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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조금 전 잠에서 깬 신유리는 급하게 아빠를 찾는 경비실 직원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

아이는 문이 닫히기 전, 재빨리 계단을 내려와 그의 뒤를 따라왔다.

등 뒤에서 가정부와 신세희가 애타게 불렀지만 아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유리야, 어디 가?”

나이 든 가정부는 아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신세희는 비록 열은 내렸지만 밤새 고열에 시달렸기에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숨을 헐떡였다.

그녀는 억지로 고통을 참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 있던 엄선희와 민정아도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몸집도 작은 신유리는 달리기만큼은 아주 빨랐다.

네 어른이 뒤에서 따라갔지만 아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입구에 도착한 아이는 마이크를 들고 아빠를 에워싼 기자들을 바라보았다.

기자들의 황당한 질문에 아이의 아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부소경은 통화 중이었다.

신유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통해 그들이 신세희에게 신장 기증을 요구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이는 왜 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엄마를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꼭 엄마의 신장이어야만 할까?

여섯 살 신유리는 신장이 뭔지도 알지 못했다.

아이는 뒤에서 부소경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아빠….”

갑자기 나타난 딸을 보자 부소경은 속이 뒤집히는 것처럼 괴로웠다.

“아빠, 저 사람들도 엄마한테 신장을 내놓으라고 저러는 거야?”

아이가 울먹울먹한 눈으로 아빠를 쳐다보며 물었다.

“유리야, 집에 들어가 있어! 아빠 말 들어. 당장 집에 돌아가!”

부소경은 정색하며 아이의 등을 떠밀었다.

아이를 기자들 앞에 내세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신유리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엄마를 지킬 거야. 엄마가 저 사람들한테 신장을 빚졌어?”

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빠, 아무리 엄마가 빚진 거라고 해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유리 때문에 그런 거지?”

과거를 생각하자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랑 엄마 오랫동안 힘들게 살았어. 엄마는 유리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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