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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2화

여인걸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는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영어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상대방이 하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할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염선의는 무의식에 경멸 섞인 웃음을 뱉어내더니 이내 해외 책임자를 데리고 온 접대원에게 말했다. “일단 이 분 데리고 호텔로 가주세요. 먼 길 오시느라 지치셨을 텐데, 휴식이 필요하실 거예요.”

“네.” 그녀의 말에 접대원이 바로 대답했다.

곧이어 접대원은 다른 해외 책임자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여인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염선의를 쳐다보았다. “왜 다시 보냈어요? 회의에 참여시키는 거 아니었어요?”

염선의는 어깨를 들썩이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저 사람이 하는 말 알아는 들으세요?”

“…”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화를 내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선의 씨는 알아들어요?”

염선의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인걸과 겨룰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단지 열심히 자료를 넘겨보며 영어로 표시하며 부분을 여인걸의 조수에게 건네 줄 뿐이었다.

염선의는 그제야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여 사장님, 일단 제 영어 실력 문제는 얘기하지 않을게요. 해외 책임자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영어로만 대화한다는 게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겠어요? 사장님도, 사장님 조수도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이어 나가겠어요? 저희 셋이 먼저 얘기를 다 끝내고, 모든 걸 확실하게 한 후에 한꺼번에 책임자랑 얘기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

사실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염선의가 해외 책임자와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언어적인 소통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해외 책임자가 국내 원재료 원가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지 않았으면 했다. 이것이 진정한 이유였다.

원가를 더 낮게 하는 동시에 퀄리티를 보장하는 게 F 그룹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염선의는 본인이 계산한 원가를 해외 책임자에게 알려줄 수가 없었다. 알게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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