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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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서준명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으시면 안되죠! 왜 물고 안 놓아주시는 거예요? 세희가 할아버지한테 신세진 거라도 있어요?”“너 이 망할 자식, 너 지금 얘한테 현혹된 거야! 네가 얘한테 현혹된 그 순간부터, 얘 때문에 남성시에 폭풍이 몰아쳤을 때부터 난 그 아이를 싫어하고, 역겨워했어! 저급한 요녀 주제에, 내가 싫어하는 게 이상한 거니?”   서준명은 차갑게 웃었다. “요녀요녀요녀! 세희도 누군가의 자식인데 할아버지가 무슨 자격으로 요녀라고 부르시는 거예요?”  “그리고 자꾸 제가 현혹됐다고 하시는데, 그럼 할아버지 손자인 제가 무식하고 멍청하다는 건가요?”  “제가 그렇게 잘 속고, 다른 사람한테 쉽게 현혹될 거 같으세요?”  “제가 현혹됐다고 하더라도, 세희가 저한테 얻은 이익이 있나요? 있다면 말씀해 보세요.”  “세희가 소경이 형을 유혹해서 임서아의 남편을 뺏어갔다고 하시는데, 할아버지! 세희는 6년 동안 남성에 없었는데, 그동안 소경이 형이 임서아랑 결혼하려고 했었나요?”  “아니요!”  “그러지 않았어요!”  “세희가 조의찬을 현혹하고 서시언을 현혹했다고 하시는데, 이게 대체 할아버지랑 무슨 상관인데요? 네?”  “세희가 도대체 할아버지한테 무슨 잘못을 했냐고요! 왜 세희를 못 죽여서 안달이신 건데요!”  “할아버지는 설마 지옥에 떨어질 그 날이 두렵지도 않으신 거예요?”  자신의 손자가 이렇게 언변을 토하며 자신한테 대드는걸 보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더욱 신세희를 미워하게 됐다.  하지만 자신의 손자를 대하는 그만의 방법 또한 있었다.  서 씨 집안 어르신은 한숨을 쉬며 매우 힘겹고 늙은 목소리로 말했다. “준명아, 넌 말끝마다 신세희 얘기만 하는데, 넌 신세희랑 무슨 사이니?”  “친구예요.”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너랑 네 동생인 서아만큼 가까울 수가 있어?”  “서아는 네 고모의 딸이야. 네 고모는 난산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 네 고모는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나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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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서 씨 집안 어르신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내가 누굴 희생해야 되는 거니? 딱 그 애가 서아랑 나이도 비슷하고, 그 애가 서아의 이복자매잖아. 서아 엄마 아빠도 너그럽지 않은 마당에, 내가 자비를 베풀어서 뭐하니?”  “내가 너그럽게 굴면, 서아 목숨은 어쩌라고?”  “도둑! 할아버지는 도둑이에요!” 서준명은 크게 소리친 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저편에서,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너무 화가 나서 전화기를 내던질 뻔했다.  “내말은 이제 말 같지도 않는 모양이야! 어른이 안중에도 없는 거야 뭐야!”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욕을 했다.  병상에 누워있던 임서아는 철든 척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달랬다. “할아버지, 오빠가 신세희랑 분명 사귀니까 그런 거겠죠?”  물어본 뒤, 그녀는 처량하게 웃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남성에 있는 남자들은 신세희를 만나기만 하면 현혹되는 것 같아요. 남성은 물론, 가성섬에 있는 도련님도 똑같았고요.”  “신세희가 대체 그 남자들한테 무슨 마법을 쓴 건지 모르겠어요. 그 남자들은 죽어도 신세희 말만 듣잖아요. 제 모든걸 빼앗으려 태어난 사람처럼 벌써 제 약혼자를 두 번이나 뺏어 갔어요.”  임서아는 멈칫하다가 한숨을 쉬었다. “그런 여자의 신장을 이식받을 걸 생각하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 제가 오염되는 건 싫거든요.”  딸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허영은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얘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 같이 착한 애는 안 죽어! 넌 절대 안 죽을 거야!”  서 씨 집안 어르신도 고개를 돌리고 손녀를 달래주었다. “서아야, 내 착한 손녀. 네가 그 애 신장을 이식받아 대신 악행을 씻어주는 거라고 생각하렴. 이건 걔를 위한 일이야. 아니면 저 애는 어느 날에 분명 지옥에 빠지고 말 거야. 네가 걔를 구해주는 거라고!”  임서아는 착한 눈으로 외할아버지를 보았다. “알겠어요, 할아버지. 그런데… 저한테 이식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면 어떡하죠?”  서 씨 집안 어르신은 자신 있게 말했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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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그러나 아빠는 이 모든 걸 보면서 한숨만 쉴 뿐 아무런 저지도 없었다.  아빠는 심지어 전처가 낳은 두 아이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래서 새엄마는 임지강의 누나에게 나가서 일해서 돈을 벌어오라고 시켰고, 돌아오면 밥 하고 빨래를 시키고, 저녁이 되면 잠도 못 자게 했다. 너무 힘들어서 나뭇간에서 잠 들어 있다가 새 엄마에게 들켜 죽도록 맞기도 했다.  어느 날, 12살짜리 누나를 새엄마가 시집보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누나는 결국 이런 사람같지 않은 생활을 견디지 못 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집에는 임지강 혼자만 남았다.  새 엄마가 임지강을 괴롭히지 않은데엔 이유가 있었다.  임지강의 이복 여동생이 혈액이 부족한 병에 걸려서, 거의 달마다 한번씩 수혈을 해줘야 했고, 마침 임지강의 혈액형이 그 여동생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달, 그의 몸에서 피를 뽑아 여동생에게 수혈했다.  시간이 지나 병에 걸린 여동생은 학교도 다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신나게 다른 사람들과 놀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그러나 임지강은 죽기 직전의 강아지처럼, 나뭇간에 숨어서 일어나지도 못 했고, 뼈가 다 보일정도로 말라 있었다.  임지강은 어렸을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  자신이 집에서 제대로 살지 못할 것 같자, 임지강은 집안에 있는 계란과 빵을 훔쳐서 새벽에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도망갈 때 그는 일부러 마을 사람들이 자신이 우물에 투신한 줄 알도록 위장까지 했다.  그래서 온 마을 사람들은 다 그 새엄마가 악랄하다고 욕했다.  그때의 임지강은 이미 깊은 산속에 숨어 있는 상태였다.  그는 훔친 계란과 빵을 배불리 배먹고 나니, 금세 체력을 다시 회복했다.  그렇게 임지강은 혼자 하산한 뒤, 걸어다니면서 밥을 구걸했고, 걷고 또 걸어 남성이란 곳에 도착해서 고아원에 입양이 되었다.  그 이후로, 그의 생활은 비록 힘들었지만 학교도 다니고, 먹을 것도 있고, 살 곳도 생겼다.  더 이상 그의 피를 뽑아가는 사람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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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임지강!”허영의 갑작스러운 소리에 임지강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임지강은 바로 허영과 임서아, 그리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보았다.  “아빠가 지금 당신한테 말하고 계시잖아!” 허영은 이미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어르신이라는 호칭에서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임지강은 바로 말했다. “어르신 뭐라고 하셨어요?”  “자네 아직 신세희가 예전에 저질렀던 범죄기록 갖고 있나? 어떻게 실수로 사람을 죽였는지나, 그 죽은 사람 정보나, 그 유가족 정보 같은 거 말이야.”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가 감옥살이했던 그 시절을 언급하자, 임지강은 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는 마치 신경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  너무 아팠다.  그때 당시에 신세희는 아직 대학교 2학년이었고, 그때의 신세희는 평소에 집을 잘 들어가지도 않고, 집에 생활비를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보통은 거의 다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던 신세희의 생일날 임지강은 직접 신세희를 집으로 데려온 뒤 생일파티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때의 신세희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한번도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아이가, 갑자기 사랑을 받으니 속으로 매우 당황했을 테다.  신세희는 그 당황한 상태에서, 임서아가 실수로 살인을 했을 때의 옷을 입고, 임 씨 가문 사람들에 의해 누명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현장을 확인하고, 그 상황에서 입었던 옷과 각종 증거의 압박을 당해서 신세희는 상소를 할 기회도 없이 형을 받게 되었다.  원래는 신세희가 오랫동안 감옥에서 살게될 줄 알았다.  그러나 신세희는 안에서 양호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빨리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부소경과 그의 형 부소건이 서로 다툴 때여서,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한번 신세희를 이용했었다.  임지강은 과거 일을 회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서 씨 집안 어르신이 그때를 언급하면서, 그에게 증거를 찾으라고 하자 그는 더 화가 났다.  임지강은 갑자기 분노하며 소리쳤다.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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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너......너 이 망할 년! 내가 너를 몇 년동안 헛 키웠구나! 네가 이런 망할 년인 줄 알았으면,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목 졸라 죽여야 했어! 넌 왜 이렇게 애가 마음이 못됐니?”  “넌 얼마나 애가 못 됐으면, 목숨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겨우 신장 하나 달라는 건데, 동생 목숨 하나 살려주지 않으려는 거야? 넌 왜 죽지도 않는거야? 너 같은건 당장 죽어야지!”  임지강은 무섭게 핸드폰 스피커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  너무 분노한 그는 핸드폰도 세게 잡았다.  힘을 너무 줘서 손가락이 잘린 상처 부위가 아파왔다.  자신의 잘려나간 손가락을 보고 임지강은 자신의 손가락을 이 모양으로 만든 사람이 신세희라는 게 생각났다.  이걸 생각하니, 5분 전까지만 해도 신세희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임지강은 갑자기 신세희가 다시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포기하고, 아예 정도 없는 딸이 너무 역겨워졌다.  저편에서 신세희는 이를 세게 물어서 부러질 뻔했다. “임지강 씨, 걱정 마세요! 이번 생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신장을 떼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임서아에게 주지 않을 거니까요! 그니까 그쪽 가족들도 이식 받을 생각 접으시라고요!”  “기자들 찾아서 대중들로 절 협박하려고요? 해보시죠. 난 무서울 게 없으니까. 이렇게 된거 그냥 다 같이 죽죠!”  그가 무슨 대답을 하기도 전에, 신세희는 이미 전화를 끊었다.  한편, 방 안엔 신세희 혼자 있었다.  어제 저녁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신유리는 이 씨 아주머니가 달래서 재웠다.  부소경은 서재에 앉아서 급하게 기자 일을 처리했고, 그는 모든 소식이 밖에 유출되지 않게 만들었다. 이 일은 처리하기에 매우 많았고, 부소경의 핸드폰은 쉴 틈이 없었다. 전화를 끊으면 또 오고 또 오고를 반복했다.  이때, 신세희는 혼자 안방에 앉아서 이 씨 아주머니가 만들어준 따뜻한 차를 마셨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보살펴 주는 모습을 보며, 심지어 엄선희와 민정아는 출근을 하지도 않고, 자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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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신세희는 이미 10년이 넘도록 엄마를 못 봤고, 가끔은 엄마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아무리 떠올려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었다.  가끔은, 또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가 눈 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도 있다.  신세희는 그 순간을 매우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조심만 방심하면 지나가 버리고, 여전히 눈 앞엔 모호한 기억들만 남는다.  신세희는 한숨을 쉰 후 침대에서 내려왔다.  신세희의 몸은 여전히 허약했지만, 정신은 무너졌던 어제보다 훨씬 나아졌다.  다시 침착해진 신세희는 제일 먼저 딸 신유리가 생각났다.  딸이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을 떠올리자 신세희는 이를 꽉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꼭 강해져야 했다.  안방에서 나온 뒤, 그녀는 간단하게 옷을 차려입고 아이 방으로 향했다.  아이는 전날 잠을 별로 못 자서 그런지, 어제 일찍 잠들었고, 지금까지 깊게 잠에 들어 있었다.  신세희가 신유리를 깨웠고 신유리는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작은 손을 들어 신세희의 이마를 짚은 뒤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괜찮아졌네, 이젠 열이 안 나.”  신세희는 웃었다. “작은 용사야, 엄마는 네가 챙겨줘서 참 고마워.”  신유리는 기뻐하며 물었다. “엄마, 이제 안 슬픈 거야?”  신세희는 딸에게 주먹을 쥐어 보여준 뒤 강하게 말했다. “우리 딸이 엄마를 지켜주잖아, 우리 모녀가 악당들을 같이 물리치자!”  “응! 난 엄마의 용사야!”  “일어나 우리 딸.” 신세희는 신유리에게 어울리는 용사 같은 옷을 고른 뒤 아이에게 입혀줬다.  모녀는 나오자마자 주방에서 아침 밥을 준비하고 있는 이 씨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이 씨 아주머니는 신세희가 일어난 걸 보고 놀라서 말했다. “사모님, 어… 어떻게 일어나셨어요? 몸이 아직 안 좋으실 텐데, 침대에 누워서 쉬셔야하는 거 아닌가요? 가서 누워 계세요, 제가 밥 가져다 드릴게요.”  신세희는 웃었다. “괜찮아요, 아주머니. 전 지금 다 나았어요, 제가 챙겨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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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이 말에 이 씨 아주머니는 갑자기 웃었다. “사모님, 이렇게 용기를 내신 모습을 보니 저도 갑자기 안정감이 생기네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부소경은 서재에서 걸어나왔다.  부소경이 눈살을 찌푸리고 두 눈이 충혈된 걸 보고 신세희는 속상해서 물었다. “소경 씨, 당신… 저녁 내내 못 잔 거예요?”  부소경은 신세희를 위 아래로 훑어본 뒤 온화하게 웃었다. “혈색이 어제 보다 좋아졌네. 당신 이런 모습 보니까 난 정말 기분이 좋아.”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 어제 저녁 내내 못 잤죠?”  부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어제 그 영상이 유출된 곳부터 다 깔끔하게 처리했어. 어제 왔던 기자들 중에서 제일 큰 매체에 속해 있던 사이트는 어제 저녁에 몽땅 망하게 했으니까, 오늘은 어떤 기자들도 오지 않을 거야.”   멈칫하다가 부소경은 또 말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도 다시는 관련된 소식을 보지 못 할 거고.”  그녀는 부소경의 품에 안겼다. “소경 씨… 밤새 바빴죠? 그럴 필요 없었잖아요. 그냥 보도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난 잘못한 게 없으니, 무서울 것도 없어요!”  부소경은 한숨을 쉬었다. “어르신이 그날 일부러 기자들을 불러들인거였어. 그래서 그날 아침에 선희 씨, 정아 씨, 그리고 고윤희 씨 이렇게 세 사람이 병원가서 난리쳤고 어르신이 그걸 녹음했어.”  그녀는 이틀동안 아팠어서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  남자는 말했다. “당신 절친 세명이서 당신 대신 화풀이 하러 병원에 가서 임서아한테 애도 화환까지 선물했어. 그거 때문에 임서아가 위험해졌었고.”  “뭐라고요?”  왜 이렇게 속이 시원하지!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 여자가 힘을 모으니 아주 무섭더라고. 병원까지 가서 임서아를 화나게 만들다니. 어르신이 그걸 또 녹음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지금은 어떤 상황이에요?”  “아직 안 좋은 거 같아. 서 씨 어르신이 밖에 있는 사람들한데 그 세 명이 당신 공범이라고 말한거 같아.”   신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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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그 글자들을 고윤희도 보았다.  카드 위에 적혀있는 글씨체가 예뻤지만, 여우 같은 공격적인 필체였다. 이 글씨체를 본 고윤희는 그저께 아침 국제우편을 전달하던 그 여자 택배기사가 생각났다.  고윤희는 이 글씨체가 주는 느낌이 그 여자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경민아, 나 돌아왔어.  누구일까?  직감은 고윤희에게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공적인 일도 아닐 테다.  사적인 일인가?  고윤희는 마음이 덜컥 가라앉았다.  구경민은 보고 빠르게 카드를 접었고, 무표정으로 고윤희를 보았다.  “경민아......” 고윤희가 부드럽게 불렀다.  구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표정엔 귀찮음이 보였다.  고윤희는 불안해서 물었다. “경민아, 내가 뭐 잘못했어?”  구경민은 차갑게 말했다. “네 생각엔?”  구경민의 말투는 차가웠다. “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경이한테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모… 몰라.”  그녀의 생활은 늘 평범했다. 바깥 세상에 관해서 거의 묻지 않았고, 특히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선 고윤희는 피할 수 있으면 피했다. 그녀는 그저 서 씨 집안 어르신이 부소경에게 은인이라는 말만 들었지 그 의미는 알 수 없었다.  “크나큰 은혜를 빚졌어! 그래서, 소경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서 씨 어르신한테 늘 한발 물러서는 거고. 그게 임 씨가문 사람들이 날뛰는 이유기도 하지. 나랑 소경이는 이틀동안 F그룹에서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구경민은 고윤희를 향해 소리쳤다. “네가 정아 씨랑 선희 씨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대놓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도발했어. 너희가 그렇게 할수록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잡을 수 있는 약점이 더 많아진다는걸 알기나 해?”  고윤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 이제 어떡해?”  그녀는 갑자기 너무 긴장되어서 우편 일은 잊고 말았고, 마음이 온통 신세희에게로 향해서, 구경민의 표정변화를 눈치채지 못 했다.  구경민은 정장 주머니 안에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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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그래서 이 순간, 그녀는 어떠한 이유로도 그를 탓할 수 없었다.  고윤희는 갑자기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 신세희 가족이 가성섬에서 돌아왔을 때, 신유리는 그녀에게 무서운 인형 하나를 주었다. 사실 그건 그녀에게 아이를 갖으라는 의미였다.  그녀는 속으로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그녀는 원래 용기를 내어 구경민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경민아, 우리가 함께한지 벌써 이렇게 오래됐는데, 너도 나이 먹었고, 나도 나이 먹었으니, 아이 하나 갖을까?”  그녀는 정말 용기 내서 구경민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이틀동안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에게 신장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고, 그녀는 이 얘기를 보류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정말 조금의 체면도 남기지 못 할 뻔했다.  “괜찮아 경민아. 네가… 나한테 신세진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고윤희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는 카드를 다시 구경민에게 건넸다. “그동안, 매달 나한테 용돈주고, 그 용돈도 충분히 많았어. 그정도면 거의 대기업 사원급 월급이었어.”  그는 매월 그녀에게 돈을 준 건, 그건 그녀에게 옷도 사고 용돈으로 쓰라고 준 거여서, 그는 그녀가 이 돈을 다 모으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가 돈을 모으길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그동안 용돈으로 돈 많이 모았어. 그래서 경민아, 나한테 따로 돈 더 주지 않아도 돼.”  구경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얌전했다.  그를 오랫동안 따라다니면서, 한번도 걱정을 시킨 적이 없었다.  그녀를 동물이나 화초 같은 걸로 비유하자면, 그녀는 잘 키울 수 있고 말 잘 듣는 그런 류였다.  비바람이 불어와도,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아무리 그가 그녀를 생각하지 않을 지어도, 그는 매일 집에 돌아오면 그녀가 항상 얌전히 그곳에 있는 걸 보았다.  그녀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곤하거나 짜증이 날 때도 그녀는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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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고윤희:“......”  여자는 또 물었다. “경민이가 고용한 하녀예요?”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을 더 꽉 쥐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는 이 여자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그저 몸을 돌려 비참하게 여자를 비껴 나간 뒤 도망치듯이 뛰어나갔다.  한숨에 구경민의 별장에서 달려나왔다.  여긴 산 꼭대기였다.  별장 밖은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러나 고윤희의 눈 앞은 깜깜했다.  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이게 현실인가?  자신을 꼬집고 통증이 느껴지는 걸 보니, 이건 진짜였다.  이제부터 그녀와 구경민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아무 사이도 아닌건가?  그럼 그녀는 어떻게 되는 거지?  34-35살의 여자는 돌아갈 집도 없고, 친척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 사귄 친구 신세희는 지금 아직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할까?  이번생에 다시 구경민을 만날 수 있을까?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  그녀가 목숨처럼 여기던 남자였다.  이렇게 정리한다고 해서 아무 사이도 아닌 게 되는 건가?  고윤희는 공허한 눈빛으로 별장을 보았고, 그녀는 가지 않고 풍성한 나무들 옆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춘 뒤 구경민의 별장쪽을 보았다.  이 순간, 구경민은 벌을 주는듯한 눈빛으로 눈 앞에 여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10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 최여진이었다.  최여진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구경민을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어제의 그 올리브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그녀가 입고 있으니 옷빨도 잘 받고, 매혹적으로 보였다.  “못된 남자야! 10년 동안 안 만났는데, 안 보고싶었어?” 최여진이 구경민에게 말했다.  구경민이 명령했다. “이리와!”  여자는 구경민 앞으로 다가갔고, 거의 구경민 바로 앞까지 가서 발꿈치를 들어 살짝 구경민의 발을 밟았다.  그녀는 힘이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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