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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이거 원래부터 다 내가 받아야 하는 거였어!

이거 있으면 우리 돈이 생기잖아. 그럼 옆집 할머니 병원비도 내고 엄마 약고 살 수 있어.

돌려주면 우리 돈도 없는데 뭘로 병원비를 내줘!

그러다 그 사람들 우리 고소해버리면 엄마 진짜 정신병원 들어간다고!”

지영명은 발걸음을 멈췄다.

동생 말이 맞았다.

그 돈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지영명은 심설이 가져온 물건 중에서 여자 손목시계를 하나 빼 옆집 할머니 가족에게 건네며 물었다. “이거면 충분할까요?”

줄곧 가난하게 살아온 18살 소년은 그 시계가 3000만원이 넘는지 몰랐다.

시계를 받은 사람이 물었다.“설아, 이거 네 아버지가 준 거 맞지?”

심설은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바로 평정을 되찾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 그래! 그럼 이 시계 받고 서로 퉁치는 거다. 우리도 다시는 너희들 안 찾을게.” 옆집 할머니의 가족들은 상냥한 척하며 말했다.

지영명과 심설은 바로 심지산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값비싸다는 걸 알아챘다.

남매는 몹시 흥분했다.

그날 저녁, 세 식구는 침대에 앉아 찬찬히 심설이 가져온 물건들을 살펴봤다. 심설은 예쁜 것들을 골라 엄마의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

“엄마, 엄마 예쁘네, 이 목걸이 하니까 너무 예쁘잖아.”

“엄마, 이 귀걸이도 해봐, 하고 우리 보여줘.”

남매는 엄마가 누구보다 예뻐 보였다.

특히 심설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오늘 심지산 집에 누구도 없었으니 누구도 심설이 이 물건들을 훔쳤다는 걸 모를 것이다. 어린애가 이 많은 걸 훔쳤다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음.

피아노 치는 사람이 한 말이 맞았다.

심설.

그는 심설이 도둑질에 소질 있다고 했다. 손가락이 긴 사람은 다 도둑질해도 된다고 했다.

그날 저녁 심설은 엄마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심설은 꿈도 꾸었다.

심신해와 똑같은 옷을 입고 엄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춤과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꿈. 다만 아버지는 심지산이고 엄마는 홍원이 아닌 유은설이었다.

그다음 날이 마침 토요일이라 심설은 학교에 가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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