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설아는 당황한 눈빛을 보였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 말은, 요즘 오빠가 바빠서 잘 없잖아요, 그럼 제가 바로 딸이죠! 제가 오빠를 대신해서… 아니지, 제가 잘 돌봐드릴게요!”허둥지둥한 행동이 누가 봐도 이상한데, 윤백건 같은 눈치 빠른 사람한테는 말할 것도 없을 터. 단지 병이 난 것일 뿐, 결코 머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목을 잡은 손에도 아직 힘이 들어가 있었다.“아니야! 분명히 둘 다 나한테 숨기는 일이 있는거지? 도대체 무슨 일이야?”아내를 바라보며 엄하게 말하는 순간, 윤 부인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눈물만 흘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에게서 답을 얻지 못하자 다시 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본 윤백건.“설아야, 말해봐! 내가 줄곧 너를 그렇게 아끼고 딸처럼 키웠는데, 방금 뭐라고 했지? 최웅이, 어떻게 됐다고?”“큰아버지, 묻지 마시고 몸부터 챙기세요!”윤백건은 설아를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힘껏 침대를 두드렸다.“나를 더 화나게 하고싶니?!”“이러지 마세요. 제가, 제가 말씀드릴게요.”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힌 윤설아가 흐느끼며 울었다.“며칠 전에 진해 쪽에서 소식이 왔는데, 오빠가 재료를 찾다가 독사에 물렸는데 제대로 치료도 안하고…….”뒷말은 없었지만, 누구라도 알아맞힐 수 있었다. 윤설아가 울음을 터뜨리고 옆에 있던 윤 부인도 몸을 돌려 눈물을 닦았다. 천천히 손을 놓은 윤백건이 큰 충격에 오히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윤설아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빛이 사람을 두렵게 한다.“큰아버지…….”“너 지금 농담하는 거 맞지? 웅이는 괜찮아. 밖에서 멋대로 돌아다니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한 번도 애 먹인 적 없는 자식인데, 아니야, 괜찮을 거야…….”고개를 저으며 마치 넋 나간 것처럼 말을 반복하고 있다.“큰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오빠가 없어도 제가, 저희 모두 함께 있잖아요, 절대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윤설아가 초조하게 말했다.“지금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