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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없었기에 두 사람은 말문이 막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한소은은 서로를 바라보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자 웃으며 말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이 모델로 하고 혹시 커플반지는 없어요? 저랑 서진 씨가 골라볼까요?”

“있습니다!”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린 뒤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정말 더 큰 거 살 생각은 없어요?” 그녀가 고르는 동안 김서진은 입을 열지 않고 그녀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해 주었다.

그는 두 사람이 나가고 나서야 손을 들어 그녀의 잔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점원 분들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에요. 다이아몬드는 클수록 가치가 있어요. 두 개를 사는 건 별로일까요?”

한소은은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농담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토를 달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거로 할 게 뭐가 있겠어요. 할 거라곤 보관할 일 밖에 없는데. 제게 보관이라고는 향료 외에는 의미가 없어요.”

“있어요!” 김서진은 그녀에게 다가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만약 어느 날 남편이 파산한다면 그걸 팔아서 남은 삶을 좀 더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그녀에게 한 대 얻어맞았다. 한소은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런 말은 농담으로라도 하면 안 된다.

“그런 얘기 하지마요. 설령 그런 날이 있다고 해도 제가 향수로 번 돈으로 당신 먹여 살릴 수 있을 거예요.”

정말 농담이었다. 환아의 사업이 얼마나 큰지 일반인들은 다 헤아릴 수도 없을 것이다. 환아가 파산한다면 한국 경제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한소은의 말은 진심이었다. 만약 김서진이 돈이 없다고 해도 그녀는 자기 능력으로 김서진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서진은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 “그럼 제가 빌어먹는 꼴이 되는 거 아닌가요? 나이 들면 치아도 좋지 않을 텐데 그런 선택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때 두 명의 점원이 들어왔는데 이 장면을 보더니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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