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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범산화는 잠깐 당황하더니 몸을 돌려 부진환을 따라 떠났다.

낙청연은 본래 심장이 철렁했으나 그 장면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걸음을 옮겨 태부부로 들어갔다.

태부부에 들어서니 낙월영이 낙랑랑에게 하는 얘기가 들렸다.

“운희의 죽음에 저도 아주 마음이 아픕니다. 비록 아직 범인을 찾지는 못했으나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는군요. 운희는 어쩌면 누군가에게 밉보였는지도 모릅니다.”

그 말에 낙랑랑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그게 누구냐?”

낙월영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부설루에 부설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그자는 절 해치려고 했는데 때마침 운희에게 들켰지요. 그래서 운희는 관청에서 저를 위해 증언했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걸지도 모릅니다. 운희가 두 번째로 증언하러 관청에 가달라고 부탁했을 때 태부부에 이런 사건이 터졌지요.”

낙월영은 울면서 말했다.

“전부 제 탓입니다. 제가 증언을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운희도 죽지 않았을 겁니다.”

그 비통한 모습은 언뜻 보면 진짜인 듯했다.

낙랑랑은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부설?”

그녀는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낙랑랑이 낙월영의 말에 현혹될까 걱정됐던 낙청연이 앞으로 나서려는데 낙랑랑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난 관청에서 찾은 증거를 믿는다. 운희가 부설과 모순이 있었다고 해도 태부부에 이런 일이 생긴 건 부설의 짓이라 단정 짓기 힘들지. 난 관청이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답을 줄 것이라 믿는다. 그들은 절대 내 가족을 해친 사람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낙랑랑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고 낙운희는 심장이 덜컥했다.

낙청연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더니 서서히 걸어갔다.

“낙씨 가문의 둘째 아씨는 적반하장을 참 잘하시는군요.”

낙월영의 안색이 흐려졌다.

“무슨 뜻입니까?”

“제 말이 무슨 뜻인지는 월영 낭자께서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듣기 싫은 얘기겠지만 듣고 싶으시다면 랑랑 낭자의 앞에서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녀의 위협에 낙월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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