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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병실에 있는 세 사람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

때마침 부태성의 전담의가 한 무리의 젊은 의사들과 수간호사, 일반 간호사들을 대동한 채 회진하러 왔다. 입구에서 이 광경을 본 그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색한 침묵은 30초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건 부태성의 전담의였다.

"세상에, 아직 다 회복되지 않은 어르신께 이런 식으로 굴면 안 됩니다. 대체 이 아이는 뭡니까? 병실에서 이렇게 말썽을 부리다니, 정말 교양 없군요. 당장 쫓아내십시오."

그는 부씨 집안에 이런 아이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부씨 집안의 아이도, 조씨 집안의 아이도 아니니 부태성과는 아무 관련 없을 게 뻔했다.

그가 직접 아이를 쫓아내려 벼르고 있던 찰나, 부태성이 허허 웃었다.

"아이고, 증조할아버지의 콧구멍이 찢어지게 생겼구나. 간지러우니 이만 손을 떼지 않으련? 그럼 맛있는 것도 사주고 저 사람들이 네게 잘못했다고 빌 때까지 아주 호되게 혼내주마. 응?"

"영감, 정말이야?"

"증조할아버지라고 불러 보거라."

부태성이 살살 달랬다.

"저 사람들 사과가 먼저야."

신유리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조건을 내걸었다.

병색이 완연하던 부태성은 갑자기 기운이 솟아나는 것만 같았다. 그가 자기 아들과 며느리, 손자를 보며 명령했다.

"셋 다 당장 내 소중한 증손녀에게 사과하거라."

"......"

병실의 모든 사람이 할 말을 잃은 채 귀여운 아이를 바라봤다.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꼬마 권력자였다.

"얼른."

부태성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미, 미안하구나."

부성웅이 먼저 입을 뗐다.

이어 진문옥도 사과했다.

"미안하구나, 꼬마야"

신유리가 부소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악당도 사과해!"

부소경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아빠가 미안하다."

그제야 만족한 신유리가 부태성의 콧구멍에서 손가락을 뺐다. 겨우 풀려난 부태성은 얼굴이 벌겋게 될 때까지 연속 기침을 해댔다.

깜짝 놀란 의사와 간호사가 우르르 몰려가 그를 살폈다.

부소경은 그 기회를 틈타 얼른 부태성의 품에서 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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