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911 - Chapter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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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1화

심지산이 홍원의 뒤를 따랐다.집에는 심신해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돌아온 걸 보지 못한 심신해는 “아줌마, 여기 있는 가장 큰 뼈는 안 먹고 아빠 줄래요. 아빠가 뼈다귀 제일 좋아해요. 이건 아빠 남겨줄래요.”가정부가 바로 말했다. “아유, 우리 공주님. 그래요.”“그리고 우리 엄마 먹을 죽 다 만들었어요? 우리 엄마 예쁘게 만들어 주는 보약 넣어서요. 우리 엄마 매일 죽 먹는데 잘 만들어놨죠?” 심신해가 웃으며 물었다.“네, 네, 공주님.”“헤헷,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제일 잘 챙겨요.”현관에서 심신해의 말을 들은 심지산과 홍원은 서로를 바라봤다.둘은 모두 눈물을 머금었다.그날 저녁 심지산은 저녁 내내 깊은 생각에 잠겼다.힘겹게 가꿔온 사업이다. 이번 경제위기 때문에 다 망칠 수는 없다. 김씨 노인네의 요구가 너무 과했지만 그렇다고 아내와 같이 가꿔온 사업을 이대로 버릴 수는 없었다.소중한 딸은 더 잃을 수 없었다.그럼 포기할 수 있는 건 심설뿐이다.어차피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니다. 그 노인네가 말한 것처럼, 딱 하루 밤이다.그래, 딱 한 밤.괜찮다. 나중에 심설에게 집을 사주면서 보상하면 된다. 다 크면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면 된다.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심지산은 마음이 편해졌다.다음 날.심지산 홍원 부부는 예전처럼 회사로 나갔다. 그날은 심지산 집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였다. 하지만 뭐라도 훔치고 싶은 마음에 심신해가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날인지 알면서도 심설은 심지산 집으로 찾아갔다.가정부는 심설이 귀찮다는 얼굴로 말했다. “왜 왔어? 우리 공주님 오늘은 집에 없어. 피아노 치러 갔는데 3시간은 걸려. 오늘은 그만 돌아가.”“아줌마, 우리 엄마가 만든 전이에요, 금방 만든 건데 맛 좀 보시라고...”가정부 “...”심설이 비굴하게 말했다. “아줌마, 사실은 내가 심지산 딸이에요. 홍원 아줌마도 알아요. 신해만 모르거든요. 우리 같이 동생한테는 비밀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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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2화

심설은 놀라서 몸을 떨기 시작했다. 뒤돌아선 심설은 심신해와 눈빛이 마주쳤다. 긴장함에 심설은 이를 덜덜 떨었다. “너...너 오늘 피아노 치는 날이잖아? 벌써 돌아왔어?”심신해는 여전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도둑놈! 나쁜 놈! 왜 우리 집에 왔는지 이제야 알겠어! 너 이 거지야, 너 도둑놈이지! 오래전부터 우리 집에 도둑질하러 들어오려고 했지!우리 엄마 아빠한테, 그리고 나한테 빌면서까지 우리 집에 남고 싶었던 거지!우리 엄마 아빠처럼 좋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나도 너 그렇게 잘 해줬는데!도둑놈! 감히 우리 엄마 물건을 훔쳐!”심신해와 심설은 키가 비슷했고 몸집은 심신해가 조금 더 컸다. 심신해는 전혀 심설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자기 집이니 더욱 심설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심신해는 소리를 치며 심설을 때렸다.“도둑놈, 절도범, 거지! 우리 다 너한테 그렇게 잘 해줬는데! 넌 우리 엄마 물건이나 훔치고! 죽일 거야! 널 때려죽일 거야!이 거지야! 더러운 자식아! 네 양심은 밖에 떠도는 강아지만도 못하지!” 심신해는 잔뜩 화가 났다.하지만 아직 어리다 보니 싸움을 잘하지 못했다. 심신해는 어른들의 과분한 관심과 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다. 싸움을 모르는 게 당연한 심신해는 정신없이 주먹을 휘둘렀지만 심설은 한대도 맞지 않고 피할 수 있었다. 심설은 심신해보다 훨씬 날렵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사회로 나와 심설은 심신해보다 훨씬 많은 곤난에 부딪히며 살아왔다.그래서 심신해는 화가 잔뜩 났지만 심설을 한대도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하지만 심신해가 퍼붓는 욕을 들으니 심설도 화가 났다.너무 두려워서 더 화가 났다.너무 겁이 났다. 가장 두려운 건 오빠가 도둑질했다는 걸 아는 것이었다.오빠가 알면 무조건 심설의 다리를 부러뜨릴 거다.오빠 생각에 심설은 바로 목걸이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심신해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러고는 심신해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심신해는 바로 반항할 힘을 잃어버렸다. 몸을 움크린채 바닥에 주저앉은 심신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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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3화

심설은 무서워 오돌오돌 몸을 떨었다. 심설은 한참 동안 베란다에 숨어 마음을 진정시켰다.심설은 도저히 아래층으로 내려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한참이 지난 후, 집에 구급차가 도착했고 심지산과 홍원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아이가 하나 더 있다는 걸 신경 쓰지 않고 다들 급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심설은 혼자 허둥지둥 심지산 집을 나선 후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방금 셋집으로 돌아온 심설은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산, 짐승도 못 한 자식! 천벌 받아야 마땅한 자식아! 왜 아직 살아서 남을 못살게 구는 거야! 설이 하루라도 키운 적 있어? 하루라도 키워봤냐고! 이제 와서 아이 양육권을 달라고? 죽어버려!”“아니, 나 멀쩡하거든. 나 정신병 안 걸렸어. 무슨 증명이 필요한데, 나 병 안 걸렸어, 나 멀쩡하다고. 나 나가서 일도 하고 내 자식 내가 먹여 살릴 수 있어. 아니야, 나 잡아가지 마, 그만 두라고...”엄마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심설이 달려가려 할 때 초라한 셋집에서 밖으로 뛰쳐나오는 엄마를 봤다. 머리를 풀어해친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옆집 사람들은 다 놀라서 문을 꼭 잠갔다.하지만 갑자기 뛰쳐나오는 엄마는 미처 피하지 못한 할머니랑 부딪쳤다. 할머니는 엄마랑 부딪치자마자 바로 다리가 부러졌다.엄마는 놀라서 바로 할머니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 정신병자 아닙니다. 사람 해치지 않습니다. 저 사람 해치지 않습니다. 일부러 다치게 한 거 아닙니다. 전...제 딸 뺏길까 봐 무서워서, 제 딸 돌려달라고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심설 “...”심설은 아버지가 자길 데려가려고 한다는 걸 생각지 못했다.자기에 대한 아버지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엄마한테서 양육권을 빼앗아 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아버지가 갑자기 변한 이유가 뭘까?심설은 도저히 원인이 뭔지 알 수 없었다.심설은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엄마랑 같이 살고 싶다는 것만은 명확했다.아버지보다 엄마가 불쌍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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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4화

지영명은 어리둥절해서 심설을 바라봤다. “너, 이게 다 뭐야?”심설은 가방을 풀며 말했다. “오빠, 봐봐.”가방 안에는 번쩍이는 금은보화가 가득했다.지영명은 문득 뭔가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설아! 오빠한테 말해봐, 너 밖에서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한 거야?”심설은 웃으며 말했다. “오빠, 내가 나쁜 일을 해봤자 무슨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 내 나이에 금은방이라도 털었겠어?”지영명은 심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동생은 아직 어린애였다.지영명이 다소 평온해진 말투로 다시 물었다. “그럼 너 어디서 이런 걸 가져온 거야? 이거 다 진짜야? 장난감이지?”심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내 아빠가...그러니까 심지산이 준 거야. 심지산이...”심설은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몸을 떨고 있는 엄마를 봤다. “영명아, 영명아, 그 죽일 놈이 네 동생 뺏어가지 못하게, 제발 뺏어가지 못하게 막아. 엄마 말 들어. 엄마 안 미쳤어.엄마 정신병자 아니라고, 아들, 엄마 믿지?그 남자가 엄마랑 이혼할 때, 네 동생 아직 분유 먹는 아기였어. 엄마가 네 동생 분유 사먹여야한다고 양육비 조금만 더 달라고 그렇게 애원했는데, 아니면 아이를 데려가서 키워도 된다고 했는데, 그래야 네 동생 고생 덜 하니까...그런데 그 남자 뭐라고 했는지 알아?싫대!심설 데려가면 그 여자랑 둘이 사는 데 영향받는다고 네 동생이 싫대. 그 여자랑 자기들 자식 낳고 살 텐데 설이 데려가면 말이 안 된다고.”유은설은 울먹이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때 아이랑 헤어지고. 그렇게 어린 핏덩이 같은 자식을 버려놓고 이제 와서 갑자기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무조건 뭔 수작이 있는 거야.”“그리고 영명아, 엄마가 며칠 전에 신문에서 봤는데 심지산 그 죽일 놈의 회사가 상장하려다 실패했대. 그래서 이런저런 빚을 많이 져 회사가 당장 파산할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젠 돈도 빠듯할텐데 왜 지금 설이를 데려가겠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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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이거 원래부터 다 내가 받아야 하는 거였어!이거 있으면 우리 돈이 생기잖아. 그럼 옆집 할머니 병원비도 내고 엄마 약고 살 수 있어.돌려주면 우리 돈도 없는데 뭘로 병원비를 내줘!그러다 그 사람들 우리 고소해버리면 엄마 진짜 정신병원 들어간다고!”지영명은 발걸음을 멈췄다.동생 말이 맞았다. 그 돈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지영명은 심설이 가져온 물건 중에서 여자 손목시계를 하나 빼 옆집 할머니 가족에게 건네며 물었다. “이거면 충분할까요?”줄곧 가난하게 살아온 18살 소년은 그 시계가 3000만원이 넘는지 몰랐다.시계를 받은 사람이 물었다.“설아, 이거 네 아버지가 준 거 맞지?”심설은 잠시 멍해졌다.그리고 바로 평정을 되찾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그래! 그래! 그럼 이 시계 받고 서로 퉁치는 거다. 우리도 다시는 너희들 안 찾을게.” 옆집 할머니의 가족들은 상냥한 척하며 말했다. 지영명과 심설은 바로 심지산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값비싸다는 걸 알아챘다. 남매는 몹시 흥분했다.그날 저녁, 세 식구는 침대에 앉아 찬찬히 심설이 가져온 물건들을 살펴봤다. 심설은 예쁜 것들을 골라 엄마의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엄마, 엄마 예쁘네, 이 목걸이 하니까 너무 예쁘잖아.”“엄마, 이 귀걸이도 해봐, 하고 우리 보여줘.”남매는 엄마가 누구보다 예뻐 보였다.특히 심설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오늘 심지산 집에 누구도 없었으니 누구도 심설이 이 물건들을 훔쳤다는 걸 모를 것이다. 어린애가 이 많은 걸 훔쳤다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음.피아노 치는 사람이 한 말이 맞았다.심설.그는 심설이 도둑질에 소질 있다고 했다. 손가락이 긴 사람은 다 도둑질해도 된다고 했다.그날 저녁 심설은 엄마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심설은 꿈도 꾸었다.심신해와 똑같은 옷을 입고 엄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춤과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꿈. 다만 아버지는 심지산이고 엄마는 홍원이 아닌 유은설이었다.그다음 날이 마침 토요일이라 심설은 학교에 가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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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화

심설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 일 없는 척했다. “저, 저 몰라요. 어떻게 오셨어요?”홍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코웃음을 지었다. “심설, 너희 집에 들어가서 네 엄마랑 얘기할까, 아니면 나랑 나가서 얘기할까?”심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어디도 안 갈 거에요. 홍원아줌마, 빨리 돌아가세요. 출근 안 하세요?”“안 해! 내 딸 신해가 다쳐서 지금 병원에 누워있어! 그리고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더구나! 누가 1억이 넘는 물건을 뺏어갔어!” 홍원은 일부러 “뺏어갔다”고 강조했다. “천한 것! 너 뺏어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도둑보다 더 엄한 벌을 받는 거야! 사형이라고!”“아니...난 아니에요! 나 죽고 싶지 않아요, 엉엉엉...” 심설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그럼에도 그는 소리 내서 울 수 없었다.엄마를 깨우기 싫었다. 엄마가 오랜만에 잠을 잘 자고 있었다.심설은 목소리를 낮추고 울먹이며 홍원에게 빌었다. “홍원아줌마, 우리...우리 나가서 얘기해요. 어디든 제가 따라갈게요. 네?”홍원은 코웃음을 지으며 병아리를 잡듯 심설의 뒷뒷덜미를 꽉 잡고 밖으로 걸어갔다.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심설은 얼굴이 붉어졌고 기침을 했다.홍원은 화가 나서 모질게 말했다. “양심도 없는 것! 천한 자식! 우리가 널 얼마나 동정했는데. 남편더러 너한테 잘해주라고 타일렀다고! 내 딸은 또 얼마나 널 가여워했어? 자기가 안 입는 옷들 다 너한테 주고! 우리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한 거야? 넌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개랑 다를 게 없어!너 개 보다도 못 해!개도 주인한테 고마워워할줄은 알아!그런데 너는?”홍원은 심설을 심가 집안에서 거둬 키우는 유기견 취급했다. 심설은 그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홍원은 너무 억울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심설이라는 유기견에게 선심을 베풀고 마음까지 줘버렸는데, 예쁘게 입으라고 직접 옷도 맞춰주고 더러운 옷차림으로 집에 들어오는 것도 허락했다.홍원보다 더 천사 같은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하지만 홍원이 얻은 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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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심지산이 근처에 세워놓은 차에서 내렸다.홍원 발 밑에 밟혀있는 심설을 보고도 심지산은 조금도 딸을 동정하지 않았다.심지산을 본 심설은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아빠...”어제까지만해도 아버지는 밥을 사주겠다고, 양육권까지 다시 돌려받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아버지가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을까?심지산은 싫어하는 눈빛으로 심설을 쳐다보더니 그를 차버렸다. “어린 년이! 이렇게 독할 줄이야! 동생을 그렇게 놀라게 해?”“아니...아니에요.”심설의 말을 듣자마자 홍원은 바로 엎드려 있는 심설을 일으켜 세워 아주 세게 아이의 뺨을 때렸다. 심설의 이가 흔들렸다.“변! 명! 을! 해!” 홍원은 화가 치밀었다.“심설! 이 멍청한 것! 우리 가족을 속이려는 생각만 하고, 우리가 속아주니까 다시 집에 가서 도둑질이나 해? 하지만 네가 생각하지 못한 게 있어. 집 구석구석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고!”심설 “...”심설은 카메라가 뭔지 잘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공공장소에만 설치되어 있는게 아닌가?심지산 집에도...“카메라에 똑똑히 찍혔어. 네가 내 물건 도둑질하는 거, 우리 신해를 겁주고 계단까지 쫓아가는거, 다 똑똑히 찍혔다고. 우리 신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아직도 못 깨어나고 있어!”심설 “...”마음이 얼어붙었다.도둑질하는 게 다 찍힐 줄은 죽어도 생각하지 못했다.어떻게?어떻게?오빠가 알면 오빠한테 죽도록 맞을 거다.“천한 년! 동생을 다치게 하고 내 목걸이를 훔친걸로 모자라 가방을 들고 다시 내 집으로 돌아와? 네 가방에 든 거 다 합치면 1억이 넘는다고. 네가 가져간 내 부쉐론 콘스탄틴 시계, 그 시계가 삼사천은 한다고!”심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자기가 훔친 게 그렇게 값비싼 물건들인인지 몰랐다.삼사천만원, 그게 얼마일까?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돈인가?심설은 엄마가 삼사천이면 근교에 자그마한 집 한 채는 살 수 있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집 한 채라니!온 가족이 바라는 작은 집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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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10살 난 아이가 어떻게 어른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어른들의 세계를 알 수 있을까?심설은 홍원아줌마한테 얻어맞거나 심지산 집에서 매일 강아지처럼 짖어주는 게 다일거라 생각했다.아니면 매일 바닥에 엎드려 심신해에게 말을 태워주고, 거지 소리듣기나 하겠지?괜찮다!다 괜찮다!심설은 다 견뎌낼 수 있었다.감옥만 피하면 다 괜찮았다.감옥만은 가기 싫었다. 자기보다는 엄마 걱정이 돼서 심설은 죽도록 무서웠다.감옥에 들어가면 옆집 사람들은 엄마를 더 괴롭힐 거다. 아이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딸이 도둑놈이라고 엄마를 더 욕을 할테고 그러면 엄마는 더 많이 아플 것이다.감옥에 들어가면 누가 엄마를 돌봐주겠는가?오빠는 일하러 나가야 한다.안돼!심설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홍원아줌마, 말해주세요. 제발 저를 감옥에 보내주지 말아요. 뭐든 다 들어줄게요. 나...다른 사람한테 내가 물건을 훔쳤다고 얘기 말아주세요. 친구들이 나를 도둑놈이라고 부르는 게 싫어요. 너무 무서워요...”친구들 앞에서도 심설은 열등감을 느꼈다.아버지가 없는 데다 엄마는 정신병자라고 친구들은 심설과 어울리지 않고 슬슬 피해 다녔다. 심설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도 더 열심히 했고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반 청소도 자주 맡아서 하곤 했다.그래도 친구들은 심설을 받아주지 않았다.괜찮았다. 심설은 언젠가는 친구들이 자기의 성의, 착한 마음과 노력을 인정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만약 친구들이 자기가 도둑인 걸 알면, 감옥에 가야 한다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아이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홍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홍원아줌마, 말해봐요. 뭐든 다 들어준다고요.”홍원은 여전히 웃음을 짓고 있었다.여유로운 웃음이였다.홍원은 그만 웃고 심지산을 바라봤다. “여보, 봤죠? 우리가 강요한 게 아니고 애가 혼자 그렇게 말한 거에요. 뭐든 다 좋대요.”심지산은 심설을 쏘아보며 앞으로 다가가 아이를 세게 걷어찼다. “네 엄마랑 똑 닮았어! 천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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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아니야! 오지 마, 내 아빠 뺏어가지마...아빠, 나 구해줘. 엄마, 아빠, 빨리 와. 이 거지 완전 악마야. 내 엄마 아빠를 뺏어가려고 해.엉엉엉...”아이가 절망적으로 울부짖었다.그런 심신해의 모습을 본 심지산과 홍원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홍원은 당장이라도 심설을 죽이고 싶었다.심지산 홍원 부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심신해에게 진정제를 맞히고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둘은 바로 집으로 달려가 카메라를 확인했다.아무것도 모를 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카메라를 확인하고 나니 홍원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홍원이 심지산을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 “심지산, 너 이 개자식! 이게 네 딸이야! 네 보배 딸! 다들 집안 도둑 막기 어렵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어. 어디 도둑놈뿐이야?걔, 완전 우리 집안 망치려고 들어온 거야!내 딸 죽이려고 온 거라고!내 딸 죽이러 왔어!”홍원은 심지산에게 달려들며 심지산을 쳤다. “우리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린 애가 어떻게 이렇게 독한 짓을 해? 너무 독하다고, 너무 독해! 죽으라 그래!”“내가 걔 죽일 거야!”심지산은 아무 말도 없었다.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심설도 자기의 친딸이다.어디 홍원만 심설을 죽이고 싶었는가? 카메라를 통해 홍원 목걸이를 훔치고, 악독하게 심신해에게 자기도 심지산 딸이라는 걸 밝히면서 심신해를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게 만든 걸 본 심지산도 심설을 죽이고 싶었다. 뼛가루도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그 아이가 겁도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집에 있던 비싼 물건들을 다 훔쳐서 당당하게 집을 나서는 걸 봤다.심지산은 너무 화가 나 피까지 토했다.부부가 치를 떨며 심설을 죽이려고 할 때 심지산의 전화가 울렸다.김씨 노인네의 전화였다.“어이, 심지산, 아무리 내가 자네 회사를 인수한다고 해도 자네 내게 진 빚이 200억이 넘소.당신 보배 딸이 하룻밤만 나랑 같이 있어 주면 빚은 다 없던 걸로 해주겠다는데 얼마나 남는 장사요? 내 제안을 거절하면 주제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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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심지산과 홍원은 심설이 거절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들은 노여움을 감추지 못하고 심설을 노려봤다.심설은 얼굴이 더 붉어졌다. “나...나 아직 16살도 안 된 미성년자예요!”16살이 되려면 몇 년은 지나야 하는 이제 10살을 넘긴 아이한테 어떻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을까?아니다!뭐든 시키는 건 다 할 수 있다.개나 고양이처럼 짓는 거, 맞고 욕먹는거, 목줄을 해줘도 다 괜찮다.하지만 홍원 아줌마가 시키는 일만은 절대 할 수가 없었다.“안 갈래요!” 심설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나이가 어리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 그 상황을 생각만 해도 분명 밑이 보이지 않는 깊은 함정이라는 게 느껴졌다. 감옥과 사형보다 심설을 더 무섭게했다.그래서 절대 가지 않을 거다.“안 간다고?”홍원이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피해? 너 어디까지 숨어버릴 건데? 집으로 가지 그러니?”심설 “...”“심설, 우리 집에는 카메라가 쫙 깔려있어. 어떻게 도둑질하고 동생을 다치게 한 건지, 그리고 다시 돌아와 우리 집 물건들 다 빼돌린 건지, 똑똑히 찍혔다고. 그 영상, 신문사, 학교, 네가 사는 동네, 그리고 너희 외할아버지, 외할머니한테 다 보내줄 거야!”“네가 얼마나 독한 악마인지 다 알게 할 거야!”“아니...그러지 마세요 홍원 아줌마, 그러지 마요!”홍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독살스럽게 말했다. “네가 저지른 짓을 다 공개하고 너 감옥에 처넣을 거야. 내가 꼭 네 사형 받아 낼 거라고!”“아니야!” 겁에 질린 심설이 몸을 떨었다.더 이상 뒷걸음질을 하지 않았다.피해 봤자 뒤에는 더 무서운 심연이라고 생각했다.“피해 봐!”“아니에요, 아줌마, 아줌마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심설은 눈물을 흘렸다. 심설은 가엽고 절망한 눈빛으로 홍원을 바라봤다.그때, 심설은 머리가 어질거리더니 미친 듯이 웃고 싶었다.심설은 엄마가 왜 갑자기 정신을 놓아버렸는지 알 것 같았다.10살 넘은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 미쳐버리는 게 제정신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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