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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허공을 가르던 손이 우뚝 멈췄다. 하완은 망치를 바닥에 던지고 무릎을 꿇더니 침상 변두리를 더듬거리며 침상 위에 누운 여자아이를 만졌다.

“영영아? 영영아, 괜찮느냐?”

왕영은 하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머니, 전 괜찮습니다. 조금 전 발작을 일으켰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왕영은 어머니가 걱정할까 다급히 설명했다.

아이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하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곧이어 깜짝 놀랐다.

왕영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작을 일으켰고 아이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발작했을 때는 해독약이 있어야 조금 나아졌는데 이번에는 해독약이 없는데 괜찮아졌다.

낙청연이 딸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단 말인가?

낙청연은 사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왕영은 체내에 독이 있고 그 독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해독약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완을 통제할 수 있는 건 딸의 독이었다.

이번에 그녀의 딸을 구해줬으니 하완은 그녀의 말을 믿을 것이다.

바로 그때, 차가우면서도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연 언니!”

낙청연이 고개를 돌려 보니 낙운희가 아노에게 제압당해 탁자에 눌려 있었고 아노의 손에는 비수가 들려 있었다.

그녀를 위협하는 게 틀림없었다.

낙월영은 노여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전 언니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지만 언니의 사람이 제 손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자를 죽이겠습니다!”

낙운희는 힘껏 발버둥 쳤으나 아노가 그녀를 단단히 내리눌렀다.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낙월영, 진실을 아는 것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냐?”

낙운희는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 그녀의 매서운 눈빛은 당장이라도 낙청연을 찢어발길 것 같았다.

낙청연은 탁자 옆으로 걸어가 아노를 밀쳤고 그녀에게 제압당했던 낙운희를 일으켜 세운 뒤 낙운희와 함께 떠났다.

정원에서 나온 뒤 낙운희는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발목을 잡았군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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