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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구경민이 고개를 돌리자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은 허리도 펴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손에 동전 그릇을 들고 있었다.

“어르신, 어쩐 일로….”

구경민은 이 노인이 한진수의 어머니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나이가 훨씬 더 많았다.

게다가 이 노인은 한진수 어머니보다 행색이 더 초라했다.

이 노인은 누굴까?

노인은 흐릿한 눈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서울에서 왔지? 권력 좀 있는 사람인가 봐?”

“난 그냥 길거리 동냥하는 노친네야. 죽음도 두렵지 않을 나이라고! 도대체 이집 사람들이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야?”

“저렇게 착한 사람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아. 당신들이 권력을 믿고 억지를 부리는 거야!”

노인은 온갖 비난을 퍼붓더니 다시 가버렸다.

그녀는 동전그릇을 손에 들고 걸어가며 넋두리하듯 중얼거렸다.

“그 아줌마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며느리도 참 예쁘고 싹싹했지. 남은 반찬이 있으면 데워서 챙겨주고. 그렇게 좋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노인은 울먹이며 가던 길을 갔다.

구경민은 이번에 동부 지구로 오면서 저번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너무 눈에 띄게 행동할 수 없었다. 지난 번에 고윤희에게 접근할 때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고윤희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녀가 자신을 피해 도망가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래서 노인이 멀리 가버렸지만 구경민은 노인을 쫓아가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차에서 생각에 잠겼다.

식당 밖에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밤이 되어 서야 다른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왔다. 식당 사장 부부는 아주 열정적으로 손님들을 배웅했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구경민은 주광수와 함께 그쪽으로 다가갔다.

“식사하러 오셨어요?”

부부가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있는 거 아무거나 주세요.”

구경민이 말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이 시간에 손님이 또 있다는 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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