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29화

그녀는 조용히 그의 모든 것을 가지고 갔고 그녀의 빈 자리는 아무도 대체할 수 없었다.

집에 많은 가정부를 고용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들은 그녀처럼 세심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제 사랑한다고 말해줄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민 씨, 사랑해.’

수줍게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0년이라는 시간을 그는 최여진을 기다리는데 쓰지 않았다.

그의 10년은 언제부터인가 그녀가 묵묵히 헌신해 준 것들을 누리고 즐기는데 썼다. 그녀가 있어서 그의 지난 시간은 초라하지 않았다.

사람에게 10년이 몇 번이나 더 주어질까?

앞으로의 시간에 고윤희가 없다면 열심히 일해서 얻어낸 성과와 명예, 권력 이런 것들이 의미가 없었다.

구경민은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고윤희가 없다면 이 모든 건 존재할 의미가 없다.

그래서 동부 지구에 고윤희의 거처를 마련해 준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남은 생을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자신의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다.

그 아이는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겠지만 그래도 멀리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동부 지구에서 돌아온 뒤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산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는 재산의 20퍼센트를 부모님에게 드리기로 했다. 부모님에게 필요 없는 돈이겠지만 그의 마음이었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자신이 가지고 남은 재산 70퍼센트를 전부 고윤희 모자에게 줄 것이다.

그렇게 결정한 뒤, 구경민은 바로 남성으로 갔다.

그는 자신이 가진 실권을 부소경에게 넘길 생각이었다. 이 막중한 업무를 제대로 소화할 사람은 부소경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떠난 뒤에 서울이 소란스럽기를 바라지 않았다.

처음에 부소경은 극구 반대했다.

나중에는 그가 빌고 빌어서 잠시 맡아 두기로 했다. 부소경은 언제든 그가 돌아오면 다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그와 부소경이 인수인계 절차를 밟는 사이 임신 때문에 집에서 쉬고 있던 신세희가 구경민을 찾아왔다.

“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