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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일단은 각각의 향수가 각자의 개성을 가지면서 동일한 컨셉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게 초보 전략이야. 비슷한 향을 내면 개성이 없잖아.”

“그럼 패션쇼 컨셉이 뭐야?”

한소은이 물었다.

“옷은 C사 신상을 입을 거야. 컨셉은 아마 봄을 주제로 할 거야. 메인 색상은 초록색. 대체적으로는 이래.”

리사랑 이야기하다 보니 한소은도 대략적인 구상이 잡혔다.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은 뒤, 한소은이 말했다.

“마지막 질문이야. 네 아버지 쪽에 시간이 없다고 해도 아는 조향사들도 많았을 텐데 왜 굳이 나야? 해외에는 나보다 실력 좋은 조향사들이 꽤 많잖아?”

리사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한소은이 한마디 덧붙였다.

“나를 믿는다는 애매모호한 대답은 하지 마. 나는 조향사로서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이렇게 먼 길을 달려올 만큼.”

말문이 막힌 리사가 혀를 홀랑 내밀었다.

“에이, 눈치 하나는 빠르다니까! 사실 나 아빠랑 싸우고 가출했어.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빠 지인이라서 엮이고 싶지 않아. 사실….”

리사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나 거짓말한 게 하나 있어.”

“뭐?”

“회사 쪽에서는 내가 우리 아빠를 설득해서 이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야. 아니면 아빠가 추천한 조향사에게 맡기던가.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고 다른 회사에 가서 힘들게 누구를 설득하고 싶지도 않아. 그래서….”

리사가 말을 얼버무렸다.

한소은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혼자 결정하고 나한테 온 거구나? 사실 회사 쪽에서는 나를 원하지 않은 거지?”

리사가 미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친한 친구를 속였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네 향수를 좋아한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소은아, 나 믿어줘! 나는 어릴 때부터 향수를 접촉했어. 아빠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이쪽으로는 잘 안다고 생각해. 너는 내가 아는 일류 조향사보다 실력이 뒤처지지 않아. 진심이야!”

리사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번 향수 프로젝트…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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