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031 - Chapter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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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신세희는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엄마가 살아 있는 한, 아무도 너를 못 건드리게 할 거야! 서 씨 영감? 그 인간이 네 아빠의 은인은 맞지만 최근 우리한테 한 짓으로 빚은 다 갚았어! 오늘 당장 병원에 가서 말할 거야! 내 신장 노릴 생각하지 말라고! 계속 우리를 괴롭히면 다 죽여버릴 거야!”신유리도 두 주먹을 꼭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나쁜 인간은 다 죽어야 해!”신세희는 씁쓸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말했다.“엄마는 절대 죽지 않아. 엄마는 건강하게 유리 옆에 있을 거야. 우리 아이는 내가 지켜야지!”말을 마친 그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침대를 내렸다. 이마를 만져보니 뜨겁지는 않았다.그녀는 먹을 것부터 찾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내가 건강해져야 그 인간들을 상대하지!’신세희가 건강을 회복한 모습을 보자 다들 기뻐했다.“소경 씨, 나 배고파요.”그녀는 방을 나오자마자 남편부터 찾았다.“그래. 바로 준비해 줄게.”부소경은 직접 주방으로 가서 죽과 밑반찬들을 꺼내 식탁에 놓아주었다.식탁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내가 생각해 봤는데….”“소경 씨, 내 생각에는….”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마주쳤다.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소경 씨가 먼저 말해요.”“나는 결정을 이미 내렸어.”이 결정을 위해 그는 밤새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부소경은 단호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난 이미 결정했어. 그집 어르신이 나와 내 엄마의 목숨을 구해준 건 사실이지만 그건 그 인간이 나를 협박할 이유가 될 수는 없어.”신세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남편을 바라보았다.그에게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부소경이 계속해서 말했다.“이따가 식사 끝나면 의사가 올 거야. 당신은 집에서 쉬고 있어. 유리도 좀 자게 하고. 어젯밤 제대로 잠을 못 잤거든.”“소경 씨….”부소경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침착하고 담담했다.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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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아파트 입구에는 수십 명의 기자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 마이크를 든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기자들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목을 길게 빼고 아파트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성질 급한 기자들은 경비실 직원을 귀찮게 하고 있었다.“부 대표님 부부는 그래서 언제 나와요?”그 장면을 본 부소경도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냉혹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부소경이었기에 사전에 연락도 없이 기자들이 집에 들이닥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어떻게 된 거죠?”그가 경비실 직원에게 묻자, 직원이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나타났거든요. 서 씨 어르신이 보내서 왔다고 하면 대표님도 인터뷰를 수락하실 거라고 했대요.”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어제 오전, 회사에서 신세희와 임서아 사건에 대해 의논할 때 서 씨 어르신에게서 전화가 왔던 것이 떠올랐다.내용은 아주 간단했다.“소경아, 정말 신세희가 서아한테 신장 기증하는 것을 반대할 셈이냐?”부소경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네! 절대 안 줍니다!”어르신이 말했다.“소경아, 사람은 신장 한쪽이 사라진다고 죽지 않아.”“그래도 안 됩니다!”“사람이 죽어가는데 끝까지 그럴 작정이냐?”어르신이 구슬픈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어르신, 그럼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입장 바꿔서 세희가 죽을 상황이고 임서아의 신장 한쪽이 필요하다면 어르신은 기증하는데 동의하실 겁니까?”서 씨 어르신은 답이 없었다.부소경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바로 답을 달라는 건 아닙니다. 잘 생각해 보고 답하세요! 평생 거짓말 한번 안 하고 사신 분 아닙니까!”서 씨 어르신은 한참을 답이 없었다.사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그는 절대 임서아의 신장을 신세희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잠시 머뭇거리던 어르신이 말했다.“소경아,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란다. 내 앞에 위급한 사람이 있고 꼭 신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난 내 손녀를 설득해서 그 사람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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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그는 대놓고 어르신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어르신, 무슨 말을 하셔도 제가 어르신을 탓하지 않을 거라 자신하시는 겁니까?”“그래!”서 씨 어르신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난 네 엄마를 잘 알아! 품성이 단정한 아이였어! 그런 애가 키워낸 아들이 원칙도 줏대도 없는 머저리라고 생각하지 않아! 은혜를 입었으면 갚을 줄도 알겠지!”부소경은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소경아, 난 네가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어. 네 성격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넌 잔인하고 차가운 성격을 지녔지만 그만큼 의리와 신용을 지키는 아이야.”서 씨 어르신의 말에 틀린 건 없었다.부소경은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부소경이 말이 없자 어르신이 계속해서 말했다.“네가 의리를 모르는 놈이었다면 경민이랑 사이가 좋았겠어? 정문재, 장진혁은 또 어떻고?”부소경은 쓸데없는 논리를 펼치는 서 씨 어르신에게 헛웃음만 나왔다.“제 친구들까지 전부 꿰뚫어 보고 계셨습니까?”“너한테 친구가 몇 명 있고 그들 중에 누구랑 사이가 각별한지 다 알아.”역시 능구렁이 같은 영감이라고 부소경은 생각했다.한참을 고민하던 부소경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르신 말씀이 다 맞아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잠시 숨을 고른 그가 다시 말했다.“의리도 중요하죠. 아내와 아이가 생긴 뒤로는 관대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문제가 달라요. 어르신이 원하는 건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너….”부소경은 어르신이 뭐라고 하기 전에 단호하게 그의 말을 달랐다.“속죄라고 하셨습니까? 신세희는 아무에게도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죄를 지었죠! 신세희에게 죄를 지은 사람은 임 씨 가문 사람들입니다! 내가 살아 있는 한, 아무도 그 여자 못 건드리게 할 거예요!”“소경아!”“어르신, 외손녀가 위독하게 된 건 유감이지만 다른 기증자를 알아보세요. 지금 당장 알아보지 않으면 정말 늦어버릴지도 몰라요.”말을 마친 부소경은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통화를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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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부 대표님, 한 말씀만 해주세요. 대표님께서 대답하기 곤란하신 질문이라면 사모님 좀 불러주세요.”“부 대표님, 사모님께서는 임 씨 가문에서 8년이나 신세를 졌다고 들었습니다. 8년이면 신장 한쪽 정도는 기증해 줄 수도 있지 않나요?”“대표님….”부소경은 냉랭한 시선으로 무례한 질문을 서슴없이 하는 기자들을 바라보았다.당장이라도 이들을 쓸어버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그리고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서 씨 어르신이었다.부소경은 담담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소경아, 문 앞에 기자들이 찾아갔지?”어르신이 물었다.“어르신께서 보낸 사람들입니까?”“그래, 내가 보냈다. 여럿이 같이 덤비면 아무리 너라도 어쩌지 못할 거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구나. 내가 그들의 뒤를 봐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아마 아무 거리낌없이 너한테 질문 공세를 퍼부었겠지.”부소경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소경아, 내가 원하는 건 간단해. 신세희가 기증서에 사인만 하면 된단다.”“내 아내를 피 말려 죽일 작정이십니까?”“그러면 더 좋고.”어르신이 계속해서 말했다.“네 아비가 너를 어쩌지 못하고 네 할아버지는 연세가 있으셔서 네 고집을 꺾지 못하겠지만 나는 다르단다. 네 아비가 죄책감 때문에 너한테 말도 못 꺼내고 있지만 난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어.”“내가 네 가족들을 대신해서 악인을 자처하마. 신세희가 죽으면 더 좋은 여자를 소개해 주지!”양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말투였다.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넌 더 이상 예전처럼 사람을 죽이거나 협박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 왜 그런 줄 아느냐?”“왜죠?”“유리가 있잖니!”부소경은 잠자코 듣고 있었다.“아이도 있는데 예전처럼 누구를 죽이고 싶다고 죽이면 앞으로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겠어? 다른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면 네 아이는 뭘 보고 자라겠니? 유리는 네게 있어서 가장 큰 약점이 되었지. 유리가 있는 이상, 넌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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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조금 전 잠에서 깬 신유리는 급하게 아빠를 찾는 경비실 직원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아이는 문이 닫히기 전, 재빨리 계단을 내려와 그의 뒤를 따라왔다.등 뒤에서 가정부와 신세희가 애타게 불렀지만 아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유리야, 어디 가?”나이 든 가정부는 아이를 따라잡지 못했다.신세희는 비록 열은 내렸지만 밤새 고열에 시달렸기에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숨을 헐떡였다.그녀는 억지로 고통을 참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에 있던 엄선희와 민정아도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몸집도 작은 신유리는 달리기만큼은 아주 빨랐다.네 어른이 뒤에서 따라갔지만 아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입구에 도착한 아이는 마이크를 들고 아빠를 에워싼 기자들을 바라보았다.기자들의 황당한 질문에 아이의 아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부소경은 통화 중이었다.신유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통해 그들이 신세희에게 신장 기증을 요구한다는 것을 눈치챘다.아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아이는 왜 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엄마를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왜 꼭 엄마의 신장이어야만 할까?여섯 살 신유리는 신장이 뭔지도 알지 못했다.아이는 뒤에서 부소경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아빠….”갑자기 나타난 딸을 보자 부소경은 속이 뒤집히는 것처럼 괴로웠다.“아빠, 저 사람들도 엄마한테 신장을 내놓으라고 저러는 거야?”아이가 울먹울먹한 눈으로 아빠를 쳐다보며 물었다.“유리야, 집에 들어가 있어! 아빠 말 들어. 당장 집에 돌아가!”부소경은 정색하며 아이의 등을 떠밀었다.아이를 기자들 앞에 내세울 수는 없었다.하지만 신유리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엄마를 지킬 거야. 엄마가 저 사람들한테 신장을 빚졌어?”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빠, 아무리 엄마가 빚진 거라고 해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유리 때문에 그런 거지?”과거를 생각하자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나랑 엄마 오랫동안 힘들게 살았어. 엄마는 유리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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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기자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기자들을 제외하고도 주변에 서 있던 구경꾼들마저 입을 다물어 버렸다.아이는 막 잠에서 깬 듯,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벚꽃 무늬의 잠옷 원피스에 앙증맞은 토끼 모양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하지만 티없이 맑은 눈동자, 그리고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통통한 볼은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여웠다. 아이는 진지하면서도 순수한 눈망울로 기자들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이 말이 없자 신유리가 계속해서 말했다.“엄마는 밤새 고열에 시달렸어요. 아침부터 무슨 일로 엄마를 찾아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엄마가 당신들에게 신장을 빚졌다면 제 거 줄 테니까 가져가세요.”참다 못한 구경꾼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살다 살다 별일을 다 보겠네. 본인이 기증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지, 왜들 문 앞까지 와서 이 난리여? 저 집 사모님이 댁들한테 빚진 거 있어?”다른 행인들도 맞장구를 쳤다.“인터넷 폭력이라고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존재하네요.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자극적인 기사만 써대는 기자 양반들도 똑 같아. 장기 기증을 사람한테 강요하다니….”“아이가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얼마나 놀랐겠어? 저런 딸이 있었으면 나도 소원이 없겠네.”“애가 불쌍해요….”“난 못 보겠어. 돌아갈래.”“한두 시간만 지나면 전국민이 저 집 사모님을 욕하겠네. 양심도 없이 친동생이 죽어가는데 그까짓 신장을 안 떼준다고….”“친동생이면 꼭 장기를 떼어줘야 한다는 법이 있어요? 당사자가 싫으면 싫은 거죠!”“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둘째를 낳기 싫어한다니까!”“요즘 세상 참 무서워졌어!”“내 두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망정이지,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만 봤으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환자만 불쌍하다고 저 집 사모님을 욕했을 거야. 세상에나….”사람들은 안타까운 얼굴로 신유리를 한 번 바라보고는 고개를 흔들며 자리를 떴다.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자신의 신장을 내놓겠다고 했을 때, 그 순진한 말투에서도 엄마를 위한 마음이 느껴져서 더 안타까웠다.기자들도 아이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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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그러자 노숙자가 그녀의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여자는 노숙자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넋두리하듯 말했다.“요즘 세상에 집도 없이 여자 혼자 밖을 떠돌다니. 참 안 됐네요. 세상 살기 참 힘들어졌죠?”잠시 뜸을 들인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저 집 사모님 원래는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한 여자였어요.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남자에게 시집을 갔거든요. 이쪽 동네는 남성에서 가장 비싼 동네거든요. 아이랑 셋이 참 행복했는데 하필이면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참 안타깝죠.”노숙자가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이복동생이 신부전증에 걸렸는데 신장을 이식해야 살 수 있대요. 그래서 저 집 사모님한테 기증을 요구했는데 거절했죠. 그러니까 기자들까지 찾아와서 사람이 죽는데 어떻게 모른 척하냐고 양심도 없다고 비난하잖아요.”노숙자가 다시 물었다.“저 집 사모님 이름이… 혹시 신세희 아닌가요?”여자 운전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줌마도 그 이름을 아시네요? 많이 알려진 인물이긴 하죠.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남편을 가졌으니…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마이크부터 들이미는 기자들 앞에서는 그 남편도 어쩔 방법이 없나 봐요.”여자의 말이 끝나자 노숙자는 언제 길을 막았냐 싶게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 버렸다.여자 운전자는 구부정한 허리로 절뚝절뚝 어딘가로 향하는 노숙자를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한편, 기자들은 여전히 흩어지지 않고 아파트 입구를 막고 있었다.그들은 쉽게 떠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부소경과 신세희와 관련된 특종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부소경이 잔인한 상대라는 것을 알지만 그들은 모두 돈을 받고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이었다.재물 앞에 장사 없다고 서 씨 어르신까지 등에 업었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기자 중 한 명이 침묵을 깨뜨렸다.“서 씨 어르신이 신세희가 남다르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네요. 상류층 남자들을 유혹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다죠?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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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신세희는 아이를 따라 비틀거리며 부소경에게 다가갔다. 부소경은 그녀를 품에 안으며 귓가에 대고 말했다.“신세희,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 기자들한테 당신 얼굴 보이면 안 돼. 그리고 요 며칠은 외출하지 마. 기사와 인터넷 댓글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하지만 신세희의 눈은 아이를 향하고 있었다.겨우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순진하지만 애처로운 눈빛, 고집스러우면서도 슬픔이 담긴 눈빛이 신세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아이는 동그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지만 울음을 꾹 참고 있었다.아이는 그렇게 혼자 오도카니 서서 수십 명의 기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겨우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애가!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잔인한 일만 생기는 걸까?엄마가 빚진 신장을 내가 줄 테니 내거 가져가라고 말할 때, 신세희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발가벗겨진 상태로 대중 앞에 내몰린 기분도 들었다.그래서 남편이 자신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들리지도 않았다.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유리야!”부소경의 품을 벗어난 신세희는 달려가서 아이를 품에 안고 기자들을 올려다 절규했다.“아이는 죄가 없잖아요. 내 아이한테 이러지 마세요. 제발 우리 아이한테 상처주지 마세요!”드디어 나타난 신세희의 모습을 본 기자들이 갑자기 들끓기 시작했다.아무도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관심을 주지 않았고 그녀가 왜 비틀거리는지 생각도 하지 않았다.기자들은 혹시라도 질문을 빼앗길까 봐 앞다투어 질문공세를 이어갔다.“사모님,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 수 있죠?”“사실 부 대표님과 이복동생은 약혼할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사모님이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 결혼을 파토낸 거라고요. 동생에게 미안하지 않으십니까?”“사모님, 어린 딸까지 내세워서 동정여론을 사고 싶으신 겁니까?”역시 기자는 기자였다.질문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거침이 없었다.그들은 신유리를 이용해서 신세희를 파렴치하고 양심 없는 인간으로 몰아갔다.항상 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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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아가, 우리 아가… 엄마가 너를 볼 면목이 없어.”“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네 앞에 나타날 수 있겠어….”“엄마는 그냥 멀리서 너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했어. 네 지금 생활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신세희는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그녀는 신유리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뒤따라 나온 엄선희와 민정아가 신세희의 앞을 든든하게 가로막았다.엄선희는 분노한 눈빛으로 기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 도대체 양심을 어디 팔았어?”민정아도 옆에서 거들었다.“누가 당신들한테 신장을 내놓으라고 하면 당신들은 선뜻 내놓을 거야? 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야지!”한 기자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민정아 씨죠?”민정아가 웃으며 대꾸했다.“내 이름도 알고 있었어? 대단한 사람들이네?”“옆에 분은 엄선희 씨고요!”엄선희는 고개를 들고 기자들을 쏘아보며 물었다.“당신들 지금 뭐 하자는 거야!”기자가 물었다.“두 분 다 신세희 씨의 친구들이죠? 듣기 좋게 말하면 친구고 사실은 신세희 씨의 공범이죠. 병실에 누워 있는 힘없는 환자에게 위로는 고사하고 저주를 퍼부었잖아요!”다른 기자도 옆에서 거들었다.“우린 증거도 확보했어요!”순간 엄선희와 민정아는 물론이고 부소경마저 서 씨 어르신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다.정계에서 그렇게 오래 권력을 휘두르고 살았다는 건 그만큼 수완이 뛰어나다는 얘기였다.부소경은 이대로 질질 끌다가는 상황만 더 복잡해질 거라는 것을 느꼈다.그는 짜증스럽게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오라고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안 와?”수화기 너머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지금 출근 시간이라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네요. 곧 도착합니다.”부소경이 물었다.“인원은 몇 명이나 되지?”“전원 출동입니다!”부소경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그는 먼저 신세희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품에 안고는 엄선희와 민정아에게 말했다.“유리 좀 부탁할게요.”“알았어요!”엄선희, 민정아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부소경은 신세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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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부소경이 물었다.“그 기자들, 전부 어르신이 보낸 사람들입니까?”서 씨 어르신은 당당하게 사실을 인정했다.“그래! 그들은 너를 두려워하지만 뒤에 지지자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내가 모두 책임지기로 했으니 아마 신이 나서 떠들었을 거야. 네가 가성섬에서 돌아온 뒤로 내가 네 은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네가 나한테는 어쩌지 못할 거라는 것을 모두가 다 아는데 여부가 있겠어? 내가 지지하는 한, 그들은 계속 너희 부부를 추궁할 것이란다.”“F그룹 대표와 그 사모님의 특종을 따낼 수 있다는데 마다할 리 있겠어? 그들은 이걸 기회로 여길 거야. 너와 신세희의 스캔들은 연예인 스캔들보다 돈이 되거든! 게다가 내가 준 보수도 만만치 않아.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잖니!”서 씨 어르신은 신이 나서 떠들어댔지만 오히려 부소경은 담담하게 듣고만 있었다.그는 어르신의 얘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어르신,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죠? 그 시간 안에 적합한 기증자를 꼭 찾기를 바라겠습니다. 어쩌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죠.”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말했다.“어르신께서 전국 방방 곳곳에서 기자들을 불러 모은다고 해결되는 건 없어요. 제가 그 기사들을 전부 정리할 거니까요. 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이제 저도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으니 약점이라는 게 생겼죠. 그러니 쉽게 살인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주제도 모르고 덤비는 놈들에게 본때는 보여줘야죠. 기자 몇 명을 보내도 소용없을 겁니다. 제가 전부 막을 테니까요. 어떤 기사도 인터넷에 나가지 않을 겁니다. 지금 헛수고 하신 거예요.”서 씨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알지! 나도 그 정도는 알아!”부소경이 말이 없자 어르신은 계속해서 떠들었다.“남성에 있는 네 영향력이면 당연히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말이다….”어르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부소경의 대문을 두드렸다.모두가 일어서서 대문 쪽을 바라보았다.엄선희는 현관으로 다가가서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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