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도착한 윤중성은 포트에 전원을 연결하고 티백을 꺼냈다.“설아야, 요즘 회사에서 얼굴 보기 좀 힘들다?”윤중성은 무심한 듯, 찻잔에 티백을 담으며 물었다.윤설아가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아빠,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전에도 회사에서 나랑 얼굴 마주치는 일이 드물었잖아. 난 사무실에 있었어. 그런데 왜?”정작 말을 꺼내려니 조금 어색했던 윤중성은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요즘 회사 일이 좀 바빠서 못 마주쳤나 보네. 참, 네 동생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너는 어떻게 생각해?”윤중성이 티백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난 당연히 응원하지! 행동으로 보여줬잖아? 일부러 그 향수 사려고 백화점까지 갔으니까.”윤설아는 최대한 진심인 것처럼 보이도록 환한 미소를 지었다.윤중성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런 얘기가 아니야. 이 프로젝트 자체가 어떠냐고 물어본 거야.”“좋지! 난 좋다고 생각해! 소겸이한테 조언도 좀 해주려고 했는데 걔가 혼자 할 수 있다잖아. 우리 의견은 유행에 뒤처진다고 그랬어. 노 차장한테 들었는데 노 차장이 조향사를 소개해 준다는 것을 소겸이가 거절했대. 그러고는 혼자 국제 일류 조향사를 찾아서 진행했잖아.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는데 지금 결과로 보면 소겸이는 역시 사업 쪽으로 재능이 있어. 결과가 좋잖아.”윤설아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윤소겸을 칭찬했다.하지만 윤중성이 듣기에 조금 불안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물이 다 끓자 윤설아는 다가가서 포트를 들어 찻잔에 물을 부었다.뜨거운 물로 찻잔을 한번 데운 뒤, 다시 티백을 넣고 차를 우렸다. 윤설아는 다 우린 찻잔을 윤중성의 앞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아빠, 혹시 내가 소겸이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래?”윤중성이 찻잔을 지그시 바라보며 되물었다.“내가 오해한 거니?”“처음에 소겸이 집에 데려온다고 했을 때 기분이 안 좋았던 건 인정해. 하지만 걔가 우리 집에 들어오고 회사도 같이 다니면서 계속 누나라고 불러주니까 미워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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