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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애초에 협회에서 그녀를 초대했을 때도 자격증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무명 조향사들 중에는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어떠한 처벌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조사는 협회의 기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한소은은 이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리사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어이가 없네! 좋은 조향사의 조건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이지 그게 자격증이랑 무슨 상관이죠? 자격증이 없으면 조향사가 아니고 자격증 하나만 취득하면 조향사인 건가요?”

“죄송하지만 이건 저와 한소은 씨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리사 씨는 간섭하지 마시죠.”

정하진이 오늘 방문한 목적은 한소은과 담판을 지으려는 것이다. 그녀가 생각을 바꿔 조향 협회에 가입만 한다면 자격증에 관한 일은 차차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그녀가 거절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없었다. 이 업계에서 일을 하려면 업계의 룰을 따라야 한다. 조향 협회가 향수 업계의 룰이었다.

“소은이는 내 친구인데 어떻게 간섭을 안 해요!!”

리사가 한소은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내 아빠가 누군지 아신다면서요? 우리 아빠는 이 업계에서 50년을 일하셨는데 자격증 따위는 없어요. 그건 우리 아빠가 가르치는 제자들도 마찬가지고요. 자격증 그게 뭔데 이 난리에요? 고작 종이쪼가리 한 장이 뭘 증명할 수 있는데요!”

한소은은 리사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자 기분이 좋았다.

그녀가 책임을 피하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형식적인 것에 얽매이기 정말 싫었다. 조향사는 타고난 재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진부한 이론적인 지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직업이었다.

물론 이론적인 지식이 아무 쓸모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자격증 하나가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리사 씨, 프랑스에 이런 룰이 없다고 모든 국가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이곳은 모든 조향사가 무조건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증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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