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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놀거 다 놀고 갑자기 제가 생각나서 찾아온 여자예요. 10년이 지난 뒤에 찾아와서 안주인 행세를 하는 여자라고요! 그런 여자를 계속 기다려야 했나요?”

“만약 그 여자가 이번에 돌아오지 않고 20년 뒤에나 찾아왔으면요? 평생 결혼도 안 하고 그 여자만 기다렸어야 하나요?”

조용히 말을 듣고 있던 부친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걸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야. 하지만 최씨 가문이랑 우리 가문은 예전부터 친한 사이잖아! 가정부 하나 때문에 여진이를 버린다면….”

“친한 사이요?”

구경민은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친해서 그 여자가 저를 10년이나 방치했데요?”

“친한 사이라서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도록 괴롭혀도 되나요?”

“뭐라고 했어?”

“아버지는 고윤희를 고작 가정부라고 생각하시지만 윤희도 이제 우리 가문 사람이 되기 싫대요. 동부 지구에서 이미 다른 남자랑 살고 있다고요.”

“그 여자가 감히 너를 두고?”

구경민의 부친은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구경민은 이를 갈며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평온한 삶을 살고 싶대요! 평온한 삶이요! 그런데 그렇게 소박한 소원이 아버지 친구 딸 때문에 부서졌어요!”

“아버지가 그토록 두둔하는 최여진은 그런 여자라고요! 윤희는 이제 저한테 돌아오지 않으려고 해요. 저에게 매달리지도 않아요. 그런데 최여진은 고윤희를 죽이려고 한다고요!”

부친은 너무 기가 막혀서 입도 다물지 못했다.

“몸은… 좀 어떠세요?”

구경민은 화제를 돌렸다.

그는 조바심이 났다.

아버지의 병 때문에 바로 떠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때마침 의사가 검사 결과를 들고 병실을 찾았다.

“상태가 어떤가요?”

구경민이 물었다.

의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상황은 계속 안정적이었어요. 요즘 화를 내는 일이 많아서 심장판막에 염증이 좀 생겼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앞으로 잘 쉬고 식단에 신경 쓰면 괜찮아질 거예요.”

구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괜찮은 거네요.”

의사가 나간 뒤, 그는 정색하며 아버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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