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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부소경의 담담한 말투는 여전했다. “신 씨요.”

“그 아이는 자식으로 인정 안 하려고?” 진문옥이 그에게 또 한 번 물었다.

그녀의 말에 부소경은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이게 당신들이 바라는 거 아니었나?”

“너!” 그의 말에 부성웅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너 왜 이렇게 사람이 모질어! 내가 비록 널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네 성은 부씨라고 인정해 줬잖아! 그리고 너도 결국 부씨 집안 가업을 이어받았고! 근데 넌 네 아이 성을 부씨라고 인정해 주지도 않아? 너 진짜 사람이 모질다!”

그의 말에 부소경은 가볍게 냉소했다.

내 자식은 누구의 성을 따르든 내 자식이다. 유리가 엄마의 성을 따른다 해도 결국 유리는 F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가 될 것이다!

이 일은 다른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부소경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일을 설명하는 게 무척이나 귀찮았다.

나도 ‘부’씨라는 성에 아무 관심이 없는데 내 딸은 어떨까?

내가 보기엔 엄마 성을 따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은데!

그때 진문옥이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소문이 사실인가 보네. 네가 그 여자를 엄청 싫어해서 일부러 괴롭히고 벌주려고 데리고 온 거라는 그 소문 말이야.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렇게 되면 서씨 집안 어르신한테 뭐라 할 말도 있고, 운성 상류층 집안에도 할 말이 있으니까. 그 여자한테 벌주려거든 제대로 줘. 확실하게 말이야.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일에 그만 신경 써. 너 회사 일하는데 방해하지 되잖아. 그리고 너, 임씨 집안 아가씨랑 언제 결혼할 거야? 벌써 6년이야. 너도 이제 서른 살 넘어가잖아. 이제 더 미루면 안 돼!”

진문옥은 친아들을 나무라는 듯한 말투로 부소경에게 말했다.

사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를 친아들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진문옥은 부씨 집안의 본처였다. 규칙대로라면 부소경이 진문옥을 엄마라고 불러야 한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들이 일찍 세상을 떠났고 이제 부씨 집안에는 부소경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부씨 집안의 사모님으로서 그녀는 당당하게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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