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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얼른 음식을 식힌 부소경이 조심조심 신유리의 입가에 가져다주었다. 신유리는 몹시 들떠 있었다.

"나 주스 마실래."

신유리가 말했다.

신세희가 근처에 놓여있던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내밀었다.

"옥수수전!"

신유리가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부소경이 얼른 옥수수전 한 조각을 입에 넣어주었다.

해외로 쫓겨나 모든 권력을 박탈당했을 적에도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든 적이 없던 그가 난생처음 고분고분하게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

맛있게 먹는 신유리를 바라보니 어쩐지 그의 마음도 뿌듯해졌다.

미간을 조금 찌푸린 신세희는 짐짓 화난 표정을 지으며 신유리에게 장난스레 말했다.

"유리야, 너 진짜 이럴 거야? 우리가 비록 작은 도시에서 살았다지만, 엄마가 언제 너 먹고 싶은 거 못 먹게 했어? 너 진짜 이런 식으로 게걸스럽게 먹을 거야? 우리 매너 좀 지키자."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걸? 그렇지, 아빠?"

유리는 옥수수전을 오물거리며 의기양양하게 부소경을 쳐다봤다.

하루 종일 부소경에게 삐져있던 아이는 맛있는 옥수수전을 입에 넣더니 모든 걸 잊어버렸다. 심지어 그를 악당이라 부르던 것까지.

신세희가 부소경을 흘겨보았다.

"당신도 좀 뭐라고 해봐요. 여자애가 이렇게 게걸스럽게 먹으면 어떡해. 한 번도 맛있는 걸 못 먹어본 사람처럼."

"내 딸이야. 어떻게 먹든 내 딸 마음이지."

오만하게 말한 부소경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말을 마친 그가 다시 아이에게 옥수수전을 건넸다.

오물거리던 아이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자기 딸이라고?'

갑자기 정신을 차린 신세희가 뚫어질 듯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부소경도 신세희와 시선을 마주했다.

"미, 미안해요."

이곳이 부소경의 집이라는 사실을 그만 망각하고 말았다.

부소경은 서시언이 아니었다.

작은 도시에서 그와 함께 생활했을 적, 서시언도 이런 식으로 신유리를 오냐오냐했었다. 매번 유리를 감싸주는 그에게 신세희는 밉지 않게 타박했다.

"삼촌이 아이를 다 망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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