!” 구서준은 심지어 허리 벨트를 채울 시간도 없었고, 허둥대는 모습으로 부하에게 말했다. 정말 자신의 도련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며칠 전, 그들은 도련님이 부소경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하며, 민정연을 살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어떻게 며칠만에 사람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진 걸까? 하지만 부하들은 감히 물을 수 없었다. 도련님이 명령하는 거라면, 그들은 다 해야했다.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서 남성의 큰 길부터 작은 골목까지 다 샅샅이 뒤졌다. 그 시간에 민정연도 쥐처럼 도망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숨은 뒤, 임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아씨, 저 어떡하죠? 저 좀 살려주세요!” 민정연은 간곡히 애원했다. 가성섬에 멀리 있던 임서아는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니까 정연씨, 왜 또 죄를 지었어요? 진짜 운도 없네요!” 민정연은 임서아의 비웃음을 들은
민정연이 고개를 돌리자, 허리 벨트도 안 채우고 상의도 안 입은 구서준이 보였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서준 작은 도련님이라고 구서준을 부르지만, 사실상 구서준도 어리지 않았고, 이젠 20대였다. 게다가 구서준은 키가 180이 넘었고, 비록 보기엔 말라보이지만, 그의 근육은 단단하게 발달되어 있었다. 이때, 상의를 아무것도 안 입은 구서준은 그의 구릿빛 피부를 드러냈고, 게다가 그의 풀린 벨트를 보면 정말 넋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원래 살짝 수다스럽고 능글 맞아 보였던 구서준은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가 아무리 차갑게 웃으며 민정연을 보고 있어도 말이다. 그리고 그건 못된 웃음이었다. 원래 이미 궁지에 몰린 민정연은 이런 구서준을 보고 멍해지고 말았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옆에 있다는 것도 까먹은 채, 수치스러움도 모르는 듯이 웃으면서 구서준을 보았다. “오, 서준 도련님 모습이… 왜 이런 모습으로 계신지 제가 맞춰봐도 될까요?” 구서준은 너무 화가 나서 웃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미 민정연이 자신에게 잡힌 걸 생각하니, 민정연이 그 더러운 입으로 무슨 말을 뱉는지 들어나 볼 생각이었다. 그는 궁금해서 들어보고 싶었다. “왜인 거 같은데?” 구서준은 흥미롭다는 듯이 차갑게 웃었다. 민정연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로 구서준 앞으로 왔다. “서준 도련님, 도련님 약혼녀 민정아 있잖아요, 제가 걔를 제일 잘 알거든요. 걔는 완전 촌스러운 촌년이에요, 저희 집에서는 하녀 같은 존재고요, 보는 안목도 없고, 재미도 없는데 어떻게 도련님 곁에 있을 수 있겠어요? 제가 봤을 땐, 걔는 저녁에도 도련님을 만족시키지 못 할 거 같은데요? 그래서 제가 생각나신 거죠?” “하! 하하!” 구서준은 연속으로 두 번 웃었다. 이 순간, 그는 눈 앞에 이 아줌마가 정말 심한 착각병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준 도련님, 이런 일은 저를 찾아오시는 게 맞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보고 들은 게 많았
그런데 결국에는? 이 여자는 기회를 찾자마자 바로 사람을 해치려 했지. 신세희가 민정연한테 잘못한 게 대체 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신세희씨를 캐리어에 넣어서 하마터면 질식시킬 뻔했고, 게다가 신세희씨의 얼굴을 망가질 정도로 때린 것도 모자라, 몇 백명의 남자들을 찾아서 신세희씨를 갖고 놀게 만들려고 했다고! 아저씨! 아줌마! 이게 바로 당신들의 욕심이 만들어 낸 상황이야! 당시에 남의 걸 뺏으려고 하지만 않으셨어도, 그쪽 딸이 이렇게 변하진 않았을 거야. 이번에도 내가 이 여자를 용서하면, 나랑 정아씨 그리고 신세희씨 무덤을 파는 짓이 아닐까?” 구서준은 더 이상 그들을 보기 싫어서, 부하들에게 이 세 사람을 차에 태우라고 명령했다. 이렇게 되니 민정연 가족은 구서준의 의해 차에 태워져서 잡혀갔다. 가는 길, 그는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 명령을 내가 감히 거스를 수가 없어서, 삼촌명령 듣자마자 옷도 못 입고, 그냥 벗은 채로 민정연을 찾으러 다녔거든. 근데 진짜 내가 찾아냈어. 그럼… 이제 삼촌한테 가져다줄까?” 한편, 부소경의 차는 막 병원에 도착했고, 그는 지금 구서준을 상대한 겨를이 없었다. “나 지금 시간 없어. 병원이거든. 찾았으면 됐어, 우선 끊을게!” 전화를 끊은 후, 구서준은 몇 초 동안 어안이 벙벙해졌다. 신세희가 병원에 실려갔다고? 보아하니 정말 많이 다친 것 같다. 신세희가 또 괴롭힘을 당하고, 이번엔 본인 때문인 걸 생각하니, 구서준은 너무 화가 나서 그는 민정연을 또 무섭게 발로 차고 때렸다. 하도 맞은 민정연은 자신의 갈비뼈가 몇 대나 부러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녀는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이 순간, 민정연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 하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마지막에 그녀는 울부짖을 힘조차 없었고, 콩벌레처럼 웅크려 있었다. 좀 지나서 민정아가 도착했고, 구서준은 민정아 앞을 가로 막았다. “정아씨, 보지 말아요, 아니면 보고 나서 날 때리든가
의사는 평온하게 말했다. “아가씨, 우선 돌아가세요. 도련님께서 어떤 분도 사모님과 면회하지 못 하게 하셨습니다.” “저… 저도 안되나요?’ 민정아는 이미 신세희를 자신의 자매처럼 생각했기에, 이럴 때 신세희가 매우 걱정이 되었다. 의사는 살짝 웃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도련님 뜻이셔서요.” “저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세희씨는 이제 위험하지 않은 거죠?”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세요 아가씨, 사모님은 괜찮으십니다. 얼굴을 맞으셔서 살짝 붓긴 했지만, 지금은 붓기도 줄었고, 심적으로 많이 놀라신 것 같아서, 도련님이 사모님께서 며칠동안 안정을 취하게 하셨습니다.” “네, 알겠어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 게요, 감사해요.” 그리고 민정아는 자리를 떠났다. 신세희와 겨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건너편 방에는 신세희와 신세희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부소경이 있었다. “당신 하여간 너무 오버스러워요!”신세희는 부소경이 수저로 떠주는 죽을 거절했다. 부소경은 그래도 인내심이 있었다. “지금은 친구랑 만나지 않는 게 좋아, 좀 조용히 쉬어야 해.” “난 괜찮아요! 그냥 사람한테 얼굴 좀 맞았을 뿐이에요. 붓기는 하루만에 다 빠져서 별로 아프지도 않아요. 그리고 머리카락은 애초에 머리 숱이 많아서 한 손에 다 못 잡았어요. 민정연이 마침 몇 가닥 뽑아줘서 난 오히려 좋은 걸요.” 신세희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별로 큰 일도 아니었는데, 그녀를 무균 병실에서 지내게 만들었다. “좋다고? 넌 네 딸이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해 봤어?’ 부소경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물었다. 아이는 옆에 앉아서 웃으면서 아빠가 엄마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엄마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하고 맞았던 건, 이 꼬맹이가 알리 없었다. 딸은 그저 엄마가 차를 타다가 실수로 사고가 났는데, 다치지는 않고 그저 살짝 놀란 정도라고 알고 있었다. 이게 부소경이 신유리에게 말한 사건의 경위였다. 부소경은 유리에게
“당연하지!” 부소경은 여전히 딱딱한 표정으로 있었다. 아무리 신세희라 해도 부소경을 이길수는 없었다. 조금 지나 신세희가 물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요?” 부소경은 생뚱맞은 대답을 했다. “당신 옷이 너무 많아.” 신세희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한번 바라봤다. “저기요... 저 지금 환자복 입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삼 일동안 환자복만 입어야 돼요. 근데 옷이 많다고요? 지금 딴 생각 하고 있죠!” 부소경은 화제를 돌렸다. “자고 있어, 유리 데리고 아침 먹고 올게. 30분이면 돌아와. 유리가 같이 있으니까 외롭진 않을 거야.” 말을 마치고 신세희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는 유리를 데리고 병실을 나갔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소리쳤다. “저기요, 부 씨 2명 돌아오세요!” 병실 밖에서 엄선우가 한마디 했다. “사모님, 공주님은 아직... 신씨 성입니다.” 이렇게 삼일 내내 신세희는 핍박에 의해 고급스러운 무균 병실에서 지냈다. 각종 검사를 해봤지만 경미한 타박상 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다만 얼굴에는 아직 민정연에게 맞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삼일 후, 신세희는 퇴원했다. 여전히 유리와 부소경, 엄선우 세 명이서 신세희를 데리러 왔다. 차에 타고나서 유리가 신비스럽게 신세희에게 말했다. “엄마, 우리 집에 조금 변화가 생겼어.” 그녀는 조금 기대되는 듯 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뭔데요? 무슨 변화예요? 당신도 참, 말보다는 행동이네요. 당신이 절 삼 일 동안 병실에 가둔 게 사실 절 위해서라는 거 알아요. 제가 건강했으면 하잖아요. 그래서 당신이 제게 사과하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어요. 음, 생각해 볼게요. 유리가 말한 우리 집의 변화가 또 당신이 설계한 굉장한 물건 아닐까요? 사과하려고 저를 위해 서재라도 만들었나요? 아니면 또 차를 샀나? 혹시 최고급 노트북?” 그녀는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지만 부소경은 그녀를 무시했
신세희의 반응에도 부소경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신세희는 몸을 돌려 부소경과 그와 손을 맞잡고 있는 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화가 나 팔짱을 끼고는 매서운 눈길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당신, 삼일전에 입원해 있을 때 옷이 너무 많다고 하던 게 무슨 뜻인지 그때는 몰랐는데 이젠 알겠어요. 당신 내 옷방에 있는 옷들을 다 치웠어요?” “엄마, 아직 몇 벌 남았어.” 유리는 좋은 마음으로 엄마한테 얘기해 줬다. 확실히 적어도 10벌은 돼 보이는 옷들이 남아있었다. “신유리, 넌 신 씨야, 부 씨야!” 신세희가 화를 내며 물었다. “신씨던 부씨던 어차피 내 딸이야.” 부소경은 조리 있게 얘기했다. 유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너 언제부터 아빠 편이 된 거야!” 예전에 유리는 엄마가 이쁘게 꾸미고 다니는 게 좋다고 했었다. 유리는 웃으면서 말했다. “엄마, 할머니가 계란찜 먹으러 오래, 나 갈게.” 그러고는 쌩하니 도망가 버렸다. 그녀는 화난 건 둘째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부소경의 넥타이를 움켜쥐었다. “저 이제야 알았어요. 병원에 삼일이나 입원해 있으라고 한 게 제가 아파서가 아니라 집에서 제 옷들을 처리하려고 그랬던 거죠? 맞죠! 왜 그런 거예요! 오늘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출근할 생각하지 마요!” 부소경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당신 이쁜 모습은 나만 볼 거야. 다시 한번 예쁘게 입고 나가기만 해봐. 일주일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해줄 테니까. 여유 시간도 없이 계속 유리 동생이 생길 거야. 어떻게 출근하나 보자. 난 말하면 말한 대로 해.” 말을 마치고 부소경은 그녀의 손에서 자신의 넥타이를 빼내고 유리에게 계란찜을 먹여주러 내려갔다. 신세희만 남겨두고... 그녀는 복도에서 복도에 한참을 그대로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웃었다. 그녀는 부소경과 신유리 앞으로 다가갔다. “유리 아빠, 혹시 절 잃을까 두려웠어요? 질투도 났고?” 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