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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화

심설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 일 없는 척했다. “저, 저 몰라요. 어떻게 오셨어요?”

홍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코웃음을 지었다. “심설, 너희 집에 들어가서 네 엄마랑 얘기할까, 아니면 나랑 나가서 얘기할까?”

심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어디도 안 갈 거에요. 홍원아줌마, 빨리 돌아가세요. 출근 안 하세요?”

“안 해! 내 딸 신해가 다쳐서 지금 병원에 누워있어! 그리고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더구나! 누가 1억이 넘는 물건을 뺏어갔어!” 홍원은 일부러 “뺏어갔다”고 강조했다.

“천한 것! 너 뺏어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도둑보다 더 엄한 벌을 받는 거야! 사형이라고!”

“아니...난 아니에요! 나 죽고 싶지 않아요, 엉엉엉...” 심설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그는 소리 내서 울 수 없었다.

엄마를 깨우기 싫었다. 엄마가 오랜만에 잠을 잘 자고 있었다.

심설은 목소리를 낮추고 울먹이며 홍원에게 빌었다. “홍원아줌마, 우리...우리 나가서 얘기해요. 어디든 제가 따라갈게요. 네?”

홍원은 코웃음을 지으며 병아리를 잡듯 심설의 뒷뒷덜미를 꽉 잡고 밖으로 걸어갔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심설은 얼굴이 붉어졌고 기침을 했다.

홍원은 화가 나서 모질게 말했다. “양심도 없는 것! 천한 자식! 우리가 널 얼마나 동정했는데. 남편더러 너한테 잘해주라고 타일렀다고! 내 딸은 또 얼마나 널 가여워했어? 자기가 안 입는 옷들 다 너한테 주고! 우리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한 거야?

넌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개랑 다를 게 없어!

너 개 보다도 못 해!

개도 주인한테 고마워워할줄은 알아!

그런데 너는?”

홍원은 심설을 심가 집안에서 거둬 키우는 유기견 취급했다. 심설은 그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

홍원은 너무 억울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심설이라는 유기견에게 선심을 베풀고 마음까지 줘버렸는데, 예쁘게 입으라고 직접 옷도 맞춰주고 더러운 옷차림으로 집에 들어오는 것도 허락했다.

홍원보다 더 천사 같은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하지만 홍원이 얻은 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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