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가르던 손이 우뚝 멈췄다. 하완은 망치를 바닥에 던지고 무릎을 꿇더니 침상 변두리를 더듬거리며 침상 위에 누운 여자아이를 만졌다.“영영아? 영영아, 괜찮느냐?”왕영은 하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어머니, 전 괜찮습니다. 조금 전 발작을 일으켰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왕영은 어머니가 걱정할까 다급히 설명했다.아이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하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곧이어 깜짝 놀랐다.왕영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작을 일으켰고 아이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발작했을 때는 해독약이 있어야 조금 나아졌는데 이번에는 해독약이 없는데 괜찮아졌다.낙청연이 딸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단 말인가?낙청연은 사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왕영은 체내에 독이 있고 그 독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해독약도 있을 것이다.그렇기에 하완을 통제할 수 있는 건 딸의 독이었다.이번에 그녀의 딸을 구해줬으니 하완은 그녀의 말을 믿을 것이다.바로 그때, 차가우면서도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청연 언니!”낙청연이 고개를 돌려 보니 낙운희가 아노에게 제압당해 탁자에 눌려 있었고 아노의 손에는 비수가 들려 있었다.그녀를 위협하는 게 틀림없었다.낙월영은 노여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전 언니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지만 언니의 사람이 제 손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자를 죽이겠습니다!”낙운희는 힘껏 발버둥 쳤으나 아노가 그녀를 단단히 내리눌렀다.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낙월영, 진실을 아는 것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냐?”낙운희는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 그녀의 매서운 눈빛은 당장이라도 낙청연을 찢어발길 것 같았다.낙청연은 탁자 옆으로 걸어가 아노를 밀쳤고 그녀에게 제압당했던 낙운희를 일으켜 세운 뒤 낙운희와 함께 떠났다.정원에서 나온 뒤 낙운희는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발목을 잡았군요.”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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