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장산의 동굴에서 보름을 갇혀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목숨은 건졌지만 아직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 태위와 함께 내원으로 향했다.진 태위는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그런데 백리가…”낙청연은 순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진 태위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가니 침대 위에 있는 창백한 사람이 보였다. 그는 침상맡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흰 천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그 장면에 낙청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진 태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백리도 정신을 차렸지만 안타깝게도… 눈을 잃었습니다.”진 태위는 그제야 낙청연이 말한 대가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았다.눈을 잃다니.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다급히 그에게로 걸어가 진백리와 얘기를 나눴다.“제가 살펴보겠습니다.”낙청연은 진백리의 눈에 감긴 흰 천을 풀어보았다. 그의 동공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낙청연은 그의 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았다.“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까?”진백리는 고개를 저었다.“보이지 않습니다.”진 태위는 마음 아픈 듯이 그를 보며 말했다.“아직 태의를 부르지는 않고 먼저 왕비를 불렀는데 혹시 치료할 방법이 있습니까?”인과관계가 있는 일이라 진 태위는 즉시 태의를 부르지 않았고 낙청연에게 희망을 걸었다.낙청연은 진백리의 맥을 짚으면서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치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진 태위는 팔을 들며 예를 갖췄다.“고맙습니다, 왕비 마마!”바로 그때, 구석에서 구슬피 울고 있는 온계람 때문에 방 안에 한기가 감돌면서 진백리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는 긴장되면서도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고개를 돌렸다.“아버지, 왕비와 단둘이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진 태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방문이 닫히는 순간, 진백리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왕비 마마, 계람미인도를 가져온 것입니까?”낙청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이내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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