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2691 - 챕터 2700

2823 챕터

제2691화

역시 업계에서 상위권인 이유가 있었다.여인걸은 점잖게 염선의를 쳐다보았다. “선의 씨, 이렇게 된 일이에요. 우리 회사가 당신 아래쪽에 있는 회사긴 하죠. 원칙대로라면 당신들이 우리보다 실력이 더 좋겠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 실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거예요. 왜 저희가 업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겠어요. 위쪽 회사에 있는 장치가 우리 회사에도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죠.”“예를 들면 번역이 딱 그래요.”“당신들은 직접 외국어를 번역해서 우리에게 보내주죠. 그렇게 하면 우린 훨씬 수월하게 일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하지만 굳이 속이지는 않을게요. 우리 회사의 실력은 전혀 당신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요.”“사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일을 받을 수 있어요. 가끔씩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위쪽 회사를 만날 때면 저희가 대신 번역 일을 하기도 하거든요. 선의 씨,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셨어요?”여인걸의 뜻은 무척이나 명확했다.그가 제일 먼저 하려던 일은 염선의가 영어를 못한다는 단점으로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염선의는 바로 상대방의 말뜻을 알아차렸다.만약 지금의 영어 실력에 예전의 성격까지 더했으면 그녀는 분명 정면으로 여인걸과 대들었을 것이다.하지만 부소경과 신세희랑 얘기를 나눈 후,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확신했다. 사람은 내면이 강해야 한다.내면이 강하다는 게 무엇일까?모든 걸 받아들이는 포용력이다.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것이다.더구나, 이 방면의 일들을 여인걸이 책임지게 되면 그녀는 지금 보다 훨씬 수월해진다.그냥 검사 한 번만 더 하면 되는데,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염선의는 시원시원하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 “네.”그녀의 미소는 무척이나 달콤했다. 자연스러움과 함께 태양의 따스함이 섞여 있었다.여인걸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곧이어 그는 속으로 냉소를 뿜어냈다.그는 오늘 특별히 그렇게 전문적이지 못한 번역가를 데리고 왔다.이 번역가는 일상적인 번역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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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2화

여인걸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는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그는 항상 자신의 영어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상대방이 하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할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염선의는 무의식에 경멸 섞인 웃음을 뱉어내더니 이내 해외 책임자를 데리고 온 접대원에게 말했다. “일단 이 분 데리고 호텔로 가주세요. 먼 길 오시느라 지치셨을 텐데, 휴식이 필요하실 거예요.”“네.” 그녀의 말에 접대원이 바로 대답했다.곧이어 접대원은 다른 해외 책임자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여인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염선의를 쳐다보았다. “왜 다시 보냈어요? 회의에 참여시키는 거 아니었어요?”염선의는 어깨를 들썩이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저 사람이 하는 말 알아는 들으세요?”“…”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화를 내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선의 씨는 알아들어요?”염선의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여인걸과 겨룰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단지 열심히 자료를 넘겨보며 영어로 표시하며 부분을 여인걸의 조수에게 건네 줄 뿐이었다.염선의는 그제야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여 사장님, 일단 제 영어 실력 문제는 얘기하지 않을게요. 해외 책임자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영어로만 대화한다는 게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겠어요? 사장님도, 사장님 조수도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이어 나가겠어요? 저희 셋이 먼저 얘기를 다 끝내고, 모든 걸 확실하게 한 후에 한꺼번에 책임자랑 얘기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사실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염선의가 해외 책임자와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언어적인 소통 때문이 아니었다.그녀는 해외 책임자가 국내 원재료 원가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지 않았으면 했다. 이것이 진정한 이유였다.원가를 더 낮게 하는 동시에 퀄리티를 보장하는 게 F 그룹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염선의는 본인이 계산한 원가를 해외 책임자에게 알려줄 수가 없었다. 알게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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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3화

무척이나 대범해 보였다.특히 염선의의 이마 위로 드리워진 앞머리가 그녀의 얼굴을 가려주고 있었고, 희미한 아침 햇살이 그녀의 귀여운 점을 빛나게 해주었다.무심하고, 자연스럽고, 수수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주근깨까지 있었고, 그 모습은 여인걸이 또 한 번 그녀를 다시 한번 보게 만들었다. 단번에 여인걸의 기억을 염선의가 그의 냄새나는 운동복을 끌어안으며 말랑거리던 때로 돌려놓았다.왜 갑자기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는 거지?왜 그녀의 귀여운 볼을 꼬집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여인걸은 이런 생각을 하는 자기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한참 넋을 놓던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동안 이렇게까지 노력했을 줄을 몰랐네요.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여전히 뭐?그는 그녀가 여전히 허영심이 넘치고, 기만과 거짓이 넘치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결국 그는 조금 횡설수설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본인 일이나 잘하세요!”곧이어 그는 조수와 함께 물건을 정리하더니 자리를 떠나려 했다.“좋은 비즈니스가 되길 바랍니다, 여 사장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점심에 바쁜 일 없으시면 제가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은데… 어떠세요?”그녀는 여인걸이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여인걸처럼 오만한 남자가 어떻게 예전에 싫어했던 여자랑 같이 밥을 먹겠어?그가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겉치레는 해야 했다.그것이 바로 회사의 규정이었으니까.하청 업체가 본사에 찾아왔을 때는 무조건 책임자가 상대방에게 점심을 대접해야 했다.이 것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자신들의 도량을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태도나 형식, 그 어떤 것도 바뀌면 안된다.설사 여인걸이 동의하지 않은 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여인걸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좋아요. 어디서 먹을까요?”말을 끝낸 후 여인걸은 염선의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잠시 멍해지고 말았다.하지만 단지 1초 동안 멍해진 것 뿐이었다. 그녀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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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4화

염선의는 고개를 들어 화를 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여자를 쳐다보았다.며칠 전에 만난 적 있는 여자였다.염선의가 처음으로 협력 관련 문제로 여인걸을 만났을 때, 이 여자가 차 안에 앉아 F 그룹 밖에서 여인걸을 기다렸었다. 만약 염선의가 잘못 안 게 아니라면 이 사람은 아마…“여자 친구?” 염선의는 고개를 돌려 여인걸을 쳐다보더니 무척이나 평온한 말투로 물었다.같은 시각, 여자는 이미 분노를 뿜어내며 염선의의 앞으로 달려오고 있었다.그 모습에 여인걸은 어안이 벙벙해졌다.한편, 옆에서 지켜보던 여인걸의 조수도 멍하니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단지 밥 한 끼 배불리 먹고 싶었던 것뿐이었다.‘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 밥을 먹을 수 있겠어? 그냥 지금 당장 도망가 버려? 나중에 싸워서 나한테 불똥 튀기 전에?’조수는 화려하게 치장을 한 여자가 씩씩대며 다가와 염선의의 뺨을 내리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깜짝 놀란 그녀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감쌌고, 눈을 꼭 감아버렸다.그녀는 염선의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지기를 기다렸다.하지만 한참 동안 눈과 귀를 막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고, 염선의가 어느샌가 팔을 들어 분노 섞인 여자의 손을 낚아채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아가씨! 여긴 남성이에요! 지금은 법치 사회고, 게다가 여긴 5성급 호텔이에요! 말조심 해주세요!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온 여자인지, 어떻게 이 호텔에 들어오게 된 건지, 뭐 때문에 우리 룸에 들어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실 하나는 알려드릴 수 있어요!”“이거 불법이에요!” 말을 끝낸 후, 염선의의 손에는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너… 아파! 너… 내 팔 부러뜨릴 셈이야! 내 손목 부러지면 오히려 그게 불법 아닌가? 빨리 놔 줘!” 여자는 염선의의 힘이 이렇게 셀 줄은 몰랐다.그녀는 염선의를 혼내러 이곳에 찾아온 것이었다.그녀는 염선의가 깜짝 놀라 울며불며 소리를 지를 줄 알았다.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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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5화

자신에게 욕을 퍼부은 여자의 모습에 염선의는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왜 못 벗어나는 건지 알아요?”“너, 너 무술 배운 적 있지! 살인범이 분명해!” 뇌가 없는 여자는 지능도 이성도 제로였다.염선의는 콧방귀를 뀌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상상력은 풍부하시네. 당신 같은 여자한테는 소설 집필이 딱인데. 근데, 생활환경이 당신의 상상력을 제한한 것 같네요.”“저는 무술 같은 걸 배운 적이 없어요. 살인범 같은 것도 아니고요. 전 어릴 때부터 깊은 산에 있는 시골 동네에서 자랐어요. 소를 방목하고, 풀을 베고, 밀을 수확하고, 물을 길으며 각종 힘쓰는 일을 섭렵했죠. 특히 이 두 손의 힘은 가끔씩 제 다리 힘보다 더 세곤 했어요.”“아가씨! 제 말 잘 들으세요. 당신 남자 친구가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제대로 잘 간수하세요! 여기에 당신 남자 뺏을 사람 같은 건 없어요. 남자 친구가 얼마나 진귀한 보물이라고 생각하지도 마요. 그는 단지 세상에 숱하게 있는 남자랑 똑같은, 팔다리 달린 남자일 뿐이에요!”“그리고 방금도 당신이 제 뺨을 내려치려고 한 거지 제가 때리려고 한 게 아니에요! 전 지금 정당방위를 하고 있을 뿐이에요.”“만약 또 한 번 이렇게 폭력을 쓰고, 언어적으로 저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다면 그때는 저도 제가 당신 팔목을 부러뜨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못 드리겠네요.”“전 그냥 정당방위를 한 것뿐이니까요.”“어차피 전 당신 말대로 선도 없는 미천한 사람이잖아요. 어디 한번 해보시겠어요?”염선의의 말투는 무척이나 가볍고 담담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머리카락이 곤두섰다.그녀는 순식간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너… 너… 먼저 나 좀 놓아줘.”“사과하세요!” 염선의가 담담하게 말했다.“…”“사과해요!”여자는 우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해요.”염선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여자를 놓아주었다.자유를 찾자 여자는 바로 기고만장해지기 시작했다. “너… 염선의 맞지! 나 너 알아! 딱 기다리고 있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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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6화

여인걸은 자신이 한 말을 의심했다. 내가 지금 왜 이러는 거지?왜 여자 친구의 신분을 밝힐 뻔한 거지?사실 그는 여자 친구의 신분을 마지막까지 숨겼다가 염선의에게 치명타를 선물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 도무지 침착한 염선의의 반응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그녀는 심지어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여인걸은 당황스러운 나머지 여자 친구의 신분으로 염선의를 기를 깔아버리려고 했다.하지만, 이렇게 비장의 무기를 드러냈는데도 염선의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눈빛에는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여 사장님… 저… 전 지금 회사 차원에서 중요한 고객을 대접하고 있습니다. 식사 후에 바로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해요.”“저도 두 분 시간 많이 뺏고 싶지 않아요. 저… 여 사장님 여자 친구분의 신분이 많든 적든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가요? 전 사장님 여자 친구 신분에 관심이 없습니다.”염선의는 그 여자가 F 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위협적인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염선의도 F 그룹 5대 이사 중 한 명인 엄선우의 약혼녀가 아닌가?막상막하였다!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관례에 따라 클라이언트에게 밥 한 끼 대접하는 자리에 여자 한 명이 나타나 소란을 일으킨 것이다. 정말 도리를 아는 사람이 맞나?염선의는 이렇게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그녀는 매일 일과 공부에 시달리고 있었고, 엄선희와 엄선우의 부모님을 보살피는 것에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바빠 죽겠는데 저런 일에 신경 쓸 시간이 또 어디있겠어?그래서 그녀는 무시를 선택했다.하지만 그녀의 무시가 여인걸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여인걸은 허겁지겁 손을 들더니 염선의에게 손가락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너! 염선의! 너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추태를 부리는 여인걸의 모습에 염선의의 마음은 조금 속상해졌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꼭 이렇게까지 날 궁지로 몰아야 하는 건가?염선의의 눈동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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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7화

이미 고쳤다고!염선의가 지금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얼마나 훌륭한데!왜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가 날 가만두지 않는 건데!내 잘못이야? 아님 저 사람 잘못이야?!“밥, 드실 건가요?” 염선의가 무표정으로 물었다.“네! 먹어요! 저 먹을 거예요!” 여인걸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조수가 급박하게 대답했다.조수는 다이어트를 위해 한동안 저녁을 먹지 않고 있었다. 오늘도 아침 일찍 4시부터 일어나서 차를 타는 바람에 시간이 없어서 아침을 먹지 못했다.차에서 내린 후에 아침을 사서 길에서 대충 때우려고 했는데, 여인걸은 상대 쪽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회사라며 그들에게 나쁜 인상을 남기면 안 된다고 했다.우리는 아래쪽에 있는 하청업체였다. 이런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에게 우리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부지런하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 말이다.우리는 절대로 시간 맞춰 그들 회사에 들어가면 안 된다. 무조건 미리 도착해야 했다.아무도 아침 출근 시간의 교통체증이 어떨지 예측하지 못한다!그래서 미리 상대 회사에 도착해야 하는 것이었다!조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그녀는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허기짐에 눈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조수는 눈을 깜빡이며 여인걸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감히 뭐라 말하지도 못했다. 단지 눈을 깜빡이며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여인걸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머리카락까지 곤두섰다.그는 조수에게 눈을 부라렸다. “가자!”조수는 연신 침을 삼켜냈다.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말을 끝낸 후, 그녀는 아쉬움을 뒤로하며 여인걸을 따라 자리를 떠났다.염선의 혼자 커다란 룸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억울함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그녀는 우울한 기분으로 회사로 돌아갔다.총책임이 다가오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어때, 선의 씨? 얘기 잘했어?”그 말에 염선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책임님, 한 사람이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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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8화

염선의의 말에 총책임은 조금 망설여졌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총책임의 표정에 염선의는 바로 사실을 확신했다.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책임님, 여인걸 여자 친구가 누군지 알고 계신 거죠? 맞죠?”총책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염선의가 그에게 되물었다. “여인걸 여자 친구까지 나서서 선의 씨를 곤란하게 만든거지?”그의 말에 염선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항상 하던 대로 여인걸과 조수에게 밥을 대접하러 호텔에 갔었어요. 근데 음식이 다 올라오기도 전에 여인걸 여자 친구가 쳐들어오더니 절 때리려고 하더라고요.”“절 자르겠다며… 큰소리까지 쳤어요.”“절 자르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분명 회사랑 연관이 있는 사람이겠다고 생각했죠. 그것도 권력이 엄청 난.”“아닌가요?”총책임은 잠시 침묵했고, 염선의는 입술을 깨물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총책임이 유감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선의 씨, F 그룹이 입찰 공고를 진행할 때, 남성과 멀리 떨어진 여인걸의 회사를 모집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은 여자 친구의 도움 덕분이었어. 여인걸 회사가 실력이 대단하긴 했거든.”“여인걸 여자 친구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가 그들을 주목하지 못했을 거야.”“여인걸 여자 친구, 우리 회사 5명의 이사 중의 한 명인 최 이사 딸 최영희야.”“이제 금방 대학 졸업했고 나이도 25에 아버지는 회사 이사지. 애지중지 키운 보물과 다름없어.”“거기다 최 이사에게는 딸이 딱 한 명밖에 없거든. 그래서 그 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야.”“최영희는 대학 졸업 후에 F 그룹에 인턴으로 들어오고 싶지 않다고 했어. 직접 발로 뛰어보며 현실과 부딪히고 싶다고 가방 하나 메고 집을 나가버렸어.”“여인걸은 최영희 첫사랑이야. 최영희가 제일 사랑하는 남자기도 하고. 두 사람이 연애한 지도 이제 4년이 넘었네. 이미 결혼 얘기까지 오가는 사이라고 하더라.”“여인걸로 꽤 훌륭한 사람이야. 최 이사 부부도 사위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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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9화

총책임도 염선의가 제일 사리 분별이 잘 되고, 대국을 헤아리는 사람이는 걸 알고 있었다.“선의 씨…” 총책임은 먼저 염선의를 칭찬해 주려 했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염선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책임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로 그 어떤 권력에도 굽히지 않을게요. 제 도리가 곧 도리죠. 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요.”“걱정하실 필요 하나도 없어요. 이제 사직 될 일 다시는 하지 않아요. 설사 최 이사님이 직접 절 찾아온다고 해도 절대로 먼저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저에 대한 책임님 믿음 저버리지 않을게요.”“…”염선의는 또 한마디 강조했다. “저 한번 믿어보세요. 절대로 그만두지 않아요! 저에게 자신이 있거든요!”“…”너!넌 너한테 자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없거든!만약 네가 정면으로 최 이사 딸이랑 맞선다면 누가 널 지켜주겠어!누가!아무리 내가 널 지키고 싶다고 해도, 그럴 능력이 없다고!그때가 되면 회사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최 이사가 널 난감하게 만들 거야. 너와 여인걸의 사이를 사람들에게 밝히고, 네가 가짜 이력으로 학력을 속였다는 사실을 떠벌리면 어떻게 할 건데?우리 같은 월급쟁이가 어떻게 널 지키겠어! 누가 널 지키겠어!지금으로서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그만두는 거야!그만둬!총책임은 마음이 너무 조급했다.하지만 그는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진지하게 파일을 정리하는 염선의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진지하게 컴퓨터에 데이터를 정리하고는 그것을 프린트하더니 엄청 열심히 검사를 마친 후에야 사인을 했다. 그리고는 그 문서를 총책임에게 건네주었다.“책임님, 이 파일 제가 다 확인 했습니다. 이익 부분은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5프로 정도 더 나올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쪽에도 어느 정도 가격을 아껴주었고요. 전부 다 안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사인도 했고요.”“확인 부탁드립니다.” 염선의는 무척이나 공손했다.너무 공손한 나머지 총책임의 말문을 그대로 막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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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0화

최영희가 소란을 피우고 3일 후, 그러니까 염선의가 여인걸 회사와 계약하고 3일이 지난 후, 염선의가 막 여인걸이 있는 회사로 찾아가 시찰을 하려던 그때 누군가 그녀를 찾아왔다.그 사람은 바로 회사로 찾아왔다.그것도 대놓고 염선의를 만나겠다고 지명까지 했다.“선의 씨, 업무량이 엄청 많네요. 방금 또 협력회사 하나가 지명까지 하면서 선의 씨를 찾아왔어요. 저쪽은 선의 씨를 아는 것 같던데. 얼른 나가봐요.” 여자 동기가 좋은 마음으로 염선의에게 알려주었다.그 말에 염선의는 조금 멍해졌다. “절 찾는다고요? 개인 업무 맡은지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절 아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수가 있죠?”말을 끝낸 후, 염선의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여인걸 말고 날 아는 회사는 거의 없을 텐데. 지명하면서까지 날 찾았다고? 설마 여인걸이 나 만나기 싫어서 손에 있던 업무를 다른 책임자에게 맡겼나?”“그러면 그것대로 또 좋을 것 같은데. 나도 편해지고.”말을 하던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개운해졌다.그녀는 여인걸 회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정리했다. 새로운 파트너에게 다시 한번 말해줄 생각이었다.하지만 회의실에 도착한 그녀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맞은 켠에는 마흔이 넘어 보이는 남자가 앉아있었다.구레나룻에는 하얀 머리가 나 있었지만 남자의 오만하고 건방진 기세는 여전했다.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염선의는 한눈에 회의실에 앉아있는 남자를 알아보았다.그때 염선의는 생활 환경으로 보나 일로 보나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었다.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이 남자를 보게 되자, 염선의는 변태와 다름이 없던 그때의 날들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갑자기 세상이 정말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사람을 만날 정도로 좁았다.설마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인연이라는 건가?운명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것이다.염선의는 똑바로 서서 어깨에 힘을 빼고 평온한 눈빛을 유지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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