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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요영이 딸의 손을 잡으며 뭐라고 말하려는데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네 아빠 오셨나 보다.”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윤중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쇼핑백 하나가 들려있었다. 거실에 나와 있는 요영 모녀를 보자 그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설아도 집에 있었구나.”

거실에 들어선 그가 소파로 다가가며 말했다.

“마침 잘됐다. 네 엄마랑 하나씩 나눠서 가져.”

“이게 뭐야?”

윤설아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에서 쇼핑백을 건네 받았다.

“어? 향수네?”

반가워하는 딸의 얼굴을 바라보던 윤중성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대윤그룹의 첫 향수야. 벌써 초기 물량이 매진됐다고 하더구나! 공장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야. 가족부터 챙겨야지.”

요영은 남편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속이 울렁거렸다. 대윤 그룹이 첫 향수를 출시해서 기쁜 게 아니라 밖에서 낳아온 사생아 자식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는 사실에 더 들뜬 것 같았다.

기분이 언짢으니 표정이 곱게 지어질 리 없었다. 그녀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아빠가 우리 거 챙겨올 줄 알았으면 돈 주고 사지 않는 건데.”

윤설아는 아깝다는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놀란 윤중성이 물었다.

“뭐? 너도 샀어?”

“당연하지! 우리 대윤 그룹 첫 향수잖아. 게다가 소겸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라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지! 소장용으로 하나 샀어!”

말을 마친 윤설아는 탁자에 놓인 향수를 가리켰다.

“엄마도 써보고 좋다고 했어. 안 그래, 엄마?”

요영도 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윤중성은 곁눈질로 아내의 표정을 살폈다. 사실 그녀가 기분이 언짢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두 여자 사이에 끼어서 몇 년을 살다 보니 이럴 때는 자신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본처와 애인이 화목하게 지내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본처인 요영이 가만히 있어 준다면 밖에서 기자들이 뭐라고 떠들든 상관이 없었다.

“어쩐지 우리 마님한테서 좋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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