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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구경민은 가슴이 철렁해서 다급하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주광수가 흐느끼며 대답했다.

“사모님… 아니, 고윤희 씨와 그 남자가… 해만현에서 사라졌어요.”

“지금 어디야?”

주광수가 대답했다.

“대표님 지시대로 해만현의 별장 앞에 있는데 별장이 텅텅 비었어요. 사람이 사는 흔적이 없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주광수를 해만현에 보낸 건 신세희의 뜻이었다.

2주 전, 구경민은 동부 지구에서 돌아온 뒤로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그렇게 꼬박 이틀이 지났지만 그는 서재에 홀로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사실 그는 자신의 자산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여태까지 가문과 부모님을 위해 열심히 뛰고 일했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원하는 건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첫 실패는 첫사랑 연인과의 이별이었다.

그때는 어려서 여자에게 차이고도 장장 10년을 그녀를 기다리며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사업도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

과거의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최여진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여자들이 접근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고윤희를 신변에 둔 건 생리적인 욕구 때문이었다.

구경민은 10년동안 자신이 최여진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윤희를 내쫓은 뒤에야 자신이 그녀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년의 기다림이 괴롭지 않았던 건 그의 옆에 고윤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생활에 흔적도 없이 스며들었고 그의 가슴에 고윤희의 자리를 만들었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거실에는 그녀가 키우는 다육이 자라고 있었다.

베란다에는 그녀가 아끼는 난초가 있었다.

옷장에는 그녀가 그를 위해 다려준 셔츠로 꽉 찼고 종류별로 언제든 골라 입을 수 있게 항상 정돈되어 있었다.

그녀가 떠난 뒤, 그의 옷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집안일을 하는 가정부가 많았지만 아무도 그녀처럼 세심하게 그의 생활패턴에 맞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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