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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그 글자들을 고윤희도 보았다.

  카드 위에 적혀있는 글씨체가 예뻤지만, 여우 같은 공격적인 필체였다. 이 글씨체를 본 고윤희는 그저께 아침 국제우편을 전달하던 그 여자 택배기사가 생각났다.

  고윤희는 이 글씨체가 주는 느낌이 그 여자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경민아, 나 돌아왔어.

  누구일까?

  직감은 고윤희에게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공적인 일도 아닐 테다.

  사적인 일인가?

  고윤희는 마음이 덜컥 가라앉았다.

  구경민은 보고 빠르게 카드를 접었고, 무표정으로 고윤희를 보았다.

  “경민아......” 고윤희가 부드럽게 불렀다.

  구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표정엔 귀찮음이 보였다.

  고윤희는 불안해서 물었다. “경민아, 내가 뭐 잘못했어?”

  구경민은 차갑게 말했다. “네 생각엔?”

  구경민의 말투는 차가웠다. “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경이한테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모… 몰라.”

  그녀의 생활은 늘 평범했다. 바깥 세상에 관해서 거의 묻지 않았고, 특히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선 고윤희는 피할 수 있으면 피했다. 그녀는 그저 서 씨 집안 어르신이 부소경에게 은인이라는 말만 들었지 그 의미는 알 수 없었다.

  “크나큰 은혜를 빚졌어! 그래서, 소경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서 씨 어르신한테 늘 한발 물러서는 거고. 그게 임 씨가문 사람들이 날뛰는 이유기도 하지. 나랑 소경이는 이틀동안 F그룹에서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구경민은 고윤희를 향해 소리쳤다. “네가 정아 씨랑 선희 씨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대놓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도발했어. 너희가 그렇게 할수록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잡을 수 있는 약점이 더 많아진다는걸 알기나 해?”

  고윤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 이제 어떡해?”

  그녀는 갑자기 너무 긴장되어서 우편 일은 잊고 말았고, 마음이 온통 신세희에게로 향해서, 구경민의 표정변화를 눈치채지 못 했다.

  구경민은 정장 주머니 안에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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