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2381 - Chapter 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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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1화

평생을 고생했어. 그래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진희는 여기서 무릎을 꿇고 아버지를 위해 기도 해줬어. 근데 우리가 도와줬던 사람들은? 고가영은? 고소정은?그리고 이연은? 아무리 해외에 있다고 해도,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데.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이연과 이연의 부모는 조문하러 오지도 않았어. 참 잔인하지.”감회에 젖어 말하는 어머니에게 서준명은 위로했다. “어머니, 그 사람들을 탓할 수도 없어요. 이연이 해외로 나갈 때 나이가 겨우 네 다섯 살이었어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나이에요. 그렇게 어릴 때 서씨 가문을 떠난 사람들이 무슨 감정이 남아 있겠어요? 이연의 부모님, 걔네 아버지는 류머티즘을 앓고 있어요. 걔네 어머니는 그걸 돌봐야 하고요. 세 식구가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요. 형들이 돌아왔을 때 말했잖아요. 그들도 사실 돌아오고 싶었다고요. 어르신 조문하러 오고 싶었다고요. 어머니랑 아버지도 보러 올 겸 말이에요. 그 사람들도 아버지를 모셨었고, 아버지가 보고 싶을 거예요. 근데 돌아올 수가 없는데 어떡해요.”서준명의 말에 그들은 마음이 조금 풀렸다. 특히 서명훈는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나도 보고싶구나. 살아생전에 다시 만날 수는 있을런지. 이연이라도 돌아오면 좋을 텐데. 그 계집애도 지금쯤이면 한 서른 정도 되었겠지?”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사진 보여드릴게요.”서준명은 말하며 핸드폰을 열어 이연의 사진을 보여줬다.엄선희도 앞으로 나서 이연의 사진을 보았다.아름답운 미모의 이국적인 스타일이 눈에 띄었다.엄선희는 시부모님과 서준명을 쳐다보며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좋게 말하면 제 시누이나 다름 없어요. 서씨 가문 가풍이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도우미들한테 여전히 가족처럼 대해야 해요. 편견 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대해줘야 해요. 하는 일이 다른 것뿐이잖아요. 이연이도 훌륭하게 잘 큰 거 같잖아요. 진짜 돌아오면 저희가 더 열등감이 생길지도 몰라요. 그렇지, 여보?”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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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2화

이연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응, 때렸는데 어쩔래? 당신 누구야? 대체 어디서 굴러들어 온 사람인데?! 내가 당신 집안 도우미라고? 난 남성 서 씨 가문 도우미 딸이야.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자랐다고!”이연의 말은 엄선희에게 들려주는 말이자 부소경게도 들려주는 말이었다.부소경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는 것이다!이연에게 지금 그녀 눈앞에 서 있는 이 여자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는 하찮은 존재였다.암튼 서가네가 다 감당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엄선희는 여전히 볼을 가리고 분노하며 말했다.“그래. 네가 우리 집 도우미라고. 내가 틀린 말 했어? 서 씨 가문처럼 훌륭한 집안에서 어떻게 너 같이 기본도 안된 애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그녀가 서씨 가문 안주인인데 말이다!안주인이라는 위치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이연! 네가 지금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똑똑히 말해줄게! 여기서 소란 피우면 안 되니깐 당장 집으로 돌아가!”엄선희는 냉정한 얼굴로 명령하듯 말했다.이연에게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하고 분했지만 참고 집에 가서 해결하려 했다.서씨 가문 도우미가 부소경의 사무실 앞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그것도 여러 번이나!전에는 서가네 삼 형제가, 또 지금은 서가네 도우미까지.끝도 없이 말이다!엄선희도 이연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었다.뻔뻔한 것 같으니라고!“당신 대체 누구야!”이연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오늘 분명히 선을 보러 왔는데, 맞선 상대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정체 모를 여자까지 나타나니 짜증이 극에 달했다.게다가 자기 이름까지 부르면서 말이다.이연은 자신이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유학을 갔고, 도우미 출신이지만 서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에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다.“당신 도대체 누군데! 내가 어느 집안사람인지는 알아? 딱 봐도 천박하게 생겨서 당신 같은 사람이 도우미를 고용한다고? 설령 그렇다 해도 나 같은 도우미를 고용할 능력이나 있어? 난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자랐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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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3화

이연과 부소경은 깜짝 놀랐다.“다 너 같은 것들 때문이야! 빌어먹을 민정연, 고가영, 고소정. 그리고 너! 너희 같은 것들이, 서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들이 거들먹거리면서 진희 고모의 모든 걸 빼앗아 갔어! 젠장! 너 따위가 감히 내 형부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워?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꺼져, 이 빌어먹을 년아! 네가 무슨 수작을 하려는 건지 다 알고 있으니까. 여기 온 목적이 내 형부 꼬시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개수작 부리려고 그러는거 아니야!!”“......”엄선희의 말에 부소경과 이연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부소경의 인상에는 엄선희는 그저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자였다. 그녀는 부모님과 오빠 그리고 신세희, 후에는 남편을 만나, 그들의 보호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교양 있고 좋은 여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민정아보다 더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줄곧 차갑고 엄숙한 태도로 일관하던 부소경이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했다.그가 웃고 싶었던 이유는 엄선희가 갑자기 자기를 형부라고 불렀기 때문이다.그렇다!형부라고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는 그녀의 이런 모습이 오히려 귀여워 보였다.핸드폰으로 찍어 신세희에게 보내주고 싶은 정도 였다.“부소경 씨, 당신 사무실에 이런 미친 여자가 나타났는데, 상관 안 해요?”말싸움으로 엄선희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눈치챈 이연은 부소경에게 말을 돌렸다.삼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느라 이연은 부소경이 보안팀을 불러 자기를 쫓아내려 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부소경은 평온하고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저기 봐.”이연이 뒤를 돌아보자, 보안팀이 급하게 달려오고 있었다.보안 팀장이 달려와 부소경에게 다급히 사과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은 비서님이 저에게 전화하셨을 때 저희가 훈련 중이어서요. 훈련 도구들을 내려놓고 다시 집합시키고 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괜찮으시죠? 끌어내야 할 사람이 누굽니까?”“저 여자.”이연은 엄선희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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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4화

이연은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었다.“뭐, 뭐라고요?” 부소경은 코웃음 치며 이연을 쳐다보지 않았다.엄선희는 이연 앞으로 다가가 냉엄한 자태로 말했다.“서가네 가풍이 다 너 같은 애들 때문에 망가지는 거야! 그런 것들이 자기가 서씨 가문 사람이라고! 진짜 서씨 가문 사람들은 내 남편처럼 평생 서가네 가풍을 따르는 사람들이야. 너 같은 인간들이 아니라! 해외에서 그렇게 교육을 잘 받았는데 왜 돌아와서 서씨 가문을 팔아먹어! 똑똑히 들어! 도우미! 어르신 이미 돌아가셨어. 네가 믿고 의지하던 분은 이제 없다고! 지금 서가네 주인은 나랑 내 남편이야! 그래서 분명히 말하는데 서씨 가문에 너 같은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한쪽으로 가서 찌그러져 있어!그리고 내 형부한테 또다시 수작 부리면 그땐 네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그러니까 당장 꺼져!”엄선희가 가문의 일을 맡게 된 이후 그녀는 전보다 훨씬 더 날카로워졌다.왜냐면 날카롭지 않고 마음을 크게 먹지 않으면 이처럼 큰 가문의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그녀가 바라는 건 오로지 시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진희 고모와 함께 편안한 일생을 보내는 것이다.그리고 그 외에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자기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혀!상관이 없으니 어떻게 살든 관심이 없다.“나더러 찌그러져 있으라고?”이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그래! 찌그러져 있어! 다시 밖에서 서씨 가문을 팔아먹으면 네 입을 찢어 버릴 거야.”민정아 못지않은 사나운 모습이었다.이어서 그녀는 보안팀에게 말했다.“경찰서로 데려가요.”“네.”보안팀은 다시 이연을 끌고 나갔다.이연은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보안팀이 그녀의 입을 막고 있었다.그렇게 그녀는 밖으로 끌려 나갔다.그녀가 나가자,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엄선희는 다시 한번 부소경에게 사과했다.“부 대표님, 죄송해요. 어르신이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잘해주기만 하셨어요. 어쩌면 명성에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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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5화

서준명의 말에 엄선희는 까불듯 말했다.“흥! 당신 아직 모르지, 내가 근무 시간에 내 남편 사무실만 온 게 아니라 밖에도 나갔다 왔다는 걸. 흥!”서준명은 그녀가 귀여운 듯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다 좋지만 유독 아내만 너무 많이 편애하는 게 단점이었다. 회사에서는 항상 엄격한 사람이였지만, 아내한테는 그러지 못했다. 그의 편애에 엄선희는 서른 살이 된 여인이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면이 많았다.회사 사람들도 그가 아내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고 있어서 별말 하지 않는다. 암튼 아내에게 너무 중요한 업무도 맡기지 않으니 말이다.엄선희는 계속 행정부에서 근무했다. 직위 승진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커리어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냥 안정된 일자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이 회사 주주라고 해서 회사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녀가 처리하는 업무가 조금 더 수월했을 뿐이다.가벼운 업무라고 해서 소홀히 처리 한 적은 없었다. 아무리 작은 업무라도 열심히 했다. 물론, 할 일을 마친 후에는 그녀의 자유시간이었다.이건 이미 회사 내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하지만 이에 의견을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가끔은 신세희와 민정아부서로 가서 수다도 떨고 하면서 그들의 일도 조금씩 도와주곤 하고, 또 가끔은 남편 사무실로 찾아가는 건 이미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그래서 서준명의 이런 말도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인다.하지만 오늘 그녀는 정색하며 서준명에서 말했다. “여보, 당신네 집 친척이 정말 많은 것 같아!”“왜? 갑자기?”서준명은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엄선희를 쳐다봤다.엄선희는 입을 삐죽거리며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다들 무례한 친척들이야. 당신은 그렇게 생각 안 해? 엄밀히 말하면 진정한 친척은 세 명밖에 없는 거 아니야? 한 명은 이모네 사촌동생 민정아, 또 한 명은 고모네 집 사촌 동생 신세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 고모 진희 고모. 나머지는 다 진정한 친척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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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6화

서준명은 엄선희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연이 돌아왔는데도 소경이 형네 사무실 앞에 나타났다고? 이게 무슨 상황이야?”엄선희가 씩씩거리며 대답했다.“나도 그게 이상하다고! 서 씨 가문이랑 사이가 그렇게나 좋은데.. 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와보지도 않았던거야? 할머니의 생명의 은인이라서? 근데, 목숨을 구해줬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이야?”서준명이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수십 년 전에, 그러니까 우리 할아버지가 젊었을적 군대에 계셨을 때, 당시 국경지대에서 근무하셨어. 그러면서 그 지역에서 살고 있던 범죄자들이랑 모순이 많으셨나 봐. 근데 그 사람들이 엄청 잔인했다. 할아버지랑 싸워서 못 이기니까 할머니를 납치한 거야. 이연의 할아버지가 서가네 집사가 되기 전이야. 그땐 할아버지 부하였지. 우리 할아버지가 무술, 사격술 이런 걸 가르쳐 줬었거든 이연의 할아버지 한테. 그리고 담력도 크셨대. 할머니가 납치된 후, 혼자 거기 잠입해서 그 사람들과 같은 행세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할머니를 구해서 빠져나온거야. 근데 할머니를 안전지대에 들여보내자마자 이연의 할아버지는 그 사람들 손에 죽은 거지.”엄선희는 눈물을 흘렸다.“너.... 너무 감동이야, 이 시대에도 이렇게 충성스러운 부하가 있다니.”서준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지. 우리 할아버지는 작은 할머니랑 작은 고모한테 잘못한 거 빼고는 항상 곧은 분이셨어. 특히 서가네 친척들한테 항상 많은 도움을 주셨어. 이연의 할아버지한테도 말이야. 그래서 이연의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한테 많이 고마워하셨어. 그렇지 않으면 자기 목숨바쳐 우리 할머니를 구했을 리가 없잖아.”“그 말은 이연이네 집안이 서 씨 가문에게 은혜가 있다는 말이네?”엄선희의 말투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니면 우리 할아버지가 우리 형들 유학 보내면서 왜 이연이네 집안도 같이 보냈겠어? 겉으로는 형들을 돌봐주기 위해서 라고 하셨지만, 사실은 이연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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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7화

정아는 우리 이모 딸이니까 우리 가문 사람이건 확실한거고.근데 이연이는? 모두가 우리 가문 도우미라는 걸 알고 있는데, 상류사회 부잣집 아들을 도우미 딸이랑 결혼시키려 하겠어? 남자가 기꺼이 원하면 몰라도, 이연이를 진짜 사랑하면 몰라도. 근데 그걸 우리 할아버지가 무슨 수로 알아? 사랑은 비록 자기가 직접 쟁취하는 거지만, 우리 할아버지가 어떻게 함부로 그 제안을 승낙하겠어? 신분계층이 존재한다는 걸 우리 할아버지가 가장 잘 아시는데. 다들 직접적으로 말은 안 하지만 마음속으론 그 도리를 알고 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결국 할아버지는 방법이 없어서 이연이네 세식구를 해외로 내보낸 거야. 이연이네 부모님도 해외에 나가서 이연이를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교육받게 하고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나중에 귀국하면 그나마 조금 나은 신분일 거 아니야. 그래서 형들이랑 같이 나간 거였어. 이번에 형들이 귀국할 때 이연이랑 걔 부모님도 같이 돌아오려고 했었거든, 근데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서 결국 돌아오지 못했지.”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이해했어. 근데 문제는 이연이가 어떻게 갑자기 돌아왔냐는 거야.”서준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잘 몰라.. 그건.....”그러다 서준명은 미안한 표정으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여보, 미안해. 어쨌든 이연이는 서씨 가문 사람이야. 이대로 경찰서에 있게 할 수는 없어. 일단 데리고 와서 다시 얘기해.”엄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어서 가서 데리고 나와.”“알겠어. 이해해 줘서 고마워, 여보.”서준명은 그녀의 이마에 살짝 입 맞췄다.그는 서둘러 서류를 마저 처리하고 구치소로 향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세 형들도 거기에 와있었다.“형들이 여긴 왜 왔어?”서준명은 어리둥절했다.요 이틀 새 형들은 모두 호텔에 묵었다. 비행기표와 수속 절차가 완료되면 바로 출국할 계획이었고, 중요한 일이 없으면 돌아올 수 없었다.서준명은 형들이 이연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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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8화

이연이 통곡하며 울었다.이연은 서준명보다 한 두 살 위였다.어렸을 때 두 사람은 함께 논 적이 있었지만 이연이 아주 어릴 때 해외로 떠났기 때문에 서로 큰 인상은 없었다.하지만 서준명이 이연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 예전에 할아버지와 부모님께 그녀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형이 가끔 사진을 전송해 오면 이연과 그녀의 부모님 모습도 보였다.사실 서준명도 잠깐 해외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매번 공교롭게도 이연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 그녀는 학교에 다니거나 여름 캠프나 겨울 캠프, 모닥불 파티에 참여하며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부잣집 아가씨 못지않은 생활이었다.오히려 서준명같은 도련님보다도 더 화려한 삶을 살았다.그녀가 잘살고 있으니 서준명도 그녀에 대해 별로 걱정할 일이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연과 그 집안 자체를 잊고 살 정도로 말이다.그런데 그런 이연이 뜻밖에도 그의 품에 안겼다.서준명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이연 누나...”하지만 서준명은 이연을 떼어내며 말했다.“집에 가서 얘기하자.”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응.”그런데 이연은 서준명의 팔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서준명이 몇 번이나 떼어냈는데도 말이다.이연이 웃으며 말했다.“준명아, 왜 이렇게 어색해 해. 우리는 남매나 다름없어. 외국에서 남매사이에 포옹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근데 넌 왜 팔을 잡는 것도 부끄러워 해?”서준명은 딱딱한 태도로 대답했다.“여긴 외국이 아니야.”그닥 좋게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마음속에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정말 이해가 안됐다. 귀국하는 건 좋은데, 그 큰 서씨 가문에 그녀가 지낼 곳은 넘쳐나는데 왜 하필 부소경네 회사에 가서 소란을 피웠는지.상대를 참 잘 고르는 것 같았다.부소경 같은 남자가 흔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무슨 수를 부리려고 하는지 뻔히 보였다.서준명은 이런 수작을 부리는 여자들을 제일 혐오한다.왜 계속 서씨 가문에 이런 여자들이 있는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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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9화

진짜 어이가 없었다고요! 나중엔 둘이 편 먹어서 절 끌어내고 경찰서로 보내버리더라고요! 이게 말이 돼요? 오빠들! 그 여자 도대체 누군지 부소경 씨한테 물어봤어요? 그리고 부소경 씨는 대체 무슨 태도에요? 기껏 외국에서 날아 왔더니! 그 사람 만나려고 왔는데!”이연은 자기가 얼마나 억울한지에 대해 하소연을 해댔다.그녀는 일방적으로 남의 회사에 침입한 것이 무례한 일이라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부소경의 결혼 여부를 조사해보지도 않고 말이다.자기가 해외 유학파라는 것에 잔뜩 자아도취 해 있는 듯했다. 게다가 자기가 서씨 가문 사람이라는 자부심도 말이다.그녀는 자기처럼 유학파에 오픈 마인드에 또 이렇게 예쁘게 생긴 여자는 남성 전체에도 몇 없다고 생각했다.자기 같은 신분이 부소경같은 사생아를 만나주는 거에 대해 그가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녀가 하소연을 끝내기 무섭게 서명헌이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장면을 서준명은 보지 못했다. 만약 봤다면 아무리 이연이 미웠어도 자기 형이 그녀를 때리는 건 막았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서준명은 주차장으로 차 가지러 갔고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이연은 손으로 자신의 화끈거리는 볼을 감싸고는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서명훈을 쳐다봤다.“오빠가 어떻게 날 때려요?”“멍청한 계집애!”서명헌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네 오빠야! 바보 같은 계집애가!”서명천과 서명운도 덩달아 화를 냈다.“이 멍청한 계집애야!"서명운은 그래도 화가 사그라지지 않아 한마디 덧붙였다.“바보 같은 년.이연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고, 억울함에 흐느끼며 물었다.“당신들은 내 오빠잖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날 이런 식으로 욕해.”서명헌은 정말 기가 막혔다.정말 눈치라고는 아예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자기 주제 파악을 정말로 못하는 그런 인간!“너 진짜로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지? 우리가 오냐오냐하니까 너 진짜 네가 서씨 가문 아가씨라고 착각이라도 하는 거야? 말끝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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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0화

이연은 깜짝 놀랐다.“뭐, 뭐라고요? 준명이요?”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이어서 물었다.“저더러 준명이랑 결혼하라고요?!”이연은 사실 서 씨 가문에 시집가는 게 싫어서 물어보는것이 아니었다.심지어는 서 씨 가문에 시집가고 싶어 미칠 지경인데 여태껏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열세 살이 되었을 때부터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에게 수없이 말해왔던 말이다.“이연아, 너 이제 열세살이야. 이제 널 아가씨라고 불러도 될 나이라고. 우리 가문이 비록 대대로 서 씨 가문의 도우미였지만, 넌 달라. 아니, 이젠 달라졌어. 지금 우리 다 같이 해외에 왔고, 너도 최고의 교육을 받고 있어. 우리 신분을 뒤집을 기회가 있다는 뜻이야. 그 기회가 지금 왔어. 명헌오빠가 지금 성인이 됐지만 아직 여자 친구가 없잖아? 네가 그 기회를 잡아. 서씨 가문 첫째라 너랑 나이 차이가 조금 나긴 하지만 앞으론 장남이 가문 전체를 장악할 확률이 높잖아? 네가 서씨 가문 장남이랑 결혼하면 네가 서씨 집안 안주인이 될 거야.” 이연의 어머니가 늘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던 말이다.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말할 때 아버지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넌 예쁘게 생겼고, 조건도 우월해, 게다가 해외에서 유학까지 했잖니. 외국의 개방적인 마인드를 잘 배워서 잘 활용해야지 딸아. 앞으로 네가 우리 영광이야. 그리고 너의 미래, 다 네 손에 달렸어.”이연이 서씨 가문의 아들을 꼬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는 성인물들을 구해서 그녀에게 보여주곤 하였다.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님의 주입식 교육에 이연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표를 서씨 가문의 도련님을 꼬시는 걸로 정했다. 만약 꼬시는 데 성공한다면, 그게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그렇게 이연은 실제로 행동에도 옮겼다.하지만 부잣집 도련님은 역시 부잣집 도련님이었다.집안 도우미 딸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서명헌은 이연네 세 식구랑 사이는 좋았지만, 이연을 절대 건드리지는 않았다.설사 이연이 벌거벗은 채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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