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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그러자 노숙자가 그녀의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노숙자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넋두리하듯 말했다.

“요즘 세상에 집도 없이 여자 혼자 밖을 떠돌다니. 참 안 됐네요. 세상 살기 참 힘들어졌죠?”

잠시 뜸을 들인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집 사모님 원래는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한 여자였어요.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남자에게 시집을 갔거든요. 이쪽 동네는 남성에서 가장 비싼 동네거든요. 아이랑 셋이 참 행복했는데 하필이면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참 안타깝죠.”

노숙자가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이복동생이 신부전증에 걸렸는데 신장을 이식해야 살 수 있대요. 그래서 저 집 사모님한테 기증을 요구했는데 거절했죠. 그러니까 기자들까지 찾아와서 사람이 죽는데 어떻게 모른 척하냐고 양심도 없다고 비난하잖아요.”

노숙자가 다시 물었다.

“저 집 사모님 이름이… 혹시 신세희 아닌가요?”

여자 운전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줌마도 그 이름을 아시네요? 많이 알려진 인물이긴 하죠.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남편을 가졌으니…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마이크부터 들이미는 기자들 앞에서는 그 남편도 어쩔 방법이 없나 봐요.”

여자의 말이 끝나자 노숙자는 언제 길을 막았냐 싶게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여자 운전자는 구부정한 허리로 절뚝절뚝 어딘가로 향하는 노숙자를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한편, 기자들은 여전히 흩어지지 않고 아파트 입구를 막고 있었다.

그들은 쉽게 떠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부소경과 신세희와 관련된 특종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부소경이 잔인한 상대라는 것을 알지만 그들은 모두 돈을 받고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이었다.

재물 앞에 장사 없다고 서 씨 어르신까지 등에 업었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

기자 중 한 명이 침묵을 깨뜨렸다.

“서 씨 어르신이 신세희가 남다르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네요. 상류층 남자들을 유혹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다죠?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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