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281 - 챕터 290

2823 챕터

제281화

당신이 이미 진흙탕에 빠졌다고 해도요!신세희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 “지금도 제가 건축을 할 수 있을까요?”“왜 안되는데요? 건축이랑 관련된 일 하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요?” 구경민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지금의 나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신세희는 처량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시도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요? 일자리를 찾을지 못 찾을지?” 구경민이 그런 그녀에게 말했다.그의 말에 신세희는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듯했다.같은 시각, 부소경은 장진혁이랑 대화를 끝내고 다시 신세희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손목을 들어 시계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시간도 늦었는데…”시간이 늦었다고?그의 말에 신세희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이제는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부소경은 날 어디로 보내게 될까? 구경민한테 보내는 걸까?구경민이 나랑 대화를 제일 많이 나누긴 했는데…아니면 얼굴에 흉터가 있는 이 사람한테 보내게 되는 걸까?신세희는 모른다. 부소경이 자신을 누구한테로 보내게 될지. 그녀는 감정이 없는 로봇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마치 감정이 없는 좀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부소경은 한쪽 팔로 신세희를 감싸고는 몸을 일으키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집에 애도 있고 해서, 빨리 들어가 봐야 해.”“세희씨, 조심히 가요. 시간 되면 언제 한 번 모여요. 같이 샵에 가서 관리라도 받아요.” 고윤희는 신세희에게 살갑게 인사를 했다.다른 두 명의 미녀들도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우리, 여자 넷이 자주 모여요. 같이 보드게임 하기 딱 좋네요.”그들의 말에 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 “세희씨 건축가거든. 앞으로 일도 바빠질 텐데, 우리랑 같이 보드게임 할 시간이 어딨어? 근데 세희씨, 주말에 같이 쇼핑하고 차 마시는 것 정도는 괜찮죠?”말을 끝낸 후, 그녀는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소경아?”“얘가 행복하다면.” 부소경은 한쪽 팔로 신세희를 감싸더니 밖으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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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차에 타!” 부소경이 나지막하게 신세희를 꾸짖었다.그의 말에 신세희는 고분고분 차에 탔다. 밤이라는 이유로 엄선우는 히터를 켰고 좁은 공간 속에 신세희의 얼굴은 짧은 시간 내에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그녀는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부소경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앞에 앉아있던 엄선우가 이 상황을 조급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백미러로 몰래 부소경을 훔쳐보았고 부소경은 눈을 감은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그 모습에 엄선우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 “저기… 사모님.”그의 말에 신세희는 엄선우를 쳐다보았다.“오늘… 도련님이랑 같이 계시던 분들… 모두 도련님이랑 생사를 같이 했었던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할아버님보다도 감정이 더 두터우신 분들이세요.” 엄선우가 말했다.“아…” 신세희는 엄선우의 말속에 숨겨진 뜻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6년 전의 그녀는 무척이나 똑똑했다.비록 그때의 말이 없긴 했지만, 그녀는 어떤 일이든 쉽게 눈치챌 수가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그녀는 그것들을 알아차리고 싶지가 않았다.6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생사를 몇 번이나 오갔고, 서시언은 다리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서시언은 외국으로 유배가 되었다. 그녀도 부소경 때문에 다시 운성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유리도 부소경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이런 상황에 대체 어떻게 눈치를 챙겨야 할까? 챙길 수 있기는 할까?부소경이 나한테 엄청 잘해주긴 했나?솔직히 말해서, 사흘간 부소경이 그녀에게 뭘 시키지 않기는 했다.예를 들면 신세희가 말하는 손님들에게 보낸다거나.마치 오늘 밤처럼 말이다. 그는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에일리가 그녀에게 보내는 수모를 막아주었다.하지만 고작 이걸로 뭘 설명할 수 있을까?신세희는 상류층 세상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6년 전에 조의찬은 지금의 부소경보다 나한테 훨씬 더 잘해줬는데… 하지만 그런 조의찬도 날 가지고 놀았잖아. 안 그래?‘한 가지 사실만 기억하면 돼. 상류 세계에서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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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한참이 지난 후, 엄선우는 혼잣말로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사모님이 도련님을 괴롭히는 건지, 도련님이 사모님을 괴롭히는 건지 모르겠네. 두 사람… 이게 바로 가혹한 사랑이라는 건가…”하!나랑 무슨 상관이라고.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안긴 채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그제서야 팔을 그의 목덜미에 감았다. “이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뭐라고?”환기가 잘되지 않은 비좁은 차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조금은 뜨거운 그녀의 얼굴이 그의 차가운 목덜미에 닿았고, 그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채워주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지금 무척이나 편안했다.부소경도 그녀의 온기를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나한테 엄청 못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나보고 다른 남자한테 몸 대주라고 하지도 않고… 그리고 유리한테도 엄청 잘 해주잖아요. 유치원도 보내주고요.”그녀가 중얼거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엄청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막 그녀를 내려놓으려던 그때, 부소경은 신세희를 단단히 잡으며 그녀에게 매서운 말투로 말했다. “너랑 나랑 6년이야. 내가 언제 다른 여자한테 이렇게 잘해줬는데! 임신하고 바보가 된 거야? 대체 네가 뭘 그렇게 손해를 봤는데! 내가 내 여자랑 내 딸한테 잘해주지, 누구한테 잘해주겠어!”하지만 부소경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는 그만 멈춰버렸고 문도 순식간에 열려버렸다.엘리베이터 앞, 집 밖에는 꼬맹이가 서 있었다.“와!” 유리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엄마를 끌어안고 있는 악당을 쳐다보았다. 엄마가 악당을 받아주다니!“우리 엄마 잠 들었어?” 유리가 부소경에게 물었다.“내려줘요. 빨리 내려줘요!” 유리의 목소리를 듣자 신세희는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엄마, 엄마 안 자고 있었어?” 유리는 부소경의 품에 안겨있는 신세희를 보기 위해 열심히 까치발까지 들었다.유리의 행동에 부소경은 순식간에 신세희를 아래로 내려다 주었다.“엄마 있잖아, 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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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부소경의 말에 유리의 눈이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다. “악… 네가 대신 선물 사줄 거야?”“그래!” 남자가 진지하게 대답했다.부소경은 유리와 별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말투는 마치 부하직원을 대하는 것처럼 엄숙하고 딱딱했다.유리는 그의 말이 믿기지가 않았다. “방금 한 말 진짜야?”“나 입 밖으로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이거든!” 부소경은 눈이 거의 돌아갈 뻔했다.아직도 유리는 그를 악당이라고 부르고 있다!대체 내가 얼마나 싫은 거야!말을 끝낸 후,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신세희와 유리만이 밖에 남게 되었다. 유리는 눈을 깜빡이며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엄마, 내가 악당 심기를 건드린 거지?”신세희는 유리에게 두손 두발 다 들어버렸다.그녀는 무릎은 꿇더니 유리에게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유리야, 네가 선물이 갖고 싶고 마침 저 사람이 너한테 선물을 줄 수 있을 때는 악당이라고 부르면 안 돼.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부르면 안 돼. 알겠어?”유리는 마음속으로 이 상황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사실 유리는 오늘 하루 부소경을 악당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부소경을 악당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순전히 엄마 때문이었다. 유리는 엄마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부소경을 악당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유리는 엄마가 상처받는 게 걱정이었다.더 이상 그를 악당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엄마가 말까지 했으니 당연히 기쁠 수밖에. “알았어, 엄마. 앞으로 악당이라고 안 부를게. 엄마 이제 들어가자. 전씨 아주머니가 벌써부터 밥 다 해놓고 기다리고 있어. 난 이미 먹었는데, 엄마가 집에 안 와서 잠도 못 자고 있었어.”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좀 이따 엄마가 재워줄게.”하루에 딸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어주었다.갑자기 그들 뒤에 서 있던 부소경이 유리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놀이방에 가서 놀아!”유리는 여전히 부소경이 조금 무서웠다.하지만 유리는 그런 생각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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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코끝에 맴도는 음식 냄새가 안 그래도 배가 고팠던 신세희의 식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자리에 앉았고 부소경도 그녀의 맞은쪽에 앉았다.“…”부소경이랑 같이 밥 먹어야 하는 건가?그녀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이 자리가 너무 서먹서먹했다.“가만히 앉아서 뭐 해. 밥이나 퍼!” 남자가 무표정으로 말했다.“네…” 신세희는 고분고분하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그녀는 밥주걱을 들더니 그에게 밥을 덜어주기 시작했다.부소경은 계속 무표정으로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밥을 푸는 그녀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밥 절반을 그릇에 절반을 식탁에 떨어뜨렸다.남자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에 들린 밥주걱을 뺏어 들었다. “이런 간단한 일도 제대로 못 하면서 하루 종일 남자랑 같이 있을 생각이나 하는 거야!”“…”억울함에 그녀의 가슴이 사무치기 시작했다.부소경이 말한 거 아니었나? 20억 빚진 거 갚으라며! 그것도 나 혼자!왜 이제 와서 내 탓 하는 거지?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자신의 눈물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이 사람 앞에서 불쌍한 척할 게 뭐 있다고!그녀는 열심히 고개를 아래로 수그리며 열심히 눈물을 삼켜냈다. 그 순간 밥 한 그릇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충분해?”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신세희에게 물었다.그녀는 그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녀는 왜 고개를 숙이고 있냐고 남자가 자신에게 묻고 있는 줄 알았다. 자신의 눈물을 들킨 줄 알았던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고, 그 행동으로 눈물을 흘려보내려고 했다.남자는 순식간에 그녀의 눈앞에서 밥그릇을 치웠다.남자는 다시 신세희에게 밥그릇 들이밀었고 밥그릇에는 밥이 산처럼 수북이 쌓여있었다.신세희는 멍하니 그 밥그릇을 쳐다보았다.돼지한테 밥 주는 것도 아니고!신세희는 이렇게 많은 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저기… 밥을 이렇게 많이 주면 어떡해요?” 그녀는 그것의 절반도 먹지 못했다.부소경의 말투는 무척이나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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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깜짝 놀란 신세희는 젓가락을 다시 거두고 말았다.부소경은 불과 한 시간 전에 현재 가장 핫한 영화배우를 취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그런 영화배우를 조금도 아끼지 않고 바로 쫓아내 버렸다. 신세희는 지금 염라대왕과도 같은 남자랑 함께 밥을 먹고 있다. 그리고 그 남자랑 같은 갈비를 집으려고 했고 그만 그의 젓가락을 집어버렸다.이것보다 더 사람을 긴장시키는 껄끄러운 일이 있을까?긴장하면 긴장할수록 신세희는 젓가락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막 젓가락을 치우려는데 부소경도 그녀와 같은 행동을 했고, 결국 두 쌍의 젓가락이 갈비찜 그릇 속에서 싸우게 되었다.신세희는 신속하게 자신의 젓가락을 빼냈고 부소경도 젓가락을 치웠다.어두운 얼굴로 자신의 쳐다보는 부소경의 모습에 신세희는 오늘 밤 이 밥과 반찬을 다 먹지 않는다면 그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채 버렸다. 그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또다시 갈비를 집으려 젓가락질을 했다.하지만 젓가락은 또 다시 부딪혀버리고 말았다.그는 그녀의 젓가락을 집어버렸다.왜 두 사람은 항상 같은 갈비를 집으려고 하는 걸까?신세희는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남자는 젓가락에 힘을 뺏고 신세희는 다시 젓가락을 치웠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갈비는 먹지 않고 계속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다.그녀는 다른 반찬도 먹지 않았다.이번에 남자는 더 이상 그녀를 몰아붙이지 않았다.오히려 그녀가 밥만 먹는 모습을 보며 갈비 한 조각을 그녀의 밥그릇에 덜어줄 뿐이었다. 그녀는 갈비를 다 먹고 막 밥을 입 안으로 넣으려는 그때 남자는 소고기를 또 한 번 그녀의 밥그릇에 올려다 주었다.그냥 이렇게 식사가 계속되었다. 여자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남자는 계속 여자의 밥그릇에 반찬을 집어주었다.신세희는 열심히, 배가 터질 때까지 밥을 다 먹은 후에야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남자의 그릇도 비워졌다는 사실을 그제야 발견했다.게다가 그의 앞에는 뼈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이것은 그가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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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하지만 신세희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계속 창문 밖에 서서 부녀를 바라보았다.부소경은 열심히 블록으로 집을 짓고 있었고 유리는 그 모습을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의 눈빛에는 존경심도 들어있었다.신세희는 갑자기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느껴졌다.비록 이 모든 게 환상이라는 것을, 그녀와 유리가 바라는 꿈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그럼에도 그녀는 한줄기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12살 때 엄마가 자신을 임씨 집안으로 입양 보낸 일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녀는 매일같이 임씨 집안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리고 그녀는 단지 불필요한 입양아 일뿐이었다.그녀는 임지강과 허영이 임서아를 높이 안아올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높게 올라갈 때마다 임서아는 즐거운 듯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신세희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그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안아주길 갈망하고 바랬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매년 임서아의 생일 때마다 임씨 집안사람들은 그녀에게 의미 있는 생일을 통 크게 선물해 주었다. 신세희는 공주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있는 임서아의 모습을 보며, 커다랗고 아름다운 케이크 앞에서 소원을 비는 임서아의 모습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언젠간 자신도 이런 케이크를 받을 수 있길 말이다.하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나중에 뱃속에 아이가 부소경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이 아이는 절대로 그녀처럼 가난하게 생활하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못하면서 살게 하지 않을 것이다.내 아이에게는 응당히 가져야 할 모든 것들을 선물해 줄 것이다.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아빠가 곁에 있어 그런지 유리는 공주처럼 행복해 보였다.신세희는 부소경과 유리가 놀이방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부소경이 유리의 냄새 나는 발을 씻겨주는 모습과 유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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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신세희는 입술을 깨물고는 용기를 내 그에게 물었다. “당신 유리한테 잘 해주는 건 알아요.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거 일 수도 있는데… 당신이 유리한테 무슨 짓 하진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래도 유리 당신 딸이잖아요. 근데…”부소경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유리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예요? 지금 유치원 문 열어요?” 신세희가 그에게 물었다.그녀의 말에 남자는 차갑게 냉소했다. “유리가 다니는 유치원은 8시 반에 열어. 근데 내가 8시 반에 유치원에 데려다줄 수 없거든. 넌 내가 10시에 회사에 출근했으면 좋겠어? 회사 사람들이 회의실에 다 나만 기다렸으면 좋겠어!”“…”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아… 알겠어요. 할 말 더 없으면… 그만 끊을게요.”남자는 ‘뚝’ 하고 전화를 끊었다.부소경은 유리를 병원에 데리고 온 사실을 일부러 신세희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는 신세희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될까 걱정이 되었다.아침의 햇살이 병원 안에 비쳐들었고 병원은 무척이나 조용했다.부태성이 있는 병실은 아무도 방해를 할 수 없는 조용한 곳에 있었고 병실 주위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병실로 걸어오는 부소경의 모습에 경호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좋은 아침입니다.”부소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유리를 데리고 병실 안으로 데려갔다.유리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악…”“아빠라고 불러!” 부소경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유리는 입술을 오므렸다. 마음이 내키지가 않았다.어젯밤에 못된 악당이 나랑 잘 놀아주긴 했는데. 나한테 읽어준 동화책들도 엄마랑 시언이 삼촌이 읽어주던 거랑 달랐고. 못된 악당이 재워주는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어젯밤 유리는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안전감을 느꼈다.옛날에 유치원에 있었을 때, 장난기가 많은 친구들이 유리 보고 아빠 없는 자식이라고 놀리고 그랬었다. 놀림당할 때마다 친구들을 죽도록 때려줬었는데.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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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부소경은 발을 동동 구르는 유리의 모습을 모르는 척하며 유리를 데리고 병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나쁜… 악당, 날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거야? 날 고아원에 팔아버릴 건 아니지?” 유리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비록 눈앞에 있는 이 악당이 자신을 팔아버리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늙은이 한 명이 너 보고 싶데.” 부소경이 솔직하게 말했다.늙은이?유리는 그 늙은이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부소경이랑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병실은 무척이나 호화로웠고 전문 간병인들과 부성웅, 진문옥 부부가 안에 있었다.“아버지.” 부소경이 병실 안으로 들어서며 입을 열었다.부성웅은 유리를 본 순간 그대로 얼어버렸다.하지만 옆에 있던 진문옥은 얼굴색이 안 좋았다.진문옥에게는 아들이 셋이나 있었다. 하지만 아들 셋 모두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버렸고, 그녀에게 손자 한 명도 남겨주지 않았다. 되려 사생아인 부소경이 부씨 집안에 남은 유일은 후손이 되어버렸다.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부소경은 사생아다. 그리고 그의 딸도 사생아였다.진문옥의 눈동자에 이상한 경멸심이 스쳐 지나갔다. 한순간에 스쳐 지나간 감정도 부소경은 알아채버리고 말았다.반대로, 유리를 보던 부성웅의 눈빛에는 흥분과 감동이 가득했다.5살 정도 된 것 같은데… 오늘 처음으로 집에 데려왔다고?“아가야, 이리 와. 할아버지한테로 와. 할아버지가 얼굴 좀 보자.” 부성웅은 유리를 안으려 허리를 숙였다.깜짝 놀란 유리는 부소경의 옆에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유리의 두 손은 부소경의 다리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유리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의 친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같은 시각, 누워있던 부태성도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성웅이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는! 아이는 어딨어! 빨리 보여줘!”이제 유리는 숨을 곳이 없게 되었다.유리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유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엄마에게 전화 칠 방법도 모르고 있었다.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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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부소경의 담담한 말투는 여전했다. “신 씨요.”“그 아이는 자식으로 인정 안 하려고?” 진문옥이 그에게 또 한 번 물었다.그녀의 말에 부소경은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이게 당신들이 바라는 거 아니었나?”“너!” 그의 말에 부성웅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너 왜 이렇게 사람이 모질어! 내가 비록 널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네 성은 부씨라고 인정해 줬잖아! 그리고 너도 결국 부씨 집안 가업을 이어받았고! 근데 넌 네 아이 성을 부씨라고 인정해 주지도 않아? 너 진짜 사람이 모질다!”그의 말에 부소경은 가볍게 냉소했다.내 자식은 누구의 성을 따르든 내 자식이다. 유리가 엄마의 성을 따른다 해도 결국 유리는 F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가 될 것이다!이 일은 다른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부소경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일을 설명하는 게 무척이나 귀찮았다.나도 ‘부’씨라는 성에 아무 관심이 없는데 내 딸은 어떨까?내가 보기엔 엄마 성을 따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은데!그때 진문옥이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소문이 사실인가 보네. 네가 그 여자를 엄청 싫어해서 일부러 괴롭히고 벌주려고 데리고 온 거라는 그 소문 말이야.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렇게 되면 서씨 집안 어르신한테 뭐라 할 말도 있고, 운성 상류층 집안에도 할 말이 있으니까. 그 여자한테 벌주려거든 제대로 줘. 확실하게 말이야.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일에 그만 신경 써. 너 회사 일하는데 방해하지 되잖아. 그리고 너, 임씨 집안 아가씨랑 언제 결혼할 거야? 벌써 6년이야. 너도 이제 서른 살 넘어가잖아. 이제 더 미루면 안 돼!”진문옥은 친아들을 나무라는 듯한 말투로 부소경에게 말했다.사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를 친아들처럼 생각하고 있었다.진문옥은 부씨 집안의 본처였다. 규칙대로라면 부소경이 진문옥을 엄마라고 불러야 한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들이 일찍 세상을 떠났고 이제 부씨 집안에는 부소경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부씨 집안의 사모님으로서 그녀는 당당하게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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