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7화

하지만 신세희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창문 밖에 서서 부녀를 바라보았다.

부소경은 열심히 블록으로 집을 짓고 있었고 유리는 그 모습을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의 눈빛에는 존경심도 들어있었다.

신세희는 갑자기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비록 이 모든 게 환상이라는 것을, 그녀와 유리가 바라는 꿈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한줄기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12살 때 엄마가 자신을 임씨 집안으로 입양 보낸 일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녀는 매일같이 임씨 집안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단지 불필요한 입양아 일뿐이었다.

그녀는 임지강과 허영이 임서아를 높이 안아올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높게 올라갈 때마다 임서아는 즐거운 듯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신세희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그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안아주길 갈망하고 바랬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매년 임서아의 생일 때마다 임씨 집안사람들은 그녀에게 의미 있는 생일을 통 크게 선물해 주었다. 신세희는 공주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있는 임서아의 모습을 보며, 커다랗고 아름다운 케이크 앞에서 소원을 비는 임서아의 모습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언젠간 자신도 이런 케이크를 받을 수 있길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나중에 뱃속에 아이가 부소경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이 아이는 절대로 그녀처럼 가난하게 생활하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못하면서 살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에게는 응당히 가져야 할 모든 것들을 선물해 줄 것이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아빠가 곁에 있어 그런지 유리는 공주처럼 행복해 보였다.

신세희는 부소경과 유리가 놀이방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부소경이 유리의 냄새 나는 발을 씻겨주는 모습과 유리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