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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8화

이연이 통곡하며 울었다.

이연은 서준명보다 한 두 살 위였다.

어렸을 때 두 사람은 함께 논 적이 있었지만 이연이 아주 어릴 때 해외로 떠났기 때문에 서로 큰 인상은 없었다.

하지만 서준명이 이연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 예전에 할아버지와 부모님께 그녀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형이 가끔 사진을 전송해 오면 이연과 그녀의 부모님 모습도 보였다.

사실 서준명도 잠깐 해외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매번 공교롭게도 이연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 그녀는 학교에 다니거나 여름 캠프나 겨울 캠프, 모닥불 파티에 참여하며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잣집 아가씨 못지않은 생활이었다.

오히려 서준명같은 도련님보다도 더 화려한 삶을 살았다.

그녀가 잘살고 있으니 서준명도 그녀에 대해 별로 걱정할 일이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연과 그 집안 자체를 잊고 살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이연이 뜻밖에도 그의 품에 안겼다.

서준명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이연 누나...”

하지만 서준명은 이연을 떼어내며 말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이연은 서준명의 팔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서준명이 몇 번이나 떼어냈는데도 말이다.

이연이 웃으며 말했다.

“준명아, 왜 이렇게 어색해 해. 우리는 남매나 다름없어. 외국에서 남매사이에 포옹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근데 넌 왜 팔을 잡는 것도 부끄러워 해?”

서준명은 딱딱한 태도로 대답했다.

“여긴 외국이 아니야.”

그닥 좋게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마음속에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이해가 안됐다. 귀국하는 건 좋은데, 그 큰 서씨 가문에 그녀가 지낼 곳은 넘쳐나는데 왜 하필 부소경네 회사에 가서 소란을 피웠는지.

상대를 참 잘 고르는 것 같았다.

부소경 같은 남자가 흔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무슨 수를 부리려고 하는지 뻔히 보였다.

서준명은 이런 수작을 부리는 여자들을 제일 혐오한다.

왜 계속 서씨 가문에 이런 여자들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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