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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신발을 갈아신으며 부소경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

부소경의 손을 잡고 집안에 들어선 신유리가 신세희의 품에 답삭 안기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오늘 할아버지 두 분이랑 할머니 한 분을 만났어. 할머니와 작은할아버지는 조금 사나웠고 침대에 누워계시는 할아버지는 나름 괜찮았어. 내가 그 할아버지를 물리쳤어!"

신세희는 바로 그들이 누군지 알아챘다.

그녀가 부소경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유리를 데리고 당신 할아버지를 뵈러 간 거예요?"

부소경은 그녀의 물음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할 말 있다 그러지 않았어?"

신세희가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 실은 우리 유리를 당신 딸로 인정하고 있는 거예요?"

'다행히 완전히 바보가 된 건 아니군.'

부소경이 힐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용건은?"

말하면서 그는 신유리를 데리고 세면실로 가 손을 씻긴 후 식탁에 앉혔다.

이씨 아주머니가 식탁에 음식을 하나하나 나르고 있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아주 뛰어났다. 게다가 세심하기까지 한 그녀는 아이가 저녁 식사를 함께할 것을 알고 특별히 옥수수전을 만들어 주었다.

기름에 바삭하게 구워진 옥수수전에 샐러드와 케첩을 곁들인 요리가 식탁에 놓였다.

"우와!"

황금빛 색감, 하트 모양으로 꾸며진 샐러드, 처음 마주한 강렬한 후각과 시각의 향연에 신유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신이 난 신유리를 바라보며 아주머니가 입을 열었다.

"유리는 한창 클 나이죠. 사모님, 먼저 가족끼리 식사를 마치시고 제가 과일도 내어올 테니 그때 다시 이야기를 나누시는 게 어떨까요?"

그녀는 유능한 가사도우미였다. 신세희가 고마움을 담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만 과연 그들을 가족이라 할 수 있는지 조금 의문스러웠다.

막연히 그런 환상을 품은 적은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스스로가 가소로웠다.

신세희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아주머니가 공손히 물러가자 식탁에는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

"엄마, 얼른 줘요."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신유리가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증조할아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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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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