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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구경민은 소리를 듣고 바로 고개를 들었다.

대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최여진이었다.

만물이 겨울잠을 준비하는 가을.

최여진은 하얀색 모피 외투를 입고 있었다. 화려한 모피 외투는 가을밤에 거슬리게 눈에 띄었다. 밑에는 귀티 나는 검은색 가죽 바지를 입고 있었다.

최여진은 피부 관리를 잘해서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얀색 모피 외투가 그녀의 피부를 더욱 희고 돋보이게 했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구경민을 바라보며 비음 섞인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경민 씨.”

차가운 얼굴을 하고 차에서 내린 구경민은 겉으로는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

“여긴 왜 왔어?”

최여진은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한껏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근에 부씨 가문 사모님을 양엄마로 모셨거든. 양엄마가 내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말동무나 해드리려고 왔지. 경민 씨, 우린 헤어졌지만 그래도 친구잖아.”

“친구로서 생각나서 찾아올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최여진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대범하게 말했다.

“요즘 뭐 기분 좋은 일 있어?”

구경민이 물었다.

최여진은 대답 대신 이렇게 물었다.

“경민 씨는 많이 야위었네. 최근에 그 여자 찾으러 갔었다면서?”

구경민이 말이 없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여자 돌아오기 싫대? 내가 이미 자리를 양보했는데도 안 돌아온대?”

구경민은 여전히 답이 없었다.

최여진이 물었다.

“경민 씨, 내가 듣기로 그 여자는… 당신을 떠나고 3개월도 안 됐는데… 밖에서 다른 남자 만났다면서?”

“맞아.”

구경민이 답했다.

최여진은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그게 정말이야?”

잠시 후, 그녀는 짐짓 구경민을 위로하는 척 또 말했다.

“그 여자…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그간에 경민 씨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맛있는 거 먹여줘, 예쁜 옷 입혀줘, 있을 곳도 내줘. 부잣집 사모님처럼 떠받들어 줬는데. 서울에서 그 여자를 부러워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고작 3개월만에 찾아갔는데 벌써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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