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너 이 망할 년! 내가 너를 몇 년동안 헛 키웠구나! 네가 이런 망할 년인 줄 알았으면,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목 졸라 죽여야 했어! 넌 왜 이렇게 애가 마음이 못됐니?” “넌 얼마나 애가 못 됐으면, 목숨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겨우 신장 하나 달라는 건데, 동생 목숨 하나 살려주지 않으려는 거야? 넌 왜 죽지도 않는거야? 너 같은건 당장 죽어야지!” 임지강은 무섭게 핸드폰 스피커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 너무 분노한 그는 핸드폰도 세게 잡았다. 힘을 너무 줘서 손가락이 잘린 상처 부위가 아파왔다. 자신의 잘려나간 손가락을 보고 임지강은 자신의 손가락을 이 모양으로 만든 사람이 신세희라는 게 생각났다. 이걸 생각하니, 5분 전까지만 해도 신세희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임지강은 갑자기 신세희가 다시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포기하고, 아예 정도 없는 딸이 너무 역겨워졌다. 저편에서 신세희는 이를 세게 물어서 부러질 뻔했다. “임지강 씨, 걱정 마세요! 이번 생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신장을 떼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임서아에게 주지 않을 거니까요! 그니까 그쪽 가족들도 이식 받을 생각 접으시라고요!” “기자들 찾아서 대중들로 절 협박하려고요? 해보시죠. 난 무서울 게 없으니까. 이렇게 된거 그냥 다 같이 죽죠!” 그가 무슨 대답을 하기도 전에, 신세희는 이미 전화를 끊었다. 한편, 방 안엔 신세희 혼자 있었다. 어제 저녁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신유리는 이 씨 아주머니가 달래서 재웠다. 부소경은 서재에 앉아서 급하게 기자 일을 처리했고, 그는 모든 소식이 밖에 유출되지 않게 만들었다. 이 일은 처리하기에 매우 많았고, 부소경의 핸드폰은 쉴 틈이 없었다. 전화를 끊으면 또 오고 또 오고를 반복했다. 이때, 신세희는 혼자 안방에 앉아서 이 씨 아주머니가 만들어준 따뜻한 차를 마셨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보살펴 주는 모습을 보며, 심지어 엄선희와 민정아는 출근을 하지도 않고, 자신에
신세희는 이미 10년이 넘도록 엄마를 못 봤고, 가끔은 엄마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아무리 떠올려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었다. 가끔은, 또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가 눈 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도 있다. 신세희는 그 순간을 매우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조심만 방심하면 지나가 버리고, 여전히 눈 앞엔 모호한 기억들만 남는다. 신세희는 한숨을 쉰 후 침대에서 내려왔다. 신세희의 몸은 여전히 허약했지만, 정신은 무너졌던 어제보다 훨씬 나아졌다. 다시 침착해진 신세희는 제일 먼저 딸 신유리가 생각났다. 딸이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을 떠올리자 신세희는 이를 꽉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꼭 강해져야 했다. 안방에서 나온 뒤, 그녀는 간단하게 옷을 차려입고 아이 방으로 향했다. 아이는 전날 잠을 별로 못 자서 그런지, 어제 일찍 잠들었고, 지금까지 깊게 잠에 들어 있었다. 신세희가 신유리를 깨웠고 신유리는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작은 손을 들어 신세희의 이마를 짚은 뒤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괜찮아졌네, 이젠 열이 안 나.” 신세희는 웃었다. “작은 용사야, 엄마는 네가 챙겨줘서 참 고마워.” 신유리는 기뻐하며 물었다. “엄마, 이제 안 슬픈 거야?” 신세희는 딸에게 주먹을 쥐어 보여준 뒤 강하게 말했다. “우리 딸이 엄마를 지켜주잖아, 우리 모녀가 악당들을 같이 물리치자!” “응! 난 엄마의 용사야!” “일어나 우리 딸.” 신세희는 신유리에게 어울리는 용사 같은 옷을 고른 뒤 아이에게 입혀줬다. 모녀는 나오자마자 주방에서 아침 밥을 준비하고 있는 이 씨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이 씨 아주머니는 신세희가 일어난 걸 보고 놀라서 말했다. “사모님, 어… 어떻게 일어나셨어요? 몸이 아직 안 좋으실 텐데, 침대에 누워서 쉬셔야하는 거 아닌가요? 가서 누워 계세요, 제가 밥 가져다 드릴게요.” 신세희는 웃었다. “괜찮아요, 아주머니. 전 지금 다 나았어요, 제가 챙겨야 하는
이 말에 이 씨 아주머니는 갑자기 웃었다. “사모님, 이렇게 용기를 내신 모습을 보니 저도 갑자기 안정감이 생기네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부소경은 서재에서 걸어나왔다. 부소경이 눈살을 찌푸리고 두 눈이 충혈된 걸 보고 신세희는 속상해서 물었다. “소경 씨, 당신… 저녁 내내 못 잔 거예요?” 부소경은 신세희를 위 아래로 훑어본 뒤 온화하게 웃었다. “혈색이 어제 보다 좋아졌네. 당신 이런 모습 보니까 난 정말 기분이 좋아.”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 어제 저녁 내내 못 잤죠?” 부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어제 그 영상이 유출된 곳부터 다 깔끔하게 처리했어. 어제 왔던 기자들 중에서 제일 큰 매체에 속해 있던 사이트는 어제 저녁에 몽땅 망하게 했으니까, 오늘은 어떤 기자들도 오지 않을 거야.” 멈칫하다가 부소경은 또 말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도 다시는 관련된 소식을 보지 못 할 거고.” 그녀는 부소경의 품에 안겼다. “소경 씨… 밤새 바빴죠? 그럴 필요 없었잖아요. 그냥 보도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난 잘못한 게 없으니, 무서울 것도 없어요!” 부소경은 한숨을 쉬었다. “어르신이 그날 일부러 기자들을 불러들인거였어. 그래서 그날 아침에 선희 씨, 정아 씨, 그리고 고윤희 씨 이렇게 세 사람이 병원가서 난리쳤고 어르신이 그걸 녹음했어.” 그녀는 이틀동안 아팠어서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 남자는 말했다. “당신 절친 세명이서 당신 대신 화풀이 하러 병원에 가서 임서아한테 애도 화환까지 선물했어. 그거 때문에 임서아가 위험해졌었고.” “뭐라고요?” 왜 이렇게 속이 시원하지!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 여자가 힘을 모으니 아주 무섭더라고. 병원까지 가서 임서아를 화나게 만들다니. 어르신이 그걸 또 녹음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지금은 어떤 상황이에요?” “아직 안 좋은 거 같아. 서 씨 어르신이 밖에 있는 사람들한데 그 세 명이 당신 공범이라고 말한거 같아.” 신세희
그 글자들을 고윤희도 보았다. 카드 위에 적혀있는 글씨체가 예뻤지만, 여우 같은 공격적인 필체였다. 이 글씨체를 본 고윤희는 그저께 아침 국제우편을 전달하던 그 여자 택배기사가 생각났다. 고윤희는 이 글씨체가 주는 느낌이 그 여자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경민아, 나 돌아왔어. 누구일까? 직감은 고윤희에게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공적인 일도 아닐 테다. 사적인 일인가? 고윤희는 마음이 덜컥 가라앉았다. 구경민은 보고 빠르게 카드를 접었고, 무표정으로 고윤희를 보았다. “경민아......” 고윤희가 부드럽게 불렀다. 구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표정엔 귀찮음이 보였다. 고윤희는 불안해서 물었다. “경민아, 내가 뭐 잘못했어?” 구경민은 차갑게 말했다. “네 생각엔?” 구경민의 말투는 차가웠다. “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경이한테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모… 몰라.” 그녀의 생활은 늘 평범했다. 바깥 세상에 관해서 거의 묻지 않았고, 특히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선 고윤희는 피할 수 있으면 피했다. 그녀는 그저 서 씨 집안 어르신이 부소경에게 은인이라는 말만 들었지 그 의미는 알 수 없었다. “크나큰 은혜를 빚졌어! 그래서, 소경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서 씨 어르신한테 늘 한발 물러서는 거고. 그게 임 씨가문 사람들이 날뛰는 이유기도 하지. 나랑 소경이는 이틀동안 F그룹에서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구경민은 고윤희를 향해 소리쳤다. “네가 정아 씨랑 선희 씨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대놓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을 도발했어. 너희가 그렇게 할수록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잡을 수 있는 약점이 더 많아진다는걸 알기나 해?” 고윤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 이제 어떡해?” 그녀는 갑자기 너무 긴장되어서 우편 일은 잊고 말았고, 마음이 온통 신세희에게로 향해서, 구경민의 표정변화를 눈치채지 못 했다. 구경민은 정장 주머니 안에서 카
그래서 이 순간, 그녀는 어떠한 이유로도 그를 탓할 수 없었다. 고윤희는 갑자기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 신세희 가족이 가성섬에서 돌아왔을 때, 신유리는 그녀에게 무서운 인형 하나를 주었다. 사실 그건 그녀에게 아이를 갖으라는 의미였다. 그녀는 속으로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그녀는 원래 용기를 내어 구경민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경민아, 우리가 함께한지 벌써 이렇게 오래됐는데, 너도 나이 먹었고, 나도 나이 먹었으니, 아이 하나 갖을까?” 그녀는 정말 용기 내서 구경민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이틀동안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에게 신장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고, 그녀는 이 얘기를 보류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정말 조금의 체면도 남기지 못 할 뻔했다. “괜찮아 경민아. 네가… 나한테 신세진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고윤희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는 카드를 다시 구경민에게 건넸다. “그동안, 매달 나한테 용돈주고, 그 용돈도 충분히 많았어. 그정도면 거의 대기업 사원급 월급이었어.” 그는 매월 그녀에게 돈을 준 건, 그건 그녀에게 옷도 사고 용돈으로 쓰라고 준 거여서, 그는 그녀가 이 돈을 다 모으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가 돈을 모으길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그동안 용돈으로 돈 많이 모았어. 그래서 경민아, 나한테 따로 돈 더 주지 않아도 돼.” 구경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얌전했다. 그를 오랫동안 따라다니면서, 한번도 걱정을 시킨 적이 없었다. 그녀를 동물이나 화초 같은 걸로 비유하자면, 그녀는 잘 키울 수 있고 말 잘 듣는 그런 류였다. 비바람이 불어와도,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아무리 그가 그녀를 생각하지 않을 지어도, 그는 매일 집에 돌아오면 그녀가 항상 얌전히 그곳에 있는 걸 보았다. 그녀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곤하거나 짜증이 날 때도 그녀는 도움
고윤희:“......” 여자는 또 물었다. “경민이가 고용한 하녀예요?”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을 더 꽉 쥐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는 이 여자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그저 몸을 돌려 비참하게 여자를 비껴 나간 뒤 도망치듯이 뛰어나갔다. 한숨에 구경민의 별장에서 달려나왔다. 여긴 산 꼭대기였다. 별장 밖은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러나 고윤희의 눈 앞은 깜깜했다. 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이게 현실인가? 자신을 꼬집고 통증이 느껴지는 걸 보니, 이건 진짜였다. 이제부터 그녀와 구경민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아무 사이도 아닌건가? 그럼 그녀는 어떻게 되는 거지? 34-35살의 여자는 돌아갈 집도 없고, 친척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 사귄 친구 신세희는 지금 아직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할까? 이번생에 다시 구경민을 만날 수 있을까?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 그녀가 목숨처럼 여기던 남자였다. 이렇게 정리한다고 해서 아무 사이도 아닌 게 되는 건가? 고윤희는 공허한 눈빛으로 별장을 보았고, 그녀는 가지 않고 풍성한 나무들 옆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춘 뒤 구경민의 별장쪽을 보았다. 이 순간, 구경민은 벌을 주는듯한 눈빛으로 눈 앞에 여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10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 최여진이었다. 최여진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구경민을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어제의 그 올리브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그녀가 입고 있으니 옷빨도 잘 받고, 매혹적으로 보였다. “못된 남자야! 10년 동안 안 만났는데, 안 보고싶었어?” 최여진이 구경민에게 말했다. 구경민이 명령했다. “이리와!” 여자는 구경민 앞으로 다가갔고, 거의 구경민 바로 앞까지 가서 발꿈치를 들어 살짝 구경민의 발을 밟았다. 그녀는 힘이 약
구경민은 정색하며 말했다. “안 쫓아낸 게 아니야. 이틀동안 내가 좀 바빴어.” “오빠는 쟤를 아끼고 있잖아.” “맞아!” 구경민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여자는 화가 나서 얼굴이 다 빨개졌다. “오빠 정말…” 그리고 그녀는 팔을 들어 구경민을 때리려고 했다. 그러나 구경민은 그녀의 가녀린 팔을 잡았다. “그 사람은 내 옆에 오랫동안 함께했어. 공로는 없어도 노고는 있지. 저 사람이 반려동물도 아니고, 설령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나랑 몇 년동안 함께 했으니 마음대로 버릴 순 없어.” “아니! 오빠는 꼭 버려야 해!” 여자는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분노한 눈빛으로 구경민을 보았다. 구경민은 마음이 녹았다. “그래서 쫓아냈잖아.” “오늘 밤엔 내가 오빠랑 잘 거야!” 여자는 박력있지만 애교 있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내가 어떻게 할지 두고봐.” “나 오빠 아이 갖을 거야.” 구경민은 무섭게 말했다. “10년 전에 네가 멋대로 날 떠나지만 않았어도 우리 아이가 벌써 10살은 됐을 거야. 네가 말 안 해도 내가 그럴려고 했어. 그때 가서 넌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 너 같은 여자는 꼭 족쇄를 걸어놔야 해.” 여자는 마음이 풀렸는지 남자의 얼굴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 그동안 너무 보고싶었어.” “그럼 왜 안 왔는데?” 구경민이 물었다. 여자는 입술을 내밀었다. “처음엔 돌아오기 싫었어. 전세계를 다 돌아보고 난 다음에 돌아와서 오빠랑 결혼할 생각이었지.” “근데 오빠 같은 못된 남자가! 내가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여자를 찾았을지 누가 알았겠어? 오빠가 그 여자랑 만났던 거 알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났어. 그래서 안 돌아왔어! 그 여자를 얼마나 데리고 사나 보려고.” “넌 성질이 여전히 막돼먹었구나, 제멋대로에 거만하고, 내가 널 어떻게 하는지 두고봐.” 말을 끝낸 뒤, 그는 더 이상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 들어안은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자는 남자를 밀쳤다. “나 안 올라가!” 남자가
최여진은 눈시울에 눈물이 가득했다. “오빠 뭐라고 했어?” 구경민은 눈 앞에 여자를 보았다. 그는 그녀를 10년을 기다렸다. 그는 그녀가 16살이었을 때부터 사랑했고, 그녀는 고윤희보다 야심있고, 고윤희보다 간도 크고, 고윤희보다 더 재밌고 사랑스러운 장점이 가득한 여자였다. 그녀가 자신만의 생각이 있으면 이 세상 누구도 그 생각을 바꿀 수 없었다. 그녀는 구경민의 최애였다. 그녀는 구경민이 목숨 같이 아끼는 여자였다. 그러나 지금 구경민이 뭐라고 한 거지? 꺼지라고? “그 여자한테 꺼지라고 한 거야.” 구경민이 말했다. 최여진은 분노가 기쁨으로 바뀌었다. “그치.” 애교스러운 눈동자로 구경민을 보며, 그녀는 발로 구경민을 건드렸다. “얼른 나 방에 안 데려가고 뭐해?” 구경민은 그녀를 안고 자신의 안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최여진은 무섭게 말했다. “누구야! 이런 타이밍에 전화를 거는 사람이!” 하지만 구경민은 최여진을 내려놓았다. 핸드폰을 보니 부소경의 전화였다. 이틀동안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의 신장을 요구하는 일 때문에, 이미 부소경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고, 부소경이 전화를 거는 거라면 분명 급한 일일 테다. 구경민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소경아, 지금 상황은 어때? 세희 씨 몸은 좀 괜찮아졌어?” 구경민이 전화에서 신세희를 언급하자, 옆에 있던 최여진의 눈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신세희! 그녀는 귀국을 하기 전부터 이 이름을 들어봤다. 들은 바로는, 신세희가 남성의 상류사회 물을 다 흐려놨다고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서울에서 제일 높은 권력을 자랑하고 있는 구경민도 신세희에게 호의를 베푼다고 들었다. 구자현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최여진은 분노했다. 구경민은 최여진의 것이었다. 아무리 구경민이 필요가 없어지더라도, 자신이 밖에서 자유롭게 떠돌아다닐지라도, 구경민은 이번 생엔 최여진 한 여자만 사랑해야 했다. 어느 누가 감히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