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531 - Chapter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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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화

남성 산 중턱에 있는 그의 별장은 평소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 구경민도 남성에 자주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윤희가 떠난 뒤로 여기는 적막하게 변했다.이번에 남성으로 왔지만 부소경은 구경민이 여기서 지내는 게 힘들까 봐 다른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구경민은 싫다고 거절했다.그는 이 별장에 있겠다고 고집했다.이곳 구석구석에 고윤희와의 추억이 있었다.그가 고윤희를 내쫓은 곳이기도 했다.매번 이곳에 돌아올 때면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그는 정말 매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그녀에게 나가달라고 했다.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곁을 떠났다.매번 그날을 회상할 때면 구경민은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치고 싶었다.가는 길에 구경민은 서울에 전화를 걸었다.“최여진 씨는 요즘 어디 있었죠?”구경민은 최여진 본가의 집사에게 물었다.집사는 시큰둥한 말투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두 분은 이미 헤어진 거로 아는데요. 왜 갑자기 우리 아가씨를 찾으시는 겁니까?”“최여진 지금 어디 있냐고!”구경민은 분노를 터뜨리며 포효했다.운전하던 송 기사마저 놀라서 어깨를 움찔했다.수화기 너머로 최씨 가문 집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전해졌다.“저… 저도 몰라요. 요즘 아가씨는 거의 집에 안 들어오셨어요. 서울로 돌아와도 구 대표님네 본가에 가 있었거든요. 마지막에 서울에서 아가씨를 만났을 때가 벌써 2주 전인데 구씨 어르신을 만나러 가신다고 했어요.”구경민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만약 정말 이 모든 일의 배후가 최여진이라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전화를 끊은 구경민은 바로 서울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최여진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내! 당장!”경호원은 놀라서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대표님. 지금 나가서 찾아볼게요.”잠시 후, 전화기가 다시 울리고 구경민은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찾았어? 그 여자 지금 어디 있어?”“대표님, 최여진 씨는 어제 대표님의 본가에 방문하셨다가 바로 떠났다고 합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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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구경민은 소리를 듣고 바로 고개를 들었다.대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최여진이었다.만물이 겨울잠을 준비하는 가을.최여진은 하얀색 모피 외투를 입고 있었다. 화려한 모피 외투는 가을밤에 거슬리게 눈에 띄었다. 밑에는 귀티 나는 검은색 가죽 바지를 입고 있었다.최여진은 피부 관리를 잘해서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하얀색 모피 외투가 그녀의 피부를 더욱 희고 돋보이게 했다.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구경민을 바라보며 비음 섞인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경민 씨.”차가운 얼굴을 하고 차에서 내린 구경민은 겉으로는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여긴 왜 왔어?”최여진은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한껏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최근에 부씨 가문 사모님을 양엄마로 모셨거든. 양엄마가 내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말동무나 해드리려고 왔지. 경민 씨, 우린 헤어졌지만 그래도 친구잖아.”“친구로서 생각나서 찾아올 수도 있는 거 아니야?”최여진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대범하게 말했다.“요즘 뭐 기분 좋은 일 있어?”구경민이 물었다.최여진은 대답 대신 이렇게 물었다.“경민 씨는 많이 야위었네. 최근에 그 여자 찾으러 갔었다면서?”구경민이 말이 없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여자 돌아오기 싫대? 내가 이미 자리를 양보했는데도 안 돌아온대?”구경민은 여전히 답이 없었다.최여진이 물었다.“경민 씨, 내가 듣기로 그 여자는… 당신을 떠나고 3개월도 안 됐는데… 밖에서 다른 남자 만났다면서?”“맞아.”구경민이 답했다.최여진은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그게 정말이야?”잠시 후, 그녀는 짐짓 구경민을 위로하는 척 또 말했다.“그 여자…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그간에 경민 씨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맛있는 거 먹여줘, 예쁜 옷 입혀줘, 있을 곳도 내줘. 부잣집 사모님처럼 떠받들어 줬는데. 서울에서 그 여자를 부러워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고작 3개월만에 찾아갔는데 벌써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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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위로해 주자! 부드럽게 위로해 주면 풀릴 거야!최여진은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에게 다가갔다.‘오늘 밤 어떻게든 일을 치러야 해.’“경민 씨….”그녀는 촉촉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그러고는 가녀린 손으로 구경민의 차가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경민 씨. 많이 힘든 거 알아. 필요하면 내가 같이 찾아줄게.”“미안해. 그때 내가 너무 경솔하고 이기적이었어. 내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경민 씨도 그 여자를 쫓아낼 일 없었잖아. 다 내 잘못이야.”“나 때문에 그 여자가 떠난 거니까 내가 같이 찾아줄께. 비록….”주절주절 떠들던 최여진은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그녀는 괴로운 듯이 얼굴을 감싸며 처량한 말투로 말했다.“나도 경민 씨를 사랑하지만 경민 씨는 나한테 마음이 없다는 거 알아. 나도 강요하지는 않을게. 그래도 난 경민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경민 씨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아쉬움, 사랑, 그리고 슬픔이 뒤섞인 애처로운 눈빛이었다.이런 모습의 최여진은 누가 봐도 가엾고 안쓰러웠다.차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던 송 기사마저 최여진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송 기사는 구경민 신변에서 일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최여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그는 자신의 상사가 여자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한 명은 예쁘고 학벌 좋고 집안 좋고 배려심 많은 여자.그리고 상사의 신변에서 묵묵히 7년을 보필한 여자.두 여자 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송 기사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대표님도 참, 적당히 하시지. 어차피 동부 지구에 있는 그분은 포기하셨으면서. 고윤희 씨도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냥 최여진 씨랑 화해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전에는 몰랐는데 최여진 씨도 참 좋은 사람이었네.”“그러니까 고윤희 씨도 대표님한테 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겠지.”송 기사는 상사를 걱정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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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갑자기 매를 맞은 최여진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구경민의 차에 부딪혔다.아직도 상사와 최여진이 잘되기를 바라던 송 기사도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최여진의 코에서는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시뻘건 피가 그녀의 하얀 코트를 적셨다. 차량 앞 범퍼에도 핏자국이 묻었다.최여진은 자신의 피를 바라보며 간담이 서늘했다.그녀는 이대로 얼렁뚱땅 넘어가기는 글렀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구경민은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동부 지구와 멀리 떨어진 남성에서 그녀가 그간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최여진은 머리가 안 돌아가고 두려움만 잔뜩 남았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등 뒤로 다가온 구경민은 송 기사의 놀란 눈을 뒤로하고 최여진의 머리채를 잡았다.“악!”겁에 질린 최여진은 연신 비명을 질렀다.구경민의 무시무시한 표정을 본 그녀는 눈물만 줄줄 흘렸다.지금의 그는 잔뜩 분노한 사자와도 같았다.그의 눈빛에 이글거리는 분노가 당장이라도 최여진을 태워버릴 것 같았다.“경민 씨….”겁에 질린 그녀는 얼굴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고 구경민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는데도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사… 살려줘. 설마 나를 때려 죽일 건 아니지?”그녀는 애처롭게 애원했지만 구경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힘껏 내동댕이쳤다. 최여진은 머리가 철제문에 부딪혀서 피가 줄줄 흘렀다.“악!”“최여진! 고윤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하지 않으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거야! 말해! 고윤희 지금 어디 있어!”“아니지! 지옥을 경험하기 전에 내 주먹 맛을 먼저 봐야겠지?”“나도 여자를 때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여자를 죽이면 어떤 느낌일지 느껴봐야겠어!”말을 마친 구경민은 일그러진 얼굴로 최여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겁에 질린 최여진은 곧장 몸을 피했다.그녀는 엉금엉금 기어서 구경민에게 다가가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경민 씨….”최여진은 진짜 공포가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꼈다.숨막혀서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구경민의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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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경민 씨, 나를 10년이나 사랑했다고 했잖아. 그게 다 거짓말이었어?”“당신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했던 남자잖아!”“경민 씨가 나한테 말했잖아. 줄곧 나를 사랑했다고. 그거 다 거짓말이야?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날 죽일 거야?”“어떻게 자신이 10년을 사랑한 여자한테 이럴 수 있어?”이 순간 최여진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비굴하고 또 비굴하게 구경민에게 과거 그가 사랑했던 여자가 자신이라고 강조할 뿐이었다.그녀는 이런 식으로 구경민의 동정심이라도 불러일으키려고 했다.안 그러면 오늘 진짜 구경민에게 맞아 죽을 것 같았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구경민은 폭력을 잠시 멈추었다.희망을 본 최여진이 말했다.“경민 씨도 손이 내려가지 않는 거지? 아직도 날 사랑하는 거지? 예전에 날 사랑했던 기억이 떠오른 거지?”구경민은 최여진의 턱을 으스러지게 잡았다.최여진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지만 그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 망할 여자야! 넌 악마야! 내가 널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한 거 다 알고 있었어?”“난 너를 사랑했는데 넌 나한테 무엇을 줬지?”“대답해! 네가 해준 게 뭐야!”“네가 나한테 준 건 공허함뿐이었어. 매번 사고를 치고 나를 찾았고 나한테 따스함은 한 번도 준 적 없어. 내가 힘든 건 알아주지도 않고 네가 원하는 것만 요구했잖아!”“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때를 얘기해? 10년이야! 내가 이 10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알아?”“윤희였어! 윤희가 내 옆을 항상 지켰어! 너를 사랑했던 10년은 그저 환상이었을 뿐이라고!”“하지만 윤희랑 함께한 7년 동안 아주 조금씩 천천히 윤희는 나한테 따스함을 주었어! 내 삶에 어느새 스며들어서 7년을 살았어. 그 여자는 자신의 헌신으로 나를 사랑했어. 윤희가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걸고 그 여자를 지킬 거야!”“너 같이 악랄한 여자가 그런 감정을 알아?”“넌 다른 사람에게 요구할 줄만 알잖아! 상대를 위해 네가 해줄 수 있는 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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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최여진이 그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구경민의 차를 타고 도망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녀는 오늘 도망치지 않으면 구경민이 절대 자신을 곱게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자신이 동부 지구에서 한 일을 후회했다.만약 구경민이 고윤희를 찾지 못한다면 그는 절대 최여진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어떡하지?’최여진은 차를 운전하며 고민에 잠겼다.서러워서 눈물이 흘렀다.그녀는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차를 운전했다. 마침 멀리서 버스가 오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최여진은 다급히 버스에 올라탔다.그녀는 구경민의 차를 운전해서 도망치면 잠시는 괜찮을지 몰라도 멀리 가지 못하고 그들이 추격해 올 것을 알았다. 남성은 구경민의 절친인 부소경의 세력 범위 안에 있었다.가장 좋은 방법은 버스를 타고 도망치는 것이었다.버스 승객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도 그럴 것이 머리는 산발이고 코피를 흘리고 있는 여자의 행색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최여진은 그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고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와 상황을 묻지 않았다.최여진은 다섯 정거장을 가서 차에서 내린 뒤, 다시 택시를 타고 부소경의 본가로 향했다.남성에서 그녀를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본가의 사람들뿐이었다.“양엄마, 양아빠, 저 좀 살려주세요!”부소경의 본가로 간 최여진은 부성웅과 진문옥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부성웅과 진문옥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문옥은 요즘 최여진과 대화하며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아들을 잃고 기댈 곳이 없는 노인은 친절하게 다가오는 최여진이 예쁠 수밖에 없었다.진문옥은 최여진을 막내딸로 생각했다.“여진아, 왜 그래? 누가 우리 여진이 괴롭혔어? 남성에서 생긴 일은 이 양엄마가 해결해 줄 수 있어.”진문옥은 다급히 최여진을 부축하며 말했다.최여진은 부성웅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부성웅을 바라보며 말했다.“양아빠, 제가 왜 두 분을 양부모로 모시겠다고 했는지 알아요? 사실… 제 배속에서 두 분의 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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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부성웅 부부는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몰랐다.잠시 후,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진문옥이었다. 그녀는 기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 아니! 며느리네. 이제… 네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니?”최여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그녀는 진문옥의 심리를 잘 꿰고 있었다.진문옥의 아들들은 다 죽었다.그녀는 나이가 들었고 기댈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반호영을 출국시키는데 재산 전부를 쓴 것이다.그런데 최여진이 반호영의 자식을 임신했다고 하니 진문옥에게는 장기말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앞으로 이 아이는 진문옥의 손자가 될 것이다.손자를 싫어할 늙은이가 어디 있을까?“양엄마… 저를 인정해 주시는 거예요?”최여진이 물었다.“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하니?”진문옥은 고개를 돌려 부성웅에게 말했다.“여보, 당신은 기쁘지 않아? 소경이는 우리한테 살갑지도 않고 우리를 원수처럼 대하잖아. 그런데 여진이가 호영이 아이를 임신했대! 나중에 이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손자가 되는 거야!”부성웅도 웃으며 말했다.“그… 그래! 우리한테 드디어 손자가 생기는 거야?”최여진은 다시 부성웅과 진문옥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이 며느리를 살려주세요!”진문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아가, 어떻게 된 거야? 너 설마 신세희랑 싸웠어? 너도 참. 신세희 건드리지 마. 소경이는 신세희밖에 모르는 애야. 걔는 왜 건드렸어?”“그… 그런 게 아니라 경민 씨가 저를 죽이려 해요.”최여진은 자신과 구경민 사이에 있었던 일을 간략해서 부성웅 부부에게 들려주었다.당연히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얘기하고 고윤희가 자신들의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은 부성웅 부부는 하나 같이 고윤희를 욕했다.“재벌가에 시집오고 싶어서 안달이 난 여우년이네!”“신세희도 그렇고 예전의 하숙민도 그랬지! 그리고 고윤희도 똑 같은 인간이야!”진문옥이 이를 갈며 말했다.그녀는 최여진을 위로했다.“아가, 걱정하지 마. 앞으로 우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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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그날 오후, 최여진은 남성에서 서울로 돌아갔다.그녀는 부성웅 부부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가서 상황을 부모에게 설명했다. 그녀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넌 애가 왜 그렇게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니! 오냐오냐 예뻐만 하고 키운 게 잘못이지!”최여진의 엄마가 가슴을 치며 말했다.그녀의 부친 역시 한숨만 내쉬었다.“내가 해외로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가버리더니 일이 이게 뭐야? 그때 구경민이랑 결혼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지금쯤 애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지도 모르지.”“해외에서 10년이나 놀고 오면 누가 널 받아준대? 차라리 해외에서 남자를 만나 살지 왜 돌아왔어? 구경민 여자친구는 왜 내쫓았어?”“나도 모르겠다. 네가 친 사고는 네가 수습해. 당장 꺼져!”평생 의사로 살아온 최여진의 부친은 엄격한 사람이었다.하지만 딸에 대해서는 항상 관대했고 그게 화근이었다!딸이 구경민에게 철없이 군 건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데 사람을 죽이다니.“아빠, 엄마.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는 거 알잖아. 난 살아야겠어! 양부모님이 모든 걸 준비해 주신대. 내가 없는 동안 건강 잘 챙기고 잘 있어. 갈게, 아빠, 엄마.”최여진은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가! 어차피 옆에 있다고 우리한테 효도한 적도 없잖니.”딸에게 크게 실망한 부모님은 떠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그날 밤, 최여진은 부성웅 부부의 도움으로 출국했다.한편, 구경민도 남성에서 급급히 서울 병원으로 달려갔다.그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응급처치는 이미 끝난 뒤였다.구경민을 본 그의 아버지는 옆에 있던 꽃병을 그에게 던졌다.“이런 후레자식아, 너 내가 죽는 꼴 보고 싶어? 내가 죽어야 만족하겠어?”부친은 분노한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구경민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아버지, 상황이 그리 심각해 보이지는 않네요?”부친은 어이가 없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옆에 있던 의사가 말했다.“구 대표님, 어르신은 방금 응급 처치를 끝내고 정신을 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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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놀거 다 놀고 갑자기 제가 생각나서 찾아온 여자예요. 10년이 지난 뒤에 찾아와서 안주인 행세를 하는 여자라고요! 그런 여자를 계속 기다려야 했나요?”“만약 그 여자가 이번에 돌아오지 않고 20년 뒤에나 찾아왔으면요? 평생 결혼도 안 하고 그 여자만 기다렸어야 하나요?”조용히 말을 듣고 있던 부친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걸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야. 하지만 최씨 가문이랑 우리 가문은 예전부터 친한 사이잖아! 가정부 하나 때문에 여진이를 버린다면….”“친한 사이요?”구경민은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친해서 그 여자가 저를 10년이나 방치했데요?”“친한 사이라서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도록 괴롭혀도 되나요?”“뭐라고 했어?”“아버지는 고윤희를 고작 가정부라고 생각하시지만 윤희도 이제 우리 가문 사람이 되기 싫대요. 동부 지구에서 이미 다른 남자랑 살고 있다고요.”“그 여자가 감히 너를 두고?”구경민의 부친은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구경민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냥 평범하게 평온한 삶을 살고 싶대요! 평온한 삶이요! 그런데 그렇게 소박한 소원이 아버지 친구 딸 때문에 부서졌어요!”“아버지가 그토록 두둔하는 최여진은 그런 여자라고요! 윤희는 이제 저한테 돌아오지 않으려고 해요. 저에게 매달리지도 않아요. 그런데 최여진은 고윤희를 죽이려고 한다고요!”부친은 너무 기가 막혀서 입도 다물지 못했다.“몸은… 좀 어떠세요?”구경민은 화제를 돌렸다.그는 조바심이 났다.아버지의 병 때문에 바로 떠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때마침 의사가 검사 결과를 들고 병실을 찾았다.“상태가 어떤가요?”구경민이 물었다.의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 상황은 계속 안정적이었어요. 요즘 화를 내는 일이 많아서 심장판막에 염증이 좀 생겼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앞으로 잘 쉬고 식단에 신경 쓰면 괜찮아질 거예요.”구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괜찮은 거네요.”의사가 나간 뒤, 그는 정색하며 아버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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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구경민이 고개를 돌리자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노인은 허리도 펴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손에 동전 그릇을 들고 있었다.“어르신, 어쩐 일로….”구경민은 이 노인이 한진수의 어머니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나이가 훨씬 더 많았다.게다가 이 노인은 한진수 어머니보다 행색이 더 초라했다.이 노인은 누굴까?노인은 흐릿한 눈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며 물었다.“서울에서 왔지? 권력 좀 있는 사람인가 봐?”“난 그냥 길거리 동냥하는 노친네야. 죽음도 두렵지 않을 나이라고! 도대체 이집 사람들이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야?”“저렇게 착한 사람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아. 당신들이 권력을 믿고 억지를 부리는 거야!”노인은 온갖 비난을 퍼붓더니 다시 가버렸다.그녀는 동전그릇을 손에 들고 걸어가며 넋두리하듯 중얼거렸다.“그 아줌마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며느리도 참 예쁘고 싹싹했지. 남은 반찬이 있으면 데워서 챙겨주고. 그렇게 좋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노인은 울먹이며 가던 길을 갔다.구경민은 이번에 동부 지구로 오면서 저번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너무 눈에 띄게 행동할 수 없었다. 지난 번에 고윤희에게 접근할 때보다 더 조심스러웠다.고윤희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녀가 자신을 피해 도망가지 않기만을 바랐다.그래서 노인이 멀리 가버렸지만 구경민은 노인을 쫓아가지 않았다.그는 조용히 차에서 생각에 잠겼다.식당 밖에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밤이 되어 서야 다른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왔다. 식당 사장 부부는 아주 열정적으로 손님들을 배웅했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구경민은 주광수와 함께 그쪽으로 다가갔다.“식사하러 오셨어요?”부부가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다.“있는 거 아무거나 주세요.”구경민이 말했다.“어서 들어오세요.”이 시간에 손님이 또 있다는 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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