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521 - 챕터 1530

2823 챕터

제1521화

그의 손목에서는 피가 쉴 새 없이 흐르고 있었다.“진수 오빠, 어떻게 된 거예요?”고윤희는 다급히 달려가서 한진수를 부축하며 물었다.아들이 다친 걸 본 한진수의 어머니도 울며 달려왔다.“진수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누구한테 맞았어?”한진수는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니! 우리가 함정에 당했어요. 윤희 데리고 빨리 도망가요. 멀리 갈수록 좋아요!”“안 돼….”고윤희가 울며 물었다.“도대체 누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벌인 거예요?”한진수는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우리는 저 사람들 상대가 안 돼. 오빠는 괜찮으니까 어머니 모시고 멀리 도망가. 앞으로 다시는 구경민이랑 엮이지 말고 그 사람 믿지 마. 내 말 들어. 어머니 모시고 도망가. 빨리!”“안 돼요….”고윤희는 울며 절규했다.밖에서 사람들이 안으로 쳐들어오더니 가게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어딘가에서 약봉지를 찾아냈다.하얀색 분말이 든 봉지였다.어제의 느끼남이 한진수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말했다.“한진수! 역시 너희들 문제였어! 증거까지 나왔는데 이제 어떻게 발뺌할 거야? 당장 우리랑 같이 경찰서로 가자!”한진수가 몸부림치며 소리쳤다.“경찰서는 내가 알아서 갈 거야!”“네 마음대로는 안 될 거야!”느끼남이 코웃음치며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사람들이 달려와서 한진수를 억지로 끌고 밴에 태웠다.“진수 오빠!”고윤희는 미친듯이 소리쳤다.그녀는 노모를 부축해서 문밖까지 그들을 따라갔다.하지만 가게 밖에는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조차 없었다.자신의 차로 다가간 최여진은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고윤희에게 말했다.“고윤희! 내 남편의 세력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 것 같아? 남성은 몰라도 이 일대에서 그 사람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어!”최여진은 요즘 자신이 황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윤희는 절망한 눈으로 최여진을 힐끗 보고는 다시 애타는 눈으로 한진수를 바라보았다.이제 최여진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따질 여유는 없었다.그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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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진수 오빠, 저 사람들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고윤희는 임신한 몸으로 한진수에게 달려갔지만 누군가가 그녀를 가로막았다.이때, 최여진도 현장에 도착했다.그녀는 한진수와 고윤희의 사이를 가로막고 서서 악마 같은 얼굴로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했다.“한진수,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데 원하면 원한다고 대답해.”한진수도 겁에 질려 다리를 떨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한진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원하죠! 당연히 원해요! 최여진 씨, 목숨만 살려주면 평생 서울 근처에는 가지도 않을게요. 구 대표님에게도 연락하지 않을게요. 그러니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최여진이 웃으며 말했다.“살려줄 수는 있지. 기회를 준다고 했잖아? 내 말만 잘 들으면 당신 살려주고 서울에 가는 걸 허락해 줄 수도 있어. 내가 기분 좋으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줄 수도 있어.”한진수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말만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요. 개처럼 바닥을 기며 짖으라고 해도 그렇게 할게요.”지금 이 순간, 한진수는 모든 존엄을 내려놓았다.목숨에 비교하면 존엄이나 자존심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었다.그에게는 보살핌이 필요한 노모가 있었다.그리고 임신한 몸으로 그와 생사를 함께할 아내도 있었다.그러니 죽을 수 없었다.죽고 싶지 않았다!그는 살게만 해주면 개 시늉이 아니라 똥을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 있었다.한진수는 간절한 눈빛으로 최여진을 바라보았다.최여진은 선심을 쓰듯이 말했다.“좋아! 그 태도 좋아! 여긴 깊은 산중이라 아무도 당신이 뭘 하는지 볼 사람 없어. 당연히 증거도 안 나올 거고. 이곳에서 저 임신한 여자 옷을 벗기고 나무에 묶어. 그리고 여기 저 남자들이 저 여자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있어.”“당신은 지켜만 보고 있어. 저 사람들이 일을 마치면 당신이 직접 발로 저 여자 배 속의 아이를 죽여.”“난 이미 방안을 제시했어. 이게 구경민 씨의 뜻이야. 내 말 따르지 않으면 우리 구경민 씨가 기분이 매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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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못 들었어? 최여진이 원하는 사람은 네가 아니야. 저 여자는 날 죽이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살아서 도망가서 나를 구해줘. 배속의 아이 무조건 지키고, 어머니도 부탁해.”“어서 가! 한 사람이라도 살아서 나가야지!”“어머니! 아들이 못나서 죄송해요. 너무 가슴 아파하지는 마세요. 이게 우리들의 운명인 걸 어쩌겠어요. 도망가요, 어머니….”생사가 오가는 순간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당연히 한진수의 모친이었다.70세가 넘은 노인이 어떻게 눈 뜨고 아들이 죽는 모습을 지켜본단 말인가?하지만 나이를 먹은만큼 노인은 이 세상의 잔인함을 잘 알았다. 노인이 담담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엄마는 너랑 같이 죽을 거야. 그러니 엄마 혼자 두지 마.”“윤희야, 어머니 모시고 여길 떠나! 나를 사랑한다면 제발 그렇게 해줘!”한진수가 분노한 목소리로 목 놓아 소리쳤다.결국 고윤희는 노모를 부축해서 차에 올랐다.구경민의 옆에서 시중을 들며 그녀는 상당한 운전기술을 연마했다.그녀는 목 놓아 우는 노모를 애써 무시하고 미친듯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신고, 신고해야 해! 빨리 신고하러 가야 해!”하지만 차가 백 미터를 못 가서 고윤희는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소리를 들었다.고윤희에게는 낯설지 않은 소리였다.구경민은 종종 그녀를 데리고 실내 사격훈련장으로 갔다. 그리고 지금 들은 소리는 그 소리와 너무도 비슷했다.그녀는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고윤희는 눈물도 말라버린 듯했다.뒤에 타고 있던 노모도 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잠시 후, 노쇠한 노인의 통곡소리가 산속을 울렸다.“내 아들….”“진수야….”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고윤희는 차에서 내려 미친듯이 한진수에게 달려갔다. 몇 미터 밖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였다.“진수 오빠….”그녀는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윤희는 달려가서 눈을 감은 채 쓰러진 한진수를 끌어안고 절망한 눈물을 흘렸다.“진수 오빠, 진수 오빠….”“우리 오빠 어떡해….”“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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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고윤희가 내렸던 차 주변을 이미 다섯 명의 사람이 둘러싸고 있었다.신민지가 그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네 사람은 이미 실신한 노인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안 돼… 어머니… 우리 어머니한테 손 대지 마!”고윤희는 미친듯이 차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그녀는 뛰어가면서 소리쳤다.“너희들은 이미 그분의 아들을 죽였어! 70세가 넘은 노인을 납치해서 어쩌려는 거야? 우리 어머니 풀어줘! 내가 너희들을 따라갈게! 제발 어머니 건드리지 마!”최여진은 선심을 쓰는 척, 고윤희의 등 뒤에 대고 말했다.“고윤희, 걱정하지 마. 저 노인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내 차 줄 테니까 그 차로 따라가!”고윤희는 의심의 눈초리로 최여진을 쏘아보며 물었다.“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최여진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말했잖아. 난 한진수만 맡았어. 네 목숨은 신민지에게 달렸다니까? 난 네 목숨 따위에는 관심 없어!”말을 마친 최여진은 우아하게 뒤돌아섰다.차에 오른 고윤희는 쓰러진 한진수의 시체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이 미친 듯이 차를 운전해 신민지를 뒤따라갔다.한진수는 고윤희를 살리려다가 죽었다.만약 그의 어머니를 지켜내지 못하면 한진수를 볼 면목이 없었다.그리고 어머니는 그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다.35살이 될 때까지 고윤희가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엄마 사랑이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에게는 두 명의 시어머니가 있었다. 한 명은 팔려간 집의 전남편의 어머니었고 매일 그녀를 노예처럼 부렸다.그 뒤에 만난 구경민의 부모님은 고윤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구경민의 부친은 고윤희를 집안의 시종이나 가정부 정도로 생각하고 대했다.이 세상에서 고윤희를 진짜 사람으로 봐준 사람은 지금의 어머니뿐이었다.그녀의 유일한 가족이자 어머니.목숨을 걸고서라도 어머니를 구해야 했다.한진수가 말했던 것처럼 죽어도 같이 죽을 것이다.지금 고윤희는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그녀는 죽을 각오로 어머니를 납치한 차량을 쫓아갔다. 죽더라도 어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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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나중에 그 여자가 아이를 지우고 그 남자랑 동거를 시작했대요. 그렇게 10년이 지나 그 영감이 갑자기 사업이 대박이 났고 아내를 붙잡으러 갔대요. 그때 그의 아내는 이미 동거남이랑 셋째를 임신중이었는데 그 뒤로 그 영감은 임산부만 노리는 관습범이 되었죠.”“고윤희를 그 영감에게 넘기면 고윤희 성격에 차라리 혀 깨물고 죽으려고 할 거예요. 그러다가 배 속의 아이도 잃게 되겠죠. 어때요? 사모님, 만족스러우시죠?”“좋아!”최여진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실컷 웃은 뒤, 그녀는 신민지를 치하했다.“신민지, 걱정하지 마. 내가 남편한테 잘 얘기해서 널 연예계에 복귀시키도록 할게. 우리 남편 내 말이라면 뭐든 잘 듣거든. 예전의 일도 없었던 일로 해줄게.”“네, 감사해요. 사모님.”신민지는 감격한 얼굴로 연신 인사했다.“사실 별거 아니야.”최여진은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네가 내 남자에게 접근하려고 한 게 괘씸해서 내 남자가 홧김에 널 매장시켜 버린 것뿐이야.”“넌 좀 운이 없었던 거야. 그때 내 남편 신변에는 고윤희밖에 없었거든. 그 사람은 잠깐 고윤희한테 정신이 팔렸던 거지. 고윤희가 옆에서 입김을 불어넣어서 어쩔 수 없이 너를 이곳 동부 지구에 내쫓았을 거야. 사실 내 남편은 그렇게까지 쪼잔한 사람이 아니거든.”“물론 지금 고윤희를 대하는 걸 보면 좀 잔인하긴 하지만 너랑은 상황이 다르잖아. 구경민 씨가 어떤 사람인데? 서울에서 실권을 꽉 잡고 있는 사람인데 자신을 모시던 여자가 다른 남자랑 동거하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남자들은 다 이기적인 동물이야. 그러니 한진수는 살려둘 수 없어. 고윤희야 뭐, 처참할수록 내 남편이 기분 좋아하겠지.”“알죠, 사모님. 사모님과 구 대표님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드릴게요.”신민지는 대도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에 벅찼다.그녀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 촌구석을 떠나 서울이나 남성에서 자리를 잡고 연예계에서 번성기를 누릴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어쩌면 그때가 되면 최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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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임신?최여진은 두 달 전에 반호영과 같이했던 밤을 떠올렸다.두 사람은 아무도 피임조치를 하지 않았다.하지만 최여진은 자신이 임신할 거라고 전혀 생각지 않았다.진문옥의 말을 듣고 나서야 가슴이 철렁했다.“나 네 양엄마야. 나랑 하지 못할 얘기가 어디 있어?”진문옥의 질문에 최여진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양엄마, 제가 요즘 컨디션이 좀 안 좋긴 해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요. 돌아가면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진문옥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운전기사와 경호원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들은 전부 구성훈이 빌려준 인력이었다.물론 그녀도 꽤 비싼 돈을 지불했다.경호원들은 전부 그녀의 뜻을 따랐다.경호원들 중 우두머리가 그녀에게 공손히 말했다.“아가씨, 이제 어떻게 할까요?”“당장 돌아가!”“어… 어디로요?”“서울로!”그녀는 지금 당장 구경민을 만나야했다. 최여진은 구경민에게 압력을 가하든 그의 아버지를 구워삶든 어떻게든 구경민과 결혼식을 올리기로 마음먹었다.그러기 위해서는 구경민을 매혹시켜 밤을 같이 보낼 약물도 필요했다.물론 배 속의 아이는 당연히 남겨둘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유산을 하더라도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할 것이다.만약 구경민을 매혹하는데 성공해서 그와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한 달 뒤에 바로 가서 아이를 지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평생 구경민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갈 필요도 없었다.‘그래! 이렇게 하는 거야! 너무 완벽해!’최여진은 구경민이 다시 고윤희와 만나더라도 고윤희가 그를 용서할 확률은 없다고 생각했다.온갖 더러운 방식으로 그녀를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었다.‘고윤희가 구경민을 용서한다고 해도 늙은 영감과 구른 여자를 구경민이 받아들일 리 없어! 이거 너무 완벽한데?’최여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당장 서울로 돌아가자!”그녀는 자신이 죽인 한진수의 시체가 아직 황야에 있다는 사실도 개의치 않았다.최여진에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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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최여진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뭘 몰라요?”“우리 어르신은 둘째 도련님 때문에 화병 나서 입원하셨어요.”집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는 구경민의 고집을 이해할 수 없었다.자신의 피와 살을 내주고 구축한 세력과 공훈을 포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그것도 완전히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세력을 넘긴다고 했다.세력을 넘길 수도 있지만 직계 가족에게 넘길 수도 있고 구서준에게 넘길 수도 있는데 구경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구경민은 서울에서 구축한 자신의 세력 범위를 남성의 부소경에게 넘긴다고 선언했다.둘 사이가 워낙 좋아서 이해할 수도 있는 결정이었고 가문의 고용인들은 남성 부소경이라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구경민의 아버지는 크게 화를 냈다.가문에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맏아들도 있고 잘 성장한 구서준도 있는데 왜 권력을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야 하는가?어르신은 큰아들과 손자가 불쌍하다며 화병이 나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하지만 그럼에도 구경민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구경민은 단호하게 남성으로 향했다.그가 남성으로 간지 벌써 10일이 지났다. 그 사이 그는 한 번도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았다.집사는 최여진 앞에서 한숨만 내쉬었다.“아가씨, 우리 어르신이 그래도 여진 아가씨는 많이 예뻐하셨으니까….”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여진은 걸음을 돌려 가버렸다.그녀가 구경민의 아버지를 찾아온 이유도 구경민 때문이었다. 그런데 구경민이 남성에 있다고 하니 당연히 남성으로 가야 했다.최여진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구경민이 권력을 모두 내려놓는다는 말이 뭔가 이상했다.고작 30대의 젊은 나이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거지?‘설마… 고윤희 때문에?’이런 생각이 들자 최여진은 지방에서 올라올 때 좋았던 기분이 몽땅 사라졌다.그녀는 당일 비행기로 남성으로 날아갔다.그녀는 곧장 구경민의 별장을 찾았지만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구경민은 거기 없었다.최여진은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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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구경민은 가슴이 철렁해서 다급하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주광수가 흐느끼며 대답했다.“사모님… 아니, 고윤희 씨와 그 남자가… 해만현에서 사라졌어요.”“지금 어디야?”주광수가 대답했다.“대표님 지시대로 해만현의 별장 앞에 있는데 별장이 텅텅 비었어요. 사람이 사는 흔적이 없어요.”“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주광수를 해만현에 보낸 건 신세희의 뜻이었다.2주 전, 구경민은 동부 지구에서 돌아온 뒤로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그렇게 꼬박 이틀이 지났지만 그는 서재에 홀로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사실 그는 자신의 자산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는 여태까지 가문과 부모님을 위해 열심히 뛰고 일했다.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원하는 건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에게 첫 실패는 첫사랑 연인과의 이별이었다.그때는 어려서 여자에게 차이고도 장장 10년을 그녀를 기다리며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10년 동안 사업도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과거의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최여진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다른 여자들이 접근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고윤희를 신변에 둔 건 생리적인 욕구 때문이었다.구경민은 10년동안 자신이 최여진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고윤희를 내쫓은 뒤에야 자신이 그녀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10년의 기다림이 괴롭지 않았던 건 그의 옆에 고윤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천천히 그의 생활에 흔적도 없이 스며들었고 그의 가슴에 고윤희의 자리를 만들었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거실에는 그녀가 키우는 다육이 자라고 있었다.베란다에는 그녀가 아끼는 난초가 있었다.옷장에는 그녀가 그를 위해 다려준 셔츠로 꽉 찼고 종류별로 언제든 골라 입을 수 있게 항상 정돈되어 있었다.그녀가 떠난 뒤, 그의 옷장은 난장판이 되었다.집안일을 하는 가정부가 많았지만 아무도 그녀처럼 세심하게 그의 생활패턴에 맞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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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그녀는 조용히 그의 모든 것을 가지고 갔고 그녀의 빈 자리는 아무도 대체할 수 없었다.집에 많은 가정부를 고용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들은 그녀처럼 세심하지 못했다.가장 중요한 건 이제 사랑한다고 말해줄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경민 씨, 사랑해.’수줍게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10년이라는 시간을 그는 최여진을 기다리는데 쓰지 않았다.그의 10년은 언제부터인가 그녀가 묵묵히 헌신해 준 것들을 누리고 즐기는데 썼다. 그녀가 있어서 그의 지난 시간은 초라하지 않았다.사람에게 10년이 몇 번이나 더 주어질까?앞으로의 시간에 고윤희가 없다면 열심히 일해서 얻어낸 성과와 명예, 권력 이런 것들이 의미가 없었다.구경민은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고윤희가 없다면 이 모든 건 존재할 의미가 없다.그래서 동부 지구에 고윤희의 거처를 마련해 준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앞으로 남은 생을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자신의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다.그 아이는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겠지만 그래도 멀리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그래서 동부 지구에서 돌아온 뒤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산을 정리하는 일이었다.그는 재산의 20퍼센트를 부모님에게 드리기로 했다. 부모님에게 필요 없는 돈이겠지만 그의 마음이었다.나머지 10퍼센트는 자신이 가지고 남은 재산 70퍼센트를 전부 고윤희 모자에게 줄 것이다.그렇게 결정한 뒤, 구경민은 바로 남성으로 갔다.그는 자신이 가진 실권을 부소경에게 넘길 생각이었다. 이 막중한 업무를 제대로 소화할 사람은 부소경밖에 없었다.그는 자신이 떠난 뒤에 서울이 소란스럽기를 바라지 않았다.처음에 부소경은 극구 반대했다.나중에는 그가 빌고 빌어서 잠시 맡아 두기로 했다. 부소경은 언제든 그가 돌아오면 다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말했다.그와 부소경이 인수인계 절차를 밟는 사이 임신 때문에 집에서 쉬고 있던 신세희가 구경민을 찾아왔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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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구경민은 입이 바짝 마르고 속이 탔다.“말해! 고윤희는 안전한 거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야!”“대표님, 사모님은 그 남자랑 해만성에 온 뒤로 식당을 하나 차렸어요. 그런데 개업하고 얼마되지도 않아 손님들과 시비가 붙었더라고요. 가게에서 불법 경영을 한다는 증거가 나왔어요.”구경민이 말이 없자 주광수는 난감한지 말끝을 흐렸다.“게다가….”“빨리 말해!”구경민은 짜증스럽게 그를 다그쳤다.주광수가 옆에 있었더라면 당장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대표님 지시라고 합니다.”“뭐?”구경민은 당황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니까?”주광수는 난감한 말투로 계속해서 말했다.“저를 해만현에 보낼 때 그러셨잖아요. 사모님 기분이 많이 풀렸으니까 신세희 씨 이름을 대면 연락처를 줄 거라고요. 그래서 애들 데리고 가지 않고 혼자 왔는데 이 일대 사람들이 입을 잘 열지 않아요.”구경민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잠자코 있었다.“좀 이상한 소문을 듣기는 했어요.”주광수가 말했다.“말해!”“길을 지나가던 할머니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좀 이상해서요. 앞으로 자기 딸한테 절대 돈 많고 권력 있는 남자는 만나지 말라고 할 거래요. 그 사람들은 사람을 장난감 취급한다면서요. 돈만 보고 만났다가 딸 인생이 망할 거래요.”“그 할머니가 왜 그런 말씀을 하시지?”주광수는 계속해서 말했다.“그 할머니가 또 이런 말도 했었는데요. 그 여자가 아내가 있는 유부남을 건드려서 일이 이렇게 된 거래요. 그래서 그 아내가 찾아왔대요.”구경민은 가슴이 철렁했다.주광수가 물었다.“저 할머니가 한 말이 무슨 뜻일까요? 대표님은 결혼도 안 하셨잖아요. 설마….”주광수가 미심쩍은 말투로 말끝을 흐리는데 구경민이 말했다.“알겠어!”“대표님….”“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바로 갈게!”주광수는 즉각 대답했다.“네, 대표님!”전화를 끊자 부소경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경민아, 무슨 일 있어?”구경민은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경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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